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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청서

거기 있어?


타입

인원 : 타이만 (KPC + PC) 

배경 : 현대, 고등학교

형식 : 레일로드

구성 : 로스트 있음

시간 : ORPG / 텍스트 세션 기준 약 3시간~ (RP에 따라 상이)

줄임말: 학괴일지


 

주의사항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3204634

  • 2ch 풍의 창작 학교 괴담을 다루는 타이만 시나리오입니다.
  • 탐사자가 겁쟁이일수록 재미있습니다.
  • KPC와 PC는 기숙사제 학교에 다니는 같은 반 학생입니다. KPC에게 특정 백스토리가 주어집니다.
  • 기존 COC와 다른 방향으로 무서운 장면이 등장합니다. 충분한 합의를 거친 후 진행해주세요.
  • 시나리오 본문 내 다소 호러틱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니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개요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 아래 페이지부터 본 시나리오의 전개가 시작됩니다 !















진상



이 세계에는 구분 선이 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것’과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것’을 구분하는 또렷한 경계선이죠. 각각의 것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우주에서 온 무언가가 무수히 많은 다리를 움직여 기어가며 그 선을 흐려놓기 전까지만 해도요.

음지에 기어 다니는 것들은 이 혼돈을 반깁니다.
그들은 너무 외롭고, 쓸쓸하고, 추운 곳에 있었으니까요. 구더기 같은 삶에는 질렸습니다. 이 선을 넘어가 양지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알려지지 않은 공포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해설이 가능한 공포는 사람을 두렵게 만들지 못합니다. 공포는 공포를 좀먹고 자라며, 앞뒤가 맞지 않을수록 사람들의 심리를 극한으로 몰아넣죠. 결국, 당신을 무섭게 만드는 것은 당신의 상상력이에요.

 정체 모를 괴물은 이름을 알 수 없으므로 경외 시 되고, 결말이 알려지지 않은 괴담은 사람들을 자극합니다. 네? 아까부터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냐고요?

 이 세계에는 구분 선이 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것’과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것’을 구분하는 또렷한 경계선이죠. 각각의 것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시점에서 어쩌면 우린 이미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있잖아, 그거 들었어?

자, 이번엔 '알아듣기 쉬운 진상'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이야기의 중심은 1-A의 심연, 'A닷컴'입니다. 시나리오의 시간적 배경은 새 학기입니다. 설레는 고교데뷔,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은 몸집을 부풀리고 진짜 내면을 속이게 하죠. 밖으로 나오지 못한 속내를 어떻게 삭여야 할지 고민하든 1-A 학생들 앞에 'A닷컴'이 나타납니다.

학급의 익명 게시판 A닷컴, 관리자가 누군진 알 수 없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말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크게 구미 당기지 않나요? 1-A 학생들은 하나둘씩 쌓아둔 속마음을 털어놓고 갑니다. 그것은 때로는 고민 상담, 때로는 누군가의 험담, 때로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됩니다. 검은 이야기들이 거대한 쓰레기 산처럼 쌓일 무렵, 악의에 이끌린 우주의 신이 행로를 잠시 틀어 그 가운데를 가로지릅니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뭉친 악의는 악령의 형태를 지닌 채 태어납니다.


소문의 관리자, KPC

KPC는 A닷컴을 개설한 관리자입니다. IT 쪽으로 능하다거나, 지능이 높다는 설정이 추가로 들어가도 좋습니다. '소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죠. 작은 소문을 크게 부풀리는 것만으로 누군가는 매장될 수도, 구원될 수도 있으니까요.
처음 서버 관리를 시작했을 땐 별생각 없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 학급의 소문을 통제하고 뒷말을 구경하는 일에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꽤 재미를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A닷컴 운영이 안정 궤도에 들어선 지금, 전교로 서버를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A닷컴의 관리자라는 설정만 유지된다면, 다른 설정은 얼마든지 변경 가능합니다.


괴이 자석, 탐사자

사흘 전, 탐사자는 A닷컴에 가입하려다 괴이에 침식당했습니다. 괴이는 탐사자를 매개로 삼아 교내로 퍼져나가고자 하지만, 탐사자는 아직까진 본인이 침식당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탐사자와 KPC의 관계

KPC는 탐사자의 옆자리에 앉는 같은 반의 짝입니다. 기본적으로 구면 설정을 추천합니다만, 탐사자가 전학 온 초면 상정도 가능합니다. 오래도록 알고 지낸 소꿉친구, 같은 중학교 출신, 전혀 안친한 데면데면한 상대 등 어떤 관계도 상관없습니다. 

※ KPC와 탐사자의 백스토리는 사전에 정해주세요.





오염도 시스템



탐사자의 정신력이 괴이에 침식된 정도를 점검합니다. 이는 탐사자 역시 확인이 가능하게 주기적으로 언급해주세요. ★ 시작 시점에서 탐사자의 오염도는 40입니다.


0-10괴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일반인입니다.
20-30아직까진 주도권이 탐사자에게 있습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정신을 차릴 수 있습니다.
40-50주도권이 넘어갑니다. 밤 대부분을 괴이에게 빼앗깁니다. (현재 탐사자의 오염도)
60-70대낮에서조차 괴이에 주도권을 빼앗기기 시작합니다.
80-90탐사자가 정신을 온전히 차리고 있을 때가 드물어집니다. 
100탐사자는 괴이에 완전히 몸을 빼앗깁니다. 오염도가 100을 넘긴 그 즉시 로스트합니다. 


시나리오 중후반부터 오염도 감소 이벤트가 시작됩니다. 탐사자의 오염도를 낮출 방법은 KPC에게 오염도를 전이시키는 것뿐이므로, 이벤트 시작 후에는 KPC의 오염도 역시 점검해주세요.



ROLL20 기준입니다.사용된 자료 이미지는 페이지 하단에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0. 도입



정신이 몽롱합니다.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 탐사자는 깨어납니다. 몸과 마음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습니다. 잠이 부족한 것처럼, 머릿속에 희뿌연 안개가 들어차 사고가 돌아가질 않습니다. 탐사자의 육체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아까부터 시야를 방해하는 머리카락은 당신의 것이 맞나요?


분명 침대에 몸을 던지고 기절하듯 잠든 것 같은데, 어느덧 탐사자는 새파랗게 빛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불편한 의자, 불온한 어둠, 전자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까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이곳이 집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겠습니다.

탐사자의 손은 키보드 위에 올라가 있고, 화면에는 웹사이트가 띄워져 있습니다. 힘없이 올라간 손에 눌린 키보드들이 화면 위에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자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다시 당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고개가 돌아갑니다. 여긴, 어디지….


컴퓨터 스피커에서 기계음처럼 무기질 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그 소리에 모니터를 본다면, 아까는 흐릿하게 보였던 웹사이트가 보입니다.

어느덧 아무렇게나 입력되던 창은 내려가고, 사이트의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란의 커서가 깜빡이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스피커의 목소리가 재촉합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의식이 다시 멀어집니다. 





DAY 1



탐사자는 피곤한 몸을 끌고 등교합니다. 요즘 들어 이상한 악몽을 꾸는 일이 늘었습니다. 종종 가위에 눌리기도 하고, 몸 곳곳에는 영문 모를 상처가 생겼습니다.

심지어 어제, 탐사자는 기숙사 현관에서 깨어났습니다. 어딘가를 다녀온 것처럼 왼발에는 슬리퍼, 오른발에는 운동화를 신고 엎어져 있었습니다. 탐사자에게 몽유병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입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중요한 시기에 이런 일이 생기니 스트레스받을 수밖에요. 

탐사자의 책상 위에 누군가 앉습니다. 탐사자와 같은 1-A 학생, 유리입니다. 유리는 호들갑을 떨며 탐사자에게 말을 겁니다. "탐사자, 어제 새벽 A닷컴에 뜬 글 봤어?"



A닷컴?

탐사자의 학급, 1-A반에서 사용하는 공용 웹사이트입니다. 관리자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친목 도모 및 정보 공유를 위한 유익한 사이트로 보이나, 익명 게시판에는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퍼지기도 합니다. 또한, 뒷담의 질이 굉장히 나빠 전체적으로 흉흉한 분위기입니다. 요즘엔 괴담 공유가 유행이라 한 풀 죽은 것 같지만요. 탐사자는 A닷컴의 가입을 미루다 얼마 전에 가입했습니다.


유리와의 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제 새벽 2시쯤에 게시판이 스팸 게시글로 도배 당한 거 있지. 같은 글이 몇십 개나 다닥다닥 올라온 거야. 제목은 깨져서 알아보기 힘들던데, 눌러보니까 검은 사진만 잔뜩 있더라."

"그거 보고 잤더니 악몽을 꿨지 뭐니? 밤새 학교 안을 달리는 꿈이었어. 뒤에서 뭔가 쫓아오는데 뭔지 모르겠고… 무서웠어. "

"그런데 그거 본 애들은 전부 악몽 꾸고 가위눌리고 난리 났대. 심령 현상 아냐? 귀신이 올린 건가?"

"아침에 일어나니까 관리자가 전부 지웠더라. 내가 하나 캡처해놨어. 너도 볼래?"


탐사자가 만약 '보겠다'고 한다면, 유리는 핸드폰을 꺼내 캡처한 게시물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제목이 깨져서 볼 수 없다고 했는데, 어째선지 탐사자는 볼 수 있습니다. '거기 있어?'라고 똑똑히 적혀 있네요.

탐사자가 '보지 않겠다'고 하거나, 유리의 핸드폰에서 게시물 이미지를 확인하면, 누군가가 두 사람의 사이에 끼어듭니다. KPC의 등장입니다.
KPC는 A닷컴에 흥미가 없으며, 교내 홈페이지 하나에 스팸 게시글을 올릴 만큼 한가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식으로 대화를 끝냅니다. 그리곤 곧 수업이 시작되겠다고 말하며, 유리를 자리에 돌려보냅니다. 


■ KP 정보

KPC는 어제 뜬 스팸 게시물의 IP 추적 결과가 학교로 나오자 깊은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탐사자에게서 꿈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면, 이번 일을 탐사자의 상태 이상과 연결 짓고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탐사자와 KPC가 특별히 친밀한 관계가 아닐 경우, 어디까지나 KPC의 목적은 A닷컴의 정상화입니다.



수업이 시작되면, KPC가 필담을 청합니다. 그는 노트 귀퉁이를 찢어 무언가 적더니 당신에게 내밉니다. 


<최근에 이상한 일 없었어? 말로 대답하지 말고 적어서 줘.>


떠올린다면, 정신력 판정입니다. (성공/실패 무관) 탐사자는 '사흘 전에 도착한 어떤 문자'를 떠올립니다. 해당 내용은 핸드폰을 켜서 보여줄 수도, 직접 필담으로 작성해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안녕, 탐사자. 우리 반에 익명 홈페이지가 있다는 걸 아니? 그런데 어제 새벽에 게시판이 스팸 게시글로 도배됐어. [거기 있어?]라는 제목의 같은 글이 연속으로 올라온 거야. 심심해서 하나하나 눌러봤더니, 내용은 그냥 새까만 사진이더라. 확대해서 보니까 좀 흐릿한 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탐사자,

 거기 있어?


그런 문자와 함께, 검은 사진 몇 개가 연속으로 도착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생각해보니 이 문자를 받은 이후, 탐사자의 생활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악몽도, 가위도, 영문 모를 상처도, 뜬금없는 몽유병까지 전부 이 문자를 받은 이후 생겨났습니다.


문자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난 KPC는 "그 외에도 이상한 일이 있었다면 기억나는 대로 상세하게 말해줘."라고 합니다. 이후 탐사자가 있었던 모든 기묘한 일에 관해 설명하면, KPC는 탐사자에게 "수업이 끝나면 같이 남아줄래?"라고 말합니다. 의심 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면서요.


■ KP 정보

혹시나 해서 덧붙이지만! 탐사자의 휴대폰에 온 문자는 삭제하면 다시 도착하고, 휴대폰을 버리거나 박살 내더라도 휴대폰째로 돌아옵니다.




KPC가 탐사자를 데려간 곳은 학교 PC실입니다. 문득, 탐사자는 PC실 입구에서 기시감을 느낍니다. 컴퓨터와 자리를 하나하나 점검하던 KPC는 어떤 자리 앞에서 멈춥니다. "탐사자, 이쪽으로 와볼래?" KPC의 말을 따라 그 앞으로 간다면,

수북한 검은 머리카락이 타래째로 엉켜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머리카락은 의자 위, 바닥, 심지어 어떻게 들어갔는지 본체 안까지 이리저리 늘어져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가닥가닥이 두껍고 기름져 있으며, 만지면 이상하게 기분 나쁩니다. 구역질이 치밀어요. (이성판정 0/1) (오염도 10 상승)

그리고 이곳에서 KP는 탐사자가 자신의 물건을 발견하게 해주세요. 관찰 판정을 유도해도 좋습니다. 떨어진 잠옷의 단추, 머리핀, 목걸이, 반지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새벽에 있었던 일이 꿈이 아니라, 탐사자가 정말로 PC실에 다녀간 것이라는 사실을 알도록 해주세요. 추가로 이성판정입니다. (0/1)


여기서, 탐사자는 컴퓨터의 전원을 켜볼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하지 않는다면 KPC가 직접 켜봅니다. 전원을 누르면, 컴퓨터는 종료된 게 아니라 절전 모드로 돌아가 있었던 듯 바로 화면이 켜집니다.

화면에 켜진 웹사이트는 A닷컴입니다. 접속 시간이 오래 지나 로그아웃되었지만, 탐사자나 KPC가 해당 PC의 방문 기록을 뒤져보면 전부 A닷컴으로 뜹니다.


이건, 역시 이상합니다. 평범한 몽유병이 아닙니다. 이건 어떻게 봐도, '귀신에게 홀렸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잖아요. 정말 그 문자 때문에 이렇게 된 걸까요?

KPC는 머리카락을 치울 테니 잠시 밖에서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가까이 있기만 해도 악취가 밀려오네요. 탐사자가 이에 응해 복도에서 기다린다면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빠져나가고, 금세 복도는 휑하니 비어버립니다. 텅 빈 복도를 보고 있으면, 탐사자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발신인은 탐사자가 아는 사람(부모님, 가족, 친구 등)입니다. 탐사자가 전화를 받으면,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문득 탐사자는 복도 끝에서 시선을 느낍니다.


무언가가 계단과 계단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뒤를 돌아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탐사자네 학교 교복이 아닙니다. 팔과 목이 지나치게 길고, 자기 몸을 가누기 힘든 것처럼 제자리에서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문득 탐사자는 깨닫습니다. 
뒤를 돌아 있는 게 아니라, 목이 한 바퀴 꺾여있습니다. (이성판정 1/1D3) (오염도 10 상승)
기묘합니다.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탐사자는 '저것'이 웃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괴이의 인영은 탐사자가 전화를 끊으면 사라집니다. 끊지 않으면 몇 번이고 그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서 있을 뿐입니다. 탐사자가 전화를 끊지 않은 채로 도망친다면, 괴이는 팔을 질질 끌며 쫓아옵니다. 뒤에서부터 스르륵, 탁! 하고 지나치게 긴 무언가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만약 도망치지도 않았으며, 전화도 끊지 않았다면 KPC가 PC실에서 나와 탐사자에게서 휴대폰을 빼앗아버립니다. 대신 전화를 종료해주고, 자연스럽게 괴이는 사라집니다.


  • "네가 말하는 이상한 거, 저기에 처음부터 있었어? "
  • "아무래도 저건 전자기기나 인터넷을 통하지 않으면 나타날 수 없는 게 아닐까."
  • "전화가 오더라도 받지 마."

KPC는 이렇게 충고해주곤, 기숙사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합니다. 특별히 뾰족한 수가 없다면서요. 내일은 절이나 성당 등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합니다. KPC와 탐사자의 사이가 친밀하다면, RP를 통해 안심시켜주세요.


■ 오염도 감소 이벤트

헤어지기 전, 오염도 감소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탐사자는 계속되는 노출로 인해 정신이 차츰차츰 오염되고 있습니다. 오염도를 감소시킬 방법은 단 하나, 'KPC에게 전이시키는 것'입니다. KPC가 불편하다면 NPC를 희생시켜도 상관없습니다만, 타이만 시나리오 특성상 KPC와 조우 기회가 많으므로 KPC에게 전이시킬 것을 권장합니다.

전이는 단순한 접촉으로도 이루어집니다. 기숙사에서 헤어지기 전, 탐사자에게 가벼운 접촉을 해주세요. 악수하며 손을 잡는다거나, 머리를 쓰다듬는다거나, 살짝 포옹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즉시 다음 지문이 출력됩니다.

: 짓누르듯 무겁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집니다. 피로도 한결 가시고, 시야가 조금 맑아집니다.
KPC와 접촉한 탐사자의 오염도가 10 하락하고, KPC의 오염도가 10 상승합니다. KPC는 '어쩐지 갑자기 피로가 밀려온 느낌'으로 RP 해주세요.


그렇게 KPC와 헤어진 탐사자는 방으로 돌아옵니다. 피로가 한결 가시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무척이나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탐사자는 몸을 씻고 지친 몸을 눕힙니다.

자기 전까지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알아볼 수 있습니다. A닷컴에 접속하거나, 근처 위치한 절이나 무당집 위치를 찾는 방법도 있겠네요. 탐사자가 선언한다면, 자료조사 판정입니다. 성공 시 찾고자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A닷컴 접속A닷컴은 한결같습니다. 게시판에는 여전히 누군가를 헐뜯고 비난하는 글로 가득합니다. 누군가 어떤 사람을 조롱하면,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변호합니다. 그러나 익명 게시판에서 공공의 적이 된 누군가를 변호한다는 것은, 그 사람 역시 적이 되길 자처한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표적을 바꿔 변호인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전부 읽고 나니 머리가 아파져 옵니다. (오염도 10 상승)
공유된 괴담을 몇 개 읽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하디흔한 이야기입니다.
★ 문자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장소를 찾는다탐사자는 근처에 있는 절, 무당집, 성당(혹은 교회), 병원을 발견합니다. 전부 도보로 10~15분 내외입니다. 주소를 따로 적어둘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무언가 검색하겠다고 선언하면 구글 검색 후 나오는 결과를 찾아서 긁어주세요.


★ 문자 이벤트

KPC의 문자(혹은 카톡, 라인 등의 메신저)가 도착합니다. 잘 들어갔는지, 괜찮은지 안부를 묻는 간단한 연락입니다. 답장을 보내고 나면, 연속으로 문자가 도착합니다. 어찌나 많은 문자가 오는지, 알림음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집니다.

탐사자가 확인한다면, 도착한 문자는 없습니다. 연락 이력을 열어보면 전부 수신이 아닌 발신된 문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수십 통에 달하는 문자가 저절로 발송되었습니다. 내용은 아무것도 없는 검은 사진입니다. 자세히 본다면, 희끄무레한 형체가 차츰차츰 가까이 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염도 10 상승)

탐사자가 확인하지 않더라도, 잠시 후 KPC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아무것도 없는 문자가 탐사자에게서 발송되었다고요. 이 휴대폰, 정말로 당신만 사용하는 게 맞을까요?


그렇게 탐사자가 한참 동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룸메이트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그의 표정이 무척이나 창백합니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머뭇거리던 룸메이트는, 조심스럽게 입을 떼고 말합니다. "탐사자, 너 뭘 했길래 욕조가 피투성이야?" 

그 말을 듣자, 뒤늦게 탐사자의 양팔이 욱신거립니다. 탐사자가 서둘러 옷을 걷어보면, 양팔에 인정사정없이 새겨진 손톱자국을 발견합니다. 탐사자가 스스로 낸 걸까요? 하지만 언제?

모르겠습니다.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몸이 납덩이같이 무겁습니다. 기묘한 탈력감에 휩싸인 채 천장을 보니, 새하얀 얼룩 위로 무언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환각까지 보입니다. 

탐사자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잠에 빠져듭니다.





DAY 2



정신이 몽롱합니다.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 탐사자는 깨어납니다. 몸과 마음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습니다. 잠이 부족한 것처럼, 머릿속에 희뿌연 안개가 들어차 사고가 돌아가질 않습니다. 탐사자의 육체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어젯밤과 같습니다. 이곳은 PC실.

아까부터 시야를 방해하는 머리카락은 당신의 것이 맞나요?


어느덧 탐사자는 새파랗게 빛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손은 마찬가지로 키보드 위에 올라가 있고, 화면에는 웹사이트가 띄워져 있습니다. 컴퓨터 스피커에서 기계음처럼 무기질 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입력란에서 커서가 깜빡이고 있습니다. 


정신력 판정입니다. 성공 시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만, 실패 시 손이 저절로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합니다. 탐사자가 판정 성공으로 정신을 차리면, 머리카락은 더 길게 내려옵니다.
아, 이건 당신의 머리카락이 아닙니다. 그것은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당신이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까지 흔들거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까지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성판정 0/1)

정신을 차리더라도 탐사자의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탐사자는 누군가에게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탐사자가 끝까지 거부할 경우, 정신력 판정을 거듭 거쳐 실패 시 자동으로 입력되게 해주세요.


■ 계속해서 거부할 경우
탐사자는 침대 위에서 눈을 뜹니다. 장소는 기숙사 방이며, 탐사자는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룸메이트가 문을 열고 들어오네요. 룸메이트는 당신에게 나쁜 꿈이라도 꿨는지 물어봅니다.
탐사자가 안심할 무렵, 룸메이트가 입을 열고 말합니다. "그런데 탐사자, 비밀번호 가르쳐줘."
밖으로 도망친다면 마주치는 사람마다 탐사자를 보며 묻습니다. 

"비밀번호 가르쳐줘."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라. 응?"

팟, 소리와 함께 탐사자는 다시 눈을 뜹니다. 정신이 몽롱합니다.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 탐사자는 깨어납니다. 육체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여전히 PC실입니다. 잠시 기절했네요.
악몽을 겪은 탐사자, 패널티 다이스를 1개 받습니다.


탐사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는 순간,

화면 전체가 같은 문장으로 도배됩니다.


"나왔다"


그와 동시에 PC실의 전력이 크게 깜빡거립니다. 몸을 구성하고 있던 아주 중요한 것이 빠져나간 것처럼, 탈력감이 밀려오며 몸이 크게 휘청입니다. 탐사자는 정신을 잃기 전, 지나치게 긴 팔의 무언가가 PC실의 문을 열고 나가는 모습을 봅니다.


■ KP 정보

괴이는 이미 탐사자와 KPC의 몸을 빌려 A닷컴에 로그인한 전적이 있습니다. 어째서 탐사자에게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강요했냐면, 들어오거나 나갈 수 있도록 '허락'을 구한 것과도 같습니다. 탐사자는 비밀번호를 입력함으로써 악령에게 암묵적으로 드나들 것을 '허용'합니다.







다시 아침입니다. 탐사자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피곤한 몸을 끌고 등교합니다. 이른 새벽, 탐사자는 왼발에는 슬리퍼, 오른발에는 운동화를 신고 기숙사 현관에 엎어진 채 깨어났습니다.
악몽도, 몽유병도 아닙니다. 탐사자는 무언가에 홀려, 교내 PC실까지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그 무언가를 PC실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생각할수록 탐사자가 본 광경은 굉장히 불길합니다.

팔이 계속해서 욱신거립니다. 탐사자가 자신의 팔을 확인하면, 손톱자국 위로 '양쪽 손목을 억지로 잡아 누른 것처럼 또렷하게 남은 붉은 손자국'을 볼 수 있습니다. 


교실의 떠드는 소리가 윙윙거리며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누가 말을 걸어도 대화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끼익, 옆자리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들립니다. KPC입니다. 탐사자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인다며 걱정하는 말로 RP를 시작합시다.

탐사자는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말해줄 수 있습니다. 전후 사정을 자세히 들은 KPC는 주의 깊게 경청하다가, 초조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탐사자의 눈앞에 내밉니다.


탐사자가 받았던 것과 같은 문자가 액정 안에서 섬뜩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거기 있어?'로 끝나는 영문 모를 메시지는, 어느덧 저주처럼 퍼져버렸습니다. (이성판정 0/1)


"아무래도 너무 늦은 것 같네." KPC는 그렇게 말하곤, 창을 열어 A닷컴을 확인합니다. "A닷컴도 난리야. 이상한 문자를 받았다고 다들 인증 글을 올렸나 봐."
"괴담 공유가 유행인 만큼, 다들 누군가의 장난일 거로 생각하고 있어.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이대로 두면 큰일 나지 않을까?"

이후, KPC는 탐사자를 설득해 방과 후에 어디든 갈 수 있게 유도해주세요. 아직은 A반 내에서만 퍼진 것 같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않으면 전교생이 밤마다 좀비처럼 PC실에 모여들 겁니다. 어쩌면 더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요. 



■ 오픈 월드 조사 타임

성당/절/무당집/병원 등 탐사자와 KPC가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습니다. 그 외 장소 역시 방문할 수 있지만, 별도 지문은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조사 역시 NPC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방문 이벤트가 종료되면 랜덤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이벤트를 목격한 탐사자의 오염도는 강제 상승합니다. KPC는 RP로 오염도 전이가 가능하지만, KPC에게도 오염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KPC의 오염도가 크게 상승하면, 역할 수행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 방문 이벤트

병원사실 모든 게 뇌의 착각일 뿐이라면 얼마나 마음 편할까요. 탐사자는 먼저 병원에 찾아가 상태를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검진 결과는 '아주 건강하지만, 피로가 쌓여 헛것을 본 걸 수도 있다'라고 나옵니다. 헛것이라기엔 생생하게 남은 팔의 흔적을 무시하기 힘듭니다. 
성당 or 교회근처에 자리한 성당(혹은 교회)입니다. 인자한 표정의 사제(혹은 목사님이나 수녀님)와 만나서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큰 성당에서는 탐사자와 KPC의 말 같은 악령 소동은 잘 믿어주지 않기 때문에, 대인 기능 판정이 필요합니다. 성공 시 사제는 두 사람을 데리고 성당 안쪽으로 데려갑니다. 탐사자는 자초지종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사제는 성수를 찍어주며 기도합니다. 기나긴 주기도문을 들으니, 어느 정도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습니다. 오염도가 10 하락합니다.
근처에 자리한 절입니다. 오랜 수행을 쌓은 스님이 계시다고 들었는데, 과연 탐사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면, 소박한 분위기의 스님 한 분이 안쪽으로 안내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탐사자는 자초지종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절의 사람들은 호의적으로 탐사자를 맞이하고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따뜻한 차와 약과가 담긴 쟁반이 탐사자 앞에 놓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스님의 미간에 가느다란 주름이 자리 잡습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손 쓸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 같군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거라도 드리겠습니다. 부디 효험이 있길 바랍니다."

무당집을 방문하지 않은 경우, 스님은 근처에 유명한 제령사가 있다며 무당집에 방문할 것을 권합니다. 탐사자와 KPC는 작은 부적 목걸이를 각각 하나씩 얻습니다. 오염도가 10 하락합니다.
무당집"텄네, 텄어!" 탐사자가 무당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무당이 소리치며 두 사람을 밖으로 내쫓습니다. "들어오지 마! 부정한 게 옮겠어!"
무당집 안에 들어가기 위해선 대인 기능 판정의 어려운 성공이 필요합니다. 여러 번 판정 시도가 가능하며, 성공 시 무당은 마지못해 두 사람을 안으로 들입니다. 빨리 나가주길 바라는 것 같지만요.

"어마어마한 악령이 붙어 있어. 사람 한 둘 정도는 가볍게 골로 보낼 녀석이야. 이건 얼마를 받아도 못 쫓아내! 내쫓는 쪽에서 목숨을 걸어야 할 판이니. 알아들었으면 얼른 나가 봐!"

그렇게 말하곤, 무당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서랍을 열어 뒤적이더니 무언가 꺼내 두 사람에게 내밉니다. 구깃구깃한 종이 명함입니다. "나보단 이 녀석이 도움될지도 모르겠어." 라고 말하는 표정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명함에는 어떤 주소만 적혀 있습니다.

주소가 가리키는 위치는, 근처 카페 '정음' 입니다. 탐사자와 KPC가 정음으로 이동하면 조사는 종료되고,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 랜덤 이벤트 (1D6) 

1발걸음을 옮기던 그때, 휴대폰이 고장 난 것처럼 계속해서 덜덜거립니다. 탐사자가 꺼내 확인하면, 수백 통의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가 쌓여있습니다. [어디 있어?] [거기 있어?] [어디 가?] [어디 가?] [거기 있지?] [가까이 있어?] [어디 있어?] [그쪽으로 갈게?] [가지 마?] [거기 있어?] [거기 있어?] [거기 있어?] 짤막한 문구의 메시지는 탐사자가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확인하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염도가 10 상승합니다.
2탐사자와 KPC는 길을 걷다 전자기기 판매장을 지나칩니다. 두 사람이 지나가는 순간, 매장에 진열된 모든 전자기기가 고장 난 것처럼 크게 깜빡입니다. 그리고 모든 화면은 검은 사진을 띄웁니다. 탐사자에겐 아주 지겨운 사진입니다. 검은 배경 속, 뿌연 것이 흔들거리며 차츰차츰 가까워지는 기묘한 사진들의 연속. 그건, 주머니 속에 있던 휴대폰이 오작동을 일으켜 잘못 찍힌 사진 같습니다. 일제히 깜빡거리던 화면들은 홀린 것처럼 갑자기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오염도가 10 상승합니다.
3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리면, 인파 속에서 움직이지 않고 탐사자를 고스란히 바라보는 인영과 마주합니다. 그것의 비틀려 있던 목은 차츰차츰 탐사자의 방향으로 돌아갑니다. 그 얼굴을 봐선 안 될 것 같다는 기묘한 직감이 신경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하반신을 운용하는 기관이 고장난 것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광경은 KPC에겐 보이지 않으며, 그 자리에 멈춰선 탐사자가 이상한지 재촉할 뿐입니다. 오염도가 20 상승합니다.
4따끔, 고통스러운 아픔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고개를 돌리면 창백하게 질린 KPC의 얼굴이 보입니다. 시선을 내리니, 엉망으로 긁힌 팔이 보입니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긁은 거죠? 손톱이 지나간 자리마다 살갗은 붉게 물들어 있고, 가느다란 선혈이 긁힌 자국을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린 지금도 피가 흐르는 팔을 긁는 행동을 멈출 수 없습니다. 가려운가요? 답답합니다. 당신을 가둔 좁은 세상을 찢어 던져버리고 탈출하고 싶습니다. 오염도가 20 상승합니다.
5길을 걷던 도중, 쨍그랑! 소리와 함께 근처 진열대의 유리창이 깨져 두 사람 위에 쏟아집니다. 탐사자와 KPC, 강제 민첩 판정입니다. 민첩 판정에 실패할 경우 고스란히 쏟아지는 유리파편을 맞습니다. 망연자실하게 깨진 유리조각을 바라보고 있으면, 낯선 얼굴이 비칩니다. 깨진 진열대를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탐사자는 탐사자 자신의 얼굴을 보고 있는데, 왜 이렇게 자신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지는 걸까요? 오염도가 10 상승합니다. 
6탐사자는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넘어집니다. 이건 발을 헛디딘 게 아닙니다. 무언가가 발목을 잡아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KPC가 다급하게 팔을 붙잡아주지만 강한 힘의 끌림은 멈추지 않습니다. 탐사자는 5m 정도 양쪽 발목을 붙잡힌 채로 질질 끌려갑니다. KPC는 근력 판정으로 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여러 번 판정 가능) 가까스로 KPC가 탐사자를 끌어내면, 지나치게 긴 팔이 바닥을 쓸듯 이리저리 휘적거리다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탐사자가 양쪽 발목을 확인하면, 팔에 남은 것과 같은 손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이성판정 0/1) 오염도가 20 상승합니다. 


■ 카페 정음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카페입니다. 깔끔한 인테리어지만 어쩐지 사람이 적네요. 탐사자와 KPC가 안으로 들어가면, 주인이 가볍게 인사합니다. "어서 오세요, 카페 정음입니다."


명함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평범한 카페 주인처럼 대합니다. 만약 탐사자와 KPC가 명함을 내민다면, 주인은 안색을 살짝 굳힙니다. "그건 제 명함이 아니에요." 그는 그렇게 말하곤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몇 분 후, 주인은 주방 쪽에서 앳된 얼굴의 학생 한 명을 데리고 나옵니다.


NPC, 나라
탐사자, KPC와 같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같은 반이 아닌 1-B 학생으로, 발이 넓은 설정의 캐릭터라면 구면일 수도 있겠네요. 신내림을 거부한 이력이 있으며, 언니가 관리하는 카페 정음 2층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정음에서 아르바이트하지만, 연락이 닿는 지인의 요청이라면 간단한 제령 일을 맡기도 합니다.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일단 무슨 일인지 들어볼까요?" 낯선 학생은 간단히 자기소개를 마친 뒤 앞치마를 벗어 내려놓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후, 그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 도움을 받기 전에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일이 해결된 후, 제 요청을 하나 들어주세요. 복채는 그걸로 받겠습니다. 이게 아니라면 싫어요."

나라는 단호하게 말한 뒤 탐사자와 KPC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결코 어려운 요구가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물론 무슨 일인지는 끝끝내 말해주지 않습니다. 탐사자와 KPC가 그에 응하면, 나라는 표정을 펴고 다음으로 말을 이어나갑니다. 


"탐사자 씨를 괴롭히는 건 존재해선 안 되는 악령입니다. 그것에는 한이나 슬픔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사념이 가득한 쓰레기장 같은 곳에서 태어나, 오로지 악의만을 전파하며 몸을 불리고 있습니다. 짐작 가는 곳이 있습니까?"


■ 지능 판정


성공: 사념이 가득한 쓰레기장, 악의를 전파하며 몸을 불린다는 단어에서 묘한 기분이 듭니다. 처음 그 문자를 받았을 때를 생각해볼까요? …탐사자는 기억해냅니다. A닷컴 가입을 위해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 순간, 인증 번호와 함께 도착했습니다. 그렇다면, 괴이는 A닷컴에서 태어난 걸까요?

실패: 사념이 가득한 쓰레기장. 기시감이 밀려옵니다. 


"태어난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악령이, 어떤 계기로 탐사자씨 안에 숨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밖으로 발을 내밀었습니다. 막지 못하면 악령은 기세를 몰아 완전히 탐사자 씨의 몸을 차지할 것입니다." 

아, 이제 알 것 같네요. 어젯밤 탐사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한 순간, 괴이는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더는 전자기기의 제약 속에 갇히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동이 트면 탐사자 씨는 몸을 빼앗길 뿐만 아니라, 괴이는 전교에, 혹은 더 넓은 곳으로 퍼질지도 모릅니다."


(절에서 부적 목걸이를 받은 경우) "두 분, 좋은 목걸이를 갖고 계시네요. 어디서 받으셨나요? 괜찮은 부적을 받으셨군요. 부적 목걸이에 약간의 힘을 보태줄 테니, 늘 몸에 지니고 다니세요. 이 부적이 있는 한, 악령은 두 분께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만일 탐사자와 KPC가 절을 다녀가지 않았다면, 나라는 두 사람을 위해 부적 목걸이를 만들어줍니다.
★ 이 순간부터 부적 목걸이의 영향으로 탐사자의 오염도는 고정됩니다.

"자정에 학교로 가서, 악령을 직접 봉인하세요. 봉인용 부적을 한 장 써드리겠습니다. 깨끗한 도자기 인형과 붉은 끈을 구하세요. 인형을 그릇으로 생각하시고 부정한 자리에 놓은 뒤 붉은 끈으로 감아 부적으로 봉하면, 더는 소란을 피우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한 뒤, 나라는 즉석에서 카페 영수증을 뜯어 부적을 써내려갑니다. 정말 이런 게 효험이 있긴 한 걸까요? 하긴, 귀신도 IP를 타고 다니는 시대에 부적이 좀 이상해도 별일 있을까요.


헤어지기 전, 나라는 약속한 복채를 잊지 말라고 덧붙인 뒤 인사합니다. 탐사자와 KPC가 함께 가달라고 할 경우,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다른 제령 예약이 있거든요. 하지만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 약속하죠."


조사가 전부 종료된 후, KPC는 탐사자와 함께 인형과 붉은 끈을 준비해주세요. 이후의 일을 상의할 때, KPC는 숨겨둔 백스토리를 털어놓습니다. 물론! 지금 털어놓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KP가 생각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탐사자 쪽에선 왜 KPC가 자신을 도와주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을 테니, 되도록 털어놓는 걸 권장합니다. RP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몰랐어. 설마 그 귀신이 A닷컴에서 태어난 괴물이었을 줄은…. 그런 게 생겨나길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었는걸. A닷컴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곤 조금도 생각 못 했는데. 어쩌면 본래 의도를 잃고 음습한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미 홈페이지는 괴이의 안식처가 되어버렸던 걸지도 몰라."
  • "이 일이 끝나면 A닷컴을 폐쇄해야겠어. 네가 무사히 괴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위협이 사라지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할게."
  • "우리 둘만은 괴이에게서 벗어날 수 있어. 오늘 밤에 괴이가 퍼지는 걸 막고, 그걸 봉인하자."


KPC는 탐사자와 헤어지기 전, A닷컴에 비밀 게시판을 생성합니다.
전자기기와 현실을 오가는 괴이에게 들키지 않고 연락을 나눌 방법은 괴이가 태어난 곳인 A닷컴에 숨겨진 방을 만드는 것밖에 없으니까요. KPC는 탐사자와 관리자 ID, 비밀번호를 공유합니다. 혹시 모르니 몇 번의 테스트 후에, 괴이에게 들키지 않은 것을 확인합니다.

이후, 탐사자와 KPC는 자정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뒤 헤어집니다. 물론 자정까지 같이 시간을 보내도 괜찮습니다. 눈을 붙인다거나, 카페 정음에서 시간을 죽여도 괜찮습니다. 자정까지는 자유롭게 행동하세요.


Q. A닷컴을 폐쇄하면 되지 않나요?

A. 거처가 붕괴하여도 괴이는 돌아다닐 수 있으므로 타격 없습니다.




CLIMAX



어느덧 자정입니다. 탐사자와 KPC는 학교 앞에서 만나 교내로 진입합니다. 밤의 학교는 무척이나 어둡고, 없던 귀신도 보일 정도로 음침한 분위기입니다. KPC가 주섬주섬 랜턴을 꺼내 켭니다.

빛이 생긴다면 조금 덜 무서우리라 생각했는데, 무언가 보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오히려 두 배로 무섭습니다. 두 사람은 간신히 앞을 밝히며 안으로 들어갑니다.

'부정한 장소'에 인형을 두라고 했죠. 하지만 부정한 장소라고 해도, PC실 외에 생각나는 곳은 없습니다. 결국 이걸로 3일째, 탐사자는 밤의 PC실을 찾아갑니다. 두 번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지만요. 구체적으로 어디에 둬야 할지 KPC와 상의합시다.


탐사자와 KPC가 PC실에 들어가 봉인 준비를 하던 그때, 밖에서부터 쿵! 소리가 들려옵니다. 한 명이 아닙니다. 족히 스무 개는 넘는 손바닥들이 PC실을 창문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PC실을 잠그지 않았다면, 손의 주인은 손쉽게 문을 열고 PC실 내부로 진입합니다. 잠가두었더라도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힘을 합쳐 억지로 문을 열고 진입합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흰 눈을 뜬 채 PC실 안으로 기어들어 오고 있습니다. 아, 다들 익숙한 얼굴이네요. 그야 전부 A반 학생들이니 당연하겠지만…. (이성판정 0/1)


10명 남짓이었던 수는, 차츰차츰 불어나 2~30명 내외가 되었습니다. 평범한 고교생 두 명이 상대 가능한 수가 아니므로 전투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는 목걸이 부적 때문에 탐사자에게 간섭할 수 없어진 괴이가 물리적 간섭을 시도한 것입니다. 

A반 학생들은 탐사자와 KPC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두 사람을 각각 떼어내 어디론가 끌고 가서 가둬버립니다. 봉인을 강행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두 사람이 도망친다면, 이들은 먹잇감을 쫓는 들개 떼처럼 우르르 쫓아옵니다. 술래가 30명인 술래잡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망가는 두 사람에게 불리합니다. 정신없이 복도를 꺾고, 넘어질 뻔한 다리를 추스르며 돌아다니다 보면 서로를 잃어버립니다.

끌려가서 어딘가의 교실에 갇혔든, 도망치다 홀로 남겨졌든, 탐사자는 넓은 학교에서 KPC와 떨어져 혼자가 되었습니다. 탐사자가 패닉에 빠지면 아이디어 판정을 유도해 두 사람의 연락망인 A닷컴의 비밀 게시판을 생각해낼 수 있게 해주세요.


★ 이후 KPC와 탐사자의 RP는 재회할 때까지 전부 비밀 게시판의 게시물 - 댓글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기존 RP와 구별하기 위해 다른 부호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이모티콘 사용도 가능합니다. 


랜턴은 KPC에게서 넘어가 탐사자의 손에 있습니다. KPC는 탐사자와 달리 주위가 어두워서 현재 위치를 알지 못합니다. 1학년만 아니었더라도 조금 더 지리를 잘 알았겠죠.

KPC가 도망쳤다 헤어진 경우, 어딘가에 숨었다가 밖에 있던 좀비 인간 1이 잠가버려 그대로 어떤 교실에 갇힌 설정입니다. 당연히 본인의 현재 위치를 알지 못합니다.

탐사자가 끌려가 교실에 갇혀있는 경우, 랜턴을 들고 주변을 밝혀 조금만 뒤져봐도 바로 열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열쇠는 교탁 위에 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간 탐사자가 KPC를 찾으러 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봉인 준비물은 전부 KPC에게 있으니, 싫어도 찾아야 합니다.


확인이 끝난 교실은 하나씩 지워주세요.


■ KPC를 찾아라! 

2층에는 교실 1번부터 7번까지 있습니다. 갇혀있던 탐사자는 교실 1, A반에서 시작합니다. 무사히 도망친 경우 복도에서 시작합니다. KPC가 갇힌 교실은 1~7번 교실 중 하나이므로, 시크릿 다이스 D7으로 결정해주세요.

KPC가 없는 교실이라면, 교실 문을 열 때마다 행운 판정입니다. 판정에 실패할 경우, 탐사자는 이쪽으로 향하는 발걸음 소리를 듣습니다. 리얼 타임 3분간 이동 불가입니다. 게시판을 통한 RP는 가능합니다!

KPC가 있는 교실이라면, 교실 문은 자물쇠로 잠겨있습니다. 열쇠공, 근력 등 다양한 판정을 통해 열 수 있습니다. 혹은 은밀 행동 판정을 통해 몰래 교무실에 다녀올 수도 있겠네요. KP 재량껏! 진행해주세요. 


조우 후, KPC는 교실을 떠나기 전 PC를 켜고 스피커를 최대 볼륨으로 올립니다. 맛이 가버린 좀비 친구들을 PC실에서 벗어나 이쪽으로 오도록 유도한 작전입니다.

작전은 제대로 먹혀, PC실은 두 사람이 진입할 수 있게 텅 빕니다.


■ 엔딩 분기


탐사자와 KPC는 가까스로 PC실에 도착합니다. 두 사람은 PC실에서 다시 한 번 준비물을 세팅하지만, KPC가 꺼낸 것은 완전히 깨져버린 도자기 인형입니다. 아무래도 격렬하게 저항하거나 달리는 과정에서 산산조각이 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 인형을 구할 시간은 이제 없습니다. 참담한 분위기 끝에 먼저 입을 뗀 사람은 KPC입니다. 그는 사뭇 비장한 각오를 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RP 예시)


"저주나 영적인 행위에 인형을 고르는 이유 중 하나가 사람의 형태를 본떴기 때문이라고 하잖아.
사람에 봉인할 수 있다면 더 효과가 좋을 거야."

" 나는 A닷컴에서 일어나는 음습한 행태를 내버려뒀어. 그 결과 저런 게 태어나버렸지."

"이대로면 얼마 버티지 못할 테니, 내가 모든 걸 책임질게. 괴이를 나한테 봉인해줘!"


정말 그런 방법밖에 없을까요? 괴이를 사람에게 봉인한다면, 결국 귀신 들린 사람이 될 뿐 아닌가요? 하지만 KPC의 말이 사실이라면 탐사자 스스로 괴이를 봉인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잘 생각해봅시다, 탐사자. 이 이야기에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나요? 

여기서 KPC의 말을 듣고 KPC나 탐사자 둘 중 한 명에게 괴이를 봉인한다면, 엔딩 A로 이어집니다.
※ 엔딩 A의 경우 상당히 찝찝한 '괴담 특유의 나쁜 결말'이므로, 해피 엔딩을 선호하는 KP와 PL일 경우 엔딩 B로 유도하셔도 좋습니다.

▶ 탐사자가 선택하지 못하거나, 선택지를 거절하면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당신은 KPC를 희생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당신은 자신의 목숨을 버릴 수 없었고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무모한 선택을 저지를 수는 없죠.


어떤 선택도 해내지 못하고 참담하게 자리를 지키던 중, 내내 조용하던 휴대폰이 작게 울립니다. 탐사자가 휴대폰을 확인한다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거기 있어?'라는 내용과 함께 첨부된 검은 사진에는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 힘든 기괴한 안면을 들이민 얼굴의 소유자가 히죽히죽 웃고 있습니다. 누군가 쥐고 흔드는 것처럼, 창문이 거세게 흔들립니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알림음이 경쾌하게 울립니다. 이 알림음은 A닷컴의 게시판에 설정해둔 전용 알림음입니다. 이 상황에서 도움될지는 모르겠지만, 볼까요?


게시판에 뜬 새로운 괴담을 발견합니다.



이 세계에는 구분 선이 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것’과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것’을 구분하는 또렷한 경계선이죠. 각각의 것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우주에서 온 무언가가 무수히 많은 다리를 움직여 기어가며 그 선을 흐려놓기 전까지만 해도요.

음지에 기어 다니는 것들은 이 혼돈을 반깁니다.
그들은 너무 외롭고, 쓸쓸하고, 추운 곳에 있었으니까요. 구더기 같은 삶에는 질렸습니다. 이 선을 넘어가 양지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알려지지 않은 공포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해설이 가능한 공포는 사람을 두렵게 만들지 못합니다. 공포는 공포를 좀먹고 자라며, 앞뒤가 맞지 않을수록 사람들의 심리를 극한으로 몰아넣죠. 결국, 당신을 무섭게 만드는 것은 당신의 상상력이에요.

 정체 모를 괴물은 이름을 알 수 없으므로 경외 시 되고, 결말이 알려지지 않은 괴담은 사람들을 자극합니다. 네? 아까부터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냐고요?

 이 세계에는 구분 선이 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것’과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것’을 구분하는 또렷한 경계선이죠. 각각의 것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시점에서 어쩌면 우린 이미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인형 없이 해내는 봉인법

준비물: 휴대폰 2개, 목걸이 부적 2개

1. 두 개의 휴대폰으로 봉인 장소가 될 사이트에 접속한다.
2. 부정한 장소에 두 휴대전화를 마주 보게 올려둔 뒤 각각 목걸이 부적을 건다.
3. 이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을 한 가지씩 말하고 "소문은 끝"이라고 외치면 봉인 완료 

■ 부정할 수 없는 진실?
괴이는 게시판의 선동과 날조와 부풀려진 진실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그를 부정하는 명백한 사실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무는 하얗다, 파는 초록색이다… 같은 것처럼요! 테스트 플레이 당시 탐사자는 지능 판정을 통해 괴이의 이름이 '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읊었습니다. KPC는 자신이 관리자라는 것을 밝히면 됩니다!


괴담을 확인하자마자, '삭제된 게시물입니다'라는 팝업이 뜹니다. 이건 누가 작성한 게시물일까요?

다시 한 번 창문이 덜컹입니다.

아무튼, 팝업창 때문에 괴담의 본문은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건 오로지 아래 짤막하게 서술된 '인형 없이 해내는 봉인법'뿐입니다.

제대로 통할지 불안합니다만, 이제 두 사람에게 선택지는 없습니다.

봉인 장소가 될 사이트를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탐사자에게 아이디어 판정을 요구할 수 있게 해주세요. 봉인 장소로는 관리자만이 접근할 수 있고, 바로 잠금이 가능한 A닷컴 비밀 게시판이 제일 적합하다는 정보를 얻습니다.

이 봉인법이 가짜라면, 두 사람은 목걸이 부적을 벗어둔 사이에 괴이에게 몸을 점령당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누구 한 명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를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므로,
함께 감수하는 위험에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습니다.


탐사자가 시도를 선언한다면, 엔딩 B로 이어집니다.






ENDING



▶ 괴이를 사람에게 봉인했다.
지문은 KPC에게 봉인한 선택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KPC는 마음의 준비를 끝낸 듯 자리에 앉습니다. 탐사자는 KPC의 몸을 붉은 끈으로 묶은 다음, 받은 부적으로 봉합니다. 그 순간, 주변이 크게 흔들립니다. PC실의 모든 컴퓨터에 일제히 빛이 들어와 번쩍입니다. 새파랗게 빛나는 스크린 위로 손톱자국처럼 길게 에러를 알리는 줄글이 이어집니다.

무언가 끌려 들어가듯, KPC 주변의 PC만 남기고 인근 모니터는 전부 굉음을 내며 종료됩니다. 누가 내지르는지 모를 비명이 PC실을 채우고, 괴성은 한참 후에야 가라앉습니다. 

KPC는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탐사자가 말을 걸거나, 몇 분 후가 지나면 입을 떼고 작게 말합니다. 아니, 말소리라기보단 웃음소리지만요.

키득키득, 무엇이 웃긴지 몸을 떨며 웃는 입가는 불길하게 한껏 올라가 있습니다. 사람의 입이 이렇게까지 올라갈 수 있던가요? 음침한 눈가는 더는 당신이 알던 KPC의 것이 아닙니다.

몸을 떨며 웃던 KPC는 부적이 붙은 상태로 천천히 고개를 들어 탐사자를 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여기 있어."


END A. 흔한 괴담의 결말
KPC 로스트, 탐사자 생환
후일담은, 글쎄요. 귀신 들린 KPC라도 괜찮다면 사랑해주세요.
거대한 대가 없이는 돌아올 수 없을 테니까요.

 


▶  괴이를 A닷컴에 봉인했다.

마지막 문장이 메아리침과 동시에, 마주 본 두 개의 액정이 환하게 빛납니다. 작은 광원일 뿐이었던 네모난 화면은 허공에 거대한 감옥을 만들어냅니다. PC실의 모든 컴퓨터에 일제히 빛이 들어와 번쩍입니다. 새파랗게 빛나는 스크린 위로 손톱자국처럼 길게 에러를 알리는 줄글이 이어집니다.

무언가 끌려 들어가듯, 두 사람 주변의 PC만 남기고 인근 모니터는 전부 굉음을 내며 종료됩니다. 탐사자 안에 갇혀 있던 악령은 끌려나갑니다. 누가 내지르는지 모를 비명이 PC실을 채우고, 괴성은 한참 후에야 가라앉습니다. 

"탐사자, 게시판을 잠가!" 이후 탐사자가 게시판을 영구 잠금 처리하면, 그것으로 봉인 종료입니다. 학교에 감돌던 스산한 기운은 없어졌으며, 탐사자의 양팔에 남아있던 진득한 손목 자국 역시 사라졌습니다.


"다시 나타날까?" KPC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떨립니다. 완전히 제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악령, '소문'은 A닷컴이 존재하는 한, 봉인이 풀리면 언제든 두 사람을 덮치겠죠. 하지만 사이트를 폐쇄할 수도 없습니다. 봉인된 사물을 깨뜨리면 봉인이 풀리는 것처럼, 이 또한 위험성이 있으니까요.

KPC는 앞으로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계속해서 A닷컴을 관리해야 할 겁니다. 어쩌면 평생….

그리고 그 막중한 책임은 탐사자, 당신에게도 있습니다.

동이 틉니다. 소문을 다루는 두 명의 관리자 뒤로 길게 그림자가 집니다.

물을 필요도 없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있었습니다.


END B. 실제로 겪은 이야기
탐사자, KPC 생환.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END B : Epilogue

학교괴담 OP (Grow Up / 임지숙) - cover by 정여진 



"약속한 복채를 받으러 왔어요." 이튿날 쉬는 시간, 나라가 A반 문을 열고 당당하게 들어옵니다. 그는 탐사자와 KPC 앞에 얇은 종이 2장을 내려놓으며 말합니다. "말씀드린 대로, 저는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까지 도와드렸으니까요. 이젠 두 분께서 복채를 주실 차례네요."

그러고 보니 절체절명의 순간에 새로운 봉인법이 올라왔죠. 그건 결국 나라의 도움이었습니다. 어떻게 두 사람의 상황을 파악한 걸까요? 이에 관해 물어보면, 나라는 가볍게 대답합니다.

"누군가가 가르쳐줬어요. A반에서 유일하게 A닷컴에서 탈퇴한 사람이 있었거든요. A반 학생들이 전부 홀린 상태에서 혼자 무사한 채로, 이변을 알아차리고 바로 연락해줬어요."

덕분에 한시름 덜었으니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아무튼, 그래서….

도대체 무슨 내용일지.


탐사자와 KPC가 종이를 뒤집으면, 놀랍게도 종이에는 <입부 신청서>라고 적혀 있습니다. 나라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오컬트 부를 개설할 예정인데, 부원이 부족해서요. 입부엔 4명이 필요하니 탐사자 씨와 KPC 씨만 들어오면 끝이에요."

입부에 4명이 필요하다니. 나라와 탐사자, KPC를 포함하면 전부 세 명인데, 나머지 한 명은 누구일까요? 의문을 품던 중, 밝은 목소리로 누군가가 대화에 끼어듭니다.

"나라 왔네? 오컬트 부 입부 권유 중이야? 어? 탐사자랑 KPC도 들어와?" 발랄한 목소리의 주인은 같은 반의 유리입니다. (DAY 1 참고) 오컬트 부 가입이 확정된 것처럼 신이 나서 말을 걸고 있네요.

나라가 말한 '유일하게 탈퇴한 사람'은 유리입니다. 탐사자와 KPC가 이에 관해 물으면 아주아주 가볍게 대답합니다. "그냥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길래 탈퇴했는데? 그보다 너희 어제 큰일 날 뻔 했더라!"

그렇습니다. 애초에 위험할 거 같으면 발 빼고, 무서운 것과 엮이지 않으면 공포 영화도 일어날 일 없습니다. 어찌 보면 이 이야기에서 제일 현명한 대처를 한 사람은 유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습니다! 복채는 지불하지 않으면 무서운 후환이 찾아온다고도 하죠.
어쩌면 오컬트부 가입이 여러분의 고교생활을 더 활기차게 해줄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언제 A닷컴의 봉인이 풀릴지도 모르니, 더 많은 동료가 함께하는 편이 든든할 거예요.

탐사자와 KPC가 입부 신청서에 사인하면, 나라는 유리와 함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교무실에 신청서를 제출하러 갑니다.

아직 벚꽃은 채 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봄날인 지금, 우리는 막 청춘의 첫 페이지를 열었을 뿐입니다. 앞으로 3년,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까요. 



이것으로 정음 고등학교 오컬트 부의 첫 번째 학교 괴담 일지를 마무리 짓습니다.

다음 일지에서 만나요!



정음 고등학교 오컬트부 멤버 현황
나라
유리
KPC
탐사자
고등학생 제령사
오컬트 95
은밀행동 60
발 넓은 정보망
말재주 75
설득 80
소문의 관리자
괴이 자석






후기


1학년부터 3학년 졸업까지, 1년씩 성장하는 캠페인 괴담 시나리오입니다. 한국~일본을 오가는 분위기가 어울릴 것 같아서, NPC의 이름은 일본과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것으로 사용했어요. 탁에 따라 바꿔주셔도 괜찮습니다. 다인 개변이 추가될 수 있어요!

캠페인 후속은 준비되는 대로 작성합니다. 종종 페잉에 제 시나리오 후속이 언제 나오는지 질문을 남기고 가시는 분들이 계세요! 감사하지만 페잉 관리는 제가 아니라 전부 수연님이 하신답니다 ㅠ_ㅠ 중복 질문에 죽어가고 계시니, 후속 독촉은 가급적이면 후기와 함께 남겨주세요!
TMI: 개요 페이지의 문자는 수연님이 보내주셨습니다♡


설문조사 링크


구상 단계에서부터 자료 조사를 위해 2ch 레전드 괴담 모음집을 많이 읽었더니, 밤이 무서워졌습니다... 당분간 괴담은 끊어야겠어요. 그리고 이건 재미 삼아 덧붙이는 밈이니 심각하게 여기지 마세요. 

↓ 긁어주세요!

재미있게 플레이해주셨나요? 이걸 읽은 후부터 화면에서 어떤 사람이 보일 텐데, 무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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