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향 타는 글이니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꼭 피해주세요. 제 글을 처음 접하신 분들은 공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전개 상 강압적 장면 (체벌, 기합 등)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구매에 신중해 주세요!
* 이번편은 그냥 평범한 내용입니다. 

*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과는 전혀 다른 가상의 세계관, 허구적 내용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기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교관, 수감자의 이야기이니 읽을 때 참고해주세요. 작가는 법을 자세히 모릅니다!
* 이 글에 작가의 가치관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정서한

진도경(A23)





" 범죄자 소리 벗자고, 네 무죄 증명해보자고, 나랑 같이. "



이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분노로 잠식된 도경이 이해하기엔 어려운 말이었다. 오히려 서한의 말에 놀란 건 미호를 비롯한 아이들이었다. 무죄라고? 혼원에 들어온 수감자들은 대부분 죄질이 나쁘긴 했지만, 수감시설에서 적응을 하지 못 해 폭주한 사람들이 간혹 있긴 했다. 죄를 짓지 않은 수감자는 한 명도 없었는데, 도경이 유독 마음의 문을 닫았던 이유를 인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특히 미호는 도경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도경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사연이 많은 애 같았는데, 이렇게 들으니 저보다 더 안쓰러운 삶을 산 것 같았다. 저는 적어도 그 새끼들한테 복수라도 했지. 도경의 인생은 지옥이었겠네.



" 무죄 내가 만들어줄게, 도경아. 우리 해보자. "

" 싫어... 절대... 절대 싫어. "



도경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미호와 형우는 도경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서한도 한숨을 쉬었고, 영도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방안은 잠깐 적막이 흘렀다. 결국 서한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했고, 도경을 데리고 방을 나섰다. 서한과 도경이 나서자 영도는 감았던 눈을 떴고, 형우와 미호는 서로를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뭔가 엄청난 소리를 들었네. 우리.

" 도경이가 이런 사연까지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어요. "

" 근데 왜 무죄를 밝히는 게 싫다는 걸까요. "

" 그러게. 무슨 사연이 또 있는 걸까? "



의아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던 중, 정리하고 취침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아이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서한과 함께 나선 도경이 혹시 또 일을 치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싱숭생숭했다. 별 탈 없어야 할 텐데.

한편, 서한은 도경을 데리고 원 중앙에 있는 당직실로 향했다. 아이를 데리고 상담실을 가기엔 곧 취침 시간이기도 했고, 중앙 당직실은 당직인 교관 말고는 다른 교관들은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곳이었다. 오늘 당직인 교관은 평소 서한과 친분이 두터웠기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했다. 흔쾌히 알겠다며 자리를 피해줬고, 서한은 지쳐있는 도경을 의자에 앉힌 후 코코아를 한 잔 타와 건넸다.



" 우선, 좀 마셔. "



의자에 앉아있는 도경의 뺨은 붉게 물들어있다 못 해 부어있었다. 그 꼴을 보고 있자니 서한은 입이 쓰렸다. 제가 만들어놓긴 했지만, 얼굴에 손은 대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제야 조금 후회가 되었다. 도경이 코코아를 입에 대지 않고 있자 서한은 냉수가 담겨있는 컵을 들고 앉았다.



" 안 마셔? "

" 별로... "

" 그래, 네 자유지. 근데 도경아. 아까 말했던 거 말이야. 그건 진짜야. "



아까의 발언을 한 번 더 꺼내자 도경의 표정은 어김없이 구겨졌다. 이런 도경의 반응을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이렇게 마주하게 되니 준비했던 말들이 술술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도경이가 발악을 하지 않을까. 서한은 도경이 더는 감정 소모를 하지 않도록 어휘 선정에 박차를 가했다. 널 도와줄 수 있어, 같이 해보자, 증거도 충분하고 무죄 받을 수 있을 거야. 서한이 최대한 조심스럽게 도경을 설득했지만, 도경은 묵묵부답이었다. 뭐라고 말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 도경 때문에 서한의 인내심도 슬슬 한계가 찾아왔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갈까 봐 최대한 성질을 누르고, 또 누르고 있는 것이다.



" 진도경. 이제 나랑 말 안 하기로 했어? "

" 그건... 아닌데요. "

" 아까는, 그래 나도 미안해. 너한테 심한 말 한 것도 미안하고, 그렇지만 도경아. 네가 그렇게라도 안 하면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 거야. "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서한이 결국 도경이 입을 열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 방금 전 일에 대해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으며 사과했다. 서한의 사과에 도경은 불편했다. 도경도 서한에 대든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아까 전의 일은 사실 제가 어떤 생각으로 그랬는지 기억도 나질 않았다.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채 벌어진 일이었으니까. 어쩌면 서한이 그럴 말을 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실망감이 커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도경은 서한을 믿고 있었으니까.



" 저도... 죄송합니다. 아까는 잘 생각이 안 나요.."

"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서한아. 방금 내가 한 말들은 정말 다 진심이야. 나는 너를 도와주고 싶어. "



도경은 서한이 원하는 대답이 무엇인지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았다. 그렇지만, 쉽사리 입을 열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제 엄마와 관련된 일이었다. 내가 감옥에서 나가면, 엄마는 감옥에 들어가야 될 텐데... 도경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감옥에 들어가 있는 엄마는 절대 볼 수 없었다. 제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데... 그날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도경은 미련 없이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를 위한 일이었으니까.



" 안 도와주셔도 돼요. 전... 지금이 좋아요. "



좋다는 말을 저렇게 슬프게 할 수도 있네.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좋다고 하는데 누가 과연 믿을까. 서한은 한숨을 쉬며 머리를 헤집었다.



" 네 마음 알아. 도경이 네 어머니도 감옥에 안 들어갈 수 있어. "

" ....어떻게 "

" 재판에서 어머니의 입장도 주장하면 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그 방법에 과함이 있다고. 그러면 징역은 피하실 수 있을 거야. "



서한이 어머니의 이야기까지 꺼냈다. 도경이 이해하기 어려운 법 쪽이기에 쉽게 설명하기 위해 서한은 마지막 힘을 끌어모았다. 도경의 반응이 아까보다는 좋았지만, 그건 아주 잠깐 뿐이었다.



" 아니에요, 괜찮아요. "

" 야! 무죄를 밝힐 수 있는데, 왜... 왜 안 한다는 거냐고! "

" 저 때문에... "



답답하다는 듯 묻는 서한을 차마 바라보지 못했던 도경은 고개를 푹 숙였지만, 자신을 보고 말하라는 명령 같은 부탁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어 올려 서한과 눈을 마주쳤다. 서한과 눈을 마주친 후에도 계속 망설이긴 했지만. 그래도 제 의견을 서한에 전달하고는 싶었는지 천천히 작은 소리로 입을 열기는 했다.



" 저 때문에, 엄마가 그날을 다시 기억하는걸, 전, 원치 않아요. "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이유가 도경의 입에서 나오자, 서한은 당황했다. 저런 이유까지 생각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도경은 서한이 생각했던 것 보다도 더 제 어머니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보다도 더 강경한 태도로 나오는 도경을 더 이상 설득할 수 없었던 서한은 한숨을 쉬며 방에 가자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경을 방에 데려다주기 전에 뺨에 약을 발라주고, 잘 자라는 말까지 남기고 문을 닫은 서한은 텅 빈 복도를 힘 없이 걸었다.

아무래도, 도경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그 날, 그곳 : 흔들리지 않는 마음, 흔들리는 마음







작업장에서 빵을 만들다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미호가 도경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진도경, 너 진짜 재심 안 받을 거야?



" 응. "

" 아니, 왜? 나 같으면 어떻게든 재심 받아서 여기서 나갈 것 같은데. "

" 그냥, 여기가 좋아. "



거짓말, 혼원으로 이감된 이례로 여기가 좋다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야, 거짓말을 하려면 좀 성의 있게 해. 미 호가 투덜대자 도경은 피식 웃었다.



" 아, 진짜 이유가 있을 거 아냐! "

" ..그냥, 엄마 때문에 그래. "

" 엄마? "



응, 우리 엄마. 내가 무죄면, 엄마가 유죄가 될지도 몰라. 도경의 말을 듣던 미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확실히 엄마가 관련이 되면 그럴 수도 있겠네. 미호가 도경의 어깨를 두드리며 자리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도경을 불렀다. 도경이 할 말이 더 있냐는 표정으로 미호를 바라보았다.



" 근데, 내가 그 입장이고, 우리 엄마였다면 아들이 자기 대신 범죄자가 된 거면 정말 힘들 것 같아. "



제 할 말을 남기고 자리로 돌아간 미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도경은 다음 작업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엄마가 정말 나 때문에 힘들까? 나는, 엄마를 지키기 위해서 그런 건데. 빵을 굽는 동안에도 도경의 머릿속에는 엄마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미호가 넌지시 던지고 간 그 말이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가 않고,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정말 힘들 것 같아, 힘들 것 같아. 그리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엄마가 정말, 나 때문에 힘이 들었다면? 어쩌면 내 마음 편하게 하자고 이기적인 행동을 한 거라면?

엄마에 대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었고, 결국 이 모든 게 자신이 태어나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도경은 우울해졌다. 엄마에 대한 생각을 해서 그런가... 오늘따라 엄마도 보고 싶었다.



" 도경이 왜 그래? "

" 글쎄요. 아까부터 저래요. "

" 뭐야, 무슨 일 있어? "



아니요, 아무 일도 없어요. 작업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가던 중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도경을 발견한 서한이 물었지만, 도경은 힘없이 대답했다.



" 도경이 먼저 들어가. "



방 앞에 도착한 서한이 도경을 먼저 들여보내고, 미호에게 혹시 도경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미호는 난감한 표정을 짓다가 천천히 아까 전 상황에 대해 말했다. 제가 한 말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서한이 궁금하다는 듯 무슨 말? 이라고 묻자 미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제가, 도경이한테 아들이 자기 대신 범죄자가 된 거면 정말 힘들 것 같다고 말했거든요. "

" 도경이가 너한테 이야기 해줬어? "

" 네. 엄마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서요.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저는 도경이한테 이야기를 해줬을 뿐인데 죄송해요. "



그래도 미호와 부딪친 시간이 있어서 그런 건지, 마음을 털어놓는 친구가 생긴 것 같아 서한은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미호덕에 도경이 재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진작에 미호에게 도움을 청할걸 그랬나. 친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서한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다고 느낀건지 미호는 울상을 지었다. 제가 괜한 말을 했나 봐요. 잘못했어요.



" 아니야, 잘했네. "

" 네? "

" 잘했다고. 미호 덕에 도경이가 재심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을까? "

" 아... 그러면 다행인데, 저도 도경이가 계속 신경 쓰여서요. "


도경이랑 내가 이야기 잘 해볼게. 걱정 마. 서한이 걱정 말라고 달래주자 고개를 끄덕인 미호는 들어가 보겠다고 인사를 한 후에 궁금한 게 생긴 건지,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서한을 불렀다.



" 근데, 도경이 엄마는 어디 계세요? "

" 왜? "

" 아니. 이런 건 원래 엄마가 직접 설득해야 먹히는 거 아닐까요? "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미호의 말에 서한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엄마가 설득을 해주면 훨씬 빠를 텐데. 그건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서한이 미호의 손을 붙잡고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자 미호가 당황하여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서한은 바로 도경의 어머니가 계시는 병원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병원 간호사에게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자 간호사는 꽤 곤란하다는 듯 이야기를 했다.



" 아이의 일생일대의 기회가 달린 문제입니다. 한 번만 협조 부탁드립니다. "

[ 아..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 네, 감사합니다. "



서한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결국 간호사는 도경의 어머니를 바꿔주었다. 접니다, 어머니. 도경이 교도관 정서한이요. 서한의 이름을 듣자마자 한껏 낮았던 목소리가 금세 밝아졌다. 어머, 교도관님. 잘 지내시죠? 도경의 어머니가 반가운 듯 서한에게 안부를 주고받다가 전화를 건 이유가 궁금했는지 그제야 서한에 물었다. 그런데, 혹시 무슨 일 있으신가요?



" 지금 도경이가 재심을 반대하고 있어요. 어머니. "

[ 혹시, 저... 때문인가요? ]

"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어머니 혹시, 면회 한 번 와주실 수 있을까요? "



면회라는 말을 꺼내자 도경의 어머니는 망설이는 듯했다. 확실히 도경을 설득할 수 있는 건 엄마인 자신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감옥에 갇혀있는 아들을 보기가 망설여지겠지. 충분히 망설일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서한은 어머니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 힘드시겠지만, 정말 힘드시겠지만. 도경이 한 번만 만나주세요. "

[ .... 그렇지만. ]

" 어머니, 언제까지 도경이를 피해 다닐 수는 없지 않습니까. "



서한이 계속해서 설득을 하고, 도경의 어머니는 망설였다. 그러나 서한의 계속되는 설득에 도경의 어머니도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건지, 아니면 도경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건지 면회를 가겠다고 이야기를 나눴다. 서한은 당장 내일 모시러 가겠다며, 감사하다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혼원 내 면회도 일반 교도소와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긴 했지만, 혼원에 면회를 오는 가족들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죄질이 나쁜 죄수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가족도 인연을 끊어버린 케이스들이 종종 있었다. 우선 원장에게 내일 당장 면회를 할 수 있게 허락을 받기 위해 원장실로 찾아간 서한은 도경의 이야기를 원장에게 전해주었다.



" 그래서 내일 면회를 하는데, 철장이 아닌 교도소 안에서 할 수 있게 해달라. 이 말이신가요? "

" 네. 원장님. "

" 그건 좀 곤란합니다. 정교관. 알 거 다 아는 사람이 왜 그래요. "


도경의 어머니가 혹시라도 충격을 받을까 원장에게 교도소 안에서 면회를 할 수 있도록 부탁을 하러 간 것인데, 생각보다 원장은 단호했다.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건데 교관이 먼저 어기면 어떻게 하냐는 잔소리를 하며 서한을 나무랐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날 생각이 없었던 서한은 다시는 어기는 일 없을 테니 이번 한 번만 이해해주시면 안되냐며 아주 간절하게 부탁했다.

단호하게 거절하던 원장도, 서한의 간절함에 이유가 있어 보였기에 이유를 물었다. 서한이 원장을 바라보다 천천히 도경의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원장은 깊은 시름에 빠졌다. 혼원내 규칙은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어서 더더욱 망설이던 원장이었지만, 서한의 간절함과 도경이라는 수감자의 기구한 인생이 안타까웠는지 결국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해주었다.



" 딱, 이번 한 번 입니다. 만약에 일 생기면 정교관이 다 책임져야 하고요. 그래도 좋습니까? "

" 네. 정말, 괜찮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장님. "



혹시라도 무슨 일이 터지면 서한이 책임지는 걸로 마무리를 지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서한은 마지막까지 원장의 당부를 듣고 나서야 원장실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어쩐지 일이 술술 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 서한은 내일 어머니와 도경이가 만나고 나면, 일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재심 서류나 증거들은 천천히 윤오가 준비를 해주고 있었기에 도경이의 마음의 결정만 있으면 되는 일이었다.

서한은 내일은 꼭 도경이 마음의 결심을 내릴 수 있길 바랐다.





***




어제 도경의 어머니와 통화를 마치고, 원장에게 다녀오고 난 후 서한의 핸드폰에는 모르는 번호가 찍혀있었다. 이게 누굴까. 궁금한 마음에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를 받은 상대는 도경의 어머니가 계신 병원장이었다. 병원장은 도경과 도경의 어머니의 사연을 듣고 직접 도경의 어머니를 혼원까지 모시겠다고 전했고, 다음 날 아침 일과가 진행되던 중 도경의 어머니가 도착했다는 소리를 들은 서한은 급하게 밖을 나섰다.



"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아니에요. 저희도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



병원 구급차를 타고 온 건지 병원장이 서한에 먼저 말을 걸었다. 병원장은 병원을 나올 때에도 도경의 어머니가 잔뜩 긴장한 듯했기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간호사가 동행했다는 말을 전하며 행운을 빌었고, 서한은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병원장과 인사를 마친 후 도경의 어머니에게 향했다. 오늘은 환자복이 아녀서 전보다는 생기 있어 보였지만, 그래도 누가 봐도 그녀의 상태는 좋아 보이지 않았으며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 어머니, 어서 오세요. 여기서부터는 제가 모시겠습니다. "

" 네... 우리 도경이는 어디에 있나요. "

" 안에 들어가시면 있어요. 저 붙잡고 천천히 걸으시면 됩니다. "


도경의 어머니가 서한을 바라보자, 서한은 도경의 어머니를 데리고 혼원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서한도 도경의 어머니만큼 이 상황에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제발, 별일이 없길 바라며.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59분에 눌렀는데 자정이 되어버렸으니까..
이벤트는 탈락이겠죠?
(저는 이제 자유의 몸이라서 좀.. 많이 신나긴 하네요😆)
그래도 완결까지 같이 달려보도록 할게요ㅋㅋㅋ

원래 예상은 10편인데..

15편 안으로 끝내보도록 할게요😊

소소하게, 취향 타는 글을 씁니다.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과는 완연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소설 분위기를 현실로 끌어오지 말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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