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 :: Grafico Anatomica ~Prelude~


모든 악기가 울부짖었다. 소리 안에서 시뻘건 피 냄새가 났다. 관객들은 입을 벌리고 야유하는 것조차 잊어버린 채 눈물을 흘렸다. 팀파니는 일정치 못한 맥박 소리를 두드려댔고 바이올린은 찢어지는 혈관에서 뿜어지는 핏방울들을 그어댔다. 트롬본이 배 안에서 꾸륵거리는 소리를 내자 바순이 내장이 뒤틀리는 소리를 냈다…이것은 악마의 소리였다. 악마들이 떠들어대고 있었다. 비웃으며 관객들을 조롱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의 뱃속에 있었다. 지휘자 올리버 밀스는 그 아수라장 속에서 혼자 지휘봉을 휘두르고 있었다. 실로폰 채를 부러뜨린 타악기 주자가 울음을 터뜨리고 나서도 음악은 끝나지 않았다. 오케스트라 단원 전부가 미쳐있었다….

 올리버 밀스가 난입한 관객들에게 지휘봉을 빼앗기고 나서야 이 지옥 같은 음악은 끝이 났다. 그는 끌려 내려가면서도 지휘봉을 놓지 않았다. 그는 가장 먼저 미쳐있었던 것이다.”

19XX년, 음악 평론가이자 작곡가 조르주 당드리외의 기록


 19xx년 영국. 교향시 <해부도 Grafico Anatomica>의 초연에서, 지휘자 올리버 밀스는 곡이 전부 끝나기도 전에 지휘대에서 끌어 내려졌습니다. 초청된 수많은 관객이 정신 이상을 일으키거나 두통을 호소하며, 오래도록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곡을 작곡한 프랑스 작곡가 퓌르맹 리샤흐Firmin Richard는 연주회장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진작에 그곳에서 도망치거나, 아예 연주회에 오지조차 않았던 겁니다. 퓌르맹은 악마의 음악가라는 오명과 함께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 수배자로서 얼굴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관객이 그에게 소송을 걸었으니까요! 미친 음악의 대가는 무거웠습니다.

 수배령이 내려진 후 몇 달 뒤, 사건을 잊어가던 여러분은 신문의 4면, 구인란에서 짧은 글을 보게 됩니다.


「퓌르맹 리샤흐와 함께 음악 

<해부도>에 대해 기억하시는 분을 찾습니다.」


 신문에는 퓌르맹 리샤흐의 후원자였던 한 귀족 사내가 런던 경찰과 함께 그의 신변을 쫓고 있다는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몇 달 동안 지지부진한 수사에 드디어 민간 탐정과 그 외 호기심 많은 이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퓌르맹이 여전히 영국의 어딘가에 몸을 숨긴 채 숨을 죽이고 프랑스로 도망칠 준비를 한다고 추정된다 쓰여 있는 글씨 밑에는 수배자를 잡으면 포상금의 두 배를 준다는 말이 똑똑히 쓰여 있습니다. 어쩌면 몇 년은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액수입니다. 

 자, 신문을 읽는 여러분. 지옥의 틈바구니 같던 음악과, 그 기억을 되살릴 준비가 되셨습니까?




  • 해당 TRPG 시나리오는 미국의 케이오시움 사에서 제작, 도서출판 초여명에서 번역 및 출간한 크툴루의 부름(Call of Cthulhu) 7판에 의거하여 제작된 비공식 2차 저작물이며, 원작자의 모든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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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션 카드는 지니님(@cm7e9)께서 지원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나리오 정보]


▷ 크툴루의 부름Call of cthulhu 7판 기준

▷ 장르 : 수사, 세미 오픈형 시나리오

▷ 인원 : 키퍼 제외 PC 4-6인 (NPC가 많습니다.)

▷ 플레이 타임 : 최소 8시간 +a (이틀에서 사흘간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배경 : 20세기 초중반 영국 (2부작이므로 배경 개변은 불가능합니다.)

▷ 플레이 난이도 : 중

▷ 키퍼링 난이도 : 상 (등장 NPC가 많으며 어느 정도 임기응변도 필요합니다)

▷ 권장 기능 :  관찰력, 자료조사, 듣기, 대인기능(설득, 말재주, 매혹, 위협), 예술(음악), 재력, 수사과학 

▷ 추천 기능 :  언어(프랑스어, 혹은 이탈리아어), 전투 존재(사격, 응급처치, 의료) 그 외 많은 기능 사용이 가능합니다.

▷ RP 비율 : 많을수록 즐겁습니다. 해당 시나리오는 여러 관계를 지향합니다.

▷ 로스트 가능성 : 부상, 사망, 광기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사교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1. 음악 관련 이런저런 더럽고 치사한 이야기를 보고 싶으신 분

                                         2. 캐릭터의 크고 작은 부상과 광기를 즐기시는 분

                                         3. 사교도와 친구가 될 가능성을 적극 즐기시는 분

▷ 이런 분들께 추천하지 않습니다 : 1. 시대적 배경으로 인한 드러나는 간접적 차별(상류층의 하                류층 차별, 성차별 등) 을  원치 않으시는 분(이에 대해서는 수위조절 및 개변 가능합니다)

                                             2. 크툴루 신화 생물들의 독자적인 해석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 

                                             3. 텍스트 고어를 꺼리시는 분


● 배경

시대는 1900년대 초반에서 중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템즈강을 낀 런던의 중심지에서 벌어집니다. 수많은 사람을 정신적인 고통에 빠뜨린 <해부도 사건>에서 몇 달 뒤의 일이며, 점차 기억에서 잊혀가던 시기입니다. 영국 경찰들은 작곡가가 머물렀던 런던뿐만 아니라 작곡가가 건너온 프랑스 경찰들과도 연계하여 그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수사와 더불어 프랑스 쪽의 미적지근하고 안일한 협조 탓에, 그들은 사건을 공개수배로 돌리며 민간 탐정과 호기심 많은 사람까지 끌어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 해당 시나리오 안에서는 시대 상황으로 인해 여러 차별 및 직간접적으로 차별 발언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배제하였으나 만약 불쾌하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라이터는 시대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차별과 혐오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 플레이어

탐사자들은 <해부도 사건>을 알고 있다면 어느 출신이든 상관없습니다. 탐정일 수도 있고 몰락해가는 귀족이나 부르주아일 수도 있으며, 호기심으로 발을 들인 완전한 일반인일 수도 있습니다. 교향시 <해부도> 초연을 본 탐사자도 괜찮습니다. 이 경우 탐사자는 장기 광기에서 막 벗어났으며, 퓌르맹 리샤흐에게 증오와 분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는 초연 당시 무대 밑에서 일하던 노동자도 가능합니다. 불가능한 것은 오직 초연 당시의 오케스트라 단원들뿐입니다. 그들은 전부 미쳐버려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갔으며, 그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당시 1900년대 초반-중반 사이에는 세계대전이 있었습니다. 그에 관해서 백스토리를 짜는 것은 괜찮습니다만 지나치게 비윤리적이거나 혐오에 기반한다면 캐릭터를 짜실 때 재고하시기를 권고합니다. 


플레이어들이 위의 사항을 다 숙지하였을 경우 해당 시나리오를 진행해주세요.

좋은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 수호자(키퍼)를 위한 시나리오 전문 -

(현재 닫겨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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