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웃음은 하늘에 날았고 바람은 시원했다. 그때 우리는 막 스무 살이었고 우리는 스무 살의 여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카페에 앉아있었고 너는 블루 소다를 시켰다. 빨대로 소다를 휘젓자 얼음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빨대를 나눠썼다. 너의 블루 소다에서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할 청량한 맛이 났다. 


 나는 너를 좋아했던 것 같다. 여름 바람이 불면 항상 네 생각이 났다. 우리는 풀밭에 누워 푸른 별들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봤다. 머리 위 별자리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나는 우리가 무척이나 행복하다는 사실 하나만은 알 수 있었다. 밤바람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고, 너는 풀밭에서 잠이 들었다. 나는 너를 깨우지 않았다. 바람에서는 블루 소다의 향이 났다.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날은 비가 내렸다. 바닷물과 비의 조합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았지만 나의 바다에는 네가 있었기에 그날을 낭만으로 추억할 수 있다. 차가운 바닷물은 블루 소다를 연상케 했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너는 바다 한 조각을 잘라다 삼키면 그것만큼 청량한 것이 없을 거라는 말을 했다. 우리는 바닷물과 빗물에 푹 젖은 채로 한참을 깔깔거리며 웃었다. 비가 내리는 여름이었고, 사랑스러운 여름이었다. 내가 너를 사랑했던 여름이었다. 네가 사랑하던 블루 소다에는 여름이 흘렀다. 짜릿한 청량감이 여름과도 같이 흘렀다. 나는 푸른 소다처럼 너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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