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하세요 ^----^

금요일에 시즌 마감을 친 슭곰발입니다!

시즌이 완결날 때마다 늘 시원섭섭합니다. 

하나의 이야기를 무사히 완성했다는 보람과, 

더 잘 쓸 수 있지 않았나 하는 후회, 

그럼에도 이제는 내 손을 떠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단념이,

역시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있었습니다. 

제가 아쉬워서 쓰는 후기이니 별로 재밌지는 않을 것입니당.(노잼 밑밥깔기)


이야기는 이미 끝났고, 어떻게 읽으실지는 이제 온전히 여러분의 몫입니다.

밑에 있는 이야기들은  그저 작가의 짧은 생각일 뿐이니, 오히려 감상이나 여운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읽지 않으셔도 좋으니, 부디 신중하게 결정하셨으면 합니다. 







1. 일단 상익과 기현의 관계는 처음 추1 이야기를 쓸 때부터 설정해 두었습니다.

사실 등장인물들의 설정이나 관계는 아주 초기부터 거의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상익의 친구 찬우의 전사까지도 제 머릿 속에 있습니다 ㅋㅋㅋㅋ)

다만 각 시즌마다 주인공이 되는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쓰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등장인물이 너무 많으면 산만해 질 것 같은 생각도 들어서 의도적으로 선배들, 이런 식으로 뭉뚱그려서 표현해 왔습니다.

약간 익명님들한테 등 떠밀려 쓴 것 같은 ㅋㅋㅋㅋ 그런 시즌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상익과 기현의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다행이었습니다.




2. 이번 시즌은 (1)을 티저처럼 뚝 떨어뜨려 먼저 공개했었고, 기간을 두고 구상을 다 마친 다음에 (2)부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구상을 하면서 제일 먼저 쓴 문장은 


극적인 화해는 영영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주고 또 받았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이렇게 살 수밖에 없다. 뾰족한 가시로 온몸이 덮인 채로 서로를 끌어 앉고 뒹굴며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입니다. 처음부터 둘의 불완전한 화해를 전제로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결말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물론 계실 겁니다. 저조차도 그렇게 생각하니깐요. 그냥 둘 중 하나가 탁 터놓고 과거에 대해 속 시원히 이야기하면 의외로 금방 풀릴만한 갈등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관계라는 게 그렇게 쉽게 풀리지가 않더라구요. 에스크에서도 말한 적이 있는데, 적당한 때를 놓쳐서 영영 잃어버린 관계가 얼마나 많은지요.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모두의 실수가 조금씩 모여서 거대한 균열을 불러온 것 같은 경험이 여러분에게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사이다 같은 판타지를 쓰기보다는 약간 답답하지만 희망이 보이는 현실을 쓰고 싶었습니다. 



저 문장 뿐만 아니라 모든 시즌이 그랬듯, 첫 화와 동시에 마지막화 마지막 부분을 썼습니다.

에스크에서 상익이와 기현이가 함께 밥이나 술을 먹으러 간 적 있냐는 질문이 몇 개 들어왔는데요,

제가 거절질문으로 돌린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둘이 처음으로 단 둘이 술을 먹으러 가는 게 이번 시즌 결말이어서요.ㅋㅋㅋㅋ 아니 넘나 예리하게 시즌 시작하자 그걸 물어보시더라구요 ㅋㅋㅋㅋ역시 여러분 대단하십니다!!!!! 울 독자님들 최고!





3. 시즌 본편이 상익의 시점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현의 속마음에 대해 많이 궁금하실 겁니다. 처음부터 기현의 시점으로만 진행되는 외전을 생각하며 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에스크에서 뭔 이야기만 나오면 전부 장견 외전에서 알 수 있을 거라고 미루는 것 같아 송구합니다. 그렇지만...그렇지만....진짜로 장견 외전에서 다 보여드릴게요! ㅋㅋㅋ아마 외전에서는 본편에서 아리송했던 부분이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상익이는 왜 기현에게 그렇게 떠난 이유를 물어보지 않을까. 

아마 이게 상익이에게 가장 궁금하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익이는 오랜 시간 장기현을 아주 많이 원망하고 미워했습니다. 자신이라면 절대 그렇게 사라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니깐요. 아무리 긴 시간 이해하려고 노력해봐도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거죠. 이해가 안되니 용서도 못하는 거구요. 그런데 추1에서 다시 만났을 때 기현의 태연하고 당당한 태도에 또 상처를 받았습니다. 적어도 자신만큼 당황하고 곤란해 하길 바랬거든요. 나는 정말 너한테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구나. 넌 나한테 하나도 미안하지 않구나. 그런 생각에 그동안 시간에 씻겼던 원망과 미움이 다시 돋아난 거죠. 


그런데 만약 기현에게 이유를 물었는데, 정말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으면요? 그럼 지금까지 상익이 그토록 괴로워했던 시간은 뭐가 될까요. 진작 말해주지 않았던 기현을 또 다시 원망하면서도, 용기 내지 못했던 자기 자신도 미워지지 않을까요? 미움이 후회로 바뀌면 더 괴로워 지지 않을까요? 


기현이 준비한 말이 있다고 했을 때, 상익은 어렴풋이 알았을 겁니다. 기현에게도 뭔가 '사정' 이라는 게 있었다는 걸요. 그걸 들으면 용서해버릴까 봐 두려웠고, 아직 용서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익은 기현의 입을 막으며 용서받을 기회를 박탈하고 싶었습니다. 결국은 그것이 마지막화에 나온 것처럼 기현과 상익, 둘 다에게 벌이 되었습니다. 작가로서 그것이 둘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기꺼이 치러야 할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5. 그럼에도 기현에게 있었던 '사정' 이라는 것을 외전에서 여러분께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작가가 새봄이처럼 신파를 싫어하기 때문에 ㅋㅋㅋ 신파는 아닐 예정입니다. 사실 저는 기현의 '사정' 이 제가 쓴 이야기에서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더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결국 관계는 결과론적이고, 둘의 관계를 망친 주범은 뭘 어떻게 보아도 장기현입니다. 기현의 사정이 변명이 되지 않도록 쓰는 것이 작가의 목표입니다. 적어도 시즌 내내 상익이한테 굴렀던 것이 억울하지는 않게 해줄 예정입니다.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와 여러분이 보고 싶은 이야기가 부디 중간에서 잘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지금은 제가 하는 이야기가 뜬구름 잡는 것처럼 보이실 겁니다. 나중에 장기현 외전이 나온 다음에 또 작가의 후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원하지 않으셔도 ㅋㅋㅋ)





6. 아마 제 현생 스케쥴은 3월이 최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바닥 밑에는 또 바닥이 있으니 ㅠ 3월이 최악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어쨌든 그 전에 시즌을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막 이야기 하다가 끊기면 시큰둥해져서 더 듣기 싫어지잖아요. 막화를 좀 무리하면서 썼는데 그렇게 쓰지 않았으면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못 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틈틈이 외전을 쓸 예정이지만 정확한 날짜는 약속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지금 젤다 엔딩도 다 못 봤고, 어쌔씬 발할라는 사놓고 시작도 못했습니다. 이런 갓겜들을 놔두고 너무 피곤해서 집에 오면 씻고 바로 잠들때마다 정말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한숨만 나오네요. 





7. 일단 다음 주 주말 중에 설문조사 결과를 가지고 또 올게용.

아마 언젠가 나올 이야기는 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외전이 될 것입니다. 

(사실 거의 정해진 것 같아서 구상은 해놨습니다. 그래봤자 겨우 외전 제목 지은 정도지만요 ㅎㅎㅎ)


늘 그랬듯, 절대 기대하지 마십쇼!!!!!! ㅋㅋㅋㅋㅋㅋㅋ





8. 게으르고 만사가 귀찮은 작가를 성실연재하게 해 주신 건 오만 퍼센트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추1 시계까지만 쓰고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런 저의 엉덩이를 토닥거리시고 ㅋㅋㅋ가끔 채찍질도 해주시고 ㅋㅋㅋㅋ 그 덕분에 또 한 시즌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부담스러우실까 봐 일부러 말씀 안 드렸는데 매번 후원해주신 독자님들께도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구매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후원까지 ㅠ 하리보 많이 사먹을게요ㅠㅠㅠ




다음 시즌.......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그럴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겸손한 게 아니라 진짜로요. ㅋㅋㅋㅋ

일단 약속드린 외전도 써보면서, 또 젤다와 발할라 엔딩도 보면서 천천히 생각해보겠습니다. 





9. 또 말씀 드리겠지만 설문조사 진짜 감동입니다 ㅠㅠㅠ 글 쓰는 내내 정말 많은 힘이 됐습니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올게요!! 사랑해용 여러분!!!!!




다음편 대신 써주실 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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