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실제 내용의 일부분으로 이어지는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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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


 아빠의 외침이 들렸으나, 키스는 자신의 몸을 제어할 수 없었다. 거센 파도, 강력한 해류가 10살밖에 안 된 아이의 작은 몸을 붙잡아 사정없이 휘두르고 깊은 바닷속으로 밀어 넣는다.

 햇빛이 들지 않는 바닷속은 말 그대로 심연 그 자체였고, 키스는 목구멍 안으로 넘어오는 짠 바닷물에 패닉을 일으키며 팔다리를 버둥거렸다.


 “살려줘!”


 살고 싶어. 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말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바닷속에 잠긴 자신의 입에서 방울방울 빠져나가는 공기가 야속하고 머릿속이 어지럽다.

 죽는다. 그 생각이 들었을 때, 키스는 물속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제는 아빠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온몸은 무겁다. 머리가 쪼개질 것 같은 고통과 부족한 공기. 키스는 여전히 자신을 바다 밑바닥으로 밀어 보내려고 하는 해류 속에서 죽음이 그의 목을 조르자, 키스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몸을 축 늘어뜨렸다.

 그 순간, 키스는 심연의 밑바닥에서 포기하지 마. 라는 단호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았던 해류를 거스르는 존재가 키스의 허리를 낚아채 품에 끌어안고, 빠르게 헤엄쳐 수면 위로 키스를 끌어올렸을 때, 키스는 물 밖에 머리를 빼고 쉼 없이 기침을 토해냈다.

 입과 코안으로 들어오는 산소가 너무나 반갑고, 눈과 얼굴을 덥히는 햇볕이 키스를 죽음에서부터 끌어올린다.

 키스를 안고 있는 존재는, 기침하며 목을 끌어안는 키스에 당황하지 않고, 그의 등을 두들기며 물을 뱉게 하고, 호흡을 고르는 것을 돕는다.


 “옳지. 잘하는구나.”


 달래듯 말하는 목소리가 너무나 다정해서, 키스는 엉엉 눈물을 터트리며 그 존재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살에 닿는 온도는 조금 차갑지만, 자신을 받쳐 안은 품은 단단하고 아늑했다. 울고 있는 자신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어주며, 거대한 존재는 파도를 헤치고 나아간다.


 “이제 괜찮아. 좀 쉬렴.”


 그 말에, 키스는 이번엔 다른 의미로 몸을 늘어뜨릴 수 있었다.

 키스의 의식이 완전히 끊기기 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를 들었고, 자신을 들어 올리는 조금 차가운 손길과 검은 머리칼, 회색 눈동자를 기억하며, 자신을 받아주는 따듯한 손길에 안심하며 기절했다.


*

이어지는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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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지의 회의실.

 키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의자에 묶여 있었고, 알루라는 팔짱을 낀 채, 창가에서 좌우로 왔다 갔다를 반복하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알루라?”


 키스의 부름에 알루라는 고개를 들고 키스를 한번,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를 한번 보았고, 키스는 그녀의 행동에 미간을 좁히며 거칠게 몸을 흔들었다.

 의자째로 몸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곧 그가 옆으로 쓰러지려 하자, 알루라는 그에게 손바닥을 내보여 진정시키고는 그의 곁으로 다가온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알루라!”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요. 아마 랜스랑 헝크가 장난을 쳤겠네요.”


 어휴. 알루라는 한숨을 내뱉으며 키스의 몸을 친친 감고 있는 밧줄을 풀어주었다.

 키스는 팔을 쭈물거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이 상황을 설명하라는 듯 오른쪽 어깨를 으쓱였고, 다시 팔짱을 낀 알루라는 고개를 두어 번 주억거린다.


 “인어는.”

 “역시 인어를 알고 계셨군요.”

 “네.”

 “그렇다면 그때 왜 숨겼던 거죠?”


 공격적인 말투. 키스는 자신이 흥분했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알루라가 지금껏 인어에 대해 숨겨왔다는 것이 화가 나 흥분을 제어하지 않았고, 알루라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걱정하는 표정으로 키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어에겐 많은 소문이 뒤따르죠.”

 “네?”

 “인어의 피를 마시면 불사자가 된다느니, 인어의 살은 만병통치약이라느니.”


 알루라는 천천히 말을 이으며 테이블에 걸터앉았고, 키스는 여전히 미심쩍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입을 다물고 그녀의 말을 들어보았다.


 “인어는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소문도 돌죠. 인어와 사랑에 빠지면, 인어가 사람을 유혹해 바다 밑바닥으로 데려가 산 채로 잡아먹는다는 이야기.”


 알루라의 오팔 빛 눈동자는 천천히 회의실을 둘러 다시 창밖으로 향했고, 키스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바라보았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푸른 바다. 넘실거리는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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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본 회지는 “볼트론: 전설 속의 수호자”의 동인, 창작 소설이며 원작과는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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