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ri_mingming





카게야치오이로 삼각관계 보고싶다.



오이카와랑 사귀던 야치가 상처받고 헤어져서 카게야마랑 만나게 되는 것. 오이카와가 워낙 인기가 많고 주변에 사람도 많아. 처음에는 야치를 더 챙겼겠지만, 야치가 그래도 좀 자존감도 낮고, 자신감도 낮으니 그런 오이카와 모습 보면서 좀 힘들었을 거야. 그 상태로 오이카와는 야치한테 조금씩 소홀해지고, 야치가 혼자 남는 시간이 늘어가고 하니까 지치는 거지. 불안하고 초조한 야치가 결국 지칠대로 지쳐버리고 오이카와한테 이별을 고해.


"토오루, 우리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오이카와도 그냥 그 이별을 받아들여. 


"그래, 잘 지내. 히토카."


그러는 중에 카라스노 1넨세 애들끼리 친하니까 자주 만날거란 말이지. 카게야마는 국대니까 자주 못보는데 시간내서 만나게 됐는데 히나타가 전에 알려준 것. 카게야마한테. 대왕님이랑 얏쨩이랑 헤어졌다고. 사실 카게야마는 2학년 말부터 야치를 짝사랑했었어. 야치랑 오이카와는 야치가 20살 되던 해부터 만났고, 지금은 22살. 거의 2년 넘게 만났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오이카와랑 사귄다는 야치때문에 카게야마 후회도 많이 했는데, 우선 야치가 행복해보이니까 행복을 빌어줬어. 근데 헤어졌대. 그것도 야치가 잔뜩 지쳐서 헤어졌다니까 카게야마 엄청 화가 났겠지. 카게야마 1-2학년때는 감정에 서툴고 눈치도 없었겠지만, 고학년 되면서 눈치도 늘고 이래저래 성장도 했고. 야치 보니까 당장 안아주고 싶은데 꾹 참고 주먹쥐고. 


"야치." 


하고 다가가는데 야치가 환하게 웃으면서 반겨주면 좋겠어. 


"오랜만이야, 카게야마군." 


히나타, 츠키시마, 야마구치는 장보러 나갔고. 야치는 감기기운에 집에 남아있었어. 카게야마가 곧 도착한다고 했어서 걱정없이 간 거지. 금방 도착한 카게야마가 야치 보다가 고개 숙이고 아무 말 안하니까 야치가 머쓱하게 먼저 얘기 해.  헤어졌다고. 이미 다른 애들한테는 다 얘기했으니까, 카게야마한테도 알려주는 것일테지만 카게야마한테는 신호처럼 느껴졌을 거야. 하지만 갑자기 다가가기엔 아닌 것 같아서 카게야마 그냥 고개 끄덕이고 고생했다고 해주는 거야.


"고생?" 


야치가 되물었는데 카게야마 무심하게 말하는 거지. 


"그냥. 이래저래 고생했다고." 


야치가 그 말에 갑자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어. 다들 헤어짐에 대해 위로만 했었지. 카게야마처럼 두루뭉실하게 그냥 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고. 카게야마 워낙 감정 표현 적고 무뚝뚝하던 애가 그렇게 말하니까 더 고맙기도 하고 더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서 엉엉 울어버려. 그 모습을 보던 카게야마가 야치 어깨만 끌어당겨서 달래 주었어. 아직, 안기에는 아직.

그 후로 천천히 야치한테 다가가는 카게야마가 보고싶어. 정말 천천히. 혹여나 갑자기 다가가면 화들짝 놀라서 저 작고 여린 병아리가 죽어버리지는 않을까. 상처투성이인 저 가슴에 혹여나 물을 뿌리는 것은 아닐까. 하면서. 오이카와 원망도 하면서 고마움도 느낄 거야.  헤어져줘서 고맙다고.

처음에는 천천히 다가갔던 카게야마지만 고백은 자기 스타일답게 저돌적이었으면 좋겠어.  올림픽 예선이 때마침 일본에서 있었고, 마지막 예선이라 이틀정도 휴가가 주어졌고. 그래서 카게야마가 1넨세 초대했는데 다들 개인 사정때문에 못 온다고 했지. 야치만 빼고 말이야. 

야치는 때마침 그때 시간이 비었어.  그래서 왔고, 오랜만에 혼자서 카게야마의 경기를 지켜봤고, 짜릿한 승리를 함께 보았고. 마지막에 카게야마의 투어택으로 끝났는데, 성공적인 공격으로 끝나자마자 자신한테 달려오는 다른 사람들보다 멀리서 지켜보는 야치를 쳐다보는 카게야마. 푸른 빛의 눈동자에 야치의 모습이 한 가득 담겼을 거야. 


"오늘 경기 너무 멋있었어. 초대해줘서 고마워. 수고했어!" 


제게 말하는 야치한테 카게야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을 잡았어.


"응?"


당황한 야치. 


"좋아해." 


그런 야치한테 카게야마는 제 진심을 전했어. 좋아한다고.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1순위는 항상 배구라고 생각했어." 

"..." 

"그런데 아니야. 고등학교 2학년 말. 네가 내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해주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카게야마는 야치를 빤히 바라보고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어. 


"단 한번도 배구가 1순위였던 적이 없어."


카게야마의 고백을 받은 야치가 한참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망설이니까 카게야마가 우선 옷 갈아입고 오겠다고 멀어져. 근데 그 모습이 오이카와가 떠나던, 늘 제게 보여주던 뒷모습 같아서 야치는 덜컥 겁을 먹고 말아. 잡지 않으면 멀어질 것 같은데 무서우니 야치는 한참을 망설이겠지. 그러던 중 갑자기 카게야마가 다시 뒤돌아서 걸어와. 그러곤 자기가 항상 차는 팔찌를 맡기고 가는 거야. 


"나 다시 올 거야. 와서 들을게. 대답." 


다시 뛰어서 들어가는 카게야마. 야치 그 말 듣고 자기 손에 들린 팔찌 내려다보는데 자기가 고삼때 만들어줬던 소원팔찌였어. 보통 소원팔찌 끊어질 때까지 차고 다니잖아. 근데 카게야마 소원은 야치랑 사귀는것 혹은 만나는 건데 오이카와랑 사귀는 행복한 야치를 방해할까봐 둘이 사귀는 동안 안차고 다녔던 거지. 하지만 헤어졌다는거 듣고 바로 꺼내서 찬 것. 그거 보자마자 야치 결심했을 거야.

아, 진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카게야마라는걸.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 카게야마를 보자마자 야치가 팔찌를 다시 채워주겠지. 떨리는 손으로 다시 채워주면서 카게야마 손을 꼭 붙잡아. 


"카게야마군, 고마워. 정말 고마워-." 


야치 말에 카게야마 그냥 묵묵히 들어주기만해. 계속 기다려주는 것. 야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가. 


"나 근데 진짜로 무서워서-, 무서워. 카게야마군이 무서운게 아니라 시간이 무서워." 


야치가 울먹이면서 말을 이으면 카게야마가 주먹 꽉 쥐고 속으로 욕을 중얼 거려. 물론 오이카와를 향해서 말이야. 이렇게 될 때까지 대체-. 제 앞에서 파르르 떠는 야치를 카게야마가 세게 안았어. 


"네가 무서워하는 시간, 그 배로 더 기다렸던 사람이 나야." 


그 말에 야치가 결국 엉엉 울면서 카게야마 허리에 팔 감지. 


"고마워. 고마워 카게야마군. 고마워." 


카게야마는 야치 더 세게 안아주면서 울음 그칠 때까지 기다려주고. 결국 그날부터 사귀게 된 카게야치. 카게야마 국대 스케줄 엄청 바쁜데, 틈나면 야치한테 연락하고 만나고. 야치가 힘들어할 타이밍을 안줘. 그리고 야치도 국가대표 얼마나 바쁜 지 아니까 이해하고 말이야.

근데 이제 후회공이 나와야지 오이카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은 대표적인 케이스답게 야치와의 이별 이후 행복하던 순간은 짧았지. 야치 그 사이에 번호도 바꾸고, 이사도 가서 연락할 방법은 없고. 그렇다고 카라스노 애들한테 물어보기에는 자존심 상하고. 결국 히나타한테 연락하게 되는데, 히나타도 엄청 쌀쌀맞게 대하면 좋겠네. 소중한 친구를 울린 사람인데 좋게 보이지는 않겠지. 히나타도 모른다고 하고. 근데 히나타가 넌지시 얘기해. 


"대왕님보다 얏쨩을 더 사랑하고 기다렸던 사람이 있어요." 


그게 카게야마라는 걸 금방 파악해버린 오이카와. 왜냐면 사실 카게야마가 관심을 가지는 야치라서 더 눈여겨 봤었거든. 어떤 사람이길래 저 토비오가? 이랬는데 그러는 동안 야치랑 점점 가까워지고, 빠지게 되서 사귀게 된 거였지.  히나타한테 그 말을 들은 오이카와는 눈이 돌아가서 카게야마한테 곧장 전화를 걸었어. 카게야마가 받자마자 대뜸 제 말부터 하는 오이카와. 


"토비오, 히토카랑 만나?"


오이카와 말에 카게야마 잠시 말 없더니 대답해. 


"네. 그거 물어보시려고 전화하셨습니까." 


그 말에 오이카와는 미치는 거야. 


"토비오쨩 기다리느라 애가 탔겠어?" 


비꼬는 말투에 카게야마는 아무 말도 없어.  


"히토카는 아직 나 못잊었어. 우리 오래 사랑했고." 


오이카와는 거칠게 말을 이었지. 그러면 카게야마는 픽하고 웃어. 


"그래서 그렇게 하셨습니까?" 


오이카와는 그 말에 주먹 꽉 쥐다가 전화 뚝 끊으려 하는데, 마지막으로 들려오는 카게야마의 목소리.


"못 잊었어도 상관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오이카와상처럼 히토카를 홀로 두지는 않아요."


오이카와는 결국 전화를 끊고 좌절하겠지. 자신이 만든 결과니까. 운명의 장난처럼 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나는 오이야치. 둘만 빼고 다 멈춘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데, 야치 눈이 엄청 슬퍼보여. 야치는 무시하고 가려는데 오이카와가 야치 손목을 잡았어. 


"히토카."


오이카와의 말에 야치가 아무 대답도 안하고 손목을 빼려 해. 


"미안해. 내가, 내가 다 미안해." 


울듯이 말하는 오이카와한테 야치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놓아 주세요." 

"히토카." 

"놓아주세요. 저 만나는 사람있어요." 

"..카게야마 말하는 거야?" 

"네-, 저 이제 오이카와상 안 좋아해요."


오이카와는 야치를 통해 확인 사살을 당했어. 떨리는 동공으로 야치의 손목을 보는데, 처음 보는 팔찌가 손목에 걸려있고,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반지.." 


카게야마가 선물한 반지가 있었어. 오이카와는 한참 보다가 그 자리에서 눈물 뚝 떨구는데, 야치가 고갯짓하고는 떠나.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무언의 의미와 같은. 오이카와만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물끄러미 바닥만 바라보았지. 이제는 제 손에서 사라진 야치를 기억하고, 저 손을 먼저 놓아버린 제 손을 원망하면서 말이야. 야치 역시 오래 만났고 사랑했던 사람을 이렇게 놓아버려야하는 것이 속상했어. 하지만 그 슬픔을 지워버리기 위해, 지금 당장 보고싶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어. 짧은 신호음 끝에 들린 목소리.


-응, 히토카. 


카게야마의 목소리였지. 


"응, 토비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별일없어. 그냥- 보고싶어서." 


야치는 슬프게 웃었어. 하지만 단순히 슬픔만 담긴 것이 아닌. 카게야마는 솔직히 다 알 거야. 야치가 오이카와 상을 만났거나, 연락을 했거나. 뭐 그랬을거라고. 하지만 그러는 중에 자신한테 연락해 준 야치가 고마워서 그냥 응. 응. 응. 하고 대답해주고. 보고싶다는 야치 말에 나도 보고싶다고 말하는 것. 이것이 지금의 카게야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이니까. 


"오늘따라 더 보고싶다." 

- 내일 훈련 끝나자 마자 갈게. 

"응, 일찍 와." 

- 너 끝나기 전에 도착할 거야. 

"아, 정말?" 

- 응. 


야치의 수줍은 미소. 그 미소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카게야마 역시 옅게 미소를 지었어.

네가 그 사람을 못 잊었어도 좋아. 그냥, 지금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카게야마의 손목에 채워진 소원 팔찌가 한 줄 끊어졌어. 절대 끊어지지 않을 것 같던 그 팔찌가. 


"얼른 갈게. 조금만 기다려."

"응, 토비오." 


그는 알까. 야치의 손목에 채워진 소원팔찌에 담긴 소원을. 


'우리가, 카게야마와 내가. 부디 행복할 수 있기를.'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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