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

"풉!!!콜록!!"

"...코코, 정신 차려. 어디 아파?"

"야, 이 약쟁이 새끼야. 네가 기어코 코코한테 약을 먹인거냐?!"

"왜 불똥이 이쪽으로 튀어?!! 야, 너 미쳤어?!"


급하게 소집된 긴급 회의가 진행 되던 중 드림주를 지긋이 바라보던 코코의 발언에 무거웠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충격과 살벌함이 자리 잡았다.


물을 마시다 봉변당한 드림주는 콜록거리며 경악스러운 시선으로 코코를 바라봤고,

그녀의 시선이 다른 남자에게 향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던 그녀의 연인 란이 다정하게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며 살벌한 미소로 코코를 향해 물었다.


"설명이 필요한 거 같은데~"


린도에게 잡혀서 이리저리 흔들리던 코코는 입을 틀어막으며 힘겹게 대답했다.


"말을 할 수 있게...읍..."

"린도~"

"아, 응."

"하..속 울렁거려.."

"그러게 왜 이상한 소리를 한건데. 빨리 설명해. 형 인내심 길지 않은 거 알잖아."

"네가 흔들어서 오래걸린거잖아!"

"린도~ 그만."


자상하지만 낮은 란의 목소리에 린도는 형의 눈치를 보며 코코에게서 떨어졌다.

카쿠쵸가 건네는 물을 마시며 목을 가다듬은 코코는 린도에게 짜증스러운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하..자, 멍청한 네놈들 수준에 맞춰서 딱 한번 설멸할테니 잘들어라."

"이게 진짜."

"지금 우리 상황이 어때? 장기전으로 가면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야."


그렇다. 현재 범천은 우연히 찾아낸 스파이를 통해서 꽤나 위험할 뻔한 상황을 인지하게 된 시점이었다.


"어떤 조직이, 얼마나 많은 수가 배신을 노리는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전으로 넘어가면 위험해."

"쥐새끼들이 모여봤자..."

"나랑 드림주가 죽겠지. 매번 배신자 잡고 처리하고 수습하고 그 뒤를 따르는 서류들의 향연."


겨우 진정된 드림주의 표정이 순식간에 사색이 되며 동공이 흔들렸다.

그녀의 심정이 어떤건지 짐작이 된 코코는 해탈한 듯한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고로, 우리가 결국 과로사해서 모든 업무가 멈추는 꼴을 보기 싫으면, 그 놈들을 일망타진해야 하는데..좋은 방법 아는 사람?"

"누가 배신한지도 모르는데, 그걸 어떻게."

"그치? 자, 그럼 배신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다 잡을 방법.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하나밖에 없어."

"있어?!"

"잠깐..그게 결혼?"

"한번에 일망타진하려면 덫을 놔야지. 우리가 여전히 배신에 대해서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방심한 것처럼 연기를 하면서 그들이 먼저 움질일 덫. 그러려면 동맹들을 다 불러 모을 정도의 큰 해야하는데,  이제와서 보스나 간부들 생일을 챙겨? 뭐,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파티를 여는 건 이상하잖아."

"그건 그렇지. 우리가 행사를 열었던 것도 아니고 뜬금없이 불러모으면 이상하게 생각할테니."

"그래,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동맹 조직원을 불러모을 수 있는 유일한 큰 행사가 딱 하나있지."

"결혼이?"

"참고로 난 결혼을 하라고 했지 나랑 하자는 말은 단 한번도 안했다?"

"..아.."

"저 둘사람이 연인인건 동맹조직들 중에 모르는 곳 없잖아?"


코코의 말에 일제히 드림주와 란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에, 저절로 표정을 구긴 드림주는 질색하며 거부했다.



"싫어. 너희가 해. 동성 결혼 어때?"

"이 새끼들이랑?! 미쳤냐?!"

"서류때문에 정신이 힘든건 이해하지만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지."

"그래도 싫어! 결혼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ptsd오는 거 알잖아!"

"알긴알지만.."


질색하는 드림주의 모습에 형의 눈치를 보던 린도가 쭈뼛거리며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곁을 얼쩡거렸다.

하지만 결혼이라면 치를 떠는 드림주는 단호했고, 흔들리지 않았다.

그때, 드림주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듯 코코는 진지하게 그녀를 마주보며 말했다.


"진짜 하라는게 아니고 하는 척만 하라고."

"..척? 가짜든 진짜든 준비하려면 서류가..으 생각만해도 끔찍해."

"드림주, 잘 생각해. 일망타진 못했을 때 일일이 알아내고 잡고 치우고 수습하면서 전쟁이 끝날동안 서류의 늪에 빠지는게 나아? 한번에 잡고 며칠만 딱! 일하고 끝낼래?"

"...."


누가봐도 한쪽으로 기운 선택지에 할 말을 잃는 드림주였지만 그럼에도 결혼이란 단어를 쉽게 받아 들이기 어려웠던 그녀에게 쐐기를 박는 한마디.


"어차피 가짜니까 준비는 저 놈들한테 맞기고, 우린 그때를 대비해서 미리 서류처리하고 나서 휴가가자."

"휴가?"

"괜찮지, 보스?"

"응"

"야, 너희끼리만?!"

"돌아가면서 가. 이번건만 처리하면 당분간  바쁜일은 없으니까."

"뭐해? 안가? 빨리 가자. 준비 알아서 해, 나 귀찮게 하지말고. 아! 그렇다고 배신자들 찾는 것도 소홀하게 하지마라?"


휴가라는 말에 이미 회의실을 코코의 목덜미를 잡고 끌고가는 드림주의 모습에 간부들은 어이없는 눈길을 보내며, 하루빨리 이 배신자들을 처리하고 쉬자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잠시만~ 할 말이 있는데~"


코코의 설명이 시작된 이후,  그저 드림주만을 바라보며 침묵했던 란이 그들을 붙잡았다.


그렇게 몇주 뒤, 


"이렇게 보니까 오늘의 주인공이긴하네."


화려한 웨딩드레스와 티아라를 착용한 신부, 드림주가 감탄하는 코코의 박수에 헛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어차피 가짜인데, 이렇게까지 해야해?"


드림주는 가짜 결혼식을 확정된 이후, 일을 하다가 란의 손에 끌려가서 입어본 드레스들과 반지들을 떠올리며 사냥 시작도 전에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은 느낌에 뒷목이 뻐근해졌다.


"빨리 끝내고 휴가 가야지. 이참에 온천가서 제대로 쉬고와야겠어."

"뭐...나도 그러고 싶네..하하."


뻐근한 목을 만진다고 코코의 어색한 웃음을 눈치채지 못한 드림주는 대충 빨리 끝내자는 말만 중얼거렸다.

그때, 신부 대기실로 들어온 카쿠쳐가 울상인 신부의 표정에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래도 란이랑 하는 건데  나쁘지 않지..않나?"

"그래, 가짜든 뭐든. 연인이랑 하는건데."

"으음..그렇지 사랑하는 애인이랑..하는 거 좋지. 근데 절대 결혼은 안해. 절대."

"뭐, 평생 연애상태로만 지내게? 아니다, 같이 살고 있으니 이정도면 사실혼 관계겠네. 근데 너 란 닮은 아기는 가지고 싶다고 했었지 않나?"

"정확히는 란 얼굴 닮은 애기. 성격 닮으면 큰일나지."

"그건 그렇지. 조카가 태어났는데 그 놈이랑 같은 성격이라니..어우.."

"아하하! 우리 자기 성격이 참...문제가 많아? 그치? 아니 아무튼 요즘 사실혼으로 아이낳고 사는 젊은 사람들 많더만 나도 뭐 그 중 한명인거지."

"...만약 란이 진짜 결혼하자고 하면?"

"흐음?..란이? 글쎄..생각해 본적은 없는데...헤어지려나?"


단호한 드림주는 대답에 두 사람은 당황했다.


"너무 극단적이잖아?! 사랑하는 거 아니었어?!"

"사랑하지 사랑하는데.. 사랑보다도 결혼에 대한 증오가 더 큰 사람이라. 란이 말을 꺼냈을 때는 헤어질 각오로 한거 아니겠어?"

"...."

"아, 란이라면 나도 모르게 수작 부린 다음에 우리 부부야! 하이타니 드림주 부인~ 하고 통보할 수도 있겠다. 뭐 그럼~ 너죽고 나죽고 찍어야지~ 아하하! 막 이 결혼도 그런 연막이고 막 이래! 야, 농담이야. 뭘 그렇게 기겁해?"

"아..아하하..그래, 농담인거 알지 알아."

"뭐야? 반응이 왜 그래?...너희 뭐 수.."

"신부님! 입장하실게요!"


꺄르르 웃으며 사색이 된 두사람을 의아하게 보던 드림주가 묘한 찝찝한 기분이 들자 추궁하기 위해 다가갔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대망의 사냥 시작을 알리는 직원의 부름에 애써 찝찝함을 뒤로 넘긴 드림주는 심호흡을 한번 내쉬며,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신부가 된 것같은 표정을 지으며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주인공이 사라진 대기실에 남은 두 사람은 자리에 주저 앉으며 중얼거렸다.


"...망했네."

"여행가서..하나만 돌아오면 어쩌지?"

"...설..마...."

"혹시 모르니까 부하들이라도 붙이는거 어때?"

"..그럴까?..아아! 일은 그 새끼가 쳤는데 왜 우리가 쫄리냐고!"

"어쩌겠어...그 만큼 란도 진심이라는 거겠지...하."

"진짜 지랄맞은 하이타니 광기의 집착 같으니라고. 결혼안해도 드림주한테 남자는 자기 밖에 없는 거 알며서 대체 왜 저래?!"

"린도도 모르는 걸,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린도, 오늘 제대로 숨도 못쉬던데."

"...청심환 들고 왔는데 먹여야겠네..일단 들어가자."


그렇게 코코와 카쿠쵸까지 합류한 예식장에서는 그저 방긋 웃는 신랑과 혼란스러워하는 신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림주는 혼란스러웠다.

그녀가 알고 있는 작전 순서는 주례가 끝나고 신랑 신부의 맹세가 끝나면, 미리 수상한 움직임을 파악한 간부들이 식장 입구를 막고 움직임의 주인공들을 처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맹세가 끝나고,


"자, 이제 대망의 신랑신부 맹세의 입맞춤!" 


반지 교환을 넘어서 마지막 입맞춤까지 진행 될 동안에도 수상한 움직임은 커녕, 진짜 결혼식이라도 되는 것 마냥 물 흐르듯 진행되는 것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 드림주는 키스를 하기 위해 다가오는 란에게 속삭였다.


"저 놈들 대체 언제 움읍?!"

"...하..자기야, 식에 집중해야지~"

"하?" 

" 신랑의 박력 넘치는 입맞춤 멋지네요! 이로서 신랑 하이타니 란와 신부 드림주가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그런데 정작 원하는 대답은 듣지 못하고, 당황한 자신과는 다르게 이 상황에 이상함이 없다는 듯  맹세의 키스를 진하게 날리는 란의 행동에 그제서야 이상함을 느끼며 그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허리까지 붙잡고 있는 란을 밀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모든 식이 정상적으로 끝이났다는 사회자의 말이 나오고 나서야 떨어진 란을 평소보다 더 헤픈미소를 짓는 것에 드림주는 어이 없어 하며 축하의 박수를 치고 있는 하객들 사이로 간부들을 찾았다.


"...난 몰라."

"나..형수한테 죽을 거 같아.."

"너만? 우리도 라고."

"망할..저 녀석은 축제고 왜 우리는 초상난 분위기냐고."


차마 그녀의 살벌한 시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간부들이 그녀의 시선를 피하자,

자신이 알던 계획과 그들이 진행한 계획이 다르다는 걸 확신한 드림주는 자신을 안아들고 버진로드를 걷고 있는 란의 귓가에 물었다.

 

"즈드르 슬믕흐르(제대로 설명해라)"

"응~ 설명할게~ 신혼여행지 도착해서~"

"뭐? 그게 무읍?!"

 

버진로드의 끝에서 다시한번 진한 키스를 받은 드림주는 언제 입안에 넣었는지 모를 약이 그의 입에서 자신의 입으로 넘겨지는 것을 막으려고 했지만 집요한 란의 키스에 결국 약을 삼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신이 흐려지는 것을 느끼며 자유를 찾은 입으로 작게 중얼거리며 정신을 잃었다.


"이..개ㅅ.."

"남편한테 개새끼는너무했다~ 좀있다 봐~ 여보~"


잠든 드림주를 안아드는 란의 곁으로 다가온 간부들은 그녀의 상태를 보며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형...진짜 괜찮겠어?"

"괜찮아~ 형이 알아서 할게."

"그 알아서에..우리한테 튀는 불똥을 막아주겠다는 건 없다는 뜻이겠지?"

"내 부탁으로 했다고는 전하겠지만~ 난 부인한테 한없이약해지는 남자라서 말이야~ 확답은 못하겠네~"

"이 망할 새읍"

"됐고, 갈거면 빨리 가.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 망할 새신랑 새끼야."

"그럼~ 선물 사올게~"


간부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란의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저렇게 좋을까.."

"..하..형수 돌아오기 전까지 무서워서 잠도 못 잘거 같아."

"드림주..은근 뒤끝 긴데..."

"한동안 개같이 굴려지겠네..젠장."


간부들이 두려움에 떨게 되고, 존재했던 사냥이 사라진지게 된 것은 가짜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그날로 거슬러 올라가야했다.

사건의 전말은  일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간부들을 불러세운 란의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진짜 결혼해햐겠어~"

"형? 형수가 알면.."

"안돼지~ 결혼식 당일까지 드림주한테는 비밀이야~"

"갑자기?"

"드림주가 가만히 않있을텐데.."


란의 갑작스러운 결혼 선언에 간부들은 당황하며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

드림주의 결혼 증오.

그녀의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상대를 바꿔가며 식을 올리며 재혼했다가 헤어지기를 적어도 5번 이상 반복하고

배와 씨가 다른 동생들에 의붓 형제들까지 합해서 두자릿수가 넘어가게 되자 결혼의 초성만 봐도 질색하고 결혼식장만 보면 터트려 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게 된 것을 잘 알던 간부들이지만, 그들보다도 더 잘알고 있을 란이 그녀의 ptsd를 건든다는 말은 회의실을 충격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이번에 의붓 동생이 또 늘었다던데..이 타이밍에 결혼 이야기 꺼내면 형수가 헤어지자 할 수도 있는 거 알잖아."

"와, 또 재혼했데? 누가?"

"아빠쪽이라던데."

"진짜 장난아니다...란, 아무래도 시기가 안좋은 거 같은데, 그냥 이번엔 가짜로 하고 이거 언급하면서 꼬시는게 났지 않겠냐?"


좋지 못할 뻔한 엔딩이 머릿속에 그려진 카쿠쵸의 다른 제안에도 란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 난 지금 할거야. 책임은 내가 질테니까~ 배신자들만 좀 빠르게 치우자~"

"빠르게 잡으려고 가짜 결혼을 하라는 건데, 진짜 결혼하겠다고 빠르게 잡으라니.."

"빚 하나 달아둔다고 생각해~"

"..좋아. 이 놈한테 빚 달아둘 기회를 놓칠 수 없지."


빚이라는 단어가 란의 입에서 언급되자 놀란 간부들은 잠시 생각에 빠졌지만,

얼마지나지 않아서 씩- 웃으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받아 들이는 산즈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란의 계획에 동조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란이 결혼 준비를 하기 시작했을 때.

간부들은 합심해서 배신 조직을 처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고, 소식을 전해 들은 코코는 뒷목을 잡다가  

란의 고생비라는 명목의 뇌물을 선물 받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드림주 몰래, 간부들이 찾아온 배신자들 관련 서류를 비밀리에 처리했다.

그렇게 간부들이 바쁘게 뛰어다닐 동안, 드림주는 란의 말에 속아서 웨딩드레스, 반지 등 진짜 결혼식을 위한 준비에 동참했고, 그 결과가 바로 기절한 상태로 납치되듯 신혼여행에 끌려온 것이었다.


"똑바로 설명해."


신혼여행지.

정신을 차린 드림주가 란의 위에 올라타 멱살은 잡은 채로 살벌하게 물었다.

이런 부인의 행동도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며 미소 짓던 란은 손을 뻗어 드림주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 전에 나도 물을게~ 드림주,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알아?"

"하? 갑자기?"

"응~? 대답해줘~"

"몰라! 날 진짜 사랑했으면 내가 질색하는 결혼을 했겠?! 뭐야?!"


짜증스럽게 대답하는 드림주를 잡고 그대로 위치를 반전시킨 란은 자신의 아래에서 당황한 드림주의 이마, 뺨, 코,  입술 순서대로 천천히 입을 맞추며 말했다.


"심술 부리지 말고~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잘 알잖아. 네가 코코의 추천으로 관동 만지회에 들어와서 처음 만난 그 날부터 지금까지, 내게 여자는 너 밖에 없고, 내 심장의 주인도 당신 밖에 없는 거 알지?"

"알면 뭐? 넌 지금 날 배신했어!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면서! 내가 끔찍하게 생각하는 결혼을!"

"내가 당신 부모처럼 바람 필 거 같아?"

"..뭐?"

"어머님, 아버님처럼 당신 버리고 다른 살림 차릴 거 같아? 우리 사이에 작은 하이타니가 태어났을 때,  내가 아이와 널 버리고 다른 사람을 볼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 인간들 그렇게 부르지마 역겨워. 그리고..내가 어떻게 알아. 그럴수도 있지. 다 잡은 물고기라고 다른 물고기 찾으러읍?!"

"...하..심술 그만 부리라니까? 응? 네 두눈으로 본 지금까지 널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는 하이타니 란이라는 사람이 그럴 사람으로  보여?"


웃음기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는 란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머리 끝까지 올라왔던 화를 잠시 가라앉히고 생각에 잠긴 드림주는 한참이 지나서 그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니."

"그치? 내가 생각해도 그렇거든~ 나는 우리 부인이랑 사랑하기 바쁘고, 부인 닮은 딸이랑 아들 키우고 사랑준다고 바쁠텐데~ 다른 곳에 한눈팔 시간이 어디있겠어?"

"부인은 무슨.."

"자기가 봐도 내가 그 부모 같지도 않은 인간들이랑 다르다고 생각하지?"

"....다르지. 다르니까 연애했지. 같았으면 쳐다도 안봤어!"

"그러니까~ 자기가 선택한 나 한번만 믿어 주면 안될까?"


팔에 힘을 푼 란은 애교를 부리듯 드림주의 품이 안겨들며 중얼거렸다.


"많이 화났어? 나는 드림주가 코코랑 같이 있는 것도 질투나고, 내 동생이라며 린도한테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도 질투나고, 수령을 챙겨주는 것도 부럽고, 자기가 내 곁을 떠날까봐 무서워서~ 하이타니 드림주로 내 곁을 못 떠나게 잡고 있고 싶어서 그랬어..미안해."

"하..."

"나 한번만 믿어주면 안돼? 이제 그 부모님들이 준 상처에 얽매이지 말고, 이제 하이타니로 그냥 내 품에서 행복하게만 지내자? 응? 멋대로 일 꾸며서 미안해, 잘못했어"


화내지 말라고 애교를 부리며, 움직이지 못하게 꽉 끌어안은 란의 행동에 꼼짝없 안겨있게 된 드림주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화낼 힘도 잃은 드림주가 헛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병주고 약주는 것도 아니고, 사람 속 다 뒤집어 놓고 유혹하면 내가 넘어가 줄 거 같아?"

"넘어가 주면 안돼나~? 응? 드림주가 좋아하는 란의 얼굴로 유혹하고 애교부리는데? 응?"


잔망스럽게 애교를 부리며 여전히 품을 파고드는 것에,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막으려고 애쓰던 드림주는 가슴께를 지분거리며  


"자기야~ 부인~ 용서해 주라? 응? 한번만~ 다시는 멋대로 행동 안할게~ 응??"

"간지! 아하하! 아 진짜! 간지럽다니까!"

"용서해줘~"

"아! 알았다고! 깨물지마!"


가지럽히고 깨무는 것에 더 이상 화낼 수 없게 되면서, 첫 부부 싸움아닌 싸움은 란의 승리로 끝났다,.

물론, 드림주가 두 손이 자유로워지자 마자 뺨을있는 힘껏 잡아 당기며 응징당했지만 란은 그녀가 하이타니 드림주를 받아 준것에 대한 행복에 취해서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헤실헤실 미소만 짓던 중


"..그리고 난 나 당신 얼굴 닮은 아들 딸이 좋은데. 물론, 얼굴만 이윽?! 뭐야?!"

" 그래~? 그럼 내가 오늘 노력해 볼게~"

"뭐..뭐라는거야?!"

"신혼여행 중이잖아~ 용서 받았으니 이제 신혼 여행을 즐겨야지~? 우리도 허니문베이비 가져보자~"

"아니, 아이는 나으앙!"


드림주의 고백(?)에 이성의 끈이 끊기면서, 본격적인 신혼여행을 즐기기 위해 불타 오르기 시작했다.


"....."

"뭐."

"화 안내?"

"내줘?"

"아니?!"

"진짜 화내기 전에 얼쩡거리지 말고 꺼져. 밖에서 얼쩡거리는 것들도 데리고 꺼져."

"어! 미안하다! 열심히 쉬어!"


그렇게 며칠 동안의 여행을 다녀온 드림주는마이키와 코코의 사과겸 결혼 선물로 받은 휴가를 느긋하게 즐겼다,

그리고 그런 드림주의 눈치를 보며 곁을 맴돌던 간부들은 혹여 그녀가 화를 낼 기미가 보이면 곧장 달려가서 먼저 무릎 꿇을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란의 지극정성인 사과와 애교를 마음껏 보고 온 덕에 의외로 기분이 괜찮았던 드림주는 오히려 그들이 알짱거리는 것이 매우 거슬렸기에 되려 심기가 더 나빠질 것 같았다.

그에,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를 날리며 축객령을 날리자 오히려 반색하며 빠르게 사라지는 간부들의 모습에 헛웃음을 지으며 원래도 남편에게 휘둘린 간부들에게 화낼 마음은 없어지만 더 없어진 드림주는 조용해진 분위기에 몸을 맡기며 언제 다시 즐기게 될지 모를 휴가를 열심히 즐겼다.

물론, 그 휴가가 란의 바람대로 신혼 여행과 함께 온 작은 하이타니 덕분에 생각보다 일찍 찾아오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드림주였다.



진짜인 줄 알았는데 가짜였다. (산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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