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카와 토오루 x 카게야마 토비오






w. 제리








카게야마는 카라스노에 가지 않았기에, 카라스노 선배들과 안면이 없어 아는 사이가 아님. 오이카와하고 집도 가깝기도 하고, 오이카와가 세이죠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3학년 초반에 들었지만 그 얘기는 금방 잊고 아무런 생각 없이 3년을 보낼 고교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아오바죠사이로 결정해 끝내 입학까지 함. 키타가와 제 1중 시절 코트의 왕이라고 불리던 카게야마는 마지막 시합 때의 일을 절대 잊을 수가 없었음. 그 마지막 시합이 히나타와의 시합. 키타가와의 압도적인 승리였지만, 카게야마는 거기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만 거지. 조금 더 빠른 스피드를 요구하며 자신의 토스에 맞추라고 화를 내던 카게야마의 등을 돌린 동료들의 뒷모습은 다시는 세상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음. 여전히 배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같았지만, 카게야마가 짊어져야 될 무게만큼은 달랐음. 그 이후로 더 이상 레귤러로서, 세터로서, 코트 위에 서는 일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걸 느끼게 됨. 이젠 내가 필요 없어졌다는 건가? 내 배구가 필요하지 않다고...? 가장 큰 문제는 자존심이었음. 승리를 향한 집념이 이렇게나 강한데 왜 코트 위에 세워주지 않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음. 거기다 천재의 능력을 꺾어버리는 감독의 지독한 말과 자신을 경멸하는 시선들이 이제는 무서워 전처럼 고개를 당당하게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된 카게야마는 한동안 부 활동에 나가지 않고, 배구공을 손에 놓게 되는 거지. 새로운 고교에 들어가도 절대 배구는 시작하지 않을 거란 다짐으로 세이죠에 들어가서 보통 학생들과 다를 바 없는 고교 생활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컸음. 한번 더 말하지만 카게야마는 오이카와가 세이죠 학생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름. 이젠 배구부에 입부하지 않게 됐으니 만약 두 사람이 만나게 되더라도 우연히 복도나 교문 앞에서 만나는 딱 그 정도겠지. 그리고 그 일이 카게야마에게 있어 가장 큰 트라우마로 자리 잡혔을 테고. 킨다이치, 쿠니미도 같이 입학했지만 카게야마와 반이 반대 방향이라서 별로 마주치는 일이 없었음. 카게야마도 설마 킨다이치와 쿠니미가 세이죠에 입학했을 거라곤 생각을 못함. 키타가와 제 1중을 줄여서 키타이치라고 쓰니까 그냥 키타이치라고 쓰겠음. 암튼 키타이치 배구부 사람들이 세이죠에 올 경우가 컸다면 애초에 세이죠로 오지도 않았음. 예상했던 대로 킨다이치, 쿠니미는 누군가와 약속한 듯이 배구부에 입부함. 오이카와는 오랜만에 보는 후배들의 익숙한 얼굴에 그동안 잘 지냈냐며 반겨줌. 이 둘은 원래 오이카와, 이와이즈미 후배니까 전처럼 깍듯이 대하는 거지. 다시 카게야마 시점으로 보자면, 카게야마는 코트 위의 왕 '독재자'로 이미 성격도 변하고, 인상도 험상궂게 변했으니 우선 찡그린 얼굴부터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음. 집에 가면 거울 앞에 앉아서 웃는 연습도 좀 하고. 친구를 사귀기 위해선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거지. 꽤 귀엽고 잘생긴 편에 속한 카게야마에게 여자들이 다가갔지만 아직까지 익숙지 못해 몸도 딱딱하게 굳고, 표정도 화난 표정으로 굳어 버림. 카게야마군, 왠지 무섭지 않아? 그냥 다가가지 말자. 말 그대로 여학생들은 무서워서 다가오지 않았지만, 남자들과는 잘 지내게 되어 여러 가지로 조언도 얻었음. 확실히 키타이치 시절보단 인상도 한결 부드러워지고, 잘 웃기까지 해서 인상이 밝아진 틈을 타 다시 여자들이 한두 명씩 다가오기 시작했음. 카게야마는 엄청 기뻐함. 그 기뻐하는 표정을 본 여자는 " 카게야마군, 그 표정 뭐야? 웃긴데 뭔가 귀여워! " 라며 웃어줌. 카게야마는 스스로 세이죠로 오길 잘했다며 아주 만족스러운 고교 생활을 즐기는 거지.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따로 햇빛이라도 쬐야겠다 싶어 혼자 교실에서 빠져나와 운동장 벤치에 누워 눈을 감았음. 양쪽 팔을 머리 위에 끼워 넣고 오른쪽 다리를 왼쪽 허벅지에 올림. 오랜만에 혼자서 느껴보는 시원한 바람 냄새. 날도 따뜻해서 소풍하기 딱 좋은 날이었음. 그 길을 지나가던 오이카와는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형체에 가던 걸음을 멈추고 카게야마 쪽으로 다가가는 거지. 자세히 누워 있어서 딱 카게야마다! 라고 느낀 건 아닌데 뭔가 저 흑발머리에 저 포즈로 누워있는 모습을 예전에 꼭 본 것 같단 말이지. 설마 하는 마음으로 벤치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카게야마의 얼굴을 확인한 오이카와는 에엑, 왜 토비오쨩이 세이죠에? 엄청 놀라 함. 갑자기 그늘이 지는 바람에 앞이 좀 어두워진 느낌을 눈치채고, 눈을 뜬 카게야마도 익숙하고 동경하던 선배의 얼굴이 코앞에 보여 엄청 놀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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