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세미의 민낯’, ‘여신의 추악한 본모습’, ‘여배우의 남성편력’. 온갖 자극적인 타이틀이 연일 터졌다. 진세미와 같이 일했던 많은 이들이 인터뷰를 했다.


...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어요. 이도준과 연기한 여배우들은 다 한 번씩 진세미한테 욕먹었다고 하는게 맞을거야. 그리고 자기 기분에 따라 물건 던지는 건 예사였고. 그래서 오래 붙어있는 매니저가 없었어. 집안에 돈이 많으니까 더 안하무인이었고. .. (방송 관계자)


.. 부부관계야 둘만 아는 거지만, 주변에서 봤을 땐, 이도준은 정말 진심으로 잘했어. 진세미가 이도준 따라다닌거야 다 아는 거지만, 이도준도 할만큼 했지. 진세미 성격이 너무 불같으니까.. 이도준이 다쳐서 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도 아무말 안했다고. 이도준이 아들에게 끔찍했어요. 아들바보가 그런 아들바보가 없어. 아마 큰아들 협박 건만 아니었으면, 그건 안밝혔을거야. 애 생각해서. 근데 워낙 큰아들이랑 그애 엄마한테 한게 심하니까. ... (전 소속사 매니저)


... 방송에야 모성애 어쩌구 나왔지. 근데 카메라 없을 때 애 안아주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어린이집, 유치원 뭐 이런 행사 있으면 애아빠는 가도 애엄마는 없고. 친부? 친부가 누구인지는 진세미만 알걸요. 이도준 키스씬 하나 나올때마다 형 몸에 멍이 하나씩 늘어난다고 우리끼리 농담한 적이 있어요. 그만큼 예민하게 굴면서, 자기는 무슨 클럽, 술집을 얼마나 다녔는지. 형이 얼굴 알려져서 자기는 못가니까 취한 거 좀 데려와달라고 부탁한 적도 여러번이에요. ... (이도준 지인)


... 처음에 그 드라마 들어간다니까 매니저가 절대 이도준 선배님이랑은 말도 섞지 말라고. 눈도 마주치지 말고, 인사만 하라고. 눈마주치는 거 걸리면 막말로 스폰 잡지 않는 이상 조연이나 단역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진다고... (모 드라마 조연출연)


진세미에게 유리한 인터뷰는 없었다. 대신 이도준에게는 동정여론이 생겨났다. 진세미의 실제 행실이 어떻든 어딜가나 진세미나 아이를 생각하는 것이 보였고, 기자회견에서도 진세미와 관계가 진실이었다며 못박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이도준은 결혼 전에 발생한 일이었지만 진세미는 결혼 후 외도기도 했으므로. 물론 자식 버리고 돈을 선택했다는 비난도 거셌지만.

기자회견 이틀 후 지훈은 고소장을 접수했다. 폭행사주 및 상해, 협박이 핵심이었으며 연주와의 통화내역, 지훈과의 통화내역, 진단서, 그리고 관린이 녹화했다는 동영상이 증거로 제출되었다.


진- 야이 개새끼야, 어디서 눈깔 똑바로 뜨고 쳐다봐! (책을 던지는 모습과 지훈이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는모습)
관린- 이러지 마세요! 지훈형!
진- 넌 뭐야? (주변을 둘러보며 뭔가 던질 것을 찾는다) 그거 안치워?! 너 뭐찍고 있는거야! (잡지를 던진다)
박- 관린아! (퍽 하는 소리가 난다) 악!!
관린- 형!!!!
진- 어디서 짱개새끼하나 달고 와가지고..


짧게 편집되었지만, 관린의 브이앱 이후 소문 무성하던 동영상의 실체가 밝혀졌다. 일레븐의 팬덤은 지훈에게 자신들의 아이돌을 보호하는 멋진 형으로 관심을 받게 되었으며, 팬덤에선 진세미의 실형에 대한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

기자회견 후 지훈과 다니엘은 도준과 함께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학교는 방학이 시작되어 다행이었지만, 일반인인 다니엘에게까지 파파라치가 붙는 등 행동에 많은 제약이 생기자, 보안이 철저한 도준의 아파트 옮기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도준은 지훈과 다니엘을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새 가구에 게임기까지.

“뭘 좋아하는 지 몰라가지고..”

하며 쑥스럽게 웃는 그의 웃음에 지훈도 그저 작게 웃었다. 현재 그들은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때 필요한 아군이었으며,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관계이자 막 시작한 관계였다. 따라서 노력이 필요했고, 도준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한 모습에 지훈도 빠른 속도로 마음을 열고 있었다.

“지훈아, 상담.. 받아보는 건 어때?”

지훈은 집안에서도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다니엘과 단 둘이 있을때는 모르겠지만, 도준과 셋이 있는 상황에서는 여전했다. 도준은 그 모습을 볼때마다 가슴 한편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부모로서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결과에 대한 벌이라고 받아들이면서도, 지훈의 상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꺼낸 말이었다.

“안그래도 저도 말하고 싶었는데.. 훈이도 그렇고 아버님도 같이 받는게 좋지 않을까요?”
“흠..”
“아버님도 어쨌든 충격 많이 받으셨고.. 지훈이랑 같이 받으러 다니시는게 서로 이해가 빠를 거 같기도 하고요.”

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도준과 같이 다니고 싶다고 의견을 꺼냈다. 먼저 이러한 의견을 내는 일이 드문 일이라 도준은 꽤 기뻐하며 적당한 상담처를 찾아보겠다며 이곳저곳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날 잠들기 전 다니엘은 자신의 품에 안겨 있던 지훈에게 말을 건냈다.

“아버지랑 같이 다니기로 한거.. 괜찮겠어?”
“응.. 엄마랑 나 버리고 간만큼.. 저 사람도 맘 고생 많았던거 같아서. 그냥.. 불쌍하달까... 전부 다 이해한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맞나.. 우리 후이 진짜 생각도 깊네..”

다니엘은 지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목덜미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자신의 품안에 지훈을 꽉 가두며 잠을 청했다.

며칠 후 지훈과 도준은 일주일에 2번씩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다니엘 역시 동행해 상담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
그렇게 셋의 생활은 익숙해지고 있었다. 상담이 끝나면 외식을 하기도 했고, 쇼핑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럴 때마다 마스크와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려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것을 감수하면서도 밖을 나간 것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적응이자, 극복법이었다.

◈◈◈

전세미는 변호사를 통해 도준과 접촉해왔다. 사건이 터지며 위약금 문제가 엄청나게 불거져 나오자, 일단 가장 빠르고 쉬운 것부터 정리하기로 마음 먹은 듯 했다. 그들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던 청담동의 건물과 집은 도준에게 위자료로 지급하고, 소송대신 합의이혼으로 마무리 지었다. 예상과 다르게 양육권을 도준이 가져가자 이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도준은 직접 sns에 짧은 글을 남겼다.


작은 아이에 대한 양육권을 가져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비록 한때 충격과 상처를 받았지만, 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제 아들이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 엄마와 큰아들의 관계때문에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큰아들은 오히려 머뭇거리고 있는 저에게 매섭게 말하더군요. ‘아이는 죄가 없지 않느냐, 그애도 상처받고 힘들텐데, 아버지까지 외면하면 어쩌냐’라고. 그리고 ‘자신도 그 비슷한 경험을 겪었고, 그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아이는 똑같이 겪게 하고 싶진 않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에, 아이 엄마와 얘기 끝에 현재 여러 모로 불안정한 상황인 엄마보단 제가 돌보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에 아이 엄마와도 얘기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많은 상처와 고민 위에 결정된 일입니다. 부탁드리건데, 더이상의 억측과 도를 넘은 관심은 자제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을 향한 도를 넘은 악플들이 계속되면서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에 최초 작성자 및 유포자, 게시자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증거 수집을 하는 중이며 법적 조취를 취할 예정입니다. 어떠한 협의나 선처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입니다. 그 아이들이 겪고 있는 상처에 한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이것뿐이라 저는 가슴이 아픕니다.  


도준과 지훈 그리고 세미 역시 자신에게 던져졌던 상처와 원망 미움을 하나씩 버림으로써 또다른 누군가를 지켜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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