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불완정한 것이다. 이것이 맞다고 한다면, 지금 이 순간처럼 청춘과 같은 시간도 잘 없을 것이다. 청춘, 듣기만 해도 청량한 단어일 것이다. 끓어오르는 젋은 피와 무모함, 모르기에 나오는 용기, 짝사랑, 실연 그리고 첫사랑과 좌절까지. 이 불안정한 시기의 모든 것이 바로 청춘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세상은 지금 청춘을 겪고 있다. 그것도 고생만 바가지로 하는 멍청한 청춘을.


청춘이란, 모든것이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는 동안 생기는 순간. 갑작스레 내던져진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있어야 하는 모든 순간이 아찔하고 끓어오르는, 그 모든 시간들이, 그들에겐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아름다울 수 없었다. 왜냐면 그들이 적응할 새로운 사회는, 완전한 청춘과도 같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여파는 타인의 희생으로만 충당된다. 지금 세상은 청춘이다. 이 사회가 청춘 속에 있다. 이 불안정함이, 우리를 살게 하고 있다.


아이든 헌터는 질끈 묶어 신은 군화를 질질 끌며 트럭으로 향했다. 트럭 짐칸에는 코코가 무릎을 안고 앉아있었다. 흐릿한 눈에 아이든은 한숨을 쉬었다. 코코의 옆에는 루시안이 자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이 시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아이든은 둘에게 생수를 한병 던져주었다.


"마셔. 총 똑바로 들고 있어."


데구르르, 트럭 짐칸의 바닥에서 구르는 생수를 바라보던 코코는 생수병을 집어들어 힘없이 뚜껑을 열었다. 뚜껑을 잡고 돌리는 손이 피곤에 절어 덜덜 떨렸다. 아이든은 그 모습을 한심하게 보다가 타이어를 발로 툭 찼다.


"출발할 거다. 정신 똑바로 차려. 정신 놓으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

"..."


무뚝뚝한 아이든의 모습에, 코코가 흐릿한 눈으로 아이든을 바라보았다. 눈동자가 굴러가고, 코코가 중얼거렸다.


"그래.. 어련하시겠어.."

"불평 할 힘 있으면 총 한번이라도 더 쏴."



탁-, 트럭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코코는 물을 마시고 실신해서 자고 있는 루시안을 깨워 물을 먹였다. 부르릉, 차에 시동이 걸리고 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큰 소리를 내며 트럭이 굴러가고, 코코는 생수병을 내려놓고 루시안의 얼굴에 모포를 덮어주었다. 코코는 손에 든 소총을 장전하고 떨리는 손가락을 방아쇠 근처에 가져다 놓았다. 실핏줄이 터져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코코는 잔뜩 긴장하여 등을 트럭의 몸체에 기대었다.


그들은, 소위 말하는 청춘이었다. 덜덜거리며 굴러가는 엔진의 소리가 들린다. 누가 공격할지 모르기에, 코코는 몸을 웅크렸다. 이걸 청춘이라고 말하는 놈이 있다면 죽여버릴 수 있었다. 십대의 후반, 새로운 사회에서 적응하는 시간.


청춘 같은 소리하고 있네.


누가 청춘을 아름답다고 했던가? 청춘이란 몸부림을 치는 시간일 뿐이다. 새로운 사회, 새로운 세상에서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은 그 몸부림을 청춘이라 포장하지. 멍청하기 그지없어라.

지구가 망해도 밥은 먹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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