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가 해로운 이유




여주한테 친한 친구가 있음. 거의 일주일에 여섯 번 보는 정도. 

둘 다 술 잘 마셔서 술 메이트인데 뒤처리는 항상 친구 동생이 함.

친구 동생 이름은 김정우. 여주가 정우 고등학생 때부터 봐 온 사이.

처음 정우를 보자마자 여주는 찌르르 느꼈지 뭐야? 조금만 더 크면 여자 울리고 다닐 녀석이라고.




"너가 주영이 동생이구나! 잘생겼네~"




근데 한가지 흠이 있다면 능글 맞은 성격이랑 반대로 낯을 많이 가린다는 것. 여주는 반갑게 인사했는데 정작 정우는 고개만 숙이고 인사했어. 근데 그게 더 좋았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보였다나 뭐라나.




"야 네 동생 인기 장난 아니겠는데?"




생긴 것도 잘생겼는데 키도 엄청 크고 상의는 그냥 폼으로 있는 것처럼 하체가 여태껏 봐왔던 남자 중에 제일 길어.




"엉. 학교에서 인기 많음."




처음 만난 게 정우 고2 때고 지금 정우 나이가 스물 넷이니까 6년 안 사이. 오래 된 인연이긴 함.

만날 때마다 여주가 정우한테 장난 플러스 사심 살짝 보태서,




"정우 크면 누나한테 장가 와. 알겠지? 누나가 책임져줄게."




이런다거나,




"오늘도 잘생겼네 우리 정우. 그렇게 커서 누나랑 결혼하면 되겠다."




이런 식으로 말함. 그럴 때마다 정우의 대답은 




"몇 살에 할까요?“




이러면서 능글 맞게 대답함. 친해지니까 능글 맞아지더라고. 그래도 귀는 여전히 붉었어.

아무튼 정우는 여주 친구의 동생임.






🐶 ➡ 🦊

연하가 해로운 이유






새벽 3:33. 김주영 취하니 냅다 정우 부름.



하루 이틀도 아닌데 뭘 새삼스럽게 놀라고 그러니ㅎㅎ



못생긴 새끼만 보니까 존잘 정우로 안구 정화 시급해ㅠ



오구 우리 정우 피시방에서 게임 중이야? 참 건전해.



김주영 취하면 주사가 자는 거. 문제는 안 일어남. 그래서 매번 김정우 대동함.



거의 백마탄 왕자님.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음. 아마 정우 때문에 주영이 걱정없이 들이 붓는 것도 없지 않아 있음.



이 가게 VIP임.



게임 도중에 온다니. 참 착한 동생이야. 김주영 동생 참 잘 키웠어.













올 때가 다 됐는데 안 와서 재촉 시전 중.



택시 타고 오는 줄 알았는데 자차 끌고 왔나 봄.



집 앞까지 친히 바래다준 매너남 정우.



애가 참... 올곧아.



근데 애가 다정한데 묘하게 무뚝뚝해. 선이 그어져 있는 사람처럼.






연하가 해로운 이유






술 마신 다음날 항상 묻는 단골 질문.



이정도면 김주영 동생 극한직업. 김정우 너무 불쌍함.



주영은 백화점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음.



컴플레인 들어온 거 때문에 빡쳐서 겁나 달리긴 함.



매일 이런 식ㅋㅋ



이런 식으로 일주일 반복.



주영은 정우와 자취함.



어? 정우 또 보겠넹?





🏡








김주영 집 도착해서 냅다 김정우 찾기. 이정도면 김정우 보러 온 거임. 



어디냐고 물으니 김주영 취한 줄 암ㅋㅋㅋㅋ



그러니까 얼른 와. 잘생긴 얼굴 좀 보자ㅠㅠ



사실 최종 목적은 김정우



사실 여주한테는 일 년 가까이 사귄 남자친구가 존재함



직업이 군인이라 백령도에 있어서 두 달에 한 번 얼굴 보는 게 고작임



김정우의 충격적인 발언!



남친도 있는 여자가 습관성 플러팅 오짐



가만 보면 정우는 여자한테 관심이 없음

잘생겨서 이 여자 저 여자 만날 거 같이 생겨놓고 연애한 사람 초등학생 때 일주일 만난 애가 끝임



그런 얘기를 하려거든 최소한 헤어져서 와야지 받아주던가 하지



이런 식으로 여지 주지 말랬지!



일 년이면 오래 만난 거니까



자신감 대박



사랑에 비관적인 비관론자 여주에게 일 년 가까이 만난 거면 오래 만난 거임



여주 입버릇이 “누나한테 장가 와야 된다~” 이거였음

그래서 정우 어머니가 여주 보고 미래의 예비 며느리라고 부름



솔직히 입버릇으로 한 말이라 진심은 아님



오냐오냐 키웠더니 애가 건방져졌어



혼낸다니까 왜 웃어?



째깐한 게 제 가슴까지 와서 혼낸다고 상상하니까 막 귀엽잖아. 퍽이나 무섭겠네



이따금 예고도 없이 훅 들어와서 당황스러움



진짜 여우가 다 됐어

너 원래 이런 애 아니었잖아



너무 자연스럽게 말을 놔서 이제야 알게 됨



분명 연하는 김정우인데 바뀐 거 같아














집에 가려고 겉옷 입었는데 정우한테 카톡 옴



질투하는 거야?



여주야 너 정우한테 어떤 신뢰를 보였으면... 



확실히



많이 크긴 했어. 옛날엔 마냥 귀여웠는데 이제는 남자처럼 보이거든.

그래서 큰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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