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까지 휴대폰을  보고 있던 아들이 펑펑울다 그대로 정신을 잃기까지 하는것을 본 엄마가 서둘러  의사를 

부르러  나갔다.

 잠시뒤 엄마와 함께 들어온 주치의가 도현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좀 쉬게 하는게 좋겠다고 말한뒤 병실을 빠져

나갔다.

또다시 엄마와 둘만 남겨진 병실에  고요한 침묵이 내려

 앉을때  도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엄마  형도 여기 있는거지?"

도현의 말속에 정확한 이름이 언급되지않았어도 그게 

수혁이라는것을  충분히 알수 있었고  수혁도 이병원VIP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간호사들이 떠드는 소리를 통해 들은적이 있어 익히 알고 있는 그녀였지만

 아들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지는 못했다.

사실 그녀는자신의 아들과 수혁이 교재중이었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었다. 젊은 세대들처럼 인터넷을 즐겨하는편도 아니었던 터라  그사실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일 수밖에 없었던것이다.

단지 그녀가 아는것이라곤 뉴스를통해보도된 톱스타 K가 동성연애 중이었다는 내용 하나 뿐이었기에  동네 아줌마들과 함께 세상이말세라고 혀를 차며  함께 욕해대기 

바빴었다.

"아니,도현엄마도 그소식 들었어? 가수케인지뭐시긴지가 남자놈이랑 연애를 한다네~"

하는 옆동  유정이 엄마의 말에 그녀는

"아니 어떤 정신 나간 놈이  그런 연예인이랑 붙어먹은거래?으이그 어디 여자가 없어서  시커먼 사내놈둘이서

 그 난리를 피다 걸린건지 쯧."

하고 한심하다는 듯이 말하기 까지 했었다지.

그러던중 아들의 교통사고 소식을 접하게되어 부라부랴 서울로올라왔었고  뺑소니범을 잡기위해 경찰서에 조사를 갔다가 담당 형사를 통해   자신이 욕했던 그 정신 나간놈이 25 년전  제 배아파 낳은 자신의 아들이라는것을 

듣게되고 경찰서 바닥에 주저 앉아 울고 말았었다.

제아들이 남자랑 연애를 했다는것도 기겁할 일인데 그것에 원한을 사서 이런일까지 당했다는 이 기가 막힌 상황에  눈물을 흘리지않을 어미가 어디 있단 말인가.

아무튼 그 정신 나간 놈이 정신을 회복하자마자  또 그 

연애인 나부랭이를 찾고있는 것이다.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는 아들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의 입이 한참만에 드디어 열렸다.

"아니.이병원 아니래.아까 의사 선생님이  쉬라는 말  못들었어?쓸데 없는 생각 말고 한숨자."

그녀의 말에 응.하고 대답한 도현이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쓴체 휴대폰으로 검색에 들어갔다.

딱히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연예면메인 뉴스에  띄워진 기사제목만으로도 쉽게 정보를 찾아낼수 있었다.

《약물과다 복용으로한국대 병원에 이송된 가수 K는 여전히 의식이 없는것으로 알려져》

기사제목에 선명히 쓰인 한국대병원이라는 글에 씩하고 한번 웃어보인 도현이 기사를 클릭하자 응급실에서 치료를 마친수혁이 현재VIP병동에 입원중이라는 정보까지  

얻어 낼수 있었다.

문제는 어떻게 엄마를 속이고 병실을 벗어 나는가 

하는건데...

이불을 걷어내고  눈을 떠 바라보니 보호자 침대에 누워 

잠이 들어 있는 엄마가 보였다.

와우!지금이야!하는 마음에  몰래 빠져 나가야겠다는

 계획이 생겼다.

잠든지 얼마 안된거 같으니 엄마 자는동안 후딱 다녀와야지 하는 생각에 침대밑으로 두 다리를 내리고  침대 밑에 굴러 다니는 신발에 발을 끼워 넣었다.

오랜만에 쓰는 근육에 헉소리가 절로 나오는것을 입술을 깨물어 참아낸 도현이 신발을 다신고 바닥에 두발을 

내딪었다.

생각같아서는 지금당장 수혁의 병실로 뛰어 가고 싶었는데 한동안 아무런 움직임없이 누워만 있던 그의 몸은  

머리를 따라 가지 못했다.

두발은 분명 바닥에 닿아 있건만 그걸 움직일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던것이다.

한동안 쓰지않은 근육은 기름칠이 되지 않은 

고철로봇처럼 삐그덕 거렸고  갑자기 주어진업무에 

비명을 질러대는듯했지만밀려오는 통증을 수혁을 보겠다는 일념하나로 견뎌내며 엉덩이를 떼고 일어서는데 

성공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두발을디디고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눈물이 핑돌지경 이었지만 아직 갈길이 멀었다.

자신이 있는 병실은 5층이고 수혁이 있다는 VIP병동은

 7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곧 있으면 만나게될 연인의 생각에 힘을 내어 한 발자국을 떼놓는데 역시나 한동안 사용하지 않은 몸뚱아리가 문제였다.가만히 침대에 누워 있기만했던다리근육들이갑작스레 가해진  도현의  체중을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들며 

풀려 버렸고 덕분에 도현은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소리에놀란 엄마가 깨어나 무슨일이냐 물었고 도현이 순발력을 살려 둘러댔다.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사오려다가 그만.괜찮아 엄마."

도현의 말을 철썩같이 믿은 엄마가 그럼 엄마를 깨우지

그랬냐며 그를 다시 침대에 눕힌뒤 커피를 사오겠다고 

 병실을 나섰다.

엄마가 병실을 나서는걸 본 도현이 제발...제발...하며 

다시 한번 몸을 일으켰다.

한번 겪어 보아서인지 아님 도현의 간절함이 통했던 건지 이번엔 걸음을 걷는게 조금 수월해졌다.

허벅지를 통해 간간히 전해지는 근육통을 이를 악물고 

참아가며 엘레베이터를 타고 7층에 도착한 도현은 다시 한번 좌절하고 말았다.

VIP병동은 일반 병실관 달리 철창과 비슷한 문이 입구를  막고 있는데 그 안쪽에서 시커먼 정장을 입은 가드들이 

버티고 서서 진입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아무래도 수혁을 함부로 취재하려는 취재단이나 위험한사람들이 출입할수 없도록  SI엔터에서 조취를 취한듯했다.여기까지 온 

마당에 이대로 돌아갈수는 없기에  철창앞에 붙어 안을

 살폈다.

고개를 쭉 빼고 이리저리 살피는데 가드들이  앞으로

 다가와 험상궂은 표정으로 들어 올수 없다고 말했다.

가드들이 지키는 입구 뒷편으로 간호사실에 있는 간호사들에게 사정이라도 해볼까 싶어 큰소리로 저기요~간호사누나~하고 부르는데  가드들의 뒷편으로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간호사실 옆으로 쭉 이어진 병실들 중

하나의 문을 열고 등장한 영준이 가드들에게 들여보내도 된다고 허락하자 시커먼 가드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출입을 허락해주었다.

영준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 병실은  병실이라기 보단

 호텔룸 에 가까운  모양새 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묻지마 테러를 당했던 도현의 안전을

 위해 그의 병실도 1인실이라 일반 병실보다는 훨씬

 낫다고 여겼는데 이곳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병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왼쪽엔 화장실이 있었고

 중앙에 있는 티테이블 뒤편엔 냉장고와 싱크대가 자리하고 있었다.병실에 들어 서면 바로 수혁을볼수 있을꺼란 

생각관 달리 펼쳐지는 모습에 당황하며 서있는 도현의

 앞을 지나친 영준이  화장실문 반대편에 자리한 소파 

옆에있는 문을  열며 말했다.

"지금 수혁이  아직 의식 없는건 알죠?도현씨가 너무 보고 싶었을것 같아서  일단  들어오시라고 한거니 너무 속상해 하지  마세요.우리 수혁이 강한 아이니까 꼭일어날꺼예요.저는 회사에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할것 같은데어쩌죠?

도현씨한테 잠시 우리 수혁이좀 부탁해도 될까요?

2시간 정도면 돌아올 수 있을꺼 같은데..."

하는 영준의 말에 해사하게 웃은 도현이 말했다.

"그럼요.무슨일 있으면 의사랑 간호사 호출하면되니까 

걱정말고 다녀오세요.천천히오셔도 되요.그럼전 형이랑더  오래 있을수 있으니까요."

도현의 말에도 계속 미안해 하던 영준이 잘부탁 한다며

 결국 병실을 나섰다.


****

영준이 떠난뒤 병실로 들어서자  호흡기를 비롯한 여러

 기계들을 주렁주런 단체 잠들어 있는 수혁이 보였다.

두눈을 꼭 감 은 모습이  마치 곤히 잠들어 있는것만 같아 그가 의식을 차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는게 믿기지 않았다.

형..하고 부르면 응아가 하고 사랑스럽다는듯 바라봐줄것만 같은 모습에 도현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오랜만에 마주한 수혁의 얼굴은  살이 더 빠진듯보였고 

안그래도 마른편인 몸도 더 말라보여  이렇게 되기전에 

어떻게 생활 했을지 짐작이 갔다.

의자를 끌어다 침대 옆에 앉은 도현이 수혁의 손을 끌어다 잡았다.

제 몸을 쓰다듬던 그 커다란 손을 두손으로 감싸쥔 도현이 입을 열어 수혁을 불렀다.

"형...나왔어...형 나 안보고 싶었어...?"

여전히 두눈을 꼭 감은체 아무런 말도 없는수혁을 젖은 

눈으로 바라보는 도현의 혼잣말은 한동안이나 이어졌다.

"형 왜이러고 있어..나 지켜 주겠다는거 다 잊었어?형...

약속했잖아...얼른 일어나야지...제발 형..신기루같은 세상속 나만 진실이라며...난아니란 말이야.난 형이 내세상이자전부란 말이야.형은 내게 세상이고 하늘이야.내 유일한 빛이라고.형이 이러고 있으니까 내가 설 곳이 없잖아....

일어날꺼지?멀쩡히 일어나서  다시 내위에 떠줄꺼지...?"

도현의 눈에서 흐른 눈물이 떨어져 내려 그가 잡고 있는 

수혁의 손을 적셔 나가며 고여 가고 있었다.

수혁의 손에 고인 눈물을  닦아낸 도현의 애틋한 말은 끝날 줄을 몰랐다.

"형..내 옆에서 떠나지 않을꺼지....?절대 혼자 남겨두지 않겠다던 약속...꼭 지켜주는 거지...?

형...나무서워...형없이는 정말 살아갈 자신이 없단말이야...세상에 빛없이 살수 있는 사람이 어딨어?그렇지?

제발형...나 너무 무섭단 말이야..너무 무서워서 죽을것만같아....제발...살려줘형...제발 내 손 좀잡아줘...제발형..."

쉴세 없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던 도현이 손이 축축해지는 느낌이 들어 바라보니 눈물에 젖어있는 제 손이 보였다.

 분명 수혁의 손에 떨어져 고이던걸 닦아낸게 떠올라 설마그의 손이 움직여서 고인 눈물이  제 손으로 떨어진건가?하고 생각한도현이 그럴리가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흔들때 

수혁의 손이 미세하게 움직여 그의 손을 감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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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Scandal은 완결이 났습니다.

조만간 외전  한편과 후기를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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