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남수]One's youth

W. 와니


09











 "남수야, 나 체육복 좀."

 책상을 톡톡 손끝으로 두드리며 말을 걸자 필기를 하던 남수가 고개를 들었다. 또 안 가져왔어? 응, 깜빡했어. 고개를 끄덕이자 자리에서 일어나 뒤에 있는 사물함에 가 체육복을 가져왔다. 무슨 시간이었길래 애들이…. 받아들면서 다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애들을 둘러보다 칠판 오른쪽에 있는 시간표를 보고 수긍했다. 금요일 3교시.. 국어.. 면 그럴만 하지. 푸린이 사람이 된다면 분명히 국어 선생님일 것이다. 그렇게 잠들기 좋게 감미로울 수가 없다. …남자라 안 되려나. 고마워. 깨끗하게 쓸게. 조용한 주변만큼 목소리를 낮춰 말하자 남수가 끄덕이며 자리에 앉아 다시 샤프를 쥐었다. 서로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려다 생각난 일에 다시 뒤를 돌았다.

 "아. 반찬 가지러 오래."

 "매번 그렇게 챙겨주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러니까 챙기는 거야. 안 그러면 너 또 밥 안 먹잖아."

 중얼거리는 남수에 한 소리했다. 남수는 눈을 슥 피하면서 입술을 꾹 다물었다. 얼마 전에 갔을 때에도 텅텅 비어있던 냉장고를 떠올리고는 말을 이었다. 근데 너 혼자 가야 할 것 같아. 나 약속있거든. 남수가 눈을 떠올리며 나 혼자? 물었다가 끄덕이는 나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손을 슥 내밀어 강아지를 쓰다듬듯 남수의 머리를 손빗질하며 입을 뗐다. 늦어도 8시 쯤엔 갈 거야. 자고 갈 거지? 응. 남수는 올려보며 답했다. 그래, 기다리고 있어.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몇 가닥 집어서 엄지와 검지로 매만지다 얼마 안 남은 시간에 그럼 갈게. 마지막으로 손등으로 볼을 가볍게 한 번 문지르고 반으로 향했다.

 최유리는 저번 일이 마음에 걸렸던 건지 나서서 약속을 잡았다. 김선민이 신경쓰지 말라고 했는데도 만난지 일주일 정도 밖에 안 됐는데 언제 시간 되냐며 물었다. 거절할 일은 아니라 오늘 만나기로 했는데 '근데 얘들아..'하며 방금 카톡을 하나 보내왔다. 옆에서 이지훈이 보내는 물음표를 하나 보고 허리끈을 조여 묶는데 몇 초 후에 답이 왔다.

 '오늘도 유정이 데려가도 돼?'


 -


 너는 만나자는 애가 가장 늦게 오냐? 이지훈의 말에 최유리가 미안, 미안. 일이 있어서. 눈을 얇게 뜨며 두 손을 모았다. 여기에서 우리 학교보다 먼 거리인 걸 알아 그러려니 장난을 치며 넘기는데 권태승이 투덜거렸다. 아니, 너희 만나러 오는 건데 뭘 그리 잘 보일 게 있다고 고데기에 화장에…. 그러자 방금까지 우리들을 향해 얼굴을 찡긋대던 최유리가 표정을 굳히며 옆을 돌아보았다. 야. 닥쳐. 네.. 권태승은 양 주머니에 꽂고 있던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최유리는 그런 권태승을 위아래로 훑었고 어느 정도 상황이 종료가 된 것 같아 어색하게 웃으며 서있는 그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정이 안녕."

 아.. 안녕.. 최유리 쪽을 바라보고 있던 이유정이 갑자기 자기 이름이 들려서 그런지 어깨를 움찔이더니 내게로 몸을 돌렸다. 분홍색 볼로 눈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귀로 넘기고. 우리랑 놀고 싶었어? 이지훈이 빙긋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치고 이유정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웃었다. 

 특별한 건 없었다. 게임은 잘 못한다는 말에 뭘할지 고민을 하다가 일단 출출한 배부터 해결하기로 해서 근처에 있는 닭갈비집에 들어갔다. 많은 인원에 테이블을 붙여 앉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김경민과 나는 일어나 컵에 물을 따라왔다. 각자 세 잔씩 들고 하나는 내 자리에, 나머지 둘은 내 맞은 편에 있는 이유정과 최유리에게 주니 이지훈이 자기만 왜 안 챙겨주냐며 생떼를 부렸다. 너는 너 알아서 먹어. 이지훈은 궁시렁 대면서 일어났다. 이후로는 핸드폰을 만지면서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말하고 실없는 소리에 웃고 반응하는데 앞에서 자꾸 시선이 느껴졌다. 화면을 내려보다 슬쩍 눈을 치켜뜨니 이유정이 움찔하며 고개를 돌려 최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그 옆 얼굴을 잠시 바라보는데 곧 요리가 나와서 시선을 거뒀다.

 밥만 먹었을 뿐인데 2시간이 지나있었다. 여러 명이었고 계속해서 음료를 추가주문하긴 했지만 가게에선 진상으로 찍혔을 것이다. 가게에서 나와 지갑을 주머니에 넣는데 이지훈이 방금 그렇게 먹어놓고 들어갈 곳이 있는지 입이 매콤한 게 달달한 걸 먹어줘야 한다며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자고 배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어, 나도 민초 당긴다. 항상 적당선을 지키던 김경민도 엄지로 액정을 톡톡 만지다가 고개를 들어올렸다. 최유리는 이미 결정된 것 마냥 양옆에 이유정과 김선민을 끼고 가게로 향하고 있었다.

 배가 불러서 그런지 가벼운 게 당겼다. 레인보우 샤베트를 주문하고 차례차례 받아가는 애들 뒤에 서있었다. 이지훈과 권태승이 양손에 각자 자기 것과 앉아있는 김선민과 최유리 걸 들고 갔다. 나는 뉴욕 치즈 케이크를 받아들고 옆에 있는 이유정에게 건넸다.

 "앉아있지, 왜 서있어."

 "고마워."

 이유정은 그저 작게 웃으며 콘 아랫부분을 받아들고 내 아이스크림이 나올 때까지 옆에서 기다렸다. 같이 자리로 돌아가 앉아 한 스푼을 떠먹고 홈 버튼을 눌렀다. 6시 48분.. 혀에 도는 새콤한 맛에 눈 한 쪽을 감는데 앞에서 이유정이 말을 걸어왔다.

 "강세야, 무슨 일있어?"

 "응? 아니? 왜?"

 "자꾸 핸드폰 보길래.. 약속 있는데 잡아두고 있는 건가 싶어서."

 "아.. 별 일 아니야."

 전원 버튼을 눌러 다시 화면을 끄는데 옆에서 이지훈이 얜 그냥 폰 중독이야. 툭 말했다. 살짝 흘겨보다가 그럼 다행이구.. 붉은 볼을 통통하게 올리며 눈웃음을 짓고 입을 조그맣게 벌려 아이스크림을 한 입 먹는 모습을 보고 컵을 내려놓고 좌석에서 일어났다. 눈을 동그랗게 떠올리는데 그대로 몇 걸음을 나아가 티슈 몇 장을 뽑아왔다. 여기. 흘리잖아. 하면서 건네자 아. 응. 고마워. 받아들었고 이어 김선민과 권태승에게도 한 장씩 주었다. 슬쩍 이유정 옆에 있는 최유리가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게 보였다.

 다음은 노래방으로 향했다. 저번 처음에 봤을 때도 노래방에 갔었는데. 지금 출발해야 8시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도착하는데 나는 말 없이 따라걸었다. 물을 사고 들어가니 항상 그랬듯 이지훈이 마이크를 잡고 있었고 화면엔 애들이 이어 주르륵 걸어놓은 예약이 떠있었다. 같이 일어나 부르고 있는 애들을 바라보며 뚜껑을 따고 이유정에게 한 병을 건넸다. 고마워.. 시끄러워서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지만 입모양은 읽을 수 있었다. 옆에 앉아서 책을 펼치고 무슨 노래를 부를지 곡을 찾아내리는데 옆에서 눈길이 느껴졌다. 너는 안 불러? 고개를 돌려 물어보니 잘 안 들렸는지 응? 하며 고개를 내밀었다. 너는. 안. 부를. 거냐고. 귀에 가까이 말하자 아.. 아아. 어, 부를 거야. 떨어져 빠르게 고개를 끄덕거리고 남아있는 한 권을 들어 훑어내리기 시작했다. 잠깐 페이지를 넘기는 걸 쳐다보다 나도 다음 장으로 넘겼다.

 몇 곡이 지나니 내 차례가 되었고 하던 대로 소파에 앉아서 노래를 불렀다. 이지훈은 선곡 센스가 별로라며 쯧쯧 혀를 차더니 가장 신나게 코러스를 넣고 탬버린을 쳐댔다. 노래와 안 어울리는 조합인데 그 엇갈림이 또 엄청나게 잘 어울려서 결국 부르다가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추가 시간까지 끝나고 나서야 다들 큭큭대며 나왔고 이지훈은 목이 나갔다며 물을 들이켰다. 나도. 하며 손을 내밀었는데 이지훈이 텅 빈 병을 흔들어보였다. 눈을 찌푸리자 으쓱하며 쓰레기통에 버렸고 고개를 저으며 다시 돌리는데 몇 모금이 남아있는 물병이 앞에 보였다. 여기. 너 마셔. 이유정이었다. 얼굴을 봤다가, 병을 내려봤다가. 다시 얼굴을 보며 고마워. 말하고 건네받았다. 입에 안 닿게 공중에 띄우고 병을 기울이니 세 모금, 목을 살짝 축일 정도의 물이 흘러나왔다.

 밖은 아주 어두컴컴했고 애들은 후- 입으로 바람을 불어 연기를 피우며 주머니에 손을 꽂았다. 그리고 다른 대화는 넘기고 아, 추워. 진짜 깜깜하다. 혼잣말인 듯 공감대를 형성하다가 잘 가. 다음에 봐. 하며 손을 흔드는 대신 어깨를 들썩였다. 어, 안녕. 나도 고개를 저어보였고 택시를 잡으려 발을 떼는데 뒤에서 저기, 강세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몸을 돌려 아래를 내려보았다. 흔들리는 검은색 긴 머리. 검은 눈동자가 날 빤히 올려보았다.

 "번호 좀 알려줄 수 있을까?"


 -


 집에 도착하니 9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신발장에 놓여있는 남수 운동화 옆에 신발을 나란히 넣어놓고 터벅터벅 계단을 올랐다. 꺼져있는 복도 전등에 벌써 잠들었나 생각하며 문을 여는데 남수는 안에 없었다. 불을 켜도 침대엔 빼꼼 나와있는 얼굴이 없었고 옆을 보는데 책상 아래엔 가방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고개를 기울이는데 문틈새로 소란이 새어나오던 아래층이 떠올랐다. 그 옆에 가방을 내려놓고 아래로 내려갔다.

 "뭐해?"

 말소리가 들리는 곳은 둘째 누나 방. 문 앞에 서니 웃음 소리들이 더 크게 들려왔고 문을 열자 보이는 광경에 미간을 좁혔다. 어, 강세 왔어? 솔희 누나는 내게 인사를 하면서도 남수의 머리를 놓고 있지 않았다. 설이 누나도 마찬가지였다. 어, 안녕 강세. 남수 앞에 앉아 턱밑을 손가락으로 잡아 살짝 들어올린 채로 툭 말하고 다시 남수에게로 눈을 돌렸다. 남수는 입을 살짝 벌린 채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아, 남수 괴롭히지 말라니까!"

 "괴롭히는 거 아니거든. 남수 가만히 있는 거 안 보이냐?"

 성큼성큼 들어가 한 마디 더하려고 하는데 남수가 슬쩍 손가락에서 고개를 빼고 맞아, 내가 심심해서 있는 거야. 괜찮아. 조곤조곤 붉어진 입술로 말하고 그러다 설이 누나가 남수야, 음파음파 해봐. 하는 말에 다시 제 앞의 누나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벌렸다 반복했다. 하, 그라데이션 진짜 잘 됐다. 누나가 만족스러워하며 틴트를 닫았고 침대에 앉아서 사과 머리를 묶어놓고 몇 개 더 땋던 솔희 누나도 봐봐. 하며 남수 어깨를 톡톡 두들겼다. 남수가 뒤를 돌아보이자 아, 색 진짜 잘 어울린다, 남수야. 고개를 내저으며 탄성을 질렀다. 남수는 거울을 들고 고개를 살짝 들었다 숙였다 하며 눈을 또록또록 굴렸다. 그러다 설이 누나가 남수 볼을 꼬집듯 매만지면서 요 말랑한 것봐. 블러셔도 해볼까? 하며 다시 바닥에 늘어놓은 화장품에 손이 가려고 하는 걸 보고 남수 손을 감싸쥐었다.

 "가자."

 남수는 눈을 떠올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저 갈게요. 누나들도 잘 자요. 머리에서 고무줄들을 빼 솔희 누나 손에 올리고 고개를 꾸벅였다. 재밌었는데. 아쉬워하고는 남수도 잘 자. 강세는 악몽 꿔.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응, 누나도. 나도 누나들에게 똑같이 웃어주며 손인사를 하며 나갔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어? 얼마 안 됐어. 누나들도 너 오기 조금 전에 왔어. 답하는 남수에 나 어릴 때도 그러더니 지금도 이러네. 중얼거리자 남수가 눈을 깜빡였다. 너도 당한 적 있어? 응, 진짜 어릴 때. 아마 7~8살? 남수가 턱을 아래위로 움직이더니 다시 빠안 쳐다보았다. …사진 있어? 모르겠는데. 왜, 보고 싶어? 남수가 빠르게 몇 번을 끄덕였다. 응.

 "강세야.. 나 이거 안 지워져.."

 먼저 화장 좀 지우겠다는 남수가 욕실에 들어간 지 몇 분이 지났을 때 남수가 입가까지 불그스레 해져서 문 밖으로 나왔다. 여기에도 묻었어.. 하며 손바닥을 보였다. 손가락으로 비볐는지 검지와 중지에 옅게 붉은 색감이 보였다. 비누로 닦아도 안 돼.. 비죽 입술을 내밀자 부은 입술이 더 통통하게 나왔다. 검지로 턱을 받쳐 입술 아래를 엄지로 짚어 들여다보다 한숨을 폭 내쉬었다. 아래층 다녀올게.

 이걸로 지우래. 남수가 받아들더니 ..물티슈 아니야? 하고 물었다. 나도 몰라. 클렌징 티슈? 라던데. 남수가 갸웃거리며 반신반의 하다가 거울 앞으로 다가가 쓰윽 입술을 누르며 옆으로 밀었다. 닦여? 뒤에 서서 물으며 손에 쥐어진 흰 천을 내려보니 짙은 분홍색 염료가 묻어있었다. 오. 같이 작게 감탄사를 뱉었다. 남수는 다시 거울을 보며 닦아냈고 나는 어깨 너머로 바라보다 남수 머리에 손을 댔다. 여기 하나 안 풀렸다. 아, 진짜? 묻는 남수에 응. 답하며 슥 고무줄을 빼주고 땋여있는 매듭을 아래로 쓸어만져주며 풀었다. 3개가 아니라 4개가 묶여있었나보네. 천을 손가락에 감싸고 왼손으로 몇 번을 문지르며 말하고는 음.. 손가락은 안 닦이네. 중얼거렸다.

 "다 지웠어?"

 "응.. 대충은."

 "봐봐."

 남수가 몸을 뒤로 돌렸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입을 내려보았다. 방금까지 짙게 붉어있던 색이 가셔있었고 입가도 완전히는 아니었지만 깔끔해져 있었다. 잠시 더 살펴보다가 눈을 올려 시선을 맞췄다. 괜찮네. 붉은 건 부어서 그런 것 같다. 남수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끄덕였고 나는 서랍에서 립밤을 빼 건넸다. 이거 발라. 난 씻고 올게.

 씻고 나오니 남수는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앉아 책을 보는 중이었다. 하암-. 손으로 가리며 하품을 하다 나왔어? 묻는 남수에 졸려? 물으며 화장대로 걸어가자 하품때문에 나온 눈물을 닦아내며 조금. 이라고 답했다. 먼저 자지.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수에게 말하자 나른하게 눈을 감고 같이 자야지. 말하고 손깍지를 껴 팔을 쭉 뻗어 위로 기지개를 켰다.

 내가 자리에 앉으니 베개에 기대고 있던 남수가 스윽 앞으로 한 칸 움직이며 몸을 뉘였다. 나도 그 옆에 이불을 폭 덮고 누웠다. 잘 자. 이 쪽으로 돌아 눈은 감고 입만 움직이는 남수에 너도. 답하고 돌아누워 핸드폰을 켰다. 눈에 확 들어오는 빛에 눈살을 찌푸리며 밝기를 최저로 줄이고 쌓여있는 알림들을 확인했다. 엄지를 움직여 대충 훑다 화면에 뜨는 메세지에 잠시 멈췄다. 상단바 가장 오른편에 00을 띄우던 시계가 01로 변했고 나는 톡방에 들어갔다.

 '강세야 잘 들어갔어?'

 '응 너는?'

 '나도 ㅎㅎ 방금 씻고 누웠어'

 톡톡톡. 아예 뜨지 않는 1과 텀이 있는 답장. 대화는 계속 이어졌고 어느새 10분이 되어있었다. 이제 슬슬 정리되어가는 것 같고 따뜻한 데에 누워있으니 작게 하품이 나오는데 뒤에서 살짝 티셔츠를 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미간을 좁히고 눈을 얇게 뜨고 있는 남수가 있었다.

 "왜?"

 "뭐해..? 안 자..?"

 "아.. 별 거 아니야. 나도 이제 잘 거야."

 응.. 눈부셔.. 남수는 주억거리곤 엎드리듯 자기 베개와 내 베개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나는 다시 엄지를 움직였다. 나 이제 잘게. 너도 잘 자. 하자 잠시 후에 응, 좋은 꿈 꿔. 답장을 보내왔다. 그만 핸드폰을 내려놓고 남수의 어깨를 잡아 흔들었다. 엎드려 자면 안 돼. 시트 속에서 작게 힝..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내 손을 따라 몸을 돌려 끄덕였다. 부슬부슬한 머리카락에 턱이 간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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