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파이널 판타지 14 칠흑의 반역자 (5.0) 메인 퀘스트 종료 및 무작위 숙련 던전인 '쌍둥이 시르쿠스' 완료 후 열람을 권합니다. 스포일러에 관해서 저는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읽기 전에 24인 레이드인 '크리스탈 타워' 시리즈와 8인 레이드인 '기공성 알렉산더' 시리즈 및 '차원의 틈새 오메가' 시리즈를 꼭 클리어 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세 레이드의 스토리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노래를 듣지 않으면 안되겠죠. 한국인이 사랑하는 노래 특선 100에 올라도 될 만큼 신나는 노래인 것 같아요.

크리스탈 타워와 오메가 시리즈의 ost를 믹스한 쌍둥이 시르쿠스의 ost 'Long Fall'입니다.


간단히 줄여 말하자면, 쌍둥이 시르쿠스의 스토리는 수정공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제 1세계로 넘어오기까지의 전모를 보충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젠 일반 레이드가 선택이라고 말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쌍둥이 시르쿠스와 수정공은 시드가 등장하는 레이드를 전부 클리어하고 스토리를 보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직 클리어 하지 않은 큐티 새싹 만렙은 어서 클리어하시길 바랍니다.



던전 맵 중간중간에 떨어져 있는 '갈론드 데이터 로그'들을 살펴봅시다.

[갈론드 데이터로그 2.5]

멸망할 운명에 맞서기 위해서는 봉인된 크리스탈 타워를 재기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단서는 성 코이나크 재단이 남긴 '노아 보고서'를 비롯한 초대 '시드'가 관여한 몇 개의 데이터로그뿐. 그러나 오랜 고난 끝에 드디어 문이 열렸다. 거기서 우리는 만나게 될 것이다. 탑과 함께 잠들었던 전설의 인물을......

신생 에오르제아 2.5에 업데이트 한, 크리스탈 타워의 스토리를 생각해보라는 의미의 넘버링입니다.

크리스탈 타워는 구역명이고, 수정으로 빛나는 탑의 이름은 '시르쿠스 탑' 이다.

던전의 이름이 '쌍둥이 시르쿠스' 인 이유는 수정으로 된 탑의 이름이 '시르쿠스 탑'이기 때문입니다. 원초세계에 있는 '시르쿠스 탑'과 쌍둥이처럼 똑같은 탑이라서 쌍둥이 시르쿠스인 것으로 보입니다. 크리스탈 타워 시리즈의 2번째 던전 '시르쿠스 탑'의 도입부와 똑같은 곳에서 쌍둥이 시르쿠스 공략이 시작됩니다.


제 8 대재해로 에오르제아가 멸망의 위기를 겪자, 이에 맞서기 위해 갈론드 아이언웍스 사는 크리스탈 타워를 이용한 과거 개변으로 위기에 맞서고자 합니다. 갈론드 사의 사훈 '기술은 자유를 위해' 를 제대로 실천한 것일까요?

크리스탈 타워 마지막에서 그라하 티아는 크리스탈 타워에 쓰인 고도의 알라그 기술을 언젠가 사람들이 따라잡아 올바르게 탑의 기술을 쓸 때까지 탑과 함께 잠들며 봉인하였습니다. 그런 그라하 티아를 드디어 미래의 갈론드 사 직원들이 깨운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인간의 집념으로 마침내 그 기술력을 따라잡은 것이죠.

알라그의 기술 따위 금방 따라잡아 주겠슴다! 라고 말한 웨지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알라그의 기술력 수준을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약 백년 언저리 걸렸다는 건 빠른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대 '시드' 라고 하는 것을 보니, 갈론드 회사의 사장 직책명이 '시드' 이고 이 자리는 몇 대간 이어져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갈론드 데이터로그 3.5]

과거에 어둠의 세계라고 불렸던 '제13 세계'의 문이 열리고, '시황제의 옥좌'를 분석하게 되어 우리는 위대한 지식을 얻었다. 그러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이것만으로는 아직 멀었다. 왜냐하면 제8 재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제1 세계'로 가기만 해서는 역사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 역행이 반드시 동반되어야만 한다. 몇 세대에 걸친 연구 끝에 분석을 마친, 시간을 초월한 야만신과의 싸움을 기록한 '데이터 레코드'...... 그 지식을 구현화할 때가 왔다!

크리스탈 타워 시리즈에서 언급되지만, 어둠의 세계 = 보이드 = 제 13세계 입니다. 크리스탈 타워 시리즈에서 '시황제의 옥좌'를 통해 주인공 일행은 제 13세계로 넘어가는 '이계 이동'을 겪었습니다. 그 데이터를 통해 갈론드 사는 '이계 이동' 기술을 획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간 이동을 한다고 해서 다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죠.

여기서 천의 이슈가르드 3.5의 기공성 알렉산더의 내용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시간과 관련된 힘을 가진 야만신 '알렉산더'와의 분투에 대한 기록을 통해 '시간 역행' 기술을 손에 넣게 된 것입니다. 

천동 4층에서 시간 정지 기믹을 보여준 알렉산더 프라임

천동편에서 빛의 전사 일행은 시간정지로 알렉산더 프라임에게 당하는 미래를 과거로 돌아가 장치를 부숨으로써 정지를 풀어 자신들을 구했었죠. 그 기록이 빛을 발할 때였습니다.


조금더 자세히 살펴보면, 스토리에서 나오던 아우라 젤라 여성 미데는 알렉산더의 폭주를 막기 위해 자신의 몸을 알렉산더의 핵에 던졌고 그곳에서 그리던 자신의 연인 '다얀'을 만나게 됩니다. 미데와 다얀은 닫힌 시공에 자신들과 함께 알렉산더를 봉인하는데요...

여기서 다얀이 조금 떡밥 비스무리한 것을 던졌었는데, 이것이 칠흑에 관련된 떡밥일지 아니면 일단 던져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대사를 합니다.

언젠가 별의 운명이...한 전사에게 맡겨질 때가 오게 돼. 그 미래는 계차기관조차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과학의 신은 믿고 싶었던 거야...그 사람의 '빛'을. 


던전 마지막 보스는 '기공성 알렉산더 - 천동편' 4층에서 등장하는 보스 알렉산더 프라임과 아주 비슷하며, 배경음악도 알렉산더의 ost입니다. 기믹도 그곳의 기믹과 아주 비슷합니다.



[갈론드 데이터로그 4.5]

'이계'로 이동하는 것과 '시간'을 제어하는 것...... 난제였던 이 두 가지 기술을 확립했지만, '차원의 틈'으로 잠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많았다. 여러 시간과 공간이 뒤얽힌 차원의 틈에서는 모든 현상이 불명확하여, 혼돈이라 부를 만한 상태이다. 이 틈을 올바르게 넘어가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과거에 차원의 틈을 완전하게 장악했던 유일한 존재인 '오메가'와 관련된 데이터로그가 분석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이로써 계획은 최종 단계에 들어간다!

홍련의 해방자 4.5의 차원의 틈새 오메가 스토리를 회상해볼 수 있습니다. 

빛전과 시드를 데리고 열심히 차원의 틈을 달렸던 알파알파와 오메가

앞의 두 과정으로 이계 이동과 시간 역행까지는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마지막 과제인 '차원 도약' 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차원의 틈에서 귀여운 알파와 같이 싸웠던 '오메가' 시리즈에서의 기록이 도움이 된 것입니다. 

알파편에서 오메가가 차원의 틈새를 닫고 시드와 빛의 전사를 차원의 틈새에서 영원히 떠돌게 하려고 하자 알파는 빛의 전사와 시드 일행을 작고 투명하게 만들어서 알파를 타고 무사히 오메가가 있는 곳에 도달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차원의 틈새를 무사히 넘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몸에 붙은 소지품 뿐이라는 이론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또, 알파가 차원의 틈새를 달리면서 털끝이 하얗게 세었었는데, 그라하의 머리칼 끝이 하얗게 세어있는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던전 중 차원의 틈새 오메가에서 웨지가 만들었던 마도 주전자 '보글보글 XIV세' 가 왜인지 엄청나게 스펙업해서 '마도 주전자 보글보글 CXLIV세' 라는 몬스터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CXLIV는 아라비아 숫자로 바꿔보면 144입니다! 14세가 144세씩이나 되었으니, 1년에 1세로 쳐도 백삼십년이네요!



즉, 수정공이 1세계로 넘어오기까지 필요했던 세가지 기술, '이계 전송' '시간 제어' '차원 도약'을 어떻게 취득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이 기술을 얻는 것은 빛의 전사의 분투와 시드 일행의 데이터 로그가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클리어 이후, 어떤 장치를 위병단 단원이 보여주는데 그 장치는 랄거의 손길에 있는, 오메가 시리즈 일반 난이도를 클리어한 후 영식 난이도를 해금하기 위해서 말을 거는 기록 장치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빛의 전사도 제법 놀란 듯한 모션을 짓습니다. 이게 왜 여기서 나와요? 같은 느낌이네요.

그 기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흘러나오게 됩니다.

.................지.....................지직..................

......마침내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길 때가 왔다. 긴 시간 동안 기록해 온 이 데이터도 이것이 마지막일 것이다.

크리스탈 타워를 다시 작동시킨 일에서 시작해 이계 전송과 시간 제어에 관한 장치 부착까지......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지금부터는 사적인 이야기다...... 아니, 사죄라 해야 하나...... 모든 걸 너 혼자 짊어지는 결과가 되어서 미안하다.

시간과 차원을 뛰어넘을 수 있는 건 탑과 깊은 연관이 있는 너뿐이다. 그것만큼은 우리들의 기술로도 바꿀 수 없었어. 하지만 넌 혼자가 되더라도 그/그녀를 구하러 갈 거라며 웃으며 승낙해 주었지...... 네가 어떤 심정으로 그런 각오를 했는지는...... 묻지 않으마.

난 멸망해 가는 원초 세계에서 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기도하겠다. 너의...... 그라하 티아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록자, 갈론드 아이언웍스 사 제 18대 회장 빅스 3세...... 지...... 지지직...... 뚝...............

그라하 티아에게 남기는 빅스 3세의 메세지가 녹음되어 있었습니다.

시드 일행 중 빅스, 그것도 3세, 그것도 18대 회장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꽤나 많이 흐른 미래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메인퀘스트, '심려의 방' 에서는 크리스탈 타워를 가동하기까지 빛의 전사가 있었던 시대에서 무려 200년이나 흘러있었다고 합니다. (댓글로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빅스 3세는 상냥하게도 그라하 티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그라하 티아의 회상 속에서의 그 루가딘이 어쩌면 빅스 3세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라하가 잘 되길 바란다는 점에서 조금 유대감 같은 것도 느껴지네요.

칠흑의 반역자 초반에 '자기 것이라 인식한 물건만 차원의 틈새를 같이 넘을 수 있다' 라는 언급을 보아, 크리스탈 타워가 차원을 넘으려면 크리스탈 타워를 자신의 소유 혹은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연관 깊은 자인 그라하 티아만이 온전히 차원이동을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고독한 여행이었지만 그는 웃으며 받아들인 모양입니다.



쌍둥이 시르쿠스를 통해서 그라하 티아가 그 자리에 있기까지 여러 사람의 의지가 함께했음을, 그리고 빛의 전사가 걸어온 길은 이 모든 일의 결정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냥 무심코 봤을 때에는 그라하 티아가 왜 이렇게까지 '영웅'을 동경하는 지는 이해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얼핏 불가능으로 보이는 난제로 상황이 막혔을 때 빛의 전사와 관련되어 남은 기록은 항상 중요한 실마리가 되었고, 이러한 기록을 하나 둘씩 모아가는 그라하의 입장에서는 빛의 전사에 대해 점점 더 깊이 동경하게 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초시공 초차원급 해바라기 미코테 그라하 티아, 그를 사랑하지 않기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대충 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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