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모든 콘텐츠를 통틀어 최고다. 물론 나는 코미디를 잘 모르고, 즐겨 찾아보던 사람도 아니지만 [한사랑 산악회]의 대단함은 단번에 보였다. “해학”을 담아냈다. 외모, 음식, 연애 콩트가 아닌 “희극”을 선보였다. 나는 코미디언이야말로 한 시대의 가장 예민한 예술가이자 비범한 철학가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우스워하며, 삶을 가지고 놀 줄 아는 사람들이 희극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가장 암울하고 비참한 때를 웃음으로 어루만진다. 첨예한 갈등과 고통의 마음들을 누그러뜨린다. 귀하고 어려운 일이다. [한사랑 산악회]는 해냈다.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실은 이해하기도 싫었던—중년 남성들을 보며 웃게 만들었다. ‘꼰대’를 벗기고 ‘인간’을 밝혔다. 문학이다. 예술이다. 따뜻한 시선과 남다른 연기력을 갖춘 네 명의 젊은 희극배우들이 새로운 장을 열었다. 조롱과 비난과 악의가 없는 무대를 꾸몄다. 무해한 웃음을 선사했다. 불쾌하지 않은 농담을 기다려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화답했다. 구독자 100만을 막 넘어선 [피식대학]이 계속해서 번창하길 바란다. “인간에 대한 긍정을 전제로, 선의의 웃음을 유발하여 고통과 갈등을 극복하는 웃음의 정신(해학, 다음 사전)”을 갖춘 희극인들에겐 품위가 있다. 그리고 품위는 지위도 지식도 아닌 오직 성품—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나온다. 품위 있는 코미디언들이 많아질수록, 이들의 무대가 넓어질수록, 사회도 함께 성숙한다. ‘나’를 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너’를 더 이해하게 된다. 분노 대신 유머가 자리 잡는다. 포용하게 된다. 모두, 함께,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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