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은 제 앞에 놓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초조하게 들이켰다. 나란히 앉은 준휘의 아메리카노는 아직 반도 넘게 남아있는데, 지훈의 컵은 바닥이 드러나기 직전이었다. 잠시 핸드폰을 보던 준휘가 지훈이 쥐고 있는 빈 컵을 바라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피곤해? 오늘 괜히 만났나? 지훈은 얼른 고개를 저으며 컵을 내려놓았다. 그 때문이 아니었다. 물론 피곤하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지만, 지금 커피를 물처럼 마시고 있는 이유는 피곤함 때문이 아니라 초조함 때문에 입이 말라서였으니까. 준휘 때문에. 아니, 정확히 말하면 준휘의 코트에 든 정체불명의 상자 때문에.


 근 2주일 만의 데이트였다. 준휘는 잠들기 전까지 내일 푹 쉬어도 된다고 몇 번이고 이야기했지만, 지훈이 고집을 부렸다. 작업 다 끝내서 푹 자고 나갈 수 있다고. 다정하게 잘 자라고 인사하고 몇 번이고 뽀뽀를 쪽쪽 날리는 이모티콘을 보낸 남자친구와의 대화창을 괜히 쭉쭉 훑어보다가 지훈은 퀭한 얼굴로 다시 모니터를 응시했다. 실은 내일 시간을 빼려고 무리해서 일정을 앞당긴 터라 마음이 급했다. 길고 곧은 손가락이 얼굴을 마구 쓸었다.


 그래서 준휘에겐 지금 바로 잔다고 거짓말을 해놓고, 지훈이 정말 잠자리에 든 건 아침 해가 어스름히 떠오르는 걸 초점이 잘 맞지 않는 눈으로 응시한 뒤였다. 작업실을 나서기 직전 거울을 바라보며 지훈은 작게 탄식했다. 아무리 제 말이라면 무조건 믿어 주는 준휘라고 해도, 이런 얼굴로 푹 자고 나왔다고 말하면 귓등으로도 안 들어줄 게 뻔했다. 아니나 다를까 카페로 들어오는 지훈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준휘는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거짓말쟁이! 푹 자고 나온다며! 미형의 얼굴은 한껏 구겨져도 여전히 잘생겨서 지훈은 말없이 입술만 살짝 내밀었다. 한사코 아닌 척했지만, 지훈은 준휘의 잘생긴 얼굴에 한없이 약했다.


 거의 준휘에게 떠밀리다시피 해서 푹신한 소파에 파묻혔다. 몇 번 일어나보려고 바둥거렸지만, 준휘가 어깨를 꾹 눌러서 제 허벅지에 지훈의 머리를 누이자 지훈도 그냥 숨을 훅 내쉬고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피곤하기도 했고, 준휘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서 조용히 눈을 감으니 깊은 안정감이 느껴졌다. 오래간만에 만난 남자친구와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온종일 넘치도록 남아 있었다. 한 손에 핸드폰을 든 준휘의 다른 쪽 손이 한동안 손질하지 못해 덥수룩해진 지훈의 머리칼 사이로 들어와 다정하게 헤집었다. 머리를 만져주는 손길에 눈이 가물가물 감겼다.


 얼마나 잤을까, 몽롱한 정신으로 부스스 눈꺼풀만 들어 올려서 가만히 눈을 깜박였다. 지훈은 제 코끝까지 살짝 덮는 준휘의 코트를 온몸에 감고 몸을 구겨서 자고 있었다. 지훈은 숨을 살짝 들이쉬었다. 코트에서는 준휘가 쓰는 향수와 섬유탈취제, 그리고 준휘만의 체향이 뒤섞여서 준휘의 품에 얼굴을 묻으면 나는 향이 풍겼다.


 괜히 감상에 젖어 몸을 더 웅크리고 코트를 만지작거리다가, 주머니에 든 물건에 지훈에 손이 멈췄다. 이게 뭐지. 손끝으로 조심스레 만지작거리다가, 문득 지훈은 미간에 힘을 확 주고 정신을 차렸다. 단번에 잠이 깼다. 납작한 정사각형 상자는 어쩐지 너무나도 익숙한 모양이었다. 애써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려 해도, 한번 그쪽으로 물꼬를 튼 생각은 쉽게 다른 곳으로 틀어지지 않았다. 이거 그러니까, 반지... 상자 같은데.


 커플링? 여전히 얼굴을 코트에 파묻은 채로 눈을 깜박이며 지훈은 한참 고민했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거나 혹은 지났을까 봐. 예민하면서도 이런 데에는 무심한 저와는 달리, 준휘는 무던하면서도 또 연애에는 세심하고 다정한 사람이니까.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누구의 생일도, 기념일도 아니었다. 아무 날도 아닌데 반지를 준비해? 순간 긴장으로 목덜미부터 등줄기까지 뻣뻣하게 굳어졌다.


 어떤 기념일도 아니고 아무 날도 아닌 순간, 남자친구가 갑자기 반지를 내민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물론 문준휘라면, 그냥 주고 싶어졌다면서 문득 지훈에게 반지를 내밀 수도 있는 사람인데. 그런데 짚이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손을 맞잡고 마치 손가락 둘레를 재기라도 하듯 만지작거리고 손을 까딱이던 거나 백화점에서 예전엔 관심도 안 보이던 주방용품 매장을 구경하던 거. 둘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은연중 같은 침대에서 눈을 뜨는 하루를 가정하는 것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의미심장했다. 지금껏 눈치채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로.


 지훈은 화들짝 몸을 일으켰다. 핸드폰에 집중하던 준휘가 갑자기 튕기듯 일어난 지훈 때문에 살짝 놀랐다. 다 잤어? 준휘의 물음에 지훈이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 등받이에 살짝 기댔다. 이제 다시 자라고 해도 못 잘걸. 마치 카페인 쇼크라도 온 것처럼 심장이 자꾸만 벌렁거렸다.


 그리고 지훈의 아메리카노가 다 비어 바닥을 보일 무렵 준휘가 이젠 제 차례라며 체중을 다 실어서 지훈에게 푹 기대왔다. 아, 무겁다니까... 중얼거리면서도 지훈은 묵묵히 어깨 한쪽을 살짝 기울여서 준휘에게 내줬다. 이럴 때마다 지훈은 꼭 준휘가 날카로운 발톱을 한껏 감춘 온순한 사자 같다고 생각했다. 뺨을 만지작거리면 고르릉거리는 소리까지 낼 것 같았다. 심장을 가볍지 않게 조여오는 긴장감과 깊은 애정을 동시에 느끼며, 지훈은 익숙하게 자세를 고쳐앉아 제게 얼굴을 파묻는 준휘 쪽으로 아주 살짝 고개를 기댔다. 여전히 복잡한 마음은 갈무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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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휘의 손이 코트에서 슬쩍 나올 때 지훈은 흠칫 놀라 괜히 시선을 먼 허공으로 돌리며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준휘의 빈 손은 그저 머리를 한번 쓸어올릴 뿐이었고, 지훈은 긴 한숨을 내쉬며 찬물을 들이켰다. 오늘만 해도 벌써 몇 번씩 준휘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 전전긍긍하며 긴장했다가 가슴을 쓸어내리기를 반복하기 일쑤였다.


 고난의 한 달이었다. 준휘가 주머니에 손만 넣어도 긴장해서 입술이 바싹바싹 말랐고, 평소와 달리 조금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거나 데이트 코스가 조금 힘준 느낌이다 싶으면 그때부터 오만 생각을 다 했다. 이미 머릿속으로는 온갖 상황을 다 상상해봤고, 시뮬레이션도 몇백 번 돌려 보았다. 그렇지만 준휘는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었다. 마음의 준비라고 하면 좀 웃기지만, 어쨌든 지훈은 마음의 준비를 다 했는데 정작 남자친구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솔직히 김이 좀 샜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는데 뿔은 뽑지도 못하고 소만 기진맥진 죽어갔다.


 왜 아무 말도 없어? 준휘에게 그렇게 물을 용기도 나지 않았거니와 그런 말을 대놓고 먼저 할 성격도 못 됐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다 떠나서 먼저 가타부타 말을 하기도 굉장히 민망한 주제였다. 그러니 잔뜩 곤두선 신경을 가라앉힐 방법은 요원했고, 날이 갈수록 긴장감만 더해졌다. 작업을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예민해져서 지훈 자신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괴로운데, 지금 같아서는 차라리 작업실에 틀어박혀서 지옥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좋은 피부는 지훈이 은근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었는데, 얼굴이 다 푸석푸석해져서 눈 뜨고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침대에서 뒤엉켜서 한참 가쁜 숨을 고르다가, 엎드린 지훈의 볼에 몇 번 쪽 소리 나게 뽀뽀한 다음 준휘가 먼저 씻고 오겠다고 몸을 일으켰다. 욕실로 걸어가는 준휘의 등을 보다가 지훈도 상체만 일으켜 앉았다. 침대에 다리를 쭉 뻗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별생각 없이 고개를 돌려 준휘의 방을 둘러보는데 책상에 놓인 노트북 옆에서 익숙한 상자를 발견했다.


 짧은 순간 엄청난 고민과 번뇌가 머릿속을 아프게 때렸다. 준휘의 품에 있을 때 잠시 잊었던 긴장감이 무섭게 엄습했다. 지훈은 저도 모르게 홀린 것처럼 일어나서 책상으로 다가갔다. 갈등하다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서 상자를 살짝 쥐어보았다. 손에 감기는 감촉이 익숙했다. 확실했다. 준휘의 코트 너머로 지훈이 만져보았던 그 상자였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지훈은 괜스레 방문 쪽을 흘깃거리고 눈치를 보다가 상자의 틈새를 손톱으로 툭툭 긁어보았다. 손짓 한 번 하는데도 수백 번 마음이 바뀌었다. 내려놓고 계속 시치미를 뗄까, 아니면 그냥 디자인만 살짝 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봤다. 그리고 점점 후자에 마음이 쏠렸다. 이대로 가만히 기다리기엔 지금껏 매사에 신경 곤두세워서 긴장했던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지훈은 심호흡을 한번 했다. 다시 방문을 힐끗 쳐다본 뒤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박스 안에 곱게 누워 있는 금속성의 USB를 잠시 내려다보았다.


 지훈아, 가서 씻... 말하면서 들어오던 준휘가 책상 앞에 멍하니 서 있는 지훈을 보았다. 지훈은 상자를 내려놓을 겨를도 없이 그대로 준휘를 마주했다. 지훈의 손에 들린 상자를 보고 준휘가 의아한 눈으로 천진하게 물었다. 뭐 보고 있었어? 지훈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떨었다. 그냥 책상 구경하고 있었다고 능청맞게 말하며 내려놓으면 되는데, 평소에는 잘만 나오던 임기응변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당황한 건 근 1년 만이었다. 자신이 그동안 헛다리 짚고 상상의 나래를 한없이 펼쳤던 게 민망하기 짝이 없어서 머릿속이 하얗게 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땅밑으로 꺼져버리고 싶은 기분을 느끼며 지훈이 허둥지둥하자 준휘도 뭔가 심상찮음을 느꼈는지 지훈을 물끄러미 보았다. 그리고 순간 뭔가 짚이는 게 있는 듯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야, 너 그거 혹시...' 아니라고 거짓말을 할 정신도 없어서 지훈의 입은 여전히 꾹 닫혀 있었고, 이윽고 준휘도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며 손에 든 수건까지 내팽개치고 마구 손사래를 쳤다. 아, 그게... 회사에서 나눠준 건데. 그거, 그러니까...


 "아니... 반지를... 지훈아. 나도 하고 싶었는데."

 "..."

 "너 일할 때 이런 거 불편해하니까..."


 횡설수설하는 준휘의 입에서 '반지'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지훈은 냉동 상태에서 깨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퍼뜩 정신이 들었다. 반지라고 직접 들은 것도, 제 생각을 간파당한 것도 전부 다 한없이 부끄러워져서 지훈도 상자를 부리나케 내려놓고 준휘와 마찬가지로 손사래를 치며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게 횡설수설했다. 


 한참 요란한 팬터마임을 하다가, 지훈이 먼저 우물쭈물 말했다. 그... 나도 씻고 올게... 준휘의 얼굴도 쳐다보지 못하고 황급하게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기 물을 틀어놓은 채로 지훈은 실로 오랜만에 깊은 자괴감을 느끼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거울로 바라본 제 귀는 떨어져 나갈 것처럼 빨개져 있었다. 지훈은 타일 벽에 이마를 콩 박았다. 타일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서늘했지만, 부끄러움에 불타는 이마에는 시원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지훈 이 등신아, 이게 무슨 짓이냐...



-



 굳이 작업실까지 데려다준다는 준휘의 제안을 사양하지 않고 나란히 집을 나섰다. 오해는 다 풀렸다지만 여전히 미묘하고 어색한 공기가 둘 사이에 흘러서, 지훈은 조금 민망했다. 준휘도 비슷한 생각을 한 듯 가로등이 어스름하게 비추는 길가를 걷다가 먼저 지훈의 검지를 꾹 쥐고 살살 간질이더니 더듬더듬 손을 쥐었다.


 자연스레 깍지를 낀 준휘의 손가락이 까딱이며 지훈의 손가락 사이를 만지작거렸다. 손잡을 때마다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 습관에 깜박 속아서... 지훈은 아주 잠시 울컥했지만, 죄가 있다면 터무니없이 오해한 저 자신에게 있었다. 지훈은 준휘의 손을 꽉 맞잡고 슬쩍 잡아당겼다. 손이 얽혔다가 살짝 풀리고, 다시 꼭 얽히기를 반복했다.


 준휘의 집에서 지훈의 작업실까지 가는 길에는 널찍한 공원이 있었다.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 편이 훨씬 빨라서, 둘 다 말하지 않아도 약속한 것처럼 공원으로 들어섰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소소한 이야기나 나누며 느긋하게 산책로를 따라 걸었을 텐데, 오늘은 준휘가 잠시 생각에 잠긴 것처럼 말이 없더니 문득 지훈의 손을 끌어당겼다.


 "지훈아, 잠깐만."

 "왜?"


 뭔데? 지훈은 잠깐 그 자리에 버티고 서서 준휘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준휘는 대답 없이 묘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무작정 길 가장자리로 걸어갔다. 여전히 평소와는 다른 준휘의 모습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지훈은 일단 준휘의 손에 이끌려 준휘를 따라갔다.


 준휘가 허리를 구부려서 뭔가를 유심히 살피는 것 같더니, 아예 그 긴 다리를 다 접고 쪼그려 앉아서 핸드폰 플래시까지 켜고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뭘 찾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옆에 잠자코 서서 함께 땅을 내려다보며 지훈은 계속 물었다. 야, 뭔데. 뭐 하는 건데.


 지훈이 제 어깨를 쥐고 장난처럼 막 흔들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준휘는 잠시 후 뭔가를 들고 일어났다. 그러더니 지훈의 왼손을 끌어당겼다. 다시 뭘 하려는 건지 물으려다가 지훈은 문득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제 왼손 약지에 작은 풀꽃 반지가 솜씨 좋게 매듭지어지는 걸 조용히 바라보았다.


 "지금 반지는 없어도..."

 "...."

 "내가 나중에 꼭 해줄게. 이건 당장 줄 수 있는 내 마음."


 아, 누가 반지 받고 싶어서 그런 줄 아냐... 머쓱하게 중얼거리며 지훈이 자꾸만 손을 쥐었다 펴길 반복했다. 준휘가 다정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지훈은 이 얼굴에 너무 약했다. 다시 작업실을 향해 나란히 발걸음을 돌렸을 때, 이번엔 곧게 뻗은 남자다운 손에 어울리지 않게 앙증맞은 꽃반지를 낀 왼손이 먼저 손을 맞잡았다.



-



 작업실은 조용하고 아늑했다. 외투를 벗어 걸고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화면이 꺼진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지훈은 물끄러미 제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심장박동이 어깨와 팔을 타고 내려가 반지가 끼워진 왼손 약지까지 둥둥 울리며 두근두근 뛰는 듯했다. 긴 숨을 내쉬고, 지훈은 혹시나 망가질까 봐 아주 느릿느릿 조심스럽게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냈다.


 모니터 바로 옆,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바로 보이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반지를 세심하게 올려놓고, 지훈은 컴퓨터를 켜려다가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작업을 시작하는 대신 무릎을 의자 위로 끌어 올려 몸을 둥글게 말고 고개를 무릎 사이에 푹 파묻었다.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 이 감정을, 조금 더 만끽할 수 있도록.


I have spread my dreams under your feet Tread softly because you tread on my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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