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그를 알게된 이후 그는 가끔씩 날 찾아왔다.

그가 온다고 할때면 실장님은 변함없이 내용물만 다른

 과일주스들을 건내 주곤했고 그렇게 되면 난 한껏

흥분한체 밤을세워가며 그에게 안기는일이

 반복되어갔다.

그커다란 품이 점점좋아지고 그에게로 의지하는 마음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지만 이곳을 끔찍하게 여기는나의 생각까지 달라지지는 못했다.

나는  이 새하얀 건물이, 침대하나 놓인 좁아터진영업용

룸이,그안에서 막무가내로 날 다루며 자신들의 성욕을

 체우는 육체들이 여전히 너무나도 끔찍했다.

천천히 적응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게 나의 착각과 교만이었다는걸 비웃기라도 하는듯이 난  처음 이곳에

 끌려오게된 날부터 몇개월이나 지나버린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곳이 끔찍했고 이곳에 떨어질수밖에 없었던

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사실 나는처음 이곳에 왔을 때 부터  내방에 있는 창문을 

통해 여러번의 탈출을 시도 했었다.

이건물의 구조상 안에들어와서 봤을때는 내방이 이층으로 보이지만 1층 영업용공간이 밖에서는 지하 1층의

 공간이기에 내 방은 안에서는 2층일지라도 밖에서는

 1.5층정도의 높이 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처음 왔을때 부터 수시로 창문을 통해  

탈출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곤했던 것이다.

크지 않은 창을 열고 몸을 힘겹게 우겨 넣어  간신히

 밖으로 몸을 빼내는데 성공하고 도망을 칠라 

치면 실장님 밑에서 일하며 함께 업소관리를 돕는

 조폭아저씨들-나는 이들을실장님의 개라는 뜻인 

실개라 부른다.-이 귀신같이 알곤 잡으러 오곤 했다.

아무런 힘없는 나는 덩치 좋은 실개들에 의해 바깥공기 

한번 제대로 마셔보지도 못한체 다시 하얀건물 안에 

갇히고 만다.뻔한  시나리오이지만 탈출말곤 희망을 갖을 수 없던 난  꾸준히 좁은 창문에 몸을 우겨 넣곤 했다.

다시 붙잡혀 오게 되면 얼굴이 다 터질 정도로 

두드려 맞기를반복.

이건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본 끝에 손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보기로 결심했던 나는 내게 나름대로의 친절을 베풀었던 손님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준뒤 도움을 요청해보기도 하였으나 

그들에게 있어 완벽한 타인이자 성노리개일 뿐인 내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은 단하나도 없었다.

하루하루 견딜수 없을정도로 비참한 날들의 연속.몸과

 마음이 상할대로 상해버린 열아홉의 비참한 나에겐

 더이상 꿈이나 희망같은  간지러운 단어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새하얀건물속에 갇혀버린 가여운 나에게 있어 

하루하루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다치지않고 변태적 행위 없이 손님들을만족시킬수 있느냐 였고

 하루를 살아내는게아니라 견디어 내고 있었다.

유일하게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시간이란것이,기다리지 않아도 늘 찾아오는 아침햇살이 힘들고 괴롭기만 한 

나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이 새하얀건물을 

벗어나는것도,이곳에 끌려오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는것도 아닌 잠들고 난뒤 아침을 보지 않게 되는것일 

뿐이었다.

눈을 뜨지 않기를...이 지옥같은 곳과 삶에서 벗어날수 

있기를...이대로 죽게 될수 있기를...

나는 그렇게 매일밤빌고 또 빌었으나 아침은 어김없이 날 찾아 왔고 지옥 같은 하루는 쳇바퀴 돌듯 끔찍하게

 돌아갔다.

그렇게 탈출시도와 낙심을 반복해가며 괴로운 날들을 

보내던 중 그를 만나게 되고  그 커다란 품에 안겨 그

 커다란 손이 내 머리칼을 쓸어내리는  

부드러움이 좋아,조근 조근   울리는 낮고 굵은 그의 

목소리가 좋아  그의 허락도 받지 않고 나도 모르게 그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나 보다.

마른 내  몸을 크고 단단한  그의 품안에  넣은체 그 손길을  느끼고 있노라면 주책스럽게도 두근거리는  내 작은 

심장이 느껴져 붉어진 얼굴을  일부러 그의 품에 파뭍어 

숨기는 소녀 같은  짓거리를 하기도 했다.방금전까지도 

실오라기 하나 없이 그의 품에 안겨 교성을 질러 

댔으면서도 괜한 것에 부끄러워 하는 나의 이런 모순적인 행동을 보며 그는  손가락으로 내 코끝을 튕기며  사춘기 소녀 같다며  놀려 대곤 했다.

그런 그가 좋아서.. 그에게  줄수 있는거라고는 이 마른 

몸뚱이 밖에 없는 난 더더욱 그와의 섹스에 메달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진 모르겠지만 그는 항상 날 만족시켜 

주었고 난 수많은 날을 침대에서 그와 함께 천국을 

맛보았다.

정작 그가 내게 관심을 표한적은단한번도 없었지만-

나따윗거에  호감을 갖을만한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지만-난 그의 허락도 없이 그를 내 마음에 담게 되었다.

수도 없이 아니길 바라며 내 마음을 부정해 보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를향한 내 마음은 커져만 갔다.

늘 잘다려진 수트를 입고 나를 찾아 왔던 그를볼때 마다 

나는,그 깨끗한 새하얀 셔츠를 볼 때 마다  내가 그에게

 구김이 될까봐,혹은 더러운 얼룩이 되어 깨끗한 그를 

더럽히게 될까봐 주책스런 내 맘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힘겹게  붙들어 막고  있었다.

허나 어디 사람 맘이란게 계획대로 움직이는 법이 있던가?아무리 막아서도 내 감정은 멋대로 그를 향해 뻗어 나갔고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그가 내 마음을 깨닫지 

못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이따금씩 나를 찾는 그로인해  조금씩 마음에 

의지를 하게  되었어도 이곳을 벗어나기 위한 나의 노력은 그치지 않았었다.

난 꾸준히 좁은 창에 내 몸을 밀어 넣었고 밖에서 

보았을을때 1.5층정도의 높이에 내 몸을 던졌다.

끊임없이 창밖의 자유를향해 몸을 던져 댔던 나에게 

돌아온 결과는 신발 압수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다.

이곳에 끌려올때 부터 신고 있던 검정색 나이키 

운동화.고작 하나뿐인 신발을 실개들에게 빼앗기게 되는 비참한 결과를 맞이한 나는 망연자실 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날  내부에서 신는 밑창이 얇아 빠진 실내용 슬리퍼 밖에 없던 난  그 실내화를 신고라도 이곳을 벗어 나겠다 결심한뒤  어김없이 그대로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수많은 탈출 시도 끝에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높이에  

늘하던 대로 안정적인 착지기술을 선보이려 하는데  바로 그때  난 땅에 닿은 발과 손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그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내게서 하나뿐인 운동화를 빼앗은 실개들이 그에 게이치 않을 내 탈출을 미리 예상했는지  내가 뛰어 내린 부분에  유리 조각들과 돌멩이들을 모아 두었던것이다.

얇은 실내화의 바닥을 뚫고 들어온 유리조각들로 인해 내발은 점점 피로 물들어갔고 착지를 하며 땅을 짚은 한쪽 

무릎과 손도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대체 이게 뭐지?하는 생각에 주변을 둘러 보았으나 내 

창문 아래 바닥에만 이런것들이 깔려있을뿐 나머지 

길가는 깨끗하기만했다.

이건 분명히 실개들이 노린거라는걸 확실히 깨달은 나는 뛰어 내리기 전 바닥을 확인하지 않은걸 후회할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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