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우클릭-'연속재생'을 누르시면 노래를 끊기지않고 들으실 수 있습니다.

(BGM과 함께 읽기를 권장합니다.













숨 쉴 수가 없어.

움직일 수조차 없어.

비가온다.

그날처럼.


11월의 가을밤.

유난히 높게 뜬 달이 하얗게 네가 오는 길을 열어주었다.

태어나, 그리 아름다운 원형의 달을 본 적이 없어서 밖으로 나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태어나, 그리 밝은 빛을 내는 따뜻한 달을 본 적이 없어서 문을 열고 선 

당신이 모습이 보일 길을 보고 있었습니다.

태어나, 내게 걸어오는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당신을 맞이하러 나오라, 

내게 얘기했습니다.

 

오늘같이 고요한 날에 작은 발걸음을 하고 내게 오는 당신에게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달보다 아름다운 빛을 가지고선 너무 빠르지도 않게, 너무 느리지도 않게 다가왔습니다. 

허나, 어찌하여 당신은 나를 보지않고 자꾸 뒤를 돌아보며 한숨을 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계십니까.


누군가, 내게 말합니다.

너의 역할은 거기 까지이니, 

더 이상 바라지말라 다그칩니다.

 

당신도, 나도,

 온전한 사랑은 하지 못하는 구나. 


"어딜 그렇게 보십니까."


"아..아닙니다."


앞에서 당신이 오는 모습을 보고 있었던 걸 보지 못했나 봅니다. 

뒤에 두고  온 누군가를 기다리는 당신은, 앞을 볼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나의 식구가 되어, 같은 이불을 덮고선 평생 나를 지아비로 맞이 하는 당신이 

그리 뒤를 돌아본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요. 

눈이라도 잠깐 마주치고 말을 하고 싶은데, 

바닥을 보거나, 하늘에 지나가는 구름을 보거나 하는 

당신은 나를 생각할 시간은 없겠지요. 


"날이 쌀쌀해서 오느라 고생하셨겠지요."


"아,...네.."


"여기가 내 집이고, 당신 집입니다."


"..."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부인."


"..."


당신이 눈동자에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눈물방울을 가득 채운 채, 

처다보면 내 마음마저 무너져버릴 것만 같습니다. 















마음을 안정되게 해주는 차를 준비하라고 미리 말해두길 잘했다.

먼 길을 오느라 지친 마음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준비한 찻잎의 용도가, 

당신이 뒤를 돌아보면서 처다보던 그 사람을 잊는데 쓰인다고 한들 

안정을 시키는 것에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되었습니다. 


"드시지요. 특별히 가장 아끼는 차로 준비했으니."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구름같은 연기가 당신의 찻잔에서 피어오른다. 

너무 뜨겁지않게 목구멍을 넘어갈 때 따뜻함을 머금은 온도가 되었을 것이니 편안히 넘기세요.


"처음 만난 사람과, 그것도 남자에게 평생을 약속을 해야하는걸 알고 계셨습니까."


"네, 알고서 왔습니다."


당신은 나와 평생을 사실 수 있습니까.

그저 고고한 빛을 내던 당신의 분위기가 굳어졌습니다. 

당신 나이, 이제 20살이 되자마자 팔려서 간 곳이 이 곳 이었을테고, 

분명 당신 가문 또한 어디를 가나 고개를 빳빳히 들고 다녔겠지요. 

허나, 가장 높은 곳에 있지 않다면은 누군가에게 고개를 조아릴 것이 분명하며 

가장 쉬운 방법은 가족으로 틀을 만드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당신은 아마, 장남은 아니었을 겁니다. 

대를 이어 집안의 가장이 되는 사람을 이리 내게 보내지 않았을 것이며, 

게다가 첩의 자리에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남자에게 팔려가는 것도 모자라, 첩이라니. 

본처의 자식이 아니었을 것이며, 

안주인에게 꽤나 미움을 받았을 것입니다. 


"제 이름은 알고 계신지요?"


"가...강..ㅇ.."


금새 단단한 향을 뿜던 당신이 당황해서는 입술을 깨물는 모습을 보니, 

마음 어디에선가 작은 울렁임이 느껴집니다. 

당황한 당신을 앞에 두고 선 어울리지 않는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조금 더 장난을 치려던 걸 그만 두어야 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맺힌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으니. 

혹여 시간이 흘러, 

지금을 기억할 때 그저 눈물만 났었다. 라고 하면 마음이 아플 것 같습니다.


"강의건입니다."


"아.. 죄,..죄송합니다.."


내 이름입니다.

잊으시면 안됩니다.


"아,.. 저..저는.."


당신 이름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내게 저를 소개하는 당신의 목소리가 좋아서 가만히 듣고 있고 싶습니다.


"하..성운입니다.."


당신은 나의 두번째 부인입니다.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손에 쥔 것들을 놓고 싶어 도망쳤던 적도 있었다. 

원하지 않은 것들은 받지않아도 나의 등 뒤에 쌓여서 큰 태산을 이루었다. 

순리대로 흘러야 한다고 한다. 

세상이 흘러가기 위해서는 주어진 것들을 받고 살아라 한다. 

당신이 지금, 이런 것들을 느낀다고 생각하니 큰 죄인이 되었다. 


첫번째 부인은 혼례를 치루는 그 날 아침까지도 보지 못했다. 

어떠한 무형의 애정이 우선이 아닌 만남이었으니 특별한 일도 아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는 모습이 잊혀지지않는다. 

무엇을 축하하는 것일까. 

안방이라고 만든 곳에서 두개의 침대를 배치했다. 

방으로 들어가는 것까지만이 나의 역할이니. 








"나와 둘이 있을때에는 마음대로 부르거나, 말을 하지않거나 편안하게 있어도 됩니다. 

하지만 보는 눈이 있을 때에는 원치 않아도 나를, 서방님이라 불러야 될 겁니다. 

그 것만 부탁합니다. 

입에 잘 붙지않아 힘들더라도 나를 그렇게 불러야, 

부인이 덜 괴로울 겁니다."


"네,,,"


"낯설고 무서울 때는 저의 뒤로 숨으세요."


"네.."


"누구한테나 하지 못하는 말도 나에게는 해도 됩니다."


"네..."


"이렇게 만나서 많이 힘들 때에도 저를 불러 하소연하고, 울고 때려도 됩니다."


"그리하면 안.."


"나는, 당신의 하나 밖에 없는 지아비니깐. 그리 하셔도 됩니다."


내게 팔려와서 신세한탄 하셔도 됩니다.

당신이 두고온 정인을 생각하느라 밤새도록 눈물을 내 품에 쏟아내도 됩니다.

마음에 둔 사람을 생각하면서 내게 거짓으로 사랑을 고해도 됩니다.

매일 밤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서 내게 안겨도 됩니다.

부모님을 핑계삼아, 당신의 사람을 만나러 가도 됩니다.

나를 그 사람이라 생각하며 행동하셔도 됩니다.


나는 당신에게 그런 존재이니깐. 

당신의 삶. 있는 것을 전부 가져온 죄인이니 나를 원망하고 욕하십시오.




다만, 

가끔 나를 처다보며 웃어주세요.























안녕하세요.

Z입니다.

꽤나, 취향타는 글을 들고 왔습니다.

단편이 될지, 장편이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초보 글쟁이라서 이것저것 글의 소재나, 형식, 글자체를 바꾸어가면서 

시도를 하고있습니다.


언제나, 응원해주시고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여러분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시간이 흘러

한 사람이라도 제 글을 읽는 분이있을때까지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꾸벅



이상, 글을 적으면서 과몰입한, Z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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