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린신이 랑야각으로 떠나고 매장소는 혼자 소택으로 귀가했다. 비류는 린신이 혼자 놀러갔다고 생각했는지 펄쩍뛰었다. 매장소는 펄쩍 펄쩍 날뛰며 화를 내는 비류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종주.”


견평과 려강은 린신이 매장소를 두고 떠났다는 사실을 믿지 못해 문 앞을 서성거렸다. 린신이 저들을 놀린다 여겼던 모양이다. 매장소는 그만 두라고 손을 휘젓다가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안의원은 린신과 미리 나눈 대화가 있는지 별로 놀란 기색이 없었지만, 소택 내 강좌맹의 분위기는 참담했다. 안의원이 매장소의 몸상태를 살피고 방을 나가도록 두 타주의 얼굴빛은 흙빛을 바꾸지 않았다.


“다들 잊은 것인가. 린신은 랑야각 각주네.”


당연히 랑야각에 다녀와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도 려강과 견평의 눈은 풀어지지 않았다. 매장소가 출정을 나간다는 결정보다 그런 매장소의 곁에 린신이 없다는 사실에 다들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매장소를 바라봤다. 매장소는 서재가 아닌 산책로로 방향을 틀었고 견평과 려강만 그 뒤를 따랐다.


“랑야각에도 일이 많을 텐데 오래 걸리실까요?”

“린각주 께서도 준비할게 많으시겠죠?”


사람을 보낼까요. 라고 묻는 려강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알아챈 매장소가 한숨을 쉬며 그를 타일렀다.


“혼자 가져오시기 힘드실텐데 사람을 보내는 것이.. 아, 제가 가는 것이 어떨까요. 종주?”

“랑야각에도 사람은 많네. 견평.”

“언제 오실까요? 린공..”


어지간해서는 산책로에서는 자리를 피하던 이들이 졸졸 따라오자 매장소가 매섭게 쏘아봤다.


“려강. 더는 린신을 린공자라 부르지 않아도 된다 했을 텐데.”


매장소는 린신을 생각하며 전날에 도착할거라 확답을 했다. 린신은 언제나 그랬으니까. 무리를 해서라도 자신이 어딘가로 떠나는 전날까지는 꼭 제 앞에 나타나 얼굴을 보여줬다.


“그래. 적어도 출정 전날 까지는 오겠지."


평소에 린신이 가볍게 다녔던 것을 생각할 때 그럴리 없을 것 같으면서도 이번에는 린신이 한 보따리의 짐을 가져올 걸 생각하자 답답한 긍정의 대답이 나왔다. 본인이 가져올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아마도 많을 것이다.


“혹 랑야각에서 보내주지 않으면 어쩌...”


매장소가 려강과 견평을 돌아보기도 전에 두 사람의 질문이 끊겼다. 견평과 려강은 시키지도 안았는데 무릎을 꿇었다. 매장소는 본인의 표정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겠지만, 강좌맹 종주의 분노는 냉담한 표정에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지금 자네들 내게 농을 하는 것인가. 아님 나를 떠보는 것인가. 린신이 가둔다고 갇힐 사람도 아니고, 원!”


매장소는 린신이 돌아온다는 게 어디냐고 말을 쏘아붙이려던 말을 삼키고 분위기를 풀어보려 농을 던졌다. 매장소의 농에도 견평과 려강은 엎드린 채 고개를 들지 않았다. 매장소는 가만히 그들을 내려다 보다 물러가라는 말을 했다.


견평과 려강은 부지런히 뒷걸음질쳐 물러갔다. 매장소는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 턱에 털썩 앉고 말았다. 다리의 힘이 빠져서 앞으로도 뒤로도 나아갈 힘이 없었다.


[비류는 두고 가게]


린신이 돌아올까. 매장소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려강과 견평이 전에 없이 묻고 또 묻는 연유를 어찌 모를까. 당연히 돌아올거란 믿음은 매장소 본인도 하지 못했으면서 실없는 소리를 내뱉었다.


시기가 좋지 않다. 때가 맞지 않다. 같이 귀가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랑야각으로 떠나버리는 린신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이것을 생각하고 조용히 자신을 따랐던 것일까 라는 착잡한 생각이 계속 꼬리를 이었다.


평소의 린신이라면, 함께 소택으로 돌아온 뒤에 저를 달래고 랑야각을 갔어야 했다. 하지만 린신은 그러지 않았다. 왜? 같이 소택으로 돌아오는 그 날로 매장소는 린신을 소택에 가뒀을 테니까.


[ 다들 잊은 것인가. 린신은 랑야각 각주네 ]


매장소의 입술이 비틀렸다. 견평과 려강에게 한 말은 그들이 아닌 매장소 스스로에게 할 말이다. 그동안 제 곁에 묶어 두느라 잊고 있었던 린신의 또 다른 자리.


“...자네는 왜 랑야각 각주인거지. 린신?”


린신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한 때에 린신은 매장소의 애정의 깊이를 자로 잰 것처럼 딱 잘라 말했었다. ‘자네는 내가 각주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 하는 거야’ 라고. 충격이 따랐지만 매장소도 인정했다. 린신이 제게 보이는 의원의 정성과 랑야각 각주의 지위. 그것들을 매장소는 흠모했다. 강좌맹을 굳건하게 지켜주는 린각주라는 이름. 그 이름이 언제부턴가 매장소의 속을 헤집었다. 그 이유를 지금까지는 알지 못했다. 단순하게 린신과 매장소의 거리를 좁히지 않는 입장 차이일 뿐이라 여겼다.


랑야각이 린신이 매장소를 피해 도망갈 수 있는 도망처가 될 거란 사실을 지금까지는 알 기회가 없었으니까. 강좌맹 종주의 자리에 오른 매장소가 알 필요는 없으니까.










린신이 돌아왔다. 출정일 3일을 앞두고 돌아온 린신의 발이 너무 가벼워서 소택의 사람들은 혼이 나간 표정으로 린신을 맞았다. 린신의 볼멘소리에도 견평과 려강은 별 말이 없었다. 린신의 불퉁한 말에 반응하기보다 바지런하게 움직이느라 바빴다. 꼭 린신이 다시 뛰어나가 안 돌아올까 봐 겁이 난 사람들처럼 린신을 안으로 들이고 대문을 걸어잠갔다. 린신은 이 사람들이 미쳤나 하며 다짜고짜 비류를 불렀다.


비류는 린신에게 뛰어들었다. 애틋한 마음을 가득 담아 그 품에 안길 것처럼 달려와서는 머리를 린신 가슴에 퍽 소리 나도록 부딪쳤다. 린신은 반격도 제대로 못 한채 바닥에 넘어졌고, 철푸덕 소리는 린신의 무너진 품위만큼이나 거창했다.


“어이쿠! 이 녀석 자기가 아직도 애인 줄 아나? 네 무게를 알기나 하고 들이 박는 것이냐!?”


비류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바로 사라졌고, 린신은 소택 사람들의 길게 늘어지는 시선을 받으며 옷을 털었다.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돌아봤지만 그의 입은 투덜투덜 거렸다.


“장소는?”


모두의 환영인사를 받았는데, 이쯤 되면 나와서 한 소리 해야 할 매장소는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오수에 드셨습니다.”


외출을 했다는 소리가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오수라니. 린신은 게슴츠레한 눈을 하다가 제 약방으로 걸어갔다.


“린각주?”

“자고 있다며. 일단 난 일꾼들이 내 짐을 가져오면 정리 좀 할 테니 깨어나면 알려주게.”

“무슨 정리를 하신다고 하십니까. 저희가 있는데.”


린신의 몸이 굼뜨게 려강의 주위를 돌고 돌았다. 뒷짐을 쥐고 어슬렁거리는 맹수의 눈빛에 려강은 움츠러들었다.


“자네 어지간히 내가 보고 싶었는가 보군. 하하하!”


려강이 사람좋게 웃어넘기며 린신이 좋아하는 술을 창고에 쌓아뒀다고 맞장구를 쳤다. 한사코 린신을 눌러 앉히려는 속셈이 뻔히 보여서 린신이 쑥스러울 정도였다. 린신은 려강에게 떠밀려 매장소의 방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곧 려강이 술상을 밀어 넣었다. 소택의 손맛이라면 린신의 입맛에도 걸리는 것이 없는 편이지만, 술안주로 올리기엔 아까운 귀한 것들이 한 가득이었다. 차라리 밥을 한공기 같이 올릴 것이지. 라는 소리를 흘리며 잔에 술을 따랐다. 가장 먼저 깊은 향이 코를 찌르고, 연한 갈색빛의 술이 잔에 차올랐다. 차르르 흘러내리는 소리마저도 고았다.


린신은 머쓱한 마음에 잔을 쉽게 들지 못하고 보고 있었다. 소택에서 이런 귀한 대접을 받아본 적이 언제였더라. 처음엔 린신을 낯선 짐승 보듯 굴었었다. 첫 만남이 꽤 사나운 상태였긴 했다. 그 다음엔 매장소 밖에 눈에 들어오는 것 없는 한량이었고, 그 다음부터는 줄곧 가벼운 사내였던가. 신뢰는 있었지만 린신 그 자체에 대한 집착을 보인 적은 없었다. 매장소가 그렇듯 소택 사람들도 그들의 염원에서 린신을 제외시켰으니까.


그런데 왜 이런 융숭한 대접을 다 받게 되었을까. 그들의 종주를 살려낼 때에도 못 받던 대접을 왜 지금에 와서. 같이 출정을 하는 자신에게 전우애를 보이는 건가. 린신은 잔을 들어 한 모금 삼켰다.


“좋은 술이군.”


린신은 한 잔을 비우고 가리개를 내린 침상을 보았다. 안에 잠든 이는 기척이 없었다. 술병 하나를 다 비우도록 매장소가 깨어나지 않으면 이대로 잠들어 버리는 게 나을까. 이 정도 술상을 내준 걸 보면 이 방에서 나올 생각 말라는 언포나 다름없었다. 도망가기엔 늦은 것 같고 어찌한다.


또 한 잔을 채우고 입 안에 털어 넣었다. 황궁에서 얻어오기라도 한 것인지 두 잔째인데도 맛이 여전히 좋았다. 첫 맛은 쓰고 끝 맛은 깊었다. 입안에 감미롭게 남는 향까지 부족하지 않았다. 사람을 취하게 하기 위해 태어난 독주처럼.


“깨어났으면 이리 나오게.”


느린 속도로 잔을 비우더 린신이 조용히 말을 걸었다. 린신이 말을 붙이자마자 매장소가 침상에서 걸어 나왔다.


“자넨 잠귀가 밝아. 이정도면 깨고도 남음이라고. 오자마자 술이냐 타박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꿈인 줄 알았네.”


매장소는 술상의 안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걸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고 보니 방도 어두웠다. 날이 지도록 린신은 방의 불도 안 밝히고 혼자 청승을 떨고 앉아있었다.


“아버님을 찾느라 시간이 거릴 줄 알았는데, 그 양반이 내가 찾을 걸 어찌 알았는지 랑야각에 돌아와 계시더군. 그래서 자네의 예상보다 빨리 돌아 온 걸세.”

“자네의 출정에 대해 뭐라 하시진 않으셨나.”

“자네 일이라면, 다 포기하신 분이네.”


린신이 술잔을 드는 것을 매장소가 막고 그 손에 젓가락을 쥐어줬다.


“안 먹으면 내가 입에 집어넣을 거야.”

“먹여준다는 다정함 같은 건 없나?”

“뭐? 자네. 취했나?”


린신이 아 하고 큰 입을 벌렸다. 매장소는 잠시 혼이 나가는 기분을 느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린신이 계속 입을 벌리고 있을 태세라 가장 눈에 띄이는 것을 대충 린신의 입안으로 옮겼다. 린신은 매장소를 힐끔 보았다가 입을 웅얼거리다가 다시 힐끔 보기를 반복했다.


“그만 자는 게 어떤가. 린신.”

“그냥 자자고? 자네. 내 술주정이 뭔지 잊은 건가?”


잠에서 깨는 동시에 린신의 체향을 맡고 긴장을 했던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린신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 정도로 취할 인사가 아닌데 하면서도 매장소는 은근슬쩍 린신의 옆으로 옮겨 앉아 린신이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게 했다.


“왜 아닌 척 하나? 자네 일부러 내게 술상 밀어 넣은 거 누가 모를까봐?”


매장소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자네의 털을 빗기는 걸 좋아한다 했었지? 자넨 내게 술을 먹이는 걸 좋아하네. 아니 취한 나를 보는 걸 좋아하지. 자넨 내가 망가지는 걸 너무 좋아해.”

“정확히는 취한 자네가 나를 유혹하는 걸 좋아하는 거네.”


흐트러지는 듯 자세는 곧게 세우고 자신을 바라본다. 사람을 홀리는 색정적인 모습이 간혹 이렇듯 매장소의 마음을 흔든다. 스스로를 풀어둘 때의 린신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그를 자신이 아닌 세상의 또 누가 알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천하의 매장소도 검을 들고 살의를 뽐내는 싶은 마음이 들곤 했다.


“린신 자네가 온전히 내게 기대는 순간이 그때 뿐 인 걸 어쩌겠나.”


린신은 매장소에게 기대고 있던 머리를 들고 빈 잔에 술을 따랐다. 언제 휘청거렸나 싶을 정도로 단정하게 손을 들어 술잔을 비웠다. 누가 린각주가 쉬운 사내라 말하는가. 그는 고고하다. 흔들리는 법이 없고 절대 상대에게 자신을 허락하지 않는다. 평생 그를 원한 듯 진정 그를 소유할 수 있을까.


“자네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워낙 위험을 달고 다니는 종자라 나도 모르게 경계를 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자네에게 그런 적은 없어. 그걸 그렇게 서운하단 얼굴로 말하면 내 마음이 속상하네.

“린신.”

“왜 부르나.”

“린신.”

“그러니까 왜.”


매장소는 린신의 잔을 뺏었다. 그리고 눈을 맞췄다.


“린신.”

“........”

“왜 날 부르지 않나. 자넨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나와 대화를 한다 여기겠지만 자넨 나와 대화하면 단 한 번도 나를 부르지 않았네.”


린신의 손이 울 것 같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매장소의 눈가를, 상처가 남아있는 눈가를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짚어 내려갔다.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은 손가락이 달달 떨렸다. 더는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 거죽임에도 린신은 강하게 눌러보지 못하고 손을 뗐다.


린신의 손을 매장소의 얼굴에서 떨어졌지만 몸을 돌아앉지는 않았다. 린신과 매장소는 서로를 바라보며 많은 말과 한숨을 삼켰다.


한참 만에 린신이 입을 열었다.


“자네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


여전히 다정하고 한결같이 다감한 제 정인이 속사포처럼 던져놓은 말이 매장소의 가슴을 흔들었다. 매장소는 린신을 손을 잡고 제게 끌어당겼다. 린신은 버티지 않고 매장소에게 끌려왔다.


“자네가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게.”


린신은 매장소의 가슴을 손으로 짚었다. 심하게 요동치는 심장 소리에 입술이 둥글게 말렸다. 세차게 뛰는 심장이 말하는 바가 무엇일지 곰곰이 되짚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지는 것은 금방이었다. 하지만 그 눈빛은 슬펐다.


“...짐작했겠지만 난 출정 날 새벽에야 소택에 돌아올 예정이었어. 난 그리 결심했었다고. 그런데 결국 자네를 보기 위해 기를 쓰고 시간을 쪼개 달려 왔지. 그런 내가 자네를 뭐라 부를지 정하지 못하고 이리 술병만 껴안고 있다니. 말이 되나 이게?”


머리를 세차게 흔든 린신이 몸을 일으켰다.


“난 이만 방으로 돌아가 보겠네.”


린신이 막 발을 두 걸음 정도 움직였을 때 매장소가 린신의 소매를 붙잡았다.


“좀 전까지는 느긋한 척 여유 부리더니 왜 갑자기 도망을 치나.”

“자네가 벌써 빙속단을 삼켰을 줄은 몰랐으니까!! 하루도 아쉬운 사람이 왜 이런 짓을 한 건가. 왜!!”


약하게 소매를 잡고 있던 손이 풀리더니 바로 린신의 손을 잡아왔다.


“다음에 또 자네가 날 버리고 가려고 하면, 꼭 붙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거든.”


우악스럽게 힘을 준 손은 린신의 손에 자국이 남을 정도였다. 더는 숨기지 않고 제 몸에 돌고 있는 온기까지 린신에게 전달했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기나 하고 그런건가? 안의원님께 말을 했고? 자넨 말이야. 언제나 그런 식으로...”

“손이 너무 많이 가지? 모난 구석이 많은 사람이라 린신 자네가 수고스럽겠군.”


린신은 매장소의 온기를 뿌리치지 못하고 가녀린 몸을 두 팔에 껴안았다. 그만. 그만하라고 중얼거리는 린신의 목소리에 매장소의 붉은 입술이 다물어졌다.


“자네란 사람의 집착은 어찌 매번 이런가.”


매장소는 린신의 한숨과도 같은 목소리를 들으며 잔뜩 긴장하고 있던 몸에서 힘을 뺐다. 이제 린신을 제 옆에 두었다는 안도감에 나른한 취기가 오르는 기분이었다. 술은 린신이 마셨는데 이상하게 매장소의 몸이 닳아 올랐다. 매장소의 뺨을 어르고 있는 린신의 손이 그 연유였다.


“또 내게 졌군. 린신.”


꿈이 아닐까. 린신은 저와 똑같은 온도로 자신에게 안겨있는 매장소를 몇 번이고 고쳐 안으며 매장소의 따스함을 확인했다. 살아서 매장소의 몸에서 한기가 사라지는 것을 보는 꿈같은 일이 일어났지만 기쁨도 슬픔도 아닌 감정으로 가슴이 저려왔다.


“난 자네에게 질 수 밖에 없어. 장소.”




****


오늘 이야기를 더 하자면, 금요일부터 얼굴이 땡땡 부운 탓에 금, 토는 근무라 병원 못가고 일요일까지 죽어있다가 오늘 반차 쓰고 치과를 다녀왔습니다. 잇몸이 괴사하면서 가스가 나오는데 그게 잇몸 안에서 못 나와서 그렇다가... 마취도 안하고 가스 뺀다고 이거 저거 하시는데.. 정말 아파 죽는줄.. 하.하.하.

새삼 24시간 아픈 몸이란 이런 건가 하며 2달 가까이 느끼고 있는데,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고 나아지는 것도 없고... 하면서 매장소가 성격이 더 나빠지지 않은 건 그의 품격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 저는 이틀동안 우유나 음료수만 먹었다고 그새 성격이 더러워지던데..(근데 또 억울한게 살은 안 빠져요. 음료를 배고플때마다 마셔대니 칼로리가... ㅠㅠㅠ)

잡담 입니다.


트윗 : 후에이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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