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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자기가 망가뜨려놓고, 저런 대사 치는 광기에 젖은 애들 너무 좋아.

두 다리를 잘라놓고, 이젠 도망 못가겠네요. 라고 사랑스럽게 내려다봐도 좋아. 


대장 두 다리도 잘라두면, 더이상 위험한 전장으로 뛰어들 일도 없겠죠. 갑작스럽게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할 일도 없을 거고요. 그러니까 조금 답답해도 참아주세요. 계속 함께 있기 위함이니까. 물론 당신은 뛰어난 군인이니까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지나치게 정이 많아요. 저에게 필요 이상으로 다가온게 바로 그 증거죠. 그리고....대장은 상관 운이 굉장히 별로예요. 이건 인정하시죠? 그러니까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거야. 이해해요?


흐, 대장 그렇게 욕할때 엄청....꼴리는거 알아요? 아, 몰라도 상관없어요. 난 대장의 모든게 좋거든. 자, 이거 물어요. 혀라도 깨물면 아프잖아요, 그렇죠? 사실 재워두고 대장도 모르게 잘라낼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그러면 대장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까봐 걱정이 드는거 있죠. 


이렇게 제대로 대장이 두 눈으로 지켜봐야 쉽게 적응할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 환통도 훨씬 덜할지도 모르고요. 그런데 그 부분은 아직도 명확하진 않네...그래도 대장이 많이 괴로우면 제가 꼭 안아줄테니까요. 그리고 대장이 제대로 인정하고, 포기해야....내 곁에 있을 테니까. 자, 시작해볼까요? 


사랑해서 자른다면, 두 다리만. 그리고 잘라낸 두 다리는, 맛있게 요리해서 사이좋게 나눠먹자. 


사실 곁에 두기 위함이라면 한쪽으로 충분하지만, 하나를 더 자르는건 제대로된 형태의 애정을 주고 받아본적이 없는데서 비롯한 무한한 불안감으로 인한 광증일테지. 분명 잘라낸 본인이 후회할거야. 하지만 울면서도 웃을테지.


미안해요, 미안해요...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미안해요, 대장. 


미친놈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어진 몸으로 하루에도 수십번씩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발작적으로 떠나면 안돼요, 날 버리지 마세요 라며 매달리는 놈에게 석달정도 잡혀있었다면 과연 어떨까. 고스트가 행방불명됐던 소프를 찾아낸다면. 그때의 소프는 무슨 표정을 지으며 고스트를 볼까. 

두 무릎아래가 비어있는 것을...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소프의 얼굴을 보면 제아무리 고스트라도 피가 식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이게...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고스트와 참을 수 없이 북받치는 감정에 입술이 다 터지도록 깨무는 대위. 그간 거짓말처럼 잊고 있던 모든감정이 몰아치지 않을까.







대원들 목숨 하나당 사소하게는 손가락 한마디, 점점 더 대범해져서는 다리 하나, 눈 하나를 빼앗는 짓거리를 하고 싶은 12시 47분.... 


물론 맘에 들지 않는 부위는 거절할 수도, 다른 곳을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겠지. 대위가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건 뭘까. 


생이가 뽑혀나갈때까지만해도 희망을 잃진 않을거야, 그렇지? 귀가 좀 잘려나간대도 상관없을테고. 어쩌면 왼손 약지의 한마디, 두마디가 썰려나가도 괜찮을지도 모르지. 중지는 조금 뼈아프려나. 그렇다면 이제 오른손 약지를 어때? 그리고 로치를 위해서는 오른손 검지는 어때요?


당신의 중위도 꽤 눈이 인상적이더군요. 그러니까 그 두눈이면 좋겠는데. 아니면 다른 곳이 더 좋을까요? 물론 여기서 그만둬도 괜찮아요. 당신에게 받지 못한건 그에게 직접 받아내면 되니까. 심플하죠? 


애초에 처음부터 이런 거래 받아주지 않고, 홀로 나가는 방법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그랬다가는 대원들의 머리에 시원하게 총알구멍이 났을거라면? 대위는 그런걸 선택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자신 목숨값으로 손을 내놓는 소프에게 대, 대장 안돼요! 하고 울면서 질질 끌려나가는 로치라든가.


다른 대원들의 값을 치르는 동안엔 목아래까지 치미는 어떤 말도 못했겠지만 마지막 자신의 차례가 오면 미쳤습니까! 라고 소리치지 않을까. 고스트 울까? 이 악몽같은 일이 끝나기전까진 울진 않을텐데. 끝나도 안울 수도 있고. 중요한건...고스트가 자신의 값을 대신 치르는 대위를 견딜 수 있나?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 고스트. 이미 그는 만신창이고, 여기서 눈을 더 잃는다고 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거야. 두 눈을 멀쩡히 가지고 나갈 수 있다고 해보자. 그런 그가 멀쩡하게 네 옆에 있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너도 마찬가지야. 너까지 망가질 셈이야?


소프가 여기서 그만둔다고 해도 그러지 말라고 네가 붙잡고 빌어야 할 상황 아냐? 여기까지 왔는데. 겨우 네 차례까지 버텨왔는데 여기서 그만둬 버리면 어쩔거야. 너도 솔직해지지 그래. 뭐가 더 합리적인지 잘 알고 있을거 아냐. 천하의 고스트가 그런 것도 판단하지 못해서야, 실망인데.


나한테 복수같은 거라도 할 생각이라면 더더욱. 너라도 사지 멀쩡히 걸어나가야 하지 않겠어? 어때. 나의 친구, 사이먼. 그런 표정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네.


어때. 여기서 한술 더 떠서, 소프 머리통에 총 겨눈채로 고스트에게 직접 네 몫의 두 눈을 파내라고 한다면? 아, 고스트 머리 터지기 일보직전의 표정 보고 싶네. 네가 하지 않으면 나는 쏠거야. 네 목숨 대신, 목숨으로 값을 치르는거지. 조금 너덜너덜해지긴 했지만 이정도로 만족해줄게.


이러면 소프는 웃을 것 같다. 지금 이 상황이 정말 뭣같아서. 중위가 아무말도 못하고 서 있는 것도 우습고, 망가져서는 목숨 하나 걸려 있는 자신도 우습고. 아 그래 맘대로 해. 이게 목적이었나본데....하면서 고개를 젖혀서 변태놈을 보면 좋겠네. 내 중위 정도면 기꺼이 맞바꿔 줄테니까. 




그런거좋지않음? 소프가 복수니뭐니 뛰어다니는거 싫어서 계속 재우는거. 살짝 깨어날때쯤엔 눈가며 콧등에 입맞춰 주면서 다시 새로 약 넣어서 잠들게 하는거. (망한취향 


그렇게 재워두고서 돌아서서는 마카로프밑에서 숙이는 벨이나 고스트 보고싶다. 수십, 수백번을 더 루프를 돌아도 어느 시간에서도 붙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억지로 복수할 수 없도록 반대로 붙잡고 있는 이야기같은거. 고스트가 루프의 주인공이라면...루프의 대가로 소프와 자신의 관계성이 점점 옅어져 간다면 좋겠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카로프의  바로 곁에 서 있게된 고스트라거나. 그래서 이 시간선의 소프는 고스트와의 유대는 없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아무렴 어때. 드디어 소프를 잃지않고, 곁에 둘 수 있게 됐는걸. 약간 긴 시간끝에 길을 잃어버린 고스트가 보고싶은거다.


결코 고스트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과 후회의 연속성에서...수없는 상실 속에서 소프에 대한 집착만 남았다고 해야하나. 그럼에도 저기 잠들어있는 대위는 여전히 자신이 기억하던 대위와 꼭 닮아서 어느순간 서글퍼지는 고스트. 이러려던게 아니라는걸 어렴풋이 알고 있는데...돌이킬수가 없는거야.


감이라는게 있잖아. 지금이 마지막인거야. 여기서 한번더 대위를 놓쳤다가는 이제 영영 마주칠 수도 없을거라는 그런 감. 자신의 욕심으로 마모되어버린 인연과 대위. 그리고 뒤집힌 세상까지. 고스트 스스로 이제 선택할 수 있는건 많지 않겠지. 하지만 차마 대위에게 사과하진 않을거야.


사과해버리면 대위는 모두 자신이 끌어안아버릴지도 모르니까. 고스트는 그게 두려운거야. 대위의 모든게. 하루는 술에 잔뜩 취해서 돌아오는 날이었을거야. 세상 모든게 뒤바뀐 날이기도 하겠지. 오직 거기 누워있는 당신만 제외하고.


오늘 하루쯤은, 한번쯤은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당신을 여기에 붙들기위해 모든게 뒤집혀버린 날이니까. 이제 정말 당신뿐이니까. 아직도 곤히 잠들어있는 소프를 내려다보며 고스트는 생각이 많겠지. 그리고 얼마나 더 내려다보고 있었을까, 오랜만에 떠오른 푸른 눈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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