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 20 / 피터 - 23

오탈자, 비문 검수 대환영


피터가 불안한 눈을 하고 토니를 바라보자 토니는 씨익 웃으며 피터의 어깨를 붙잡았다.

"피터 그냥 여기서 하루 자면 되는 문제야. 자, come here darling."

"저, 저녁도 안먹었고 그리고 음..."

"잠을 여기서 자면 돼. 안그래?"

토니가 개구지게 웃으면서 재차 시트를 툭툭 치자 피터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났다. 피터의 얼굴이 어째선지 붉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켜진 방의 은은한 조명이 피터의 얼굴이 붉어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피터는 입술을 달싹였다. 말할까 말까 아, 미치겠다.

"우, 우리 같이 별 보러 나갈까 토, 토니?"

피터가 고개를 돌리자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은 토니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피터는 제가 토니의 얼굴을 보고 있단 것을 까먹을 만큼 심장이 쿵쾅거려서 흔들리는 눈에 붉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습고 사랑스러운지 토니 스타크는 피터의 어깨를 가볍게 누르며 일어섰다. 조명을 끄고 토니가 어둠 속에서 피터를 향해 말을 했다.

"Why not?"

토니는 피터의 옆에 앉아있었다. 편하게 벽에 기댄 모습이 화보에나 나올 것 같아서 피터는 다시 두근거림을 느꼈다. 흘끔흘끔 토니를 보는 시선을 토니가 모를리 없었다. 토니는 피터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별을 바라보았다. 피터가 보는 시선이, 달라붙는 그 눈동자가 싫을리 없었다. 오히려 심장 안쪽 깊게... 아니, 그보다는 발끝부려 저려오는 아찔한 쾌감에 토니는 눈을 살짝 찌푸린 채 어딘가에 있을 인공위성을 찾고 있었다. 피터는 달빛이 바다에 뿌린 온갖 색의 파란색들과 토니를 지켜보는 것을 병행하면서 열을 올리고 있었다. 제 딴에는 열을 식히고자 바다를 보는 것이었지만, 역효과였다. 바닷물이 일렁이는 것이 피터의 마음에 들어와 심장이 술렁거려 토니를 볼 수 밖에 없는 알고리즘이 형성되는 것이었다.

토니는 한참을 그 시선을 즐기다 입을 열었다.

"나는 피터 파커라는 애가 좋아. 너는 어때 피터?"

"뭐?"

"너는 피터 어떻게 생각해?"

이, 이게 무슨? 피터는 당황해 입을 헤- 벌리고 굳었다. 저 피터 파커가 나 맞지? 머릿속에서 자문자답을 수만번쯤 끝낸 뒤에 피터가 목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어, 엄. 음. 괘, 괜찮다고 생각해."

"너는 피터를 어떻게 알게 됐어?"

나를 어떻게 알게 됐냐고? 세상에! 지구에서 제일가는 천재라는 토니 스타크가 지금 내게 무슨 질문을 던진거지? 피터는 이젠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이 생각도 토니와 만나고부터 많이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글쎄...?"

"나는 가끔 바쁘지 않을 때 페퍼가 시켜서 연구실 작업이 어떻게 되어가나를 보러 가는데 거기서 만났어. 피터 파커가 인공지능을 건드리고 있는데, 거기서 성격이 꼼꼼함이 보였어. 그래서 얼굴을 보는데 정말 어린애가 있어서 세상에, 우리 회사에 이런 인재가 했는데 나보다 연상이더라? 진짜 그때의 기분은 참... 오묘했지."

토니가 눈을 접으며 웃어보였다. 토니는 그 눈에 달빛을 담고서 말을 이었다.

"피터 파커는 말리부 저택의 회색 코듀로이 소파를 좋아해. 코듀로이 소재를 좋아하나봐. 그리고 피터 파커는 일을 할 때 얇은 입술이 꾹 하고 다물려. 그리고 내가 쳐다보는 것도 모르지. 혼자서 얼굴 붉혔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고 샌드위치를 좋아해. 안에 피클 넣는 걸 좋아해. 넌 피터에 대해서 얼만큼 알아?"

"잘 알아."

나에 대한 건데 너보단 잘 알겠지 토니.

"그럼 나한테 피터 파커가 날 좋아하게 할 방법 좀 알려줄래?"

"토, 토니...!"

"왜?"

"그, 그런게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 난 돈도 써보고 사정상 많인 못하지만 어딜 좀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레고도 사주고 뭔가 많이 해줬는데..."

"그, 아, 알았... 알았어!"

"뭔데?"

"나랑 같이 이번 추수감사절에, 메, 메, 아으... 메이 이모 만나러 가자."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피터는 불안해져서 토니를 봤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 그 토니 스타크의 얼굴이 여름철 잘익은 수박마냥 빨개져 있는게 아닌가! 토니는 손으로 얼굴을 마구 쓸어내리면서 웃었다.

"하하하... 피터 파커 완전 고단수였구나."

토니가 바닥으로 주르륵 내려 누웠다. 별을 보다가 웃다가 웃으며 피터를 보다가 손가락을 보며 웃다가 토니가 피터에게 말했다.

"피터 그럼 우리 관계는 뭐지?"

"애, 애인에 많이 가까운 사...이?"

토니가 피터에게 기어가서 무릎을 베고 누웠다. 그리고 팔을 뻗어 피터의 밤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럼 내가 너에게 키스할 수 있는 사이?"

피터의 손이 잘게 떨었다. 토니의 시선은 피터에게 피터의 시선은 바다에 가있었다. 나는 지금 매트릭스 세계안에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피터는 괜히 다른 곳으로 정신을 돌리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지금의 토니는 네오였다. 두려울 것 없는 진실을 아는 자의 눈빛이었다. 저 당당하고 오만한 눈빛! 피터는 손을 토니의 입에 가져다 댔다.

"아, 아마도... 허락한다면..."

토니가 피터의 손을 핥았다.

"으, 으아?"

"그럼 지금은? 지금은 안되나요?"

피터의 심장이 마치 혜성이 지구에 떨어지는 것 처럼 온도가 급상승했다. 온몸이 달아올랐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주체할 수가 없었다. 허락하고 싶은데 입을 떨어지지 않아 피터는 직접 고개를 숙여 토니의 입술로부터 5cm의 거리에 도달했다.

아- 아- 피터호 피터호 지금 달에 착륙합니다. 궤도는 안정정입니다. 카운트 다운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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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가 그 부드러운 팔로 피터의 머리를 감싸면서 키스해왔다. 천천히 앉으며 피터의 입술을 물고 놓아주질 않았다. 피터는 입천장이 토니에 의해 긁혀지자 그 기이한 간지러움에 몸을 떨었다. 흥분에 의한 떨림이었다. 피터는 토니의 어깨에 팔을 걸어 토니를 끌어당겼다. 토니는 피터 입 속의 여린 살들을 탐험해나갔다. 혀가 서로 엉켜서 피터는 머리가 하늘로 붕 뜨는 기분이었다. 피터는 하늘로 붕 뜨지 않기 위해서 더욱 강하게 토니를 잡았다. 그런데 그 순간 토니가 키스를 멈추고 손으로 피터의 입술을 훔쳤다. 그리고 샐쭉 웃었다.

"여기서 더 가길 원하신다면 명령만 내려주시면 됩니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부풀어오른 마음이나 하체가 뻐근했다. 한마디로 암전이었다.

"으으..."

피터는 엉덩이에 느껴지는 이 치질걸린 듯한 느낌이 찝찝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엎드려 있는 상태였다. 그는 씻고 싶었다. 하지만 이 작은 오두막에 샤워실이 없었기 때문에 곤란했다. 아니, 그보다...

"왜 여기 콘돔이 비치돼 있는건데 토니!!"

"음? 문명인의 필수품 아닌가?"

"여, 여기 아무도 안왔다매!"

"질투하는 거야 honey? 진짜로? 와, 나 좀 다시 얼굴 빨개질 것 같아... 감동이야..."

"서, 설마 너 이럴 줄 알고 준비해 놓은 거야? 응?"

"그럴리가 있겠어? 오해하지 말란 말이야 피터... 난 양복 안주머니에도 항상 콘돔을 넣고 다닐 뿐이야."

"세상에! 너 아직 20살이라고!!!"

"흠, 글쎄 피임은 중요한 거니까...?"

피터는 할 말을 잃었다.

"아니 그래서 왜 여기에 콘돔이 있냐니깐?"

"정확히는 여기에 있던게 아니라 내 바지마다 콘돔이 들어있는 거야 피터. 보여줄까?"

토니는 말로만 하지 않고 직접 주머니를 뒤져서 형형 색색의 콘돔 4개를 꺼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렇게 열내지 말고 엎드려봐 피터 안마해줄게. 나도 그, 남자는 처음이어서... 미안... 나보다 나이 많은 네가 용서해 피터."

"언제부터 나이 따졌다고 진짜..."

피터는 뭔가 속은 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기분이 좋아서 그냥 그대로 누워서  토니의 안마를 받았다. 뭉친데만을 골고루 눌러주는 토니의 안마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피터는 기분 좋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야... 항문에서 피날 줄 알았는데, 피는 안났다... 그리고 다시 표정을 굳혔다. 그래도 화장실에 관장약까지 있는 건 좀 수상쩍은데... 뭐 어때 쌍방으로 즐긴 데다가 음... 여태껏 섹스를 잘못 알아온 것만 같은 기분 좋음이 있었으니까 됐지 뭐. 피터는 좋은게 좋은 거라며 넘어가기로 했다.

결굴 점심때가 가까워져서 둘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때 작은 수상가옥에서 나왔다. 토니가 걱정해줬고 피터는 부끄러워 했다. 차마 치질걸린 느낌이라고는 말 못해...!



+후기

정말 죄송합니다... 또 다시 늦은 데다가 저장 실수로 나눠서 올리게 되었네요...! 위로가 되실진 모르겠지만 상이 있어서 다녀왔더니 약간 허무해지고 무기력해져서 도저히 이탈리아 남부의 청명한 지중해성 기후를 떠올릴 수가 없더라고요. 하하...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요! 다만 정말 존경하던 분이 돌아가시는 건 인생에 한 전환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네, 여러분도 항상 건강 챙기시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기르시고... 사설이 많네요! 그냥 그래요 (ㅇㅡ <) 제가 좋아하는 말이라서 그래요. 그냥 모르겠어요.

1. 매트릭스 영화 시리즈를 정말 좋아합니다. 공각기동대 만화는 잘 이해를 못하겠고, 전 그보단 영화를 좋아해서요. 네오... 정말 멋지죠(코쓱)

2. 피터와 토니가... 드디어! 첫날밤을! 제가 부끄러워서 거시기한 장면은 차마 못 쓰겠더라고요... 여러분들 상상속에서 둘은 잇챠 하고 행복해 했을 겁니다. 네...

3. 제 안의 토니는 오렌지를 나름 좋아합니다. 왜냐면 제가 오렌지를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오렌지 주스는 좋아하지 않아요... 노맛... 만족해 본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또륵

4. 다정한 토니는 피터가 좋아하는 것을 눈여겨 보고 있었답니다! 피터가 코듀로이 소파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된 이유는 피터가 소파위에서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카메라들...로 자주 봐왔기 때문입니다.

5. 둘은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닙니다. 물론 서로 열렬히 사랑하긴 하죠. 사랑으로 명명되기를 원하지 않는 걸까요? 저도 피터의 마음(내 마음)을 모르겠어요...

6. 달빛은 샤갈의 파란빛을 떠올리면서 읽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샤갈의 그림중 파란색이 정말 창백한 듯이 나오는 그런 그림들이요. 정말 아련하고 우아한 빛이죠! 전 샤갈이나 다른 초현실주의 작가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후...후...

7. 글을 쓸 때 Charlie puth의 Boy를 들었답니다. 난 연하라 안되는 거야? 하는 내용이지만 귀여워서 들으면서 즐겁게 쓰려고 노력했답니다!

8. 여담이지만 제가 우울할 땐 스토리가 많이 우울해질 수 있답니다...! 결말은 저도 모르니까요...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런 아무것도 아닌 데다가 비문 문법 오류 넘쳐날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또, 구독?해주신 분들 아무것도 해드릴 것도 없는데 제가 다 쑥쓰러워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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