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님의 커미션으로 진행한 <19금 미유신> 약 8000자(+2000자) 글입니다. 글 커미션 샘플로 일부 공개합니다.

** 샘플 공개분에는 성인분이 없어 전체 공개합니다.





라이어




가면라이더 류우키
테즈카 미유키 X 키도 신지





“운명은 바꿀 수 있어.”

테즈카 미유키는 멀어지는 여성 손님을 향해 외쳤다. 종종걸음으로 멀어지던 여성이 고개를 돌려 한번 그와 시선을 마주치고 인상을 한껏 찌푸렸다.

그녀는 기분이 나빴다. 기껏 시간을 쪼개, 적은 돈이나마 유료로 본 점 결과가 최악이었다. 그녀는 점쟁이는 서비스업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돈을 지불하면 미신으로 손님을 즐겁게 하는, 나쁜 결과가 나와도 그럴싸하게 포장해가며 돈을 버는 사람. 제법 유명한 점쟁이라는 소문을 들어 얼마나 립서비스를 잘해 주는가, 궁금했을 뿐이다. 그 결과 그녀는 평생 함께하려던 이와의 미래가 풍랑 속 조각배와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어찌 생각해도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심지어 점쟁이는 그것을 더 포장하지 않았다.

“다른 이를 만나야 하는 걸까요……?”

믿지는 않지만 불쾌감을 참고 일단 내뱉었을 뿐인 물음이었다.

“네 운명은 그 사람으로 점 지어져 있어.”

돌아온 말은 그녀를 분노하게 했다. 미래는 풍랑 속 조각배. 다사다난하여 괴로울 것이라 하더니, 그럼 다른 이를 만나야 하냐는 물음에는 그 사람뿐이리라 답한다. 그건 즉 그녀의 미래는 평생 풍랑 속 조각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의미였다.

그녀의 입에서 나올 말은 곱지 않았다. 하지만 성숙한 사회인인 그녀는 애써 험한 말을 참고 멀어지려 했다. 그녀를 붙잡은 것은 점쟁이였다. 따라서 그녀가 점쟁이에게 험한 말을 하는 건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다.

대처법도 개선책도 없이 미래라 말하더니, 그래놓고는 하는 말이 ‘운명은 바꿀 수 있다’다. 그녀는 치솟는 짜증과 분노를 지극히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이 남자는 사기꾼이다.

“거짓말쟁이.”

운명으로 점지되어 있다고 한 주제에 바꿀 수 있다고? 사람을 기만하는 건가. 거친 말을 마치고 멀어지며,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렇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점쟁이, 테즈카 미유키는 그저 입술만으로 웃음을 한번 그려 보이고 말았다. 붙잡아 더 말을 섞어봐야 의미가 없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마음은 씁쓸해서, 그는 오늘의 장사를 마치기 위해 좌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점쟁이 일을 하면 흔한 경험이었다. 욕설은 얌전한 수준이다. 그의 뺨을 내리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멱살을 움켜쥐고 주먹을 휘두르는 사람도 있었다. 일을 마치고 가는 그를 습격해 죽이려던 이도 있었다.

덕분에 싸움에 익숙해졌단 것을 좋은 일이라 표현해야 할지.

‘적어도 지금은 도움이 되는군.’

라이더 배틀에 참가하게 된 후로는 그날들도 다 의미가 있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운명이 그것조차 이끌었는가. 자신을 얽매고 있는 운명이 지긋지긋하지만 테즈카 미유키는 손님들처럼 얼굴을 찌푸리지는 않는다. 애초에 말을 좀 돌려 해주고 거짓이라도 섞어 줬다면 봉변당할 일도 없으리라는 걸 알면서도 거짓을 뱉지 않은 건 그의 선택이다. 어쨌든 싸움에 익숙해진 덕에 라이더 배틀 속에서 서로를 해하려는 라이더들을 말릴 수 있으니 테즈카에게 있어서 손해는 없는 일이다. 뭐, 이해득실을 따지고 들자면 할 말이 많아지니 그저 또 미소를 그려 보인다.

“테즈카!”

두다다다.

테즈카의 뒤쪽에서 바닥을 차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누구인지는 뻔했다. 달려오는 모습과 그 소리가 그림으로 그린 듯 선명했다. 테즈카 미유키는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타탁, 스피드를 낮추기 위해 바닥을 차는 소리가 강하게 울렸다. 테즈카가 예상한 대로 키도 신지가 거기 서 있었다.

“너, 뺨……!”

키도 신지가 깜짝 놀라 목소리를 높였다. 조금 발갛게 부어오른 뺨은 마찰을 의미했다.

‘누군가에게 뺨을 맞았다고? 테즈카가?’

키도 신지는 이해할 수 없다. 그가 아는 테즈카 미유키는 누구보다 상냥하고 배려 넘치는 인물이다. 라이더 배틀 중에도 쉬이 부상을 입지 않는 그가 다쳤다면, 그건 그가 방치했다는 이야기였다.

손을 조심스레 뻗어 뺨에 얹자 다른 곳보다 조금 뜨거운 체온이 와 닿았다. 속상함과 안쓰러움이 밀려와 신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런 신지를 숨이 뺨에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게 된 테즈카는 살짝, 그러나 분명하게 미소를 지었다.

제 뺨 위에 닿은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어, 어리광부리듯 고개를 기울였다. 놀라 잊고 있던 거리감을 새삼 깨달은 신지가 화들짝, 놀라 반사적으로 몸을 물렸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자 한 걸음, 테즈카가 다가섰다.

“…….”

뻐끔뻐끔, 입술은 열렸으나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키도 신지의 뺨이 점점 발갛게 물들었다. 테즈카 미유키의 뺨보다도 더욱더 붉게 물들었다. 부끄러워하는 것이 귀여워 빤히 바라보자 그 시선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숙여버렸다.

본래 테즈카보다 작은 신지가 고개를 숙이니 보이는 것은 정수리뿐이다. 테즈카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대 손을 반대 뺨에 얹고는 양손에 힘을 줘 신지의 고개를 들어 올렸다. 부끄러움에 약간의 저항감은 있었으나 이내 힘이 빠졌다. 그러나 들어 올린 고개의, 언제나 올곧아 테즈카 미유키를 흔드는 눈만은 꼭 감겨 있었다. 그것이 키도 신지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반항이었다.

눈을 뜨게 할 방법은 여럿 존재했다. 단지 입을 열어 눈을 떠 달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키도 신지는 마지못하다는 듯, 부끄러움을 흘려내기 위해 조금 툴툴거리며 눈을 뜰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테즈카 미유키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쪽.

귀여운 소리와 함께 입술에 닿았다 떨어지는 감촉에 키도 신지가 눈을 부릅뜨고 경직했다. 연인 사이인 둘은 이미 몇 번이고 육체관계를 가진 상태였으나, 겨우 뽀뽀 하나에 키도 신지가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공공장소에서 남자들끼리 밀착해 있으니 시선이 쏠릴 수밖에. 하지만 신지는 그러한 것을 들을 여유조차 없었다. 그저 테즈카 미유키가 선사한 가벼운 입술과 입술의 접촉에 놀라 사고가 멈췄다.

후에 떠올리고는 사람들 앞에서는 그래선 안 된다고 눈을 피하며 외칠 것이다. 그리고 테즈카는 그저 마주하고 웃어 보일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예상되어서 하하, 테즈카 미유키는 이번에야말로 소리를 높여 웃었다.

“자리를 옮기자.”

웃음을 그치고 테즈카가 제 뺨에 얹어진 손등을 손톱으로 가볍게 긁었다. 은근한 그 유혹을 알아들은 키도 신지의 얼굴은 더 달아오르고 목덜미까지 물든다.

“……응.”

잠시 침묵을 이어가던 신지가 입술을 잘근, 씹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하 략) 



평소와 다르게 약간 달달 모드로 진행해봤습니다. 7 시점도 조금 바꿔봤지요!

커미션 신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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