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탁-


마리네뜨가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었다.



"잠깐만 마리네뜨! 여긴 학교 방향이 아니잖아!"



티키가 마리네뜨의 가방에서 고개를 내밀며 소리쳤다. 그러나 마리네뜨는 앞을 보고 달리는 데 정신이 없어 티키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그거보다 더 급한 일이야, 티키!"


"어디로 가는 거야? 설마 블랙캣 때문이야?"


"아드리앙의 집! '그날' 블랙캣이 호크모스를 만난 거라면 가브리엘 씨도 봤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아드리앙이 사라진 거랑 관련 있을지도 모르고..! 그래 맞아, 어쩌면 호크모스가 가브리엘 씨의 입을 막으려고 아드리앙을 인질로 잡아 간 걸거야..!!"


"그래서 지금 아드리앙의 집으로 가는 거야?"


"어!"


"하지만 너 말대로라면 가브리엘씨가 말해 줄 리가 없잖아!"


"그래도.... 그래도 해 봐야지..! 이대로 아무 단서도 없이 있을 수는 없잖아..!"


"하지만 호크모스가 보고 있다가 그 애를 해치면 어떡하려고...!"


"뭐?"



아드리앙의 집으로 달려가던 마리네뜨는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고 고민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맞아... 그럴지도 몰라... 그럼 어떻게 해야...."



마리네뜨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손을 얹고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감았다. 그러다 그녀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래... 그럼 차라리 이쪽도 미끼를 던지자. 호크모스가 가브리엘 씨를 감시하고 있다면 레이디버그가 그 주변에 나타나면 안 나타날 수가 없겠지...!"


"본인이 안 오고 다른 악당을 보내면 어쩌려고?"


"아.... 글쎄, 하지만 당장은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왜냐면 지금 악당으로 만들 사람이 있다면 벌써 나왔을 테니까...! 일단 지금은 없다는 거지..! 그러니까 서둘러야 해!"



마리네뜨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레이디버그로 변신했다. 그리고 아드리앙의 집 앞에 도착했다.



"좋아... 일단 왔는데 어쩌지...? 일단 가브리엘 씨를 만나야겠지?"



레이디버그로 변신한 마리네뜨는 침착하게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


반응이 없다.


레이디버그는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러보았다.


띵동-


이번에도 무반응.... 

집에 아무도 없는 건가 하던 레이디버그는 순간적인 인기척에 위를 올려다보았다.



"...!!!"



그녀는 분명 보았다, 위 층에 누군가가 있었다...! 그 누군가는 레이디버그를 보더니 서둘러 그 자리를 피해버렸다. 레이디버그 수상한 인물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지붕 위로 요요를 던져 올라갔다. 그러나 창문으로 집 안을 둘러봤을 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흐악-!!!"



레이디버그는 뭔가의 공격을 맞고 날아가 지붕 위에서 떨어졌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두 번째 공격이 이어졌다. 그녀는 미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바닥 위로 내팽개쳐졌다.


그리고 다시 일어선 레이디버그의 눈에 보인 것은....



".. 블랙캣....?"



하지만 레이디버그는 알 수 있었다. 눈 앞의 나타난 블랙캣은 그녀가 알던 그 블랙캣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러나 예상치 못한 등장에 레이디버그는 순간 놀라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다른 블랙캣의 고대의 재앙 공격이 이어졌다.



"-!!!"



그녀는 상황 파악을 하고 서둘러 피하려 했다. 그러나 당황해서 그랬는지 발을 삐끗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헉...!"



이제 꼼짝없이 저 공격에 맞겠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누군가 그녀의 앞에 나타나더니 그녀를 안아 지키며 대신 공격을 맞았다.



".......... !!"



눈 앞에 나타난 그는, 검은 머리카락과 녹색 눈동자에-, 비록 더듬이도 없고 피부색은 하얗지만 전에 만난 플랙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고대의 재앙을 맞고 점점 희미해져 갔다.


"프.. 플랙....? 누구....??"


그때 만난 플랙의 모습이었지만 어딘가 다른 그를 보며 레이디버그는 왠지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하하... 이렇게 등장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가 체념한 듯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는 점점 더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미안해... 마이 레이디"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레이디버그의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어... 말도 안 돼... 잠깐만... 어...? 아...아아아... 블랙캣...! 아.. 안 돼...... 블랙캣...!! 안 돼!! 안 돼!!!!"


그 말 한 마디로 그녀는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뒤늦게 그를 불러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레이디버그는 그저 그가 사라진 곳을 멍하니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눈 앞에 나타난 또 다른 블랙캣을 해치워야 한다는 것밖에는...







-

(고양이가 없는 도시 7에서 계속...)


원하는 이야기가 없으면 직접 만들면 돼! 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이야기를 읽는 것도 만드는 것도 좋아합니다.

반리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