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설정을 일부 차용했습니다.

- 스파이더맨 파프롬 홈 이후의 이야기. 파프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오타, 비문 주의

- 파프롬에서 시간이 더 지나 피터는 갓 성인이 된 설정입니다.

- 일부 제멋대로 해석이 들어간 설정이 존재합니다.

- 코믹스 설정을 일부 차용했습니다. 






피터는 나타샤의 뒤를 따랐다. 좁은 골목 끝에 세워둔 오토바이에 앉은 나타샤는 헬멧을 쓰고 남은 하나를 피터를 향해 던졌다. 피터는 그걸 받고도 잠시 머뭇거렸다. 해는 이미 지고 있었고, 토니는 이미 방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토니에게 연락이라도 해두면 좋겠지만, 생각해보니 전화번호도 뭐도 받아둔 게 없었다.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건 이젠 회답이 돌아오지 않을 번호뿐이었다. 

항상 토니가 출근하고 패트롤을 돌다가 토니가 돌아오기 전에는 들어갔으니까 저도 토니도 서로 연락을 취해야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누구보다도 서로를 의식하고 서로에게 투영하는 얼굴이 있었지만, 결국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그 사람이 아니었기에 좀 조심스러운 것도 있었다. 알고보면 내심 벽을 만들고 있었던 셈이었다. 피터는 지금 그걸 후회했다. 

그냥 따라가지 않는 것도, 날을 새로 잡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저쪽이 토니 스타크라는 패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러나 저러나 피터 파커에게 토니 스타크란 충분히 목적이 될 수 있는 이름이었다. 피터는 미세하지만 몸의 털끌이 솟는 감각을 느꼈다. 직설적이진 않지만 뭔가 어렴풋이 예감이 든다. 결국 피터는 얌전히 나타샤의 뒤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가자는대로, 그들이 원하는대로. 어딜 데려가든 빠져나오지 못할 일은 없을 거고, 피터는 무엇보다 그들이 대체 토니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궁금했다. 그게 토니를 위협할 일이 될 지 아닐 지도.

나타샤가 운전하는 오토바이는 도심의 외곽으로 빠져나가 공장터에 세워둔 퀸젯 앞에서 멈췄다. 퀸젯의 격납고가 열리자 오토바이는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권하는 대로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기 무섭게 퀸젯은 고도를 올려 하늘 어딘가로 향했다. 말로만 들었던 헬리캐리어란 곳으로라도 가는 건가. 예상은 적중했다. 피터는 실제로 본 적이 없던 거대 항공모함이 하늘에 떠 있었고, 퀸젯은 그곳에 착륙했다.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받고 피터는 나타샤를 따라 걸었다. 피터는 지나는 길 구석구석을 꼼꼼히 보며 길을 기억해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혹시 몰라 캐런에게 가는 길을 스캔해달라고도 부탁했다. 이곳이 얼마나 높은지는 알 수 없지만 여차하면 무리해서라도 빠져나가야 했으니까 필요한 정보는 최대한 많이 모야두어서 나쁠 건 없었다.

나타샤를 따라 도착한 곳은 회의실이었다. 사방이 막혀있고 가운데에 대여섯 정도만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하나가 놓아져 있었다. 피터는 회의실 안쪽에 한쪽 눈에만 안대를 낀 흑인 사내가 서 있는 걸 발견했다. 아는 얼굴이었다. 최근에, 최근이래봤자 3년도 전이지만, 만난 적도 있는 사내였다. 저에게 토니의 이디스를 넘겨준, 어벤져스의 조력자이자 쉴드의 국장이었던 닉 퓨리. 그리고 그의 옆엔 이전에도 봤던 그의 부관 마리아 힐이 서 있었다. 피터는 살짝 긴장했다. 이곳에 오면서 본 근무자들의 복장과 퓨리의 복장, 그리고 마리아의 복장에 새겨진 문양은 제가 알던 쉴드의 문양이긴 했다. 다만 이곳에도 똑같이 쉴드는 세계의 평화를 우선하는 단체일까? 피터가 묻기 전에 퓨리가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그건 피터가 알고 있던 정보와 일치했다.

“쉴드의 국장, 닉 퓨리라고 한다. 여기는 내 부관 마리아 힐. 갑작스럽게 초대해서 놀라게 했군, 스파이더맨.”

“쉴드라면…….”

“전략적 국토 개입 및 집행 병참국(Strategic Homeland Intervention, Enforcement and Logistics Division). 줄여서 쉴드라고 하지.”

“제게 하실 말씀이 있다구요.”

적어도 쉴드의 이념, 목적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일단은 안심이 된다. 하지만 곧 의문은 불어났다. 그런 곳에서 토니에 대해 할 말이 대체 뭘까. 이곳은 아이언맨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였다. 당연히 토니도 영웅이 아니다. 이곳에서의 토니는 여전히 군수업자고, 무기를 발명하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굳이 토니가 아닌 저를 불러낸 대는 이유가 있을 테지. 지금 이 세계에는 죽었다던 스파이더맨이 다시 나타나 토니 스타크를 구했고, 그의 타워를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걸 티낸 적은 없지만 쉴드라면 그런 관련성 정도는 금새 알아챌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사람이 누군지 아나?”

퓨리가 말하자 마리아가 옆에서 패널을 조종해 사진을 허공에 띄웠다. 허공에는 브루넷의 머리가 긴 여성의 얼굴이 떠 있었다.

“아니, 몰라요.”

피터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었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지 피터의 대답에 아랑곳 않고 퓨리는 말을 이어나갔다. 

“마야 한센 박사. 궁극적인 의료용 치료제를 개발하던 사람이지.”

퓨리가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설명했다. 동시에 피터의 시야에서는 사전에 부탁해둔 대로 캐런이 정보를 검색하는 중이었다. 상대가 말하는 것이 정말 맞는 정보인지 크로스체크가 필요했다.  

[피터. 외부와 통신 연결이 안돼]

하지만 곧 그런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연결이 안된다고?”

“이곳은 보안을 위해 특수한 코드와 경로가 아니면 외부와 접속할 수 없도록 되어 있지. 자네의 그 슈트에 뭔가 심어져 있다는 건 이미 파악이 된 상태야. 그걸론 아무런 정보도 알아낼 수 없어. 그러니 그만 내 이야기에 집중해 줬으면 좋겠군.”

피터는 왜 저를 이곳까지 데려온 건지 이해했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정보가 기밀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정보를 제게 알릴 결정까지 했다는 건 그들도 제게서 확실하게 얻을 것이 있다는 소리다. 어쩌면 주는 것 없이 필요한 것만 얻어갈 생각인지도 모른다. 저들이 주는 정보가 정확한 정보인지 아닌지 적어도 지금은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 피터는 주먹을 살짝 쥐었다 폈다.

“그 사람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피터의 물음에 퓨리의 설명이 이어졌다.

“한센박사는 세포의 기억력을 바탕으로 신체가 원래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증폭시킨 신약의 개발을 진행하던 사람이야. 이론대로 약이 완성된다면 세포의 체계화, 데이터화, 그리고 재생능력, 그 모든 걸 정립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약이었지. 안타까운 건 이 약의 성능에 관심을 가진 건 의학계만이 아니었다는 거다. 다쳐도 금방 낫고 병들지도 어지간해선 죽지도 않는 신체는 무척 매력적이니까 말이지. 하지만 그것도 5년, 10년이 지나자 시들해졌어. 성과가 나지 않는 연구에 투자를 할 만큼 돈이 썩어나는 사람은 드무니까. 그래도 한센은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이어갔지.”

마리아가 다른 화면을 추가로 띄웠다. 무언가가 밝은 열을 발산하더니 폭발하는 영상과 작은 모래알의 흔적도 없는 텅 빈 공터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반경 100미터 범위를 초토화시키는 폭탄테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장소도 시간도 전부 제각각이지만 폭탄이 터진 뒤의 모습이 꼭 닮은 사건들이었지.”

이어 허공에 토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즈음 토니 스타크가 옛 지인이던 한센 박사의 러브콜을 받아 그녀의 연구를 돕기로 했다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냈어. 스타크 인더스트리와 퓨쳐 팜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쳤고 스타크가 그것에 손을 대면서 한센의 발명품은 치료제에서, 명실상부 무기로 탈바꿈되었지. 성공만 한다면 어쩌면 슈퍼 솔져의 재래가 이루어질 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알면서도 쉬쉬하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당연히 모두의 관심은 한센과 스타크에게 몰렸고, 한센 박사는 스타크 외에도 새로운 투자자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쉴드는 일전에 있었던 테러에서 폭발한 것이 어쩌면 폭탄이 아니라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첫 테러 발생 직전에 한센박사가 머물고 있던 퓨쳐 팜 연구동에서 도난미수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과거 그녀가 발표했던 논문 중에는 테스트베더였던 식물이 작은 자극으로도 폭발한 적이 있다는 기록이 있었다. 만약 일련의 폭팔 사건이 정말 사람이 폭발한 것이라면, 그리고 도난이 미수가 안라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면, 그 원인은 한센박사의 발명품일 수도 있었다.

여기까지 설명한 퓨리는 이어 마리아에게 지시해 새로운 화면을 띄웠다. 떠오른 기사는 토니 스타크와 마야 한센의 결별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시일이 지나자 스타크가 더는 한센박사와 연구를 이어갈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어. 의견 차이로 인한 대화 단절. 이게 스타크가 댄 이유였지. 곧 퓨처팜의 한센 박사도 마찬가지로 의견이 맞지 않아 공동 연구를 중단했다고 발표하고 그동안의 도움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곧 신약의 완성이 목전이다. 이렇게 기사를 냈지. 그리고 박사는 이 약을 이렇게 지칭했어. 익스트리미스라고.”

“익스트리미스?”

“들어본 적 있나?”

피터는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 단어 자체는 알고 있었다. 제 세상에서 이전에 일어났던 무차별 폭탄 테러와 토니의 말리부 저택 테러는 무척 유명한 사건이었으니까. 그때 나왔던 게 익스트리미스라는 단어였다. 다만 더 상세한 건 보도된 적이 없었다.

마리아가 추가로 기사를 하나 더 띄웠다. 기사의 타이틀을 읽은 피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익스트리미스를 개발한 마야 한센 박사, 퓨쳐팜 연구실에서 시신으로 발견.]

“하지만 우리가 개입하기 직전 누군가 퓨쳐팜에 침입했고 그곳에서 한센 박사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지. 범인은 그 지역 20대 2인조. 누군가 거금을 넘기고 자기들을 사주했다고 하더군. 들어가는 동안 보안은 어떻게 해제했냐는 질문에 아무런 보안도 움직이고 있지 않았다고 했어. 그렇게 설명을 들었다고. 실재로 거기까지 들어가는데 누구도 무엇도 자기들을 방해하지 않았다더군.”

“문제는,”

그 때까지 패널만 조작하던 마리아가 입을 열었다. 

“그곳에 한센 박사의 연구 결과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수기로 적힌 일부만 존재할 뿐, 데이터로 기록된 것은 실험에 관한 것은 물론 수식, 제작 방식 등 그 모든 것이 소거되어 있었어요.”

“어, 그럼……?”

피터의 물음에 그의 뒤에 서 있던 나타샤가 말했다.

“현재 마야 한센의 연구물인 익스트리미스에 대해 가장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게 토니 스타크라는 거지.”

“아까도 말했듯이 한센 박사의 연구물은 단순한 치료제에서 끝날 물건이 아냐. 그 약을 가진 자는 살아있는 강철 군대를 얻을 수도 있어.”

퓨리가 피터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 유일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게 스타크고. 스타크는 연구의 공유는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아는 것이 없다고 했지만 그럴리가 있나.”

“하지만 토니가 그렇게 말했다면,”

“토니 스타크가 ‘진짜 그렇다’고 하더라도 누구도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어.”

피터는 혼란스러웠다. 

익스트리미스. 마야 한센. 폭탄 테러. 죽음. 연구내용. 토니.

“……설마 내게 익스트리미스라는 것의 연구내용을 가져오라는 건가요?”

아니면 그걸 정말 토니가 가지고 있는지 알아오라는 것이던가.

“스타크 인더스트리에는 우리 직원들이 여럿 잠복해 있어. 그런 걸 굳이 자네에게 부탁할 필요도 없지.”

퓨리가 마리아에게 눈짓했다. 마리아는 또 하나의 영상을 띄웠다. 스타크 인더스트리 로고가 새겨진 공장이 내부폭발로 무너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일전에 피터가 토니를 구한 그곳이었다.

“우리는 마야 한센 박사의 살해 사건 이후 일어난 이 테러가 어쩌면 익스트리미스를 노리는 누군가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 토니 스타크는 안 그래도 노리는 사람이 많아. 그 뛰어난 두뇌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수도 없어. 더욱이 그는 군수업자고 무기에 한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그가 만든 무기만 있으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헛소리도 헛소리만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다행히 그 날 그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전원 휴무였어요. 그래서 실질적인 피해는 재산 피해와 스타크 개인이 다친 것으로 끝이 났지만.”

“평소부터 스타크는 근무자 전원을 쉬게 하고 종종 그곳에서 뭔가를 했다는 증언이 있어. 면밀한 추가 조사를 거쳐 우리는 그 테러가 스타크를 노리는 것과는 관계없다는 결론을 내렸지. 거기서 스타크가 뭘 했는지는 몰라.” 

퓨리가 검지로 피터를 가리켰다.

“하지만 그곳에서 분명 죽었을 터인 스파이더맨이 다시 나타난 건 간과할 수 없지.”

이것 때문이었구나. 피터가 숨을 들이켰다. 그들이 굳이 저를 지정해 부른 이유. 

뭐라고 말해야 되지? 다시 살아났다고? 죽은 적이 없다고? 아니면 전혀 다른 타인이라고?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정답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피터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닉 퓨리와 미리아 힐. 뒤에 선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

“그렇게 경계할 필요는 없어. 우리도 처음엔 자네를 그곳에서 스타크가 만든 클론이나 안드로이드가 아닌가 했지만, 그런 연구가 아니었다는 건 현장에서 발견한 기계를 역설계해서 알고 있으니까.”

“기계?”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연구원의 말로는 좌표를 계산하는 것이 아닌가 하더군.”

좌표. 그 단어만으로도 피터는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제 세계와 매우 닮은 또 다른 세계. 스파이더맨과 토니 스타크가 연인인 세계. 스파이더맨이 죽고 사라진 세계. 그리고 좌표를 필요로 했던 토니의 연구. 그 연구가 이루어진 곳에서 일어난 폭발사고와 뜬금없이 그 세계로 떨어진 자신의 존재.

“적어도 자네가 다시 나타나고 자네가 세계에 위협을 가할 인물이 아니라는 건 그동안의 관찰로 확신했어. 자네가 예전의 그 스파이더맨과 동일인물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사람인지는 관심없네. 세상에 위협적인 존재만 아니라면 말이지. 우리가 자네를 부른 건 자네의 존재를 염려해서가 아냐. 우리가 지금 가장 확인하고 싶은 건,”

퓨리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쉴드는 익스트리미스 공식을 가지고 있는 건 토니가 유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 관련한 그의 행보에는 의심쩍인 부분이 있다고도 여기고 있다. 그런 토니가 공장에서 개인적으로 무언가 연구를 했고 그것으로 뭔가를 저지를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그만한 미래의 가능성을 묵인하고서라도 제거해야 하는가, 아닌가.”

심장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머리가 급속히 차가워졌다.

“확신이 필요해.”

스타크에 대한.






타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린 뒤였다. 옥상에 선 피터는 가면을 벗고 크게 심호흡을 했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들이 바람에 식는 느낌이 상쾌함보단 오싹함을 불렀다.

존재만으로도 이미 위협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쉴드는 알아채지 못했지만 당사자인 피터는 알 수 있는 토니의 연구. 하지만 토니는 분명 그런 것 따위는 모른다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그뿐인가. 무엇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이 세계에 휩쓸린 저를 위해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도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믿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이미 떠오른 가능성을 모른 척 할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본능적인 감각이, 정답을 끊임없이 외치고 있었다.

“늦었네?”

거실로 들어서는 피터를 토니가 맞이했다. 집 안은 어두컴컴한 채였다. 창문 너머로 새어 들어오는 달빛이 빛의 전부였다. 달빛이 서린 어둠 속에서 소파에 앉아 있는 토니가 미소지었다. 그 얼굴을 본 피터는 아, 하고 깨달은 듯한 목소리를 냈다.

“내가 누굴 만나고 왔는지 아시는 군요.”

“…….”

“토니.”

뭐부터 물어보면 좋을까.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피터는 입을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하다가 손으로 앞머리를 휘저었다. 도무지 모르겠다. 대체 뭐가 궁금하고 지금 제 속을 뒤흔드는 이 감정이 뭔지도. 

“피터.”

어느 샌가 눈앞에 다가와 선 토니가 피터의 뺨을 쓸었다. 굳은 살이 베긴 손가락 끝이 까칠했다. 기술자의 손이었다. 이 손이 많은 걸 만들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것을 만들 손이었다. 

“피터.”

손끝을 따라가던 시선을 양 뺨을 감싸는 것으로 토니가 제지했다. 피터는 조금 아래에 있는 토니의 커다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속눈썹이 긴, 보석같은 눈동자. 눈동자에 제 모습이 비쳤다. 토니의 눈매가 휘었다. 그걸 본 것만으로도 얼굴이 붉어졌다. 매력이 넘치는 눈은 그걸 상대에게 주지시키는데도 통달했다. 따뜻한 숨결이 입술에 닿았고 곧 이어 촉촉한 감촉이 찾아왔다. 

토니가 양 팔을 들어 피터의 목에 감았다. 그의 몸을 지지하고 있던 목발이 넘어졌다. 피터가 토니의 허리를 안았다. 틈없이 밀착된 몸이 따뜻했다. 피터의 호흡과 토니의 호흡이 같은 리듬을 띠기 시작했을 때 토니가 허리를 움직여 피터를 자극했다. 갑자기 치솟은 흥분때문에 피터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늘 지켜보기만 했던 사람이다. 동경이 성애의 감정일지도 모른다고, 어렴풋한 짐작이 깨달음이 된 건 토니가 죽은 뒤였다. 

일찍 죽었음에도 이 세계의 피터 파커가 부러웠다. 토니와 연인이라던 그가, 그럴 수 있었던 시간과 관계가 부러웠다. 하지만.

“당신은, 제, 토니가 아니예요.”

“피터……?”

“저도 당신의 피터가 아니예요. 그러니까 이러면 안되는 거예요.”

제 욕구만을 위해서라면 지금 이 토니를 당장이라도 안고 싶었다. 얼굴도 목소리도 무엇하나 다른 게 없으니까. 저는 손에 닿을 수 없었던 그를 떠올리며 마음껏 안을 수 있다면.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그럴 수 없었다. 피터는 토니를 좋아하기에, 무엇보다 이 세계의 토니 역시 지금의 피터에게는 이미 너무 소중해져서 더욱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피터는 깨달았다. 토니의 불안정함을. 깨닫고 나니 방금 전까지 혼란스럽던 감정이 한순간에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피터는 토니의 눈동자를 다시금 응시했다. 불안정하고 고독에 몸서리치는 슬픈 눈동자였다. 마냥 단단한 어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피터가 알고 있는 토니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몰래 들어간 컴피운드에서 우연찮게 본 그때처럼. 피터는 이렇게 직설적으로 그런 토니와 마주한 적이 없었지만, 이는 분명 피터가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곳의 피터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

토니가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피터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가슴에 구멍이 나서 죽었어. 어쩌다 현장에 휘말린 아이를 구하느라. 그녀석이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건데 그러면 아이가 죽으니까 그러지 못했더군.”

“아…….”

“그 아이만 아니었어도.”

언뜻 듣기에 즐거워 보이는 웃음 섞인 목소리와 부드러운 미소가 그저 안쓰러웠다. 피터는 대신 쓰라린 고통을 삼키듯 눈을 질끈 감고 설레설레 머리를 흔들어 부정했다.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셔도, 토니가 그 아이를 누구보다 보호하고 지원해주고 있을 거라는 걸 알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지금 난 그 꼬맹이를 탓하고 있잖아? 그런데 왜,”

“당신의 피터가 그 아이를 구하고 죽었으니까요.”

그냥 던진 말은 아니었다. 막연한 짐작만으로 던진 말도 아니었다. 적어도 제가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 토니 스타크라면. 토니의 본질이 어느 세상이든 크게 다른 것이 아니라면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토니는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피터를 죽인 상대는 뒷거래로 유통되던 익스트리미스를 주입한 자였어. 익스트리미스는, 목적은 좋지만 부작용이 심한 약이었지. 세포가 재생과 재구축을 반복하면서 열이 끊임없이 올라가는데 적응하지 못하면 그대로 터져버려. 운 좋게 버텨서 적응에 성공해도, 그 열을 다스리지 못하면 언제고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돼.” 

토니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목발을 집어 올렸다. 그 손과 닿은 곳이 붉었다가 노랗게 변하더니 순식간에 뜨거운 열기가 집중됐다. 이내 토니가 쥐고 있던 부분이 녹고 목발은 형태가 어그러진 채 바닥으로 떨어졌다. 토니의 빈 손바닥은 여전히 붉었고 아주 천천히 열이 사그러들었다.

“토니 당신……!”

“걱정하지 마. 내 필요에 의해서 개조한 거라 방금 말한 것 같은 부작용은 없어.”

토니는 오른 다리를 감싸고 있던 기브스를 벗고 머리 상처에 덧대었던 거즈를 뜯었다. 이마에는 흉터가 남을 정도로 깊게 갈라진 상처가 있었지만 거즈가 사라지고 나타난 피부는 아무런 흔적도 없이 말끔했다. 옷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부러졌던 다리도 아마 멀쩡할 것이다.

“내건 ‘다른 데’ 더 특화되 있어서 열을 올리는 거나 치유를 하는 거나 그런 쪽은 좀 떨어져. 이 다리도 두 시간이 지나니까 겨우 되돌아오더군. 원래라면 몇 분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

“…….”

“익스트리미스는 만능이 아냐. 너도 들어서 알 거야. 하지만 세간에 그런 완성되지 않은 신약이 돌기 시작했고 피터가 상대한 녀석도 미완성 익스트리미스를 주입한 녀석이었지. 피터가 죽고,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드러나고, 난 그녀석이 마지막으로 상대한 상대를 필사적으로 찾았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손이 닿기도 전에 그 개자식도 결국 부작용 때문에 폭사했더군.”

토니는 멀쩡하게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 피터가 그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소파에 앉은 토니는 고개짓으로 피터를 부르고 피터가 맞은 편에 앉는 것을 확인한 뒤 탁자 위에 있던 잔을 넘겨 술을 따랐다.

“성인이니까 상관없지? 못 먹겠으면 받아만 둬.”

“조금이라면 마실 수 있어요.”

치기 섞인 피터의 대꾸에 토니가 피식 웃었다.

“내 피터는 술을 마실 줄 몰랐거든. 그런 주제에 꼭 너처럼 조금은 마실 수 있다고 그랬었지.”

토니는 손에 든 술을 한번에 들이켰다.

“세간에 일어나는 괴 테러. 피터를 죽게 만든 녀석이 보여준 힘. 난 그게 뭔지 금방 알았어. 예전에 포럼에서 한센 박사의 연구를 본 적이 있었거든. 그건 불완전했어. 그리고 더욱 불완전해졌더군. 훨씬 더 좋은 쪽으로 발전할 수도 있었는데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토니가 새로 술을 따랐다. 딸그락. 잔 속의 얼음이 녹아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미 그건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되는 힘이 되어버렸어. 그래서 그녀에게 접근했지. 뭐가 됐든 막아야 했거든. 최소한 ‘일부’ 기능과 가능성이라도 제어해야 했어. 문제는 나도 그렇지만 그녀도 자존심과 고집, 그리고 제 성과물에 대한 집착이 세다는 거였어. 어쩌겠어? 나도 그 심정은 잘 아는 걸. 결국 그녀와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

토니가 어깨를 으쓱했다. 피터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설……, 마 그런 건 아니겠죠?”

“왜? 이쯤되니 내가 못 미더워?”

“아뇨, 그게 아니라.”

“알아. 합당한 의심이지. 대답은 예스도 노도 아냐. 내가 그녀의 연구를 파기한 건 예스. 다만 그녀를 죽였느냐고 묻는다면 죽이진 않았어. 하지만 죽을 수도 있다고 예상은 했지. 그러니 그런 의미에서라면 죽게 유도했다고 볼 수도 있어.”

“어째서요?”

“내가 그녀에게 접근하면서 일부러 소문을 내고 다녔어. 누가됐든 괜히 쓸데없는 접근을 하지 말라는 의미였지. 그리고 결별할 때도 다 떠들고 다녔어. 그럼 한센의 성격상, 맞받아칠 거라고 생각했지. 예상한대로, 그녀는 익스트리미스가 이미 완성에 가깝다며 어필했어. 그러니 나 없이도 완성할 수 있다고. 그건 그녀의 방패였지만, 그녀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기도 했지. 내가 없던 지난 10년간 완성시키지 못했던 것을 내가 관여하고 완성에 가까워졌다니 그럼 그걸 간절히 원하는 곳에서 누굴 택하겠어?”

“아…….”

“그녀는 사업가가 아냐. 연구가지. 그래서 그런 실수를 한 거지만……. 하지만 한센 박사가 죽은 것이 안쓰럽지는 않아. 하나 남은 스폰서마저 떨어지고 익스트리미스 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그녀 자신이 임상실험을 위해 약을 밖으로 빼돌렸거든.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죽었고 피터도……. 그래, 나도 똑같지. 내가 만든 무기가 많은 무고한 사람을 죽였을 테니까. 어쨌거나 내가 한센 박사한테 접근한 건, 나한테 익스트리미스를 쓰는 것이 목적이었기도 했어. 난 피터처럼 초인이 아니니까 뭔가 방법이 필요했거든.”

“성공, 하신 거죠?”

“내 목적에 맞게는.”

토니가 복합골절이 일어났던 오른쪽 다리를 툭 쳤다.

“치유능력이 원래보다는 떨어져도 세포 데이터의 재구성과 체계화를 거쳐 새로운 조직구성을 만드는데 성공했어. 그 중에서도 빠른 계산과 적응, 몸의 모든 물질의 프로그램 데이터 화를 꾀했고 결과는 뭐. 그래서 생긴 능력 중의 하나가 생각만으로도 네트워크에 마음대로 접속할 수 있는 거야. 이렇게.”

[피터. 스타크 씨로부터 전화야]

“어……?”

[응답 프로세스 실행. 전화를 수신합니다]

[안녕, 피터?]

피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토니를 응시했다. 눈앞의 토니는 손에 전화기를 들고 있지도,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열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그들은 통신이 가능한 수단을 공유한 적이 없었다.

[흠. 캐런의 시선으로 보는 넌 새로운 걸. 내 눈앞에 네 얼굴이 가득 찼어. 그렇게 놀라워?]

“놀라……, 워요……. 이런 게 어떻게 가능, 잠깐, 그럼 정보는요? 모든 정보가 당신을 향하는 게 아닌 가요? 그런 걸 인간의 뇌가 다 제어할 수는 없을 텐데요?”

[맞아]

[통화를 종료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고생 좀 했어. 네트워크에 접속만 하면 오만가지 정보가 한순간에 쏟아지니까 힘들었거든. 그래도 지금은 어찌 잘 조절할 수 있게 됐어. 내 의지로 필요한 정보만 습득하고 포트를 열고. 그러고 나니 어떤 보안도 쉽게 뚫겠더군. 머리로 생각만해도 코드를 날릴 수 있으니까 아무리 뛰어난 시스템도 대응을 못하더라고. 그 덕분에 네가 쉴드에서 나눈 대화도 ‘다 보고 들었지’.”

헬리캐리어에서 보안때문에 특수한 코드와 경로가 아니면 외부와 접속할 수 없다던 퓨리의 말이 떠올랐다. 그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까. 아니, 모르겠지. 안다면 그렇게 태평할 수 없을 거다. 

피터는 그들이 언급했던 ‘확신’의 무게를 느꼈다. 

“스타크 사 공장에서 하시던 실험은요?”

“…….”

“그것도 익스트리미스와 관련있던 건가요?”

“아니, 그건 내 개인적인 욕구야. 너도 사실은 눈치채고 있을 걸.”

피터가 죽고 해야할 일과 정리해야 할 일을 했다. 익스트리미스도 그 중 하나였다. 오히려 그게 가장 컸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동안은 그나마 괜찮았다. 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 실감도 허전함도 면밀히 느낄 세가 없었다. 하지만 해야할 일이 사라지고 나자 토니는 부모를 잃은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이젠 뭘 해야할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텅 빈 몸을 채운 건 철저한 미지의 공포. 그리고 끝없는 공허. 죽음도 삶도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부랑자가 되었다. 슬퍼해야 하나? 고통스러워 해야 하나? 괴롭게 울부짖고 기절을 하면 좋을까? 누군가를 원망이라도 해? 아니면 아무 것도 모른 척 외면하고 즐겁다는 착각을 하면 좋을까? 그것도 아니면,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죽어? 그러면, 그러면, 피터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는 건가.

평행세계 이론을 떠올린 건 그런 물음이 끊임없이 뇌를 휘젓고 있을 때였다. 평행세계가 존재한다면 피터 파커가 멀쩡히 살아 숨쉬는 세상도 존재하겠지. 그를 보고 싶었다. 제 눈에 다 담지 못한 피터를 그렇게라도 담아보고 싶었다. 

토니는 즉시 이론을 세웠고, 증명을 거쳐 연구와 평행세계를 볼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다. 그렇게 피터 파커가 살아 있는 세계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도착한 한 세계. 피터 파커가 그곳에서도 스파이더맨인 세계였다. 

“여기서도 넌 스파이더맨인 거냐.” 

헛웃음이 나왔다. 어디서나 피터 파커는 피터 파커일 수 밖에 없는 건가 싶었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피터보단 어렸지만 똑같은 얼굴을 하고 똑같은 신념을 가지고 똑같이 세상 사람들을 위해 움직였다. 토니는 제 연인이던 피터도 그처럼 스파이더맨 활동을 해 왔으리라 상상하며 그를 지켜봤다. 

하지만 그곳의 피터는 무척 지쳐 있었다. 아직 젖살이 다 빠지지 않은 얼굴에 애환이 깊게 서린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평행세계를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주파수와 좌표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연결은 금새 단절되기 일쑤였다. 그렇게 세밀한 조정을 거듭해가며 토니는 가능한 많은 시간을 그를 보기 위해 썼고, 그 과정에서 피터가, 스파이더맨이 그 세상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영웅을 죽인 살인자]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바깥’에 있는 제가 알 정도인데. 어째서 그 세상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힐난하는 걸까.

피터의 얼굴을 하고 피터와 같은 행동을 하는 그를 어느샌가 토니는 그의 피터만큼이나 깊이 마음에 담았다. 그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만나고 싶다.

그를, 만나고 싶었다.

토니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회사의 공장 지하에서 평행세계와 연결이 가능하면서 물체를 건너게 할 방법을 찾았다. 수많은 식을 풀었다. 수많은 식을 새로 만들었다. 증명에 증명을 거듭하며 수치를 적용해 최종형태의 포털을 만들었다.

저 세계와 이 세계가 공명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특정할 수만 있다면. 

토니가 기계의 스위치를 올렸다. 특수한 자기장이 형성되면서 공간이 왜곡되는 것을, 왜곡된 공간에 두 세계가 겹쳐지는 것을, 그리고 이곳엔 존재하지 않는 스파이더맨이 이 세계에 형태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을 보며 활짝 웃었다.

“Welcome back, Spider-man!”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뻐.

왜곡된 공간의 틈을 버티지 못하고 건물이 무너졌다. 콘크리트 더미가 떨어졌다. 두 팔로 머리를 감쌌지만 소용없었다. 머리에 강한 충격을 느낀 토니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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