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구가 망했으면 좋겠다.”

 

 그렇게도 하기 싫었던 수행평가 전날이었나. 수능을 기다리던 팔월의 어느 날이었나. 입사 면접이 얼마 남지 않았던,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던 봄날이었나. 

 나는 입버릇처럼 이 문장을 입에 담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 말로 인해 지구의 멸망이 코앞으로 다가온 건 아닐 것이다.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인생관을 가진 사람이 나뿐일 리 없지 않은가.

 

 “채식주의자, 환경 운동가, 기후변화 대책 연구자,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금도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 그런 분들이 네 말을 들으면 기겁하실 거다, 아마! 좀 더 낙관적으로 생각할 순 없는 거야? 태양계의 유일한 항성인 태양은 약 60억 년 후 수명을 다할 거야. 그러니까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많다고! 물론 그 전에 지구가 먼저 황폐화할지도 모르지만.”

 

 승현은 별을 연구하더니 사람이 달라졌다. 사소한 일에는 타격을 받지 않는 강인한 사람이 되었고, 부와 명예와 권력에 대한 관심이 싸늘해졌다. 축축한 시멘트 위에서 그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몸에 맞지 않는 꽉 낀 정장을 입은 나는 한 번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가 내쉬었다. 그에 맞추어 옷이 들썩였다. 승현이 빙긋 웃음 지었다.

 

 “잘하고 와라. 면접 끝나고 저녁에 내가 한턱 낼 테니까. 우리 동아리 동기들도 다 부를 거니까 긴장해.”

 “안 그래도 최종면접이라 엄청 긴장 하고 있는데.”

 “시험이든 면접이든 어느 정도의 긴장은 필요한 법이야. 넌 잘할 거야. 걱정 마.”

 

 훈훈한 웃음을 지은 승현이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이상하다. 나는 지금 강남의 어느 출판사 건물 앞에 서 있는 것일 텐데 땅이 자기 마음대로 부풀었다 수축하고 있었다. 멀어져가는 친구의 등짝이 좌우로 흔들렸다. 내 눈이 이상한 건지 세상이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눈가를 비비기 위해 두 손을 뻗으려 했으나 접착제로 붙여놓은 것 마냥 팔이 허리에 붙어 움직이지 않았다. 껌이라도 밟은 듯 발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걸 어쩌나. 중요한 면접이라고 비싸게 주고 산 구두인데.

 그런 어처구니없는 생각들을 하고 있던 찰나, 누군가가 내 팔뚝을 세게 움켜잡았다. 그 덕분에 나는 눈을 부릅뜨며 환상 속에서 깨어났다.

 

 “다람 씨! 꾸물거리고 있을 시간 없어요!”

 “도리……씨.”

 

 다시, 호텔 현관이었다. 우리는 유리문을 하나 두고 안전한 보금자리와 비참한 세상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덜덜 떨고 있는 나와는 달리 도리는 힘있게 유리문을 열어젖혔다. 문을 열자마자 뜨겁고 거센 바람이 물밀 듯 밀려왔다. 머리카락을, 두 눈을, 뺨을, 귀를, 가슴을 세차게 가격하는 먼지가 섞인 공기 때문에 정신을 바로잡기 힘들었다. 쩔쩔매는 나를 이끌고 도리가 앞서나갔다.

 우산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어쩌면 행운일지도 몰랐다. 영문과를 나왔다는 도리는 영어만 잘 하는 게 아니라 머리도 좋았다. 방패를 들 듯, 노란 우산을 쫙 펼치는 도리의 모습이 영웅과도 같았다. 

 그는 잽싸게 주머니에서 면 마스크를 꺼내 내게 건넸다. 그리고 우산을 들고 있어 손을 쓸 수 없다며 자기 것도 씌워 달라고 했다. 나는 허둥지둥 마스크를 쓰고서 도리에게도 그것을 씌웠다. 

 내가 감동한 듯 절절한 눈으로 도리를 바라보고 있자 도토리의 새침한 눈매가 나를 향했다.

 

 “감상에 젖어 있을 시간 없어요. 계단을 타고 내려올 때 스마트폰을 슬쩍 봤는데 종로 1가에 구조대가 있대요. 이런 때에도 구조대원들은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하네요. 우리도 어서 가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도리의 말을 유심히 듣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도리의 예쁜 얼굴은 가려지지 않았다. 요란한 소음 가운데에서도 도리의 목소리가 맑게 울려 퍼졌다.

 

...

 

 한 줌의 희망을 품에 안고 종로 1가로 달려 나갔을 때 도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도토리의 작은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앞에서 보았다면 나는 또 무슨 마음을 품었을까.

 

 “말도 안 돼.”

 

 삽시간에 무너져 버린 고층 빌딩과 광화문 그리고 숭례문과 서울역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꿈과 현실 그 중간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이럴 수가 있나? 서울에서 지평선을 볼 수가 있나?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아름다운 서울은 도대체 어디로 가 버린 걸까? 

 4월이 되면 가지각색의 꽃들이 만개할 텐데. 예쁜 도토리와 꽃길을 걸으며 키스를 나눌 수도 있을 텐데. 무너진 아스팔트 위에 놓인 몇 구의 시체와는 너무도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텐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도리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는 주머니를 더듬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와이파이도 셀룰러도 연결되지 않았다.

 아까와는 달리 우리를 집어 삼킬 것만 같던 사이렌 소리와 끔찍한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종로 1가에 서서 나와 도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도리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했다든가 빌어먹을 외계인이 강림했다든가 정신 나간 인간이 인류 몰살 계획을 강행했다든가 셋 중 하나 일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죠? 호텔 앞 거리와는 또 다르게 아무 것도 없어요!”

 “잠깐. 도리 씨도 ‘빌어먹을’ 같은 욕을 사용했나요?”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빌어먹을. 이제야 다람쥐랑 섹스할 수 있게 되었는데 죽게 생겼네. 망할.”

 

 도토리의 인상이 험악해졌다. 나는 나보다 25센티는 작을 도토리의 눈치를 살피다가 대답했다.

 

 “제 친구 중에 천문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했던 말에 의하면 소행성이 충돌했다고 가정한다면 단 세 시간 안에 지구가 멸망할 거예요. 아주 끔찍한 형태로 말이죠. 그러니까 소행성은 아닐 것 같고……”

 “그런 건 이제 됐고! 다람 씨 집은 어디에요?”

 “예?”

 

 황량한 벌판—이 되어버린 광화문—앞에서 도리가 마스크를 쓴 채로 내 뺨에 입을 맞추었다. 여전히 똘똘한 눈빛에 잠식되어 버릴 것만 같다.

 

 “그, 그러니까…… 요 근처인데…… 어디냐고 물, 물으신다면……”

 

 말을 더듬자 먹음직스러운 도토리의 날카로운 시선이 나에게 꽂힌다.

 

 “말 더듬지 말고. 간단하게 대답만.”

 “조, 종각역 근처 오피스텔이요.”

 “그러면 거기로 가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죠?”

 

 걸어가기엔 멀기도 하고 망가진 아스팔트 위를 잘 걸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라는 말은 마음속에서만 해두었다. 이번에도 도리는 앞장을 서서 걸었다. 나는 도토리를 따라 걸음을 서둘렀다.

 

 

 종각역 앞 거리에서 부서진 건물에 깔린 사람의 시체 여럿이 눈에 들어왔다. 소개팅을 위해 어제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파릇파릇했던 새싹들이 썩어 문드러진 형상을 하고 있었고 서울을 가로지르던 버스와 승용차들은 뭉개져 찌그러졌거나 사라져 버린 후였다. 

 어젯밤 서울을 적셨던 차가운 봄비가 무색할 정도로 발아래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와 내 몸을 덮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음에도 농도 짙은 먼지 때문에 재채기가 잇따라 흘러나왔다. 을씨년스러운 광경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으나 도리의 얼굴은 왜인지 침착해 보였다.

 

 “다람 씨에게 궁금한 게 있어요.”

 

 아직 오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붉게 물든 하늘을 뒤로 도리가 내게 물었다.

 

 “어떤 거요? 이쪽으로 오세요, 도리 씨. 거의 다 왔어요.”

 

 도리의 구두가 시체의 머리를 밟자 일순간 땅이 폭삭 가라앉았다. 깜짝 놀란 도리가 내 팔뚝에 매달려 눈을 질끈 감았다. 분명 위험천만하고 참혹한 상황인데 왜 그런 도토리가 귀여워 보였을까. 세상이 미쳐 돌아가니 나마저 미친 게 틀림 없었다. 

 물론 도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것, 가장 귀엽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튼 나는 도리의 허리를 잡고서 한 번에 그를 들어 안았다.

 

 “다람 씨, 염색했죠?”

 

 도토리를 껴안고 달리는 다람쥐는 제삼자의 눈에 어떻게 보였을까. 식량을 저장하기 위해 애쓰는 동물로 보이려나. 우리 근처에 살아있는 생물이라곤 아무도 없었으니 그다지 상관 없는 사안일 테지만.

 도리는 한쪽 팔을 내 목덜미에 두르고 나머지 손으로는 여태껏 먼지 폭풍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준 노란 우산을 세워 들었다. 나는 도리의 말에 긍정했다.

 

 “맞아요. 도리 씨에게는 뭔가를 숨기기 어렵네요.”

 “그게 바로 다람 씨가 제 마음에 든 이유 중 하나니까요. 그래서 유심히 살펴봤어요. 기분 나빴어요? 아니, 당신이 기분 나빴다고 해도 저는 그랬을 거예요.”

 “기분은 나쁘지 않아요. 도리 씨가 제게 관심을 준다는 것 자체가 저는 기쁘니까……. 마음에 든 이유라는 건 정확히 어떤 의미에요?”

 

 1층부터 4층까지의 건물이 모두 날아가 버린 오피스텔 입구가 보였다. 다행히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은 아무 공격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과연, 살을 에는 듯한 열기를 뿜어대는 땅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도리 씨의 집을 찾는 게 더 나은 행동이려나.

 집 앞에 서서 잠시 망설이던 내게 도토리가 종알종알 속삭였다.

 

 “만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는 하얀 다람쥐. 알비노 말고 검은 눈에 하얀 몸을 가진 다람쥐가 바로 당신이잖아요, 다람 씨!”

 

 

...

 

 

 인간들 사이에서는 길조라고 칭해지는 하얀 다람쥐는 동물의 세계에서는 그 취급이 전혀 달랐다. 일단 다른 개체들과의 차이점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 공격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이유 없이 툭툭 건드리는 사소한 장난부터 시작해서 기가 막힐 정도로 잔인하게 죽이려는 움직임까지. 하얀 다람쥐는 날 때부터 평범한 길을 걸을 수가 없었다.

 몸은 하얀색이고 눈은 검은색이었다. 알비노라고 하기에는 붉은 눈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자격이 맞지 않았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평범한 갈색 다람쥐인데, 왜 나만?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나는 하얀 다람쥐로 태어난 걸까. 고마워 하기보다는 울부짖었다. 나는 그런 다람쥐였다.

 내 몸은 쑥쑥 자랐지만 마음은 타들어 갔다. 깊숙한 어느 지점으로. 계속, 계속.

 

 인간의 형상으로 변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머리색부터 바꾸었다. 알아보는 사람이 없도록 주의했다. 간혹 토끼나 고양이들 혹은 같은 다람쥐와 마주치더라도 내가 원래 하얀 다람쥐였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하얀 다람쥐가 아닌 갈색 다람쥐라고,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넘겨짚길 바랐다.

 

 도리는 내 품에서 내려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발을 디뎠다. 계단을 내려가 도어락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문이 열렸다. 내가 알려준 번호를 잘도 입력하는 도리는 마치 오랫동안 내 집에서 지내 온 사람 같았다.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용기 있게 행동하는 도리의 모습이 기특한 한편—나와 도리는 사람 나이로 네 살이나 차이가 나서 그랬을 수도 있다—내 집에 그를 들이고 싶지 않았다. 내 집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지상에 집을 구했다면 이미 날아가고 없었겠지만 지하에서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함께 오지 않길 바랐던 것인데. 도리는 아무 생각 없는 것 같았지만 나는 창피했다. 

 도리가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섰다.

 

 “생각보다 덥지는 않아요. 다람 씨도 들어오세요.”

 

 도리가 뒤를 돌아 계단 위에 멀뚱히 서 있는 나에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어젯밤에는 호기롭게, 기세 좋게 그를 침대 위에 쓰러뜨렸으면서 이제 와서 부끄럽다니. 도토리 앞에 선 다람쥐로서 면목이 없다.

 

 “미안해요.”

 “키도 훤칠하고 얼굴도 잘생겼고 몸도 좋으면서(거기도 크고!) 게다가 하얀 다람쥐면서 아까부터 왜 그렇게 자신이 없는 거예요, 당신? 나는 다람 씨가 좋다고 했잖아요. 성격도 좋고, 젠틀하고, 신사적이고…… 게다가 하얀 다람쥐고. 

 내가 하얀 다람쥐에게 먹히기를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다람 씨는 아마 상상도 못할 걸요? 나에게 변태라고 할지도 몰라요, 발칙하다고. 그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아무튼 쭈뼛거리지 말고 어서 움직여요! 당신 뒤에선 아직도 잿빛으로 물든 도시와 참, 이제 도시는 사라졌으니 도시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할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어둠에 휩싸인 서울과 붉게 물든 하늘 뿐인데, 오늘 죽더라도 밥은 먹어야죠!”

 

 계단 앞에 우뚝 서 있던 나에게 달려와 도리가 내 등을 떠밀었다. 나는 주춤거리며 현관에 발을 올렸고 도리는 계단 위로 보이는 흉측한 서울의 풍경을 잠시 바라보다가 현관문을 굳게 닫아 잠갔다. 그러고는 또다시 총총총 걸어 내 앞에 우뚝 섰다. 

 도리가 우리가 쓰고 있던 마스크를 단숨에 벗겨 버리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어제부터 느낀 건데, 도토리에게서 참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향기가 느껴졌다. 도리가 도토리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 같이 구미를 당기는 자극적인 풍미가 온 집안에 가득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끓어올랐다. 어젯밤에 느꼈던 격정적인 감각일까. 혀와 코끝 그리고 뜨거운 먼지바람에 살짝 타들어 간 살갗을 타고 거부할 수 없는 강한 자극이 온몸을 찔렀다. 나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어버리고 식욕과 성욕의 경계에 깊숙이 침혹 되고 있었다. 

 도리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표정이 심각했다.

 

 “괜찮아요? 다람 씨 안색이 안 좋……”

 

 나는 가쁘게 숨을 내쉬며 도리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하지 말아요. 도리 씨의 입김에서…… 하아……. 자극적인 향기가 새어 나오니까. 잠시…… 잠시 안정을 취하면 괜찮아질 거예요. 나도 내가 왜 이런지 정말 모르겠어요. 아아……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

 

 나는 이번에는 나의 코와 입을 틀어막고 황급히 화장실로 향했다. 문턱을 넘으려는 순간 내 손을 꼭 잡는 온기가 느껴져 뒤를 돌았다. 먹음직스럽게 반짝이는 도토리를 응시했다. 자꾸만 눈에 힘이 풀려 그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마음대로 움직였다. 아찔한 상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도토리를 어떻게 먹으면 맛있을지, 그를 감싸고 있는 껍질을 어떻게 벗기면 더 흥분될지…… 

 그런 생각만이 철철 흘러넘치고 있었다. 도리가 내 손을 움켜잡고서 입에서 손을 떼어버렸다.

 내 입을 가로막고 있던 손이 떼어지자마자 손 대신 도토리의 입술이 겹쳐졌다. 이번에는 내 두 눈이 커다래졌다. 어젯밤보다 더 자극이 심했다. 이 이상은 무리였다. 귓가에 무언가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도리의 입안에 혀를 밀어 넣고 날 위한 음식의 맛을 마음껏 느끼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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