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진행형으로 풀고있던 썰 백업입니당... 끝장보긴 할 예정....

⚠️ 적폐날조 200%


나의 사랑스러운 아우야, 네게 예언하노니 너의 날개를 타고오르게 될 달콤하고 끈질긴 덩쿨을 조심하렴. 잘못 얽히면 추락하는 것도 한순간이란다.

라는... 아폴론의 예언으로 시작하는 됴헮......... 그누가 예언의 신이 내린 신탁을 거스를 수 있겠는가!

아주 오래전, 마이아의 아들이 올림포스에 발을 들인지 얼마되지 않았을 무렵, 찬란히도 빛나는 포이보스께선 자신의 어린 이복동생을 위하여 경고의 예언을 내리었다. 감히 신들조차도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고는 했지만, 신들의 삶은 인간처럼 한정적인 것이 아니었기에 최선을 다해 피해다닌다면 어느정도의 유예기간을 얻을 수는 있었다. (물론 언젠가는 일어날 일들이였지만...) 아직 어렸던 안겔로스는 그 예언을 이해하지 못해 가벼이 여겼고,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리 어둡지도 않은 땅, 테바이. 어쩌면 이 아이는 그곳에서 태어나 평범한 반인반신의 몸으로 영웅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쩌면 어머니를 아끼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그것도 아니라면 어엿한 도시를 세우게 됐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전쟁에서 명예로운 영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제 볼을 훑으며 지나가는 바람에 생각을 떨쳐버린다. 지금 자신이 이 어린 아이를 동정해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아르게이폰테스는 이를 악물고선 위대하신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의 명을 받들어, 너무나도 어린 자신의 이복동생을 안고서 니사 산으로 향했다.

헤르메스는 기분이 이상했다. 제우스에겐 수많은 혼외자식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신경쓰는 모습은 아주 오랜만에 보는것만 같았다. 이 아이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나기라도 한 것인지, 아니면 어린나이에 요절당하기라도 하는것인지, 혹은... 그 변덕스러운 마음에 들었던건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거지, 그래. 헤르메스는 더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더이상 생각했다간 제 아버지의 기준을 의심하게 될 것이 뻔했고, 그는 의심까지 하기엔 너무 바쁜 신이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까지 마음에 들어한 자식이 팔라스 아테나와 포이보스 아폴론 이외에 더 있었던가?

저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허, 이러니 신은 변덕적이고 제멋대로라는 말이 나오는거지. 예전만큼 서운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분이 썩 좋지는 못했다. 이 아이에 대한 애정은 얼마나 가려나. 슬쩍 고개를 숙여 어린 동생을 바라보았다.

작게 솟은 뿔이 숨겨져있어 그것을 가리려는지 곱슬거리는 검은 머리칼에 부드럽고 둥글게 휘어져 내려간 눈꼬리, 자신을 바라보는 가로로 쭉 늘어진 동공을 가진 아이는 착잡한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입꼬리를 양 옆으로 늘려 예쁘게도 샐쭉 웃고있었다.

가만히 웃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헤르메스는 제게 손을 뻗어오는 모습에 자연스레 손을 내밀었다. 제 손가락을 잡는 손이 얼마나 작고 따뜻하던지, 니사 산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도 생각나는 감각에 괜히 마음이 간질거렸다.


그리고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올림포스에 찾아온 손님을 맞은 헤르메스는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올 것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홀로 이곳을 찾아온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그 누가 신들의 거처를 찾아오면서 고주망태처럼 취한 모습으로 찾아온단 말인가?

저렇게 취한 채로 무사히 올림포스 산을 찾아온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제우스의 명으로 몇번이나 만나러가긴 했었지만서도, 그때마다 찾아올거면 최대한 예를 갖추고 와달라고 했었는데… 저런 꼴이면 올림포스에 더 발을 들이기도 전에 내쫓기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신화로 적폐날조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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