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 보고싶은 려율님! 표지 고마워요:)

W.네라도라











그래서 닿는데까지 도와주려한다.



-...너 다른팀에 새로 영입된데.



-



창섭이가 경찰서에서 진술한 걸 들어보니 자꾸만 자신이 모두 잘못했다 말했다고 한다. 경찰측에서도 알파 멤버들이 타고있던 차가 역주행하는 CCTV 영상을 보고 그를 추궁했을 것이 짐작갔다. 사실 나도 처음에 그 얘기를 듣고 그 애가 불쌍한 것보다 독하게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2년동안 저를 힘들게 했던 애들을 모조리 죽이고 지도 죽으려 했던건가 싶었단거다. 근데 그 차에 타고있던 남고딩 넷은 창섭을 따라 순순히 죽기엔 너무 문제아였다. 아무리 그 아이의 충동적인 행동으로 친다해도 설마 문열고 뛰어내릴 생각 한번 안했을까. 문을 잠갔다면 핸들한번 안꺾어보고 자신의 발을 운전석 브레이크에 한번 안올려봤을까. 아니, 그 애들의 깡으론 충분했다. 그런데도 순순히 죽었다는 건 뭔가 더 있다는 얘기같아서 물어보니 막내 멤버가 다같이 그렇게 죽자고 의견을 냈단다. 속사정을 털어놓으면서도 거절하지 않은 자신이 모두 잘못했다고 계속 자책했다는데 그런 창섭이가 안쓰러웠다. 

일단 사고현장 CCTV 영상이 유포되는건 막았으나, 담당 형사에겐 적당히 합의해서 잘 끝내겠다고 둘러댔지만 내 말 한마디에 쉽게 끝날 형사였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 말에 담당 형사는 오히려 더 꼬치꼬치 캐물었다. 어떻게 해결을 하겠다는건지, 또 당신과 그 대표가 접촉사고에 대해서 합의하고 끝내도 죽은 알파 멤버들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틈없이 반박해오는 그였다. 아마 이 형사는 서로 좋게 사건을 덮자고 해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다. 보통은 돈 좀 물려주면 조용히 입 닫던데 그것도 안먹히니 도통 속을 알 수가 있나. 일단 이게 순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창섭이를 먼저 대려오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아니, 당연한건지 창섭이 대표 측에선 별 말없이 허락했고, 대신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2년 뒤에 창섭을 다시 제 회사로 데리고 오겠다고. 소속가수가 물건도 아니고 여기갔다 저기갔다하게 만드는 게 대체 무슨 심보인지는 모르겠지만 창섭이를 그대로 뒀다가는 멤버들을 따라갈 운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만큼 실력있는 사람이기 때문도 있지만 그전에 그 아이가 살아온 삶이 너무 안타까워서였다.



-



"....어디로."


-그, 비투비라고... 알지? 요즘 뜨는 애들.


"...."


-거기로 들어간다네... 괜찮지..?



괜찮을리가 있나. 나 혼자 다른팀으로 영입되면 애들한테 배신자되는건데.
참 세상이란 세계는 나에게 가혹하고 무겁다. 다들 재밌고 즐겁게, 때론 다이나믹하게 살아가는데 어째서 나는 그게 안되는지 모르겠다. 늘, 항상 위태위태하다. 마치 줄타기를 하고있는 사람처럼.



"소속사도 옮기는거야?"


-응.


"알았어. 끊어."


-아, 섭아, 너 지금 숙소지?


"응."


-형 지금 갈게. 어디 나가지 말고 숙소에서 기다려.


"..."


-알겠지?


"...응."



괜히 애꿎은 소속사만 묻는다. 별 영양가도 없는 주제에 위로가 되는건 또 뭔지. 소속사를 옮긴다는 건 다신 그 건물로, 이 집으로 돌아올 일이 없을거란 얘기고, 메니저 형도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창문에 제 몸을 부딪힌 후 쓸려 내려가는 빗방울이 아까부터 거슬려 멍하게 보고있으니 쓸쓸한 감정이 스멀스멀 되살아나선 순식간에 마음속을 가득 채우자 더욱 무기력해지는 감에 잠을 청하기로 마음먹곤 눈을 감았다. 고요하게 꿈을 꿀 수 있도록 지배하던 침묵은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깨진다.



"창섭아!"


"으음,"


"야, 너 괜찮아? 어디 아픈거 아니지? 괜찮은거ㅈ-"


"뭐라는거야아..."



문이 열리자 쥐 죽은 듯 조용히 누워있는 창섭이 눈에 들어온 그는 저도 모르게 창섭이 약을 먹고 누워있었을거라 생각해 그를 마구 깨워댔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던 기분에 가슴을 쓸어내리곤 놀라서 현관에 내팽개치고 왔던 치킨을 들고 온다.



"너 송별회겸 환영식 해주려고 형이 치킨 사왔다!"


"...뭐하러 이런걸 다 사왔어... 그냥 술만 사오지-."


"참고로 술은 안사왔어. 너 어린애가 벌써부터 그렇게 술 많이 마시면 몸 상해."


"갑자기 걱정은. 괜찮아. 아직 팔팔해."


"오늘은 콜라나 먹어. 비도 오는데 굳이 술 먹고싶진 않다."



알았다는 말 대신 고개를 두어번 끄덕인 창섭은 그를 따라 치킨을 먹기 시작했다. 둘 사이엔 아무말도 오가지 않은채 먹기만 했고 어느새 한마리를 다 먹어치웠다. 한참 말이 없으니 입을 열기도 어색하던 찰나 먼저 입을 여는 메니저이다.



"창섭아, 알파 하면서 많이 힘들었지?"


"..."


"짜식, 고생 많았어. 나보다 훨씬 어린데도 그렇게 버텨내는거 보니까 대견스럽더라."


"...."


"너네한테 항상 부족한 메니저였던거 미안해. 생각해 보니까 이지경이 될때까지 난 해준 게 없더라고."


"아니야, 형 충분히 좋은 메니저였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매일 우리 사고 수습하고 다니느라 형도 힘들었을텐데."


"...그렇게 말해주니까 또 고맙네."


"미안해. 고생만 시켜서."



메니저는 조용히 창섭을 안아주었다. 폭 안긴 그는 저를 토닥여주는 손길에 눈을 감는다. 비투비 멤버 되서 행복해야 돼, 메니저가 나직이 말하자 귓가에 울려퍼졌고, 아무말 없이 그의 품 속에서 고개만 몇번 끄덕였다.
참 세상은 알다가도 모르겠는 게 73억명 중에서 우연도 우연이지, 성재와 창섭의 인연이 두번씩이나 닿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두 성재쪽이 구원자고 창섭쪽은 구원받는 사람으로.



-



"얘들아, 우리 새 멤버 영입한데."


"새 멤버? 왜? 누군데?"


"진짜? 언제?"



창섭의 얘기를 했을 때처럼 역시 반응은 두부류로 나뉘었다. 그리고 그 7번째 멤버가 창섭이라고 하자 모두 당황스러움을 표현하는 그들이다. 사실 아직은 신인이라 불리는 데뷔 2년차면 카메라가 있거나 없거나 모든 행동들을 조심해야 했다. 자신의 팀이 일명 신인그룹 쓰나미에서 살아남았으면 하기에 좋지않은 논란을 만들어서 얻는 건 없을테니. 한마디로 창섭의 팀, 알파처럼 되지말자는 포부로 생활하는데 그 팀의 리더가 제 그룹으로 들어온다는 건 팀을 망치려는 대표의 몹쓸짓으로밖에 안보였다.



네라도라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