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ME!>의

2부입니다. 








BGM: Orientango / Violentango








    민석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는 시신을 안치하는 공간 안에서 깼다. 그의 마지막 기억은 백현을 본 것이었다. 백현은 그에게 약물을 투여하면서 끝없이 울었다. 혹시나 잘못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싶은 두려움, 제 형을 제 손으로 스스로 죽인다는 죄책감. 그 모든 감정의 총체가 바로 그 당시의 백현이었다. 민석은 고요함밖에 남지 않은 공간 안에 멍하니 누워 있었다.


    그러다 밖으로 나온 것은 누군가가 케이스를 빼서였다. 문이 열리자 눈부신 빛이 들어왔고, 그렇게 민석이 다시 처음으로 보게 된 사람도 역시 백현이었다. 흰 가운을 입고 있는 백현은 잠시 민석을 보았다. 그러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라이트를 들어 그의 눈을 확인했다. 호흡도 확인하고 신경 반응도 체크한 백현은 그제야 안심하고 그를 끌어 안았다.





    “형...”





    백현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민석은 아직 약효가 덜 빠져 뻐근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웃으면서 백현의 등을 쓸어내렸다.


    민석이 그에게 부탁한 것은 TX-1000. 팀 엑소더스 내에서 비밀리에 개발중인 약이었다. 일전에 팀 이카루스 활동을 할 때 세훈의 몸에서 뽑아낸 것을 바탕으로 만든 약으로써, 일종의 극약이었다. 체내에 주입하게 되면 한 시간 내로 심정지가 와 바로 사망하는 이 약은, 팀 내에서도 연구가 금기시되어 오직 백현만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약을 민석이 백현에게 부탁한 것은 오로지 목표때문이었다. 민석에게는 해결해야 할 목표가 있었다. 그리고 그러려면 잠시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필요가 있었고, 그 사이에 몸도 빠르게 회복시켜야만 했다. 이 약이 극약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백현이 민석에게 쉽게 설명한 비유는 ‘냉동인간’이었다. 급속도로 신체를 냉동시켜 일시적으로 모든 생체 기능을 정지시킨 후 다시 해동을 하게 되면 회복할 시간이 주어지고, 따라서 일부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는 이론이었다. 민석은 일전에 그 설명을 들었던 것을 떠올리고 백현에게 약을 요구했었다. 물론 백현이 극구 반대했지만 어쨌든 결론은 이것이었다. 





    “애들은?”





    민석의 말에 백현이 그에게서 몸을 뗐다. 그의 맑은 두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을 거칠에 훔친 백현이 빨개진 눈으로 그를 보았다.





    “당연히 다들 난리 났죠.”

    “세훈이 울고 난리지?”

    “걔만 난리게요. 김종인도 울고 불고 장난 아니에요.”





    백현의 징징거리는 듯한 말투에 민석이 피식 웃었다.





    “이거 웃을 일 아니거든요?”

    “알았어. 안 웃을게.”





    그런 민석이 두 손을 뻗었다. 그리고 백현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가 이렇게 세상에서 숨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들은, 민석을 너무도 사랑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작정하고 자신을 따라하는 쌍둥이 형과의 구별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민석은 이들이 자신과 자신의 형을 구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길 바랐다. 둘 중 하나가 죽은 거라 생각하면 당연히 새로 나타나는 한 명은 그 다른 한 명이었다. 민석은 그렇게 팀원들이 시우민을 알아볼 수 있길 바랐다.


    그가 이 생각을 해낸 것은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한 것이었다. 그는 교통사고로 꼼짝없이 누워 있으면서 이 작전을 고안해냈다. 어떻게 하면 시우민한테서 놀아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그 녀석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이 방법이었고,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백현을 제외한 모두가, 민석이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찬열이는?”





    찬열이라는 말에 백현이 입을 꾹 다물었다. 백현은 민석에게 그동안의 일을 말해주었다. 잠시 실종됐던 찬열. 다시 돌아왔을 때 그의 몸에도 박혀 있던 칩. 시우민이 찬열을 데리고 하려고 했던 짓들. 그 모든 일을 말해주었을 때 민석의 표정도 다시 차가워졌다. 애초에 민석이 시우민에게 순순히 끌려갈 수밖에 없던 것도 그 이유였다. 





    “그리고 저 알아냈어요.”

    “뭘?”

    “시우민이 김종인 여기에 뺏기고도 그냥 가만히 있었던 이유요.”





    백현은 들고 있던 패드를 꺼내 몇 번 두드렸다. 그러자 보고서가 떠올랐고, 민석은 패드를 받아 들고 스크롤을 내리며 읽었다.





    “찬열이 눈에 제가 박아둔 칩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김종인 통해서 원격으로 그걸 조종하던 거였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거든요. 어떻게 김종인을 그렇게 조종하는 거지? 싶었는데 다 찬열이의 네트워크랑 런처를 이용하는 거였어요.”

    “쉽게.”

    “음, 쉽게 말하자면... 찬열이 와이파이를 끌어다 썼다는 거예요. 근데 저는 찬열이 혼자만 쓸 수 있는 데이터만 제공했거든요. 그러니까 과부하가 걸린 거죠. 예전에 찬열이 렌즈에 전기 통했던 거 기억하시죠?”

    “응.”

    “그게 그 반응이었어요. 이건 김종인도 몰랐을 거예요. 아마 알게 되면 걔 또 울 걸요. 자기가 시우민이랑 우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거니까요.”





    백현의 말에 민석이 조용히 웃었다. 그래, 그러겠다. 그 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또 그 큰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겠지. 민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백현에게 다시 패드를 건넸다. 백현은 패드를 두 팔로 꼭 끌어안고 다시 그를 보았다.





    “형, 이제... 올라가시는 거죠?”

    “...”

    “다들 기다려요...”





    백현의 말에 민석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아래로 다리를 내렸고 쭉 기지개를 켤 뿐이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바닥에 발을 디딘 민석은 잠시 감각이 없는 다리를 풀어 주었다. 그리고 백현이 있는 쪽을 돌아 보았다.





    “내가 전에 말한 플랜 기억하지?”

    “... 직접 가시게요?”

    “응.”





    민석의 플랜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스스로를 세상에서 지우면서까지 하려던 것은 바로 이제 시작이었다. 그는 시우민을 아예 무너트리기로 했고, 그 시작이 더 드래곤의 자금 조달로를 끊는 것이었다. 민석은 이와 관련해 백현에게 미리 전달해준 정보를 패드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 그 정보 열람 권한을 백현에게만 한정한 후 잠금을 걸었다. 





    “잠깐 눈도장만 찍고 올게.”

    “다 같이 가요. 그게 더 쉽잖아요.”

    “안 돼. 여기로 데리고 와야 돼.”

    “왜요?”

    “밖에서 죽일 수 없어. 시우민은, 여기에서 끝내야 돼. 그래야 잡을 수 있어.”

    “... 형, 그래도...”

    “백업은 너한테 맡긴다.”





    민석이 백현의 어깨를 툭, 짚었다. 그리고 예의 그 다정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너만 믿는다.”





    그리고 그 말 한 마디를 끝으로 민석은 바구니 안에서 실험 요원의 옷을 찾아 겉에 걸쳤다. 여전히 축 처져 있는 백현을 돌아본 민석이 생긋 웃었다.





    “걱정 마. 다시 올 거니까.”

    “...”

    “살아서 만나자.”





    민석은 그리고 바로 걸음을 옮겼다. 영안실에는 다시 백현만 남았고, 그는 민석이 남기고 간 자료가 선하게 빛나는 것을 보며 후-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이 다른 사람들 몰래 하는 일은 말 그대로 더 드래곤을 무너트리는 것이었다. 다른 요원들은 한동안 민석의 죽음으로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 했고, 그래서 그동안 업무는 진행되지 않았다. 백현은 이 틈을 공략했다. 


    더 드래곤은 공식적으로 마약을 파는 마약상이 아니었다. 중국의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였고, 이 곳에서 돈세탁을 해 마약을 사고 파는 중개 일을 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유명 연예인들을 끼고 있는 회사였지만 실상은, 그랬다. 


    민석이 밖에 나가 시우민의 행방을 찾는 동안 백현은 이들의 자금줄을 차단했다. 그리고 다크웹에 이와 관련한 정보를 뿌려 공식적으로 이 일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 그 후에 인터폴에 수배 요청을 하자 인터폴 측에서도 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게 되었다. 민석과 백현은 알고 있었다. 이들이 여태까지 인터폴에 걸리지 않은 이유가 바로 첩자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들은 그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거절하지 못 할 이유를 만들어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경수가 이걸 눈치 채게 된 건 그 날 아침이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경수 역시 민석의 죽음으로 꽤나 충격을 받은 터였다. 그런 경수가 겨우 정신을 차려 아침부터 일을 시작했고, 그는 그제야 판도가 바뀐 것을 알아차렸다. 경수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꼭, 민석의 방식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상식선에는 그럴 리가 없었다. 민석은, 죽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이상했다. 경수는 한참을 고민하다 종대의 방을 찾았고, 그 곳에서 그와 말다툼을 벌였다. 처음은 혹시나- 싶은 마음에서였지만, 나중에는 다른 이유로 싸우게 되었다. 그건 바로 경수가 얼마 전에 알게 된 진실때문이었다. 경수는, 종대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김민석...”





    하지만 그런 경수도 지금 본부에 들어온 사람이 민석인지 시우민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저벅저벅 본부를 가로지르는 사람이 민석이길 간절히 바랐지만, 그럴 리가 없다는 것도 분명 알고 있었다. 그럼 진짜 시우민? 그렇다면 더더욱 큰일이었다. 경수는 한참동안 화면을 바라보다 뒤를 돌아 보았다. 종대는 여전히 큰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김종대!”





    종대는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 했다. 민석의 죽음에 경수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그였다. 종대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야, 김종대!”





    종대의 두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다급하게 종대를 부르던 경수가 화면과 그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다 다급하게 달려가 종대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정신 차려! 네가 명령 내려야지!”

    “... 나... 난...”





    그의 목소리도 손처럼 마찬가지로 떨렸다. 한참동안 그를 보던 경수가 결국 그의 멱살을 잡아 내팽개치듯 놓았다. 경수는 바로 종대의 책상으로 달려가 위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본부 전체에 경보음이 울렸고, 경수는 책상 끄트머리에 달린 마이크를 잡았다.





    “코드 레드. 코드 레드. 본부 중앙관 1층에 침입자 발견. 외관 상 시우민으로 추정된다. 다시 한 번 알린다. 코드 레드. 코드 레드.”





    종대는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화면을 보았다. 김민석? 민석이야? 아니면 진짜 시우민이야? 민석아. 나 어떻게 해야 돼. 나는, 난 너 없이 아무 것도 못 하겠어. 나 없이 못 살 것 같은 건 너인 줄 알았는데 아니야. 내가, 너 없이 못 살겠어. 민석아. 나 어떻게 해야 해.


    그 시각 시우민은 본부 전체에 울리는 경보음을 들었음에도 피식 웃었다. 그리고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들었다. 김민석, 장난 한 번 제대로 쳐보겠다 이거지. 시우민은 씨익 웃으며 어딘가로 걸음을 옮겼다.


    시우민이 본부로 직접 찾아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민석때문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을 하던 와중에 시우민의 앞에 민석이 나타났다. 당연히 민석이 죽었다고 생각한 시우민은 그를 빤히 바라보았고, 두 사람은 한참동안 서로만 보았다. 그러다 민석이 씨익 웃으며 도망쳤고, 그 날 오후에 바로 더 드래곤의 모든 자금줄이 차단되었다. 시우민은 인터폴에 수배되었고, 그의 보스는 종적을 감추었다. 민석이 가장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이 바로 여기라는 걸 알게 된 시우민은 바로 그를 찾으러 왔다. 이 새끼 내 손으로 직접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딜 봐도 민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조금 있으면 이 건물의 사람들이 들이닥칠 터였다. 하지만 그래도 큰 걱정은 없었다. 만약 진짜 민석이 여기에 있다면, 아무도 자기를 공격하지 못 할 게 분명했다. 자신을 공격할 수 있는 사람은 민석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승산이 있었다. 시우민은 다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그러다 한 곳에서 멈추었다. 그 곳은, 영안실이었다. 


    시우민은 조용히 영안실의 문을 열었다. 안은 어둠 그 자체였다. 그의 구두 소리가 고요한 영안실을 울렸고, 안에서는 끝없는 냉기만이 뿜어져 나왔다.





    “...!”





    그러다 시우민이 바로 몸을 틀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와 그를 공격했기 때문이었다. 시우민은 바로 몸을 숙여 그의 반동을 이용해 업어쳤다. 바닥에 넘어진 그 사람은 바로 민석이었다. 하지만 민석은 바로 다리를 뻗어 그를 넘어트렸고, 그런 그의 위에 올라타 칼을 높이 쳐들었다. 하지만 시우민은 빠르게 그 칼을 피했다. 바닥에 칼이 닿아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났고 두 사람은 다시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어둠 속에서 시우민이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운도 좋네.”





    그의 말에 민석 역시 웃었다. 그는 들고 있던 긴 칼을 능숙하게 돌리며 생긋 미소를 지었다.





    “운도 실력이라더라, 형.”





    민석의 말에 시우민이 설핏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게 틈만 호시탐탐 노리던 그들은 동시에 서로에게 달려 들었다. 어둠 속에서는 총을 제대로 쏠 수가 없어 결국 시우민은 총을 다시 집어 넣었고, 품 안에서 잭 나이프를 꺼냈다. 두 사람의 칼이 맞닿아 나는 파열음이 영안실을 뒤덮었다. 


    그러다 영안실로 발걸음이 향했다. 그 발걸음의 주인공은 민석을 제외한 팀 전체였다. 가장 먼저 문을 벌컥 연 사람은 경수였다. 그의 뒤로 종대, 준면, 찬열, 세훈, 종인 그리고 백현이 뒤따랐다. 그들은 안에 보이는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생김새부터 외향까지 모든 게 똑같은 두 사람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경수는 조용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 영안실의 불을 켰다. 그러자 때마침 공격을 당한 민석이 바닥을 구르고 빠르게 자세를 잡았다. 경수는 허리춤에서 총을 빼들었다. 그리고 그를 조준했다. 민석은 자신을 향한 총구를 보고 두 손을 들었다.





    “나야, 경수야.”

    “내가 김민석이야.”





    그러자 반대쪽에서 시우민이 입을 열었다. 아예 칼을 바닥에 떨어트린 시우민은 가쁜 숨을 고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경수에게 다가갔다. 경수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도무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 다 목티를 입고 있어 타투가 있는지 없는 지조차 알 수 없었고, 시우민이 작정하고 민석을 따라하는 거라면 더더욱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맨 뒤에 서 있던 종인이 한 쪽을 가리켰다.





    “쟤가 시우민이야!”





    그는 정확히 시우민을 가리켰다. 경수는 바로 그 곳으로 총구를 돌렸다. 하지만 시우민은 잔뜩 커진 눈으로 손사래를 쳤다.





    “겨, 경수야. 나야. 나, 민석이.”

    “쟤가 시우민 맞다니까!”





    경수가 힐끗 뒤를 돌아 보았다. 종인은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그러다 경수는 다시 앞을 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다. 경수는 작게 민석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김민석...”

    “그래, 나야. 내가 김민석이야.”





    경수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의 총구가 한 곳으로 향했고, 방아쇠가 당겨졌다. 그러자 바로 시우민이 몸을 피했다. 심장을 조준했던 총알은 그의 어깨에 빗맞았고, 그는 빠르게 한 곳으로 피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 했다. 시우민은 고개를 천천히 숙였다. 그리고 제 배를 관통한 검을 바라보았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그 검을 든 민석과 마주할 수 있었다. 시우민의 입에서 붉은 피가 주르륵 흘렀고, 그의 다리에 힘이 서서히 풀렸다. 민석은 그를 노려 보았다. 





    “잘 가라.”





    그리고 민석은 더욱 더 깊게 그의 몸 안에 검을 찔러 넣었다. 검을 쥔 시우민의 손에서도 이내 피가 주르륵 흘렀다. 그러다 그의 몸이 쿵, 바닥에 쓰러졌다. 민석은 가쁜 숨을 고른 채 몸을 일으켰다. 한동안 영안실에는 고요한 숨소리만이 맴돌았다. 그러다 그 침묵을 깬 것은, 경수였다. 경수는 아까처럼, 작게 민석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김민석...”





    검에서 손을 뗀 민석이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그리고 경수와, 그의 뒤에 놀란 표정으로 서 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을 찬찬히 보던 민석이 이내 생긋 웃었다.





    “응, 경수야.”





    경수야- 라는 말에 경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래. 김민석은 항상 저렇게 답했지. 경수는 들고 있던 총을 내렸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준면과 세훈이 그런 경수를 부축했고, 종인은 형- 하고 부르며 민석에게 달려왔다. 찬열은 아직도 혼란스러운 표정이었고, 백현은 조용히 보고 있다가 아무 말 없이 영안실에서 나갔다. 민석은 종인을 끌어 안은 채 종대를 찾았다. 하지만 종대의 모습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다. 

    










Wreck you all



+



김종대는 2부까지만 나옵니다...

트유 끝나고는 안 나오니까...

2부까지만 봐주세요... ( ͡╥ ͜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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