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아시는 어릴 적에 부모님과 정월대보름 축제를 보러 갔던 적이 있다. 맨 앞에서 보려고 일찍 가서 부모님 손을 꼬옥 잡고 한 손엔 솜사탕을 들고 얌전히 기다리기도 했다. 그리고 신나게 풍물 놀이를 하는 사람들과 횃불을 가져 오는 사람들. 작은 아카아시의 눈엔 모두 신기했다.


"엄마, 저게 뭐예요?"

"저거는 달집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며언 달이 사는 집이에요?" 

"네, 달도 살고 달토끼도 사는 집이에요." 


아카아시는 '우와, 신기해.'라고 생각했고. 곧 식겁하며 고개를 들어 엄마에게 물었다.


"그러엄, 오늘 그 집을 태우잖아요…."

"응, 그렇지?"

"달하고 토끼는 어디서 살아요…?" 


울먹이며 말하는 아카아시를 달래는 부모님.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가는 거라고 힘들게 아카아시를 달랜 후 달집 태우기가 드디어 시작됐다. 사람들은 더 가까이서 보려고 뒤에서 계속 밀었고 아카아시의 옆엔 자신보다 작은 여자 꼬마가 있었다. 근데 어른들이 뒤에서 계속 밀어서 넘어질 뻔한 모습을 보고 아카아시는 못 참겠다는 듯 작은 목소리로 어른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밀지 마떼요. 아기들 넘어뎌요!"


어른들은 민망해 하며 뒤로 물러 났다. 아카아시는 넘어질 뻔한 여자 꼬마에게 괜찮냐고 물어 봤고 여자 애는 괜찮다며 씩씩하게 말하였다. 아카아시는 그런 여자 아이에게 너는 정말 씩씩하구나라며 칭찬을 해 줬다. 그리고 나중엔 쥐불 놀이를 했는데 아카아시 옆에서 좀 큰 애가 너무 위험하게 돌리고 있었고 아카아시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 근처에서 같이 쥐불을 돌리고 있었다.


그때 다른 꼬마가 나타나서 아카아시를 위험하게 만든 꼬마에게 뭐라고 했다. 


- 바보야, 아기 다치잖아!


아카아시는 자기보다 그리 크지 않은 사람이 어른인 것처럼 행동해서 조금 갸웃했지만 고맙습니댜. 하고 꾸벅 인사한 뒤 부모님과 좋은 추억이 생겼다며 막 좋아했다. 그러면서 아까 그 꼬마 형처럼 멋있고 남을 구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하였다.



*



보쿠토는 어릴 때부터 사고 뭉치였다. 그래서 어릴 때 정월대보름 축제에서 풍물놀이하는 악단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 가 같이 춤추고 방송국에서 그 모습을 찍었던 적도 있다. 그정도로 사고 뭉치인 보쿠토는 그래도 정의감으로 똘똘 뭉쳤는데 달집을 태우려고 할 때 어른들이 자꾸 뒤에서 미는 바람에 어쩌지, 어쩌지 어른들한테 말대꾸하면 혼나는데... 라며 시무룩한 모습으로 잔뜩 고민을 하였다. 


"안 되는데, 밀면 안 되는데…."


그때 근처에서 작은 목소리가 뭐라 하는 소리를 듣고 소리가 난 쪽을 쳐다 봤다. 


- 밀지 마떼요. 아기들 넘어뎌요!


자기보다 어린 애가 어른들에게 일침을 하고 있었고 보쿠토는 그걸 보고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걸 말해 주려고 마음에 꼭 품고 있다가 쥐불 놀이하는 곳 근처에서 그 아이를 발견했다. 너 짱 멋있었어! 라고 가서 말하려던 보쿠토는 근처에서 위협적이게 쥐불 놀이를 하는 꼬마를 발견했고 멋있게 물리쳤다. 


"바보야! 아기 다치잖아!"


꼬마는 미아내, 미안해! 하고 다른 곳에 가서 쥐불 놀이를 했고, 멋있었던 꼬마는 고맙다고 예의 바르게 인사한 후 빠르게 부모님과 빠르게 그 장소를 나왔다. 그래서 보쿠토는 꼬마 아이에게 멋있다는 말도 못해 주고 헤어지고 말았다. 보쿠토는 그 이후로 그때 그 아이를 나중에 만나면 꼭 말해 줘야지 생각하였다.



@S0_f4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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