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뽕짝물이예요 증말로.....











검사와 피고인에게 허락된 공간은 좁고 답답했다. 우시지마는 피고인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기 시작했을 때, 이곳이 꽤나 협소하다는 걸 자각했다.


자리를 옮길까.


그렇게 말했던 건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우시지마는 종종 피고인을 데리고 자리를 옮겼다. 교도소에는 꽤 많은 방이 있었다. 물론 수감자들을 위한 것 만은 아니었다. 그 중에는 잠시 들리는 검사나 피고인의 가족들을 위한 방도 있었다. 깨끗하고 제대로 된 취조실이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오이카와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우시지마가 경찰에게서 열쇠를 받아드는 동안 그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 정도로 예의바른 수감생은 처음이었다. 경찰도 얼떨떨한지 마주 고개를 숙여주었다.


훌쩍이는 그를 먼저 밀어넣은 우시지마는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을 보고 있던 경찰이 조금 웃었다.


특이한 사람이죠?


경찰은 오이카와와 친한 것처럼 말했다. 우시지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이곳에 다니는 동안 그가 누군가에게 상냥하게 구는 걸 본 게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잘 해주세요.”



뭘?


우시지마는 반사적으로 그렇게 물을 뻔 했다. 오이카와는 범죄자였다. 그것도 두 사람이나 죽인.


자신의 시선에서 의아함을 읽은 경찰이 뒤통수를 긁었다. 그, 정말 아닐 수도 있고. 희박하긴 하지만 무고하게 끌려오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우시지마는 그가 일말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우스웠다.


아니지.


고개를 끄덕인 우시지마는 곰곰이 생각했다. 자신도 그러지 않았던가. 오이카와라는 남자가 정말 무고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를 따로 불러낸 게 아닌가? 도청도 감시 카메라도 없는 곳에서 우시지마는 그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가.



“우시지마, 와카토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이카와는 자리에 앉지 않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이카와는 자신의 이름표를 찬찬히 읽었다. 우시지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 현장에서 인사한 일이 있었다. 자신이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게 맞다면 오이카와는 그때 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줄줄 우는 남자는 자신의 살인을 후회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검사님이셨네요.”



단순한 말 한마디였다.


자신의 직업이자 직위는 검사였다. 민사와 형사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기소한다. 얼마나 간단하고 명료한가. 우시지마는 자신의 직업에 크게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누가 봐도 사람이 저지르기 어려운 일들 뿐이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우시지마는 제법 평범한 사람이었으니까.


눈앞의 남자도 같았다. 배구 선수로 이름을 날리는 중이라는 남자는 제법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과 견주어도 될 정도로 큰 키는 흔치 않다. 우시지마는 남자가 건장하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그쵸?”



오이카와는 답을 종용하듯 자신에게 물었다. 우시지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가 가까웠다. 대충 맞춰 입은 정장 위로 그가 기대왔다. 문에 등을 기댄 그는 자신의 품에 안긴 채 가늘게 어깨를 떨었다.


나는 잘못하지 않았어!


우시지마가 지금까지 본 범죄자들은 보통 그런 식이었다. 아니. 보통이 아니라 언제나 그런 식이었지. 그들에겐 죄가 없었다. 우시지마가 기소하고 법률과 조항을 읽어도 그 말 뿐이었다.


난 무죄야!


죽은 사람들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다. 우시지마는 그게 불합리하다고 여겼다. 그들은 늘 정당방위라고 말한다. 어째서 그것이 정당방위가 된다고 여기는가.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사람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단 한번도.



“저는 처형되겠죠?”



남자가 속삭였다. 우시지마는 불현 듯 그의 손이 따뜻하다고 느꼈다. 자신을 감싸안은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데, 어째서일까. 우시지마는 그를 마주안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이 상태로.”



남자는 자신에게 꽉 안겼다. 치정싸움이었다. 우시지마는 그가 사랑하는 여자와 바람핀 남자를 용서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그 증거로 여자는 단숨에 보내주었지만 남자는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만들었다는 게 검시관의 의견이었다. 우시지마의 의견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자의 눈앞에서 남자를 고통스럽게 보내지 않은 게 꽤 정상참작 될 모양이었다.



“추워요.”



그는 뜨겁게 달아오른 손가락으로 고백했다. 열이 오르는 건가? 우시지마는 손을 들어 그의 이마를 짚었다.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올려보는 시선과 눈이 맞았다. 눈가가 붉게 부르튼 남자가 조금 웃었다.



“우시지마씨 손은 따뜻하네요.”



품에 조금 더 달라붙는 남자의 몸은 맞춘 것처럼 감겨들었다. 우시지마는 자신의 품에 이렇게 맞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키는 백구십을 넘겼고 일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키에 덩치였다. 지금까지 사귀었던 여자들은 종종 어린애를 안는 기분이 들었다.


딱 맞는 몸에 다리 사이를 파고드는 허벅지.


우시지마는 시선을 들었다. 남자의 숨이 자신의 쇄골을 간질였다. 어쩐지 안기는게 익숙한 남자였다. 자신의 품에 더 파고들며, 남자가 속삭였다.



“무서워요.”



타인에게 안겨본 게 얼마만일까.


그는 남자의 부드러운 정수리를 내려보았다. 그다지 내려본다고 할 수도 없었다. 우시지마의 입장에서 자신과 한 뼘도 차이가 나지 않는 쪽이 이상한 거였다. 그는 좀 더 파고들 구석을 찾는 것처럼 자신에게 파고들었다. 가랑이 사이까지도.



“조금….”



우시지마가 입을 열었다. 퍼뜩 놀란 듯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착각인가? 우시지마는 뭉근하게 눌리던 자신의 아랫도리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다리는 여전히 자신의 다리 사이에 있었다. 하지만 아까처럼 꾹 눌리는 감각은 없다.


지나치게 예민한 탓이겠지.


그는 범죄자와 이렇게 친밀한 자세를 하는 게 어색했다. 어머니조차 자신을 이렇게 안지는 않았다. 우시지마는 그를 떼어냈다. 커다란 눈망울이 자신을 올려보았다.



“떨어지는게 어떻습니까.”

“싫으세요?”



남자가 물었다. 우시지마는 반사적으로 아니, 하고 답했다. 그가 베시시 웃었다.



“그럼 잠시만 어울려주시면 안 될까요. 잠시만, 제 얘기가 끝날 때 까지만.”



오이카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소파로 이끌었다. 우시지마는 저 소파가 범죄자와 친밀한 관계를 영위하기 위해 들여놓았던 건지 진심으로 고민했다.



“잠시면 되요.”



속삭이는 목소리가 다정했다. 우시지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손은 가늘고 길었다. 손가락은 매끈했지만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배구선수라고 했다. 우시지마는 운동과는 연이 별로 없었지만 경기를 싫어하진 않았다.


그는 자신을 소파게 앉힌 후 나란히 기대 앉았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자신의 손 틈을 파고 들었다. 오이카와는 힘들이지 않고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정말로 낯선 기분이었다. 누군가와 딱 맞는다는 느낌은.



“저는 정말로 사랑했어요.”



오이카와의 목소리는 특이했다. 배구선수라고 했는데도 발음이 뭉개지지 않고 지나치게 쾌활한 느낌도 들지 않았다. 종종 마약과 술에 절여진 은퇴 선수들이 보여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마약은 하지 않은 모양이군.


우시지마는 아직 나오지 않은 혈액 검사 속에 알콜과 마약을 지웠다. 남자에게서는 술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술 냄새 뿐만 아니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에서는 향긋한 꽃냄새가 났다. 그가 기억하는 교도소 보급품이 가장 싸구려 종이 비누인 점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신기한 일이었다.


어쩌면 그의 체향일지도 모르지.


우시지마는 눈을 감고 생각했다. 손가락이 자신의 손가락을 간질였다. 그걸 보고 있으려니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남자의 손가락은 자신의 무릎 위에 있었다. 톡톡 무릎을 건드리고, 자신의 손바닥을 간질이기도 하면서 가느다란 손가락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우시지마는 그를 밀어내야 하는건지 그러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했다.



“좋은 사람이었는데.”



달콤한 고통이었다. 우시지마는 턱에 힘을 주었다. 남자의 손가락의 자신의 무릎 안쪽에서 허벅지 사이를 주룩 훑었다. 그 낯선 손길이 무엇을 의도하는지 쉬이 짐작할 수 없었다. 그는 앞을 보고 있었고, 자신에게 기대 있었다. 우시지마는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취조실보다는 따뜻하게 꾸며진 방 안은 잘 관리한 티가 났다.



“여자분과는 언제, 어떻게 만나셨죠?”



우시지마는 취조할 때 버릇을 놓지 못한 채 딱딱하게 물었다. 그가 쿡쿡 웃었다. 양복을 입고 있는데도 어깨가 간지러웠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일순 갈색 눈으로 채워졌다. 우시지마는 자신이 그를 보고 있던 것을 들킨 것 같아 눈을 돌렸다.


잠깐.


범죄자를 취조하는데 왜 내가 시선을 돌려야 하지?



“검사씨 순진하구나.”



오이카와가 속삭였다. 우시지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피도 눈물도 없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순진하다는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내 애인, 남자야.”



후.


가느다란 숨이 귀를 통과했다. 우시지마는 눈을 깜박였다. 좁은 쇼파는 아마 누군가 자고 나가는 대용이었는지 푹신하고 제법 넓었다. 그가 누울 수 있는 걸 보니 그렇다는 이야기였다.



“당신이 맡은 사건, 게이치정극이라고.”



노골적인 단어를 고른 오이카와는 조금 부끄러운 듯 웃었다. 우시지마는 눈을 깜박였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뭐지? 그가 머리를 굴리는 동안 오이카와는 능숙하게 자신의 위로 올라탔다. 두 거구를 지탱한 쇼파가 힘겹게 끼그덕 거리는 소리를 냈다.



“여기 감시 카메라 없지?”



우시지마는 고개만 끄덕였다. 오이카와가 더욱 가늘게 웃었다.



“그럼 누가 들어오면 큰일이겠네요, 검사님?”



넥타이가 쭈욱 잡아당겨졌다. 우시지마는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닫아두었다. 문을 잠그는 건 취조 원칙 상 허락되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오이카와는 자신의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치?”



예쁜 눈꼬리가 가늘게 접혔다. 이상한 일이었다. 우시지마는 그를 취조하기 위해 불렀고, 오이카와는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가슴에 총을 세 방 맞았던 여자는….



“불알 터진 남자가 내 애인이라고.”



자신이 흔들리는 눈동자를 숨기지 못하는 사이, 오이카와가 가늘게 웃으며 그의 입술에 입을 쪽쪽 맞췄다. 당신 되게 귀엽다. 우시지마는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제대로 이해한 쪽은, 얇은 상의를 벗어던진 오이카와가 입술을 핥으며 뱉은 한마디 쪽이었다.



“우리 지금 누가 들어오면 되게 위험하겠다, 그쵸?”



마르다고 생각한 몸에는 탄탄한 근유기 잡혀 있었다. 우시지마는 그를 올려보았다. 남자는 마치 맛있는 걸 바라보는 사람처럼 자신을 보고 있었다.















-To be continue

다음편은 수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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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즐리Lesely Christmas=체리크렉Cherry Crack 마약처럼 중독시킬 수 있는 글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Miss, 크리스마스라고 불리고 싶었던 라스트네임은 잊혀진 지 오래. with all my XO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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