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개인설정 가득한 혼마루입니다.

창작 사니와가 나옵니다

괜찮으신 분만











다이한냐 나가미츠. 역사를 지킨다는 숙명을 타고 사츠마국의 어딘가의 혼마루에 현현한 남사는 새 주인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둔한 편인지 무시하다 지친 것인지(아마 전자라고 추정되지만) 붓을 쥐고 종이에 뭔가를 써내려가던 청년이 드디어 이쪽을 바라봐주었다. 사실 다이한냐가 첫대면에 놀란 이유는 이 청년의 향이라거나 힘의 종류 따위가 아니었다.

길게 뻗은 머리카락은 손질이 잘 되었는지 비단실같이 흘러내렸고 그 머리카락의 아래에는 선명한 눈썹. 시원하게 붓으로 쭉 그은 듯한 눈매, 또렷하게 빛을 발하는 눈동자. 다른 얼굴의 조형도 훌륭한 편에 든다.(인간이 아닌 다이한냐의 눈에도 그랬으니 분명 이 주인은 인간들 사이에서는 눈에 확 띄는 미인이겠지. )

청년의 짙은 눈썹이 슬쩍 움직이고 다물린 입술이 열렸다.

"하고싶은 말 있어?"


목소리도 좋은데. 청량함이 도는 목소리는 약간 느릿한 어조로 귀를 간지럽혔다.

"주인은 수묵화 같네."

"자주 들어."

말만 들으면 잘난 체 하는 것 같은데 어조를 보면 정말 그렇다는 담담한 어조다. 그 묘한 부조화에 다이한냐는 조금 웃었다.







  • 미키

다이한냐가 서류를 건네러 집무실에 들렀을 때. 사니와는 자고 있었다.

"이런. 늦어버렸군."

아니 오히려 다이한냐로서는 타이밍이 좋기는 했다.(서류결제를 기다리는 다른 남사에게는 좋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제법 바람이 쌀쌀한 계절이 되었기 때문에 다이한냐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 얇은 셔츠 한장의 사니와에게 덮어주었다.

"이렇게 보니 정말 인형 같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어린 뺨과 빽빽하게 난 긴 속눈썹. 또렷한 이목구비는 다소 이질적인 외형을 하고 있었지만(서양인의 피가 섞여서 그렇다고 들은 것 같았다.) 사니와를 이루고 있는 색과는 잘 어울렸다.

창백한(아마 추워서 그렇겠지) 흰 뺨에 흩어진 밝은 금색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자 간지러웠는지 잠결에도 고개를 흔들어 손을 피했다. 움직이는 걸 보니 그래도 사람 같군. 눈을 뜨고 있을때에 비하면 모자라지만. 다이한냐는 몸부림에 흘러내린 겉옷을 다시 잘 걸쳐주며 집무실 문을 닫으려 몸을 일으켰다.


미키는 가끔 도검들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심코 느껴버리는 친근함을 그들이 다시 보여주는 비인간적 행태 때문에 와장창 깨져버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 예를 들면 자기가 눈을 뜨자마자 어둠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붉은 눈동자 같은 거 말이다.


간신히 비명을 삼킨 미키는 한참 말을 고르다 물었다.

".....뭐해."

그 말에 붉은 눈의 검. 다이한냐 나가미츠는 다정하게 대답했다.

"너를 감상하고 있었지."

"왜...뭐하러...불도 안켜고...아냐 됐어... 대답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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