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멘쿤의 음경을... 마법처럼 떼고... 일어나는 일입니다... 



 조디는…… 살아가며 인생 처음으로 맞이하는 고난에 당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까지도 정말 무수한 비극을 겪었지만, 아마 이 사건은 로도스 아일랜드는 물론 조디는 알지도 못하는 커다란 의학계에서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상천외한 사건일 것이었다.


 “저기, 혹시……. 박사님의 숨겨진 오리지늄 아츠 중에 신체를 말끔하게 절단, 한다거나 그런…… 게 있으신가요?”

 “아니, 없는뎅.”

 “우와…….”


 조디는 박사의 손에 잡혀있는 자기 음경을 바라보며 정말로 큰일이 났다고만 생각했다. 처음엔 헛것을 보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모로 봐도 자신이 항상 봐오던 그것이다. 시선을 고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기면서, 그 파렴치한 것에서 회피하려고 했다. 박사님의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서 그저 같은 침대에서 누워있었을 뿐인데, 이걸 어쩌지…….


 “제, 제가 보관하고 있을까요, 그거?”

 “왜?”

 “그러니까, 일단 그건 제 거니까요. 제가 어떻게든 다시 붙여볼게요.” 조디는 어떻게든 이 상황과 자신의 음경을 수습하기 위해서 필사적이었다.

 “재미있어 보이는데. 그냥 내가 갖고 있으면 안 돼?” 앙쥬가 그 흉한 것을 흔들었다. 그건 조디의 눈앞에서 힘없이 축 처진 상태로 대롱대롱 흔들렸다.

 “정말로요……? 그걸, 가지고 싶으신 건가요?”

 “응. 내가 가지고 놀려구.”

 “네, 알겠어요…….”

 

 다시금 자기 사타구니 위에 손을 올려봐도 있어야 할 게 사라진 빈자리에 만져지는 게 없었다. 그거야, 박사의 손에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대체 어쩌다가 뚝 떨어진 일인지는 박사도 처음엔 의아해하는 모양이었으나, 결국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듯 조디의 음경을 재미있다는 듯이 가지고 놀고 싶어만 했다. 원인이 박사에게 있든, 자신에게 있든, 알 수 없는 에기르 사람의 신비로움이 아니었을까, 하고 조디는 자신의 허전한 사타구니를 달래며 납득하려고 애를 썼다.


 조디에 닥친 난항은, 그러니까…… 음경이라는 신체 부위가 가진 제일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려고 할 때 하나하나 허락받아야만 했다는 점이었다. 사람이라면 화장실에서 용변을 봐야 한다는 그것이다. 아예 뚝 떨어지긴 했으나, 조디와 붙어있던 그것은 알 수 없는 마법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요의를 느낀다면 사정사정하여 박사가 가지고 놀고 있는 걸 화장실로 보내주어야만 했다. 무척이나 번거롭고 일반적이라면 관계가 파탄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조디는 원체 기가 약했기에, 이 현상을 유지하는 것에 불만이 없었다. 불편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불편을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조디는 호의를 양껏 담아서 박사님의 도움이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제일 큰 문제는 조디의 분리된 음경이 아니라 그걸 갖고 있는 박사에게 있었다.

 “바, 박사님. 저……!” 


 대충 그 둘이 (정확하게는, 조디만) 떨어져나간 음경을 봐도 어색하지 않을 때쯤이었다. 조디는 사색이 된 얼굴로 박사의 집무실을 두드렸다. 갑작스레 최근, 앙쥬는 화장실의 요청에도 음경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으려고 했다. 간절한 이유 따위는 없이, 단순한 변덕에 따라오는 조디의 절박한 반응이 즐거워서 그러는 모양새였다. 조디는 이런 박사의 태도에도 전혀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잘못했다면 분명 자기 잘못이었을 것이고, 이러한 벌을 받는 데는 책임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


 “으응~, 조금만 더 참아 봐.”


 박사는 터질 것만 같은 조디의 음경을 소중하다는 듯 손에 꽉 쥐고 있었다. 아니, 실제로 터질 것 같은 건 조디의 방광이지 음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떨어져나온 이 이상한 게 꼭 부풀어서 터져버릴 것만 같다고, 조디는 절박하게 생각했다. 불완전한 하체에 힘을 너무 많이 줘서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눈앞이 흐렸지만 그래도 아직은 참을 만했다. 필사적으로 호소하고 설득해서 어떻게든 신체를 돌려받아야만 했다. 이베리아의 재판소에서 무결을 주장하는 것보다 어쩌면 이게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고 조디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분명 처음에는 화장실에 잘만 보내주셨는데……!


 “박사님. 사람이…….” 조디는 다시 한번 방광에 힘을 주기 위해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말했다.

 “사람이,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곤란해지잖아요? 저는 간병인이니까 사람이 대소변을 보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숙지하고 있어요.”

 “당연히 나보다는 조-디가 잘 알고 있겠지. 응,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건 조-디니까.”

 “그래서 말이죠……. 가지고 계신 그걸 잠깐만 다시 돌려받고 싶어요…….”


 조디는 울 것처럼 절박하게 말하고 있었다. 단어 하나하나를 발음하는 목소리의 떨림이, 앙쥬에게도 제대로 전해졌다. 


 “안 가면 죽지는 않잖아.”

 “죽지는 않지만 죽을 것 같다고는 생각해요……. 이것조차 해소하지 못하는 극한의 스트레스 상태에 빠진 사람이라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죽고 싶어?”

 “그건 아니지만……!”


 조디는 박사의 책상을 쾅, 소리가 날 정도로 쳤다. 그리고는 자신도 이 정도로 큰 소리가 날 줄은 몰랐는지 화들짝 놀랐다. 판단이 흐려진 모양이었다. 사람을 돌보는 일을 하는 자가 이런 것에 흔들리면 안 돼, 조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말을 이어 나갔다.


 “저는 최대한 박사님의 요구에 부응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그걸 압수당한 뒤에도 단 한 번도 불만을 가진 적도 없고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박사님을 설득해서 그걸 돌려받고 싶어요. 부탁이에요! 볼일만 끝난다면 깨끗하게 씻은 뒤 말려서 다시 반납할 테니까, 마음을 너그럽게 써주시면 안 될까요……?”


 ‘우와, 이렇게까지 말을 잘할 줄은 몰랐네.’


 앙쥬가 찌그러져 있는 조디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렇게까지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자라온 배경이나 겪어 온 사건·사고를 생각한다면 소극적으로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살아가는 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조디에게도 굳은 심지라는 게 있었다. 그건 아름다운 세상의 대의를 위해 쓰일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데 낭비를 할 수 있을 줄이야…….


 “이번에는 맘에 들었으니까 돌려줄게! 대신에 다음에는 1분 더 참는 연습을 해 봐.”


 이 말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지, 박사는 아주 자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디는 음경을 돌려준다는 그 말에 환하게 반색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했다. 다음의 화장실보다는 지금이 화장실이 더 급했기 때문에, 급한 대로 이번 걸 먼저 처리해야만 했다. 조디가 헐레벌떡 방을 박차고 나간 뒤에 앙쥬는 다시 자기 손에 돌아올 음경을 기다렸다. 


 ‘음~, 역시 귀여워! 세상에 어떻게 이런 사람이 다 있는지 모르겠어. 다음엔 다른 것도 떼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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