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ring: 에릭 렌셔(매그니토)/찰스 자비에(프로페서 x) ???

Rating: PG-13



"그러고보니 예전에, 우연히 뮤턴트를 만난 적이 있었어."

엠데이 이후, 자신의 옛기억을 모두 되찾은 로건이 질좋은 스카치 위스키에 얼음을 떨구며 생각에 잠긴 투로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스캇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돌아보았다.

"예전이라면 대체 어느정도 예전인데?"

"가만있어보자. 1960년대쯤? 쿠바 위기다 뭐다 해서 온 세상이 당장이라도 멸망할 것처럼 호들갑 떨 때였지."

"그런데?"

가만히 계산해보니 자기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의 일이다. 새삼스레 울버린의 나이가 꽤나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스캇은 건성으로 대꾸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쥬빌리가 나 알아! 그거 봤어! JFK! 올리버 스톤 감독!!이라고 외치는 사이, 생각에 잠긴 로건이 다시 중얼거렸다.

"그날도 바에 앉아 있었는데, 잘 차려 입은 뮤턴트 남자 둘이 다가오더니 나한테 말을 걸더라고. 그러더니 쓰리섬을 하자고 했어. 그때 알았지. 세상이 진짜 말세긴 말세라는 걸."

"뭐?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어쩌긴? 나한테서 손떼고 꺼져 버리라고 하니까 순순히 가던데?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거 아무래도 낯이 익어. 잘 생각해보니 그 두 사람 교수님이랑 매그니토 같은-."

"잠깐 로건. 그건 오해가 있네. 대체 왜 그런 착각을 하게 된 건가?"

그들이 쉬고 있던 휴게실을 우연히 지나가던 찰스 자비에는 말도 안되는 중상모략을 흘려듣지 못하고 얼른 다가와 울버린을 만류했다. 쥬빌리와 스캇은 벌써부터 엉덩이걸음으로 뒷걸음질하며 아냐 교수님이. 그래도 설마...! 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찰스의 강경한 항의에 울버린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오해일리가. 귀신은 속여도 내 코는 못 속여. 두 사람 몸에서 똑같은 냄새가 나던데."

"냄새?"

"그거 있잖아. 막 하고 난 사람들 특유의 정......."

헉. 헉. 헉. 세 사람에게 각자 똑같은 위기의 순간이 닥쳤다. 쥬빌리는 입을 손바닥으로 막았고, 스캇은 이마를 짚었으며 찰스는 로건이 더 흉칙한 소리를 하기 전에 로건의 머릿속을 얼려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로건은 불만스럽게 눈을 굴리며 머릿속으로 항의했다. 

- 난 누가 내 머리에 손 대는거 진짜 싫어해. 알면서 왜 이래 교수양반!! 

찰스는 이를 갈며 그를 향해 미소지었다. 

- 나랑 잠시 면담 좀 하지 울버린. 아주 잠깐이면 돼.

 찰스는 텔레파시를 이용해 로건을 억지로 걷게 만들었다. 로건은 내 술! 마이 스카치! 내 위스키!! 따위를 애절하게 머릿속으로 외치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 fin -

 

가늘고 길게 덕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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