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연: 봤어요? 어바웃 애니띵 4편 반응 난리난거. 비추 수 봐ㅋㅋㅋㅋ최저 기록 세웠어ㅋㅋㅋㅋ난 저런 댓글수 대비 비추수가 가능한지도 몰랐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시진: 작감놈 신변에 위협 느낄 정도던데. 포롤들 FEO 한판 할 기세던데. (고소하다는 듯 웃는다)


작감: 내가 얼마나 식겁했으면 당일 바로 해명편을 쪄와...나 무서웠어요...그...그 정도로 한마음으로 분노할 줄이야...그 따뜻하던 포롤들이...내 편 새드충들 다 어디 갔어! 분명 애니띵 시작했을 땐 새드충들 바글바글 했는데!


시진: 아무리 새드충이라도 이건 너무하잖아! 준수아버지 씬이랑 겹치게 쓴거냐 묻는 포롤 있던데, 걍 맞습니다 그거. 유시진 멘탈 부수기도 작작해야지.


작감: 근데 마지막 미방영분 때문에 위에 코멘한 게 다 묻혔어요(시무룩). 그것도 열심히 찐건데.


모연: 그게 기억에 남겠냐! 마지막에 뒤통수를 그렇게 쳤는데!


작감: 바로 그게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뒤통수 치는 거. 악몽의 끝에서 그는 항상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깨어난다, 라는 전작 그들이 가는 길에서부터 나왔던 대사가 머리를 맴돌았던 순간 부터.


그는 악몽의 끝에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깨어난다는 것도. -그들이 가는 길, 고백편 중 발췌


작감: 모연이를 구출해내고 악몽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안도한 그 순간, 모연이가 총을 맞고, 시진은 악몽이 아닌 현실에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짖게 되면 어떨까? 그럼 아예 한 회차 이름을 악몽의 끝, 으로 하고..어머 챕터1 엔딩 절망의 끝이랑 라임 돋는거 봐! 시진이 악몽에서 깨어나는 장면에서 시작해서, 모연이를 구출해내고 끝났다고 안도하는 순간에 탕! 하고 시진이 강모연! 하면서 끝나면. 수미상관 돋는 반전이 되지 않을까? 절망의 끝엔 희망이 오고, 악몽의 끝엔 악몽의 현실화가...그런 아이러니...! 그거 하고 싶어서 겁나 안써지던 챕터투 열심히 쪘어요. 그 변태적인 욕구를 위해서.


시진: 변태도 이런 변태는 처음 봐...그래서 원래 계획은 배에서 총 맞는 거였잖아요. 드디어 구해내고   포옹하려는 순간 총맞고 쓰러지는거.


작감: 근데 내 정이병만큼 없는 눈치로도 거기서 그러면 안되겠더라고. 7화동안 모연이 생사가 불투명했고 그 후 8화동안 떨어져서 고군분투 했는데 만나자마자 총을 맞아? 시강한테도 할짓이 못되고 그동안 읽어준 포롤들한테도 할짓이 못되고....또 분명 초반엔 새드로 가자 유시진 더 무너뜨려라 하는 댓글들 꽤 보였는데 15화 저 시점에선 다들 걍 닥치고 만나게 해달래. 만나긴 만났는데 총 맞았어요 데헷, 은 차마 할 염치가 없었어요. 게다가 그 재회편에는 진짜 영혼을 갈아넣었는데 엔딩을 그따구로 때려버리면 앞 내용이 다 묻힐 거 같은거야. 그래서 악몽의 끝은 뒤로 미뤘어요.


모연: 그리고 뻔뻔하게 힐링 멜로를 시작했죠, 그런 무시무시한 계획을 머릿속에 품고는.


작감: 문제는 찌면서 내가 힐링 돼 버린거죠. 아, 시강이 진짜 서로에게 선물이고 축복이구나, 둘이 함께만 있으면 뭐든 버텨내겠구나. 시강이들 응원해주는 포롤들 댓글에 힐링이 되고 이렇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둘에게 감탄하고. 난 챕터2 끝에 총맞힐 예정이었기에 챕터3은 정말 생각해둔게 하나도 없었는데, 둘이 붙여만 놓으니까 알아서 서로 치유해나가며 에피소드를 찌더라고.


시진: 그래서 작감님이 고민고민하다가 날 불러다 말했죠. 유소령...어떻게...총 쏘지...마까...? 아 존나 당연한 소릴! 쏘지 마요! 그딴 변태적 욕구밖에 충족시키지 못하는 플롯을 왜 버리질 못합니까!


작감: 애초에 애니띵은 내 변태적 욕구가 끌고온 시리즈였숴...그 장면을 품어왔던 시간이 상당히 길어서 놓아주기가 망설여졌어요. 그러다가 그래 그럼 한번 악몽의 끝이란 제목으로 일단 쓰기 시작해보자. 일단 써보고 총을 안쏘면 어떻게 엔딩이 나나 보자. 별 임팩 없이 끝날거 같으면 쏴버리고...근데...(악성 시강러 감동의 눈물) 크흡, 유소령이 반지를 갖고 온거야!


시진: 작감놈이 딴 생각 못하게 막아야 했어.


작감: 유소령이 반지 사오는 순간 느꼈어요. 아, 이게 진정한 애니띵 엔딩이 되겠구나. 


전작 그가길에서부터 내내 유소령은 도망치는 남자였어요. 아니, 도망은 안치는데...더 다가가지 못하는 남자. 태후 유서에서 날 너무 오래 기억하지는 말아요, 가 너무 강력했었어. 그 전이라고 유대위가 강선생을 덜 사랑했었어? 아니잖아! 엄청나게 사랑했는데, 사랑하기 때문에 마지막 퇴로를 확보해놓는 남자였어요. 늘 있어줄 수 없을 수도 있기에. 어느 순간엔가는 잊혀질 준비를 하는 남자.


제 첫 상플도 그걸로 시작됐었어요. 유언. 1년 후에야 살아돌아와놓고, 또 백화점을 가게 된다면 무슨 심정일까. 아직도 유시진은 잊혀질 준비를 하지 않을까.



혹시, 그러면 안되겠지만, 이 유서를 읽게 된다면.

귀에 못이 박힌 말 또 할게요. 미안합니다.

금방 잊으라고는 안할게요. 못할 거 같으니까. 삼년상까지만 치러줘요. 삼년 째엔 귀찮아졌어도 사과 하나만 딱 올려줬으면 좋겠네요. 그러고는 깨끗이 잊어도 돼요.

당신 덕분에 그 남자는 미련 없이 행복했습니다. 나만큼 행복하고, 나만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령 유시진 유서 중 1장


작감: 그가길에서 꽁냥대는 씬이 많았는데도 베이스가 짜다고 느끼는 포롤들이 좀 있었는데, 아마 그 때문일거에요. 강모연은 점점 더 다가가는데, 유시진은 그녀에게 계속 더 빠져들어가면서도 퇴로를 확보해놓고 있었으니까. 그가길 엔딩이 강모연의 프로포즈, 그리고 유시진의 유서였던 건 그래서예요.



유시진씨.

시간이 흐를수록. 모르던 당신의 모습을 점점 알아가네요. 이미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진지하게, 당신과의 결혼을 생각해봤어요, 오늘. 나는 평생을 알아가고 싶은데, 유시진이라는 사람을. 당신도 같은 마음인가요?


강모연 씨. 당신한테 또 이 편지가 가 닿게 되어 미안합니다. 필사적으로 약속을 지킨다고 지킨건데, 역부족이었나봅니다.

모든 사랑의 추억들이 나에겐 축복이었는데, 남은 당신에겐 아픔이 되겠네요. 너무 인상적이지 말걸 그랬어요. 당신이 최대한 덜 아프게.

연락 기다리지 말아요. 혹시나 또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오랫동안 마냥 기다릴까 그게 걱정이네요. 삼년상까지만 치뤄줘요. 그럼 잊혀질거에요. 약속.


-그들이 가는 길, 강모연과 유시진의 삼행시.



작감: 목걸이, 로맨틱, 성공적은 목걸이충 입장 표명을 위한 짧은 글이었지만 (아나 ㅅㅂ 근데 오늘 갤플 보니 내 입지 겁나 좁아졌어 스파크 그거 눈만 마주치면 튀는 거였나보지 말입니다 유대위님...) 거기서도 유시진은 마지막 걸음은 스스로 떼지 못했어요. 늘 불리한 입장이니까. 자기 마음에 솔직하고 언제나 직진이지만, 정말 마지막 순간엔 그녀가 밀어내면 밀려날 준비를 하는 남자니까.


이 남자는 언제나 은근하게 정중했다.

제멋대로 밀고 들어와 정신없이 흔들어대는 주제에

결정적인 순간엔 마지막 한발짝을 떼지 못하고

그녀를 기다렸다.

-목걸이, 로맨틱, 성공적 중 발췌


근데 그런 유시진이 애니띵 마지막에 그러는 거예요.

반지를 사와야 겠다고. 이제는 그럴 때가 됐다고.


"지금 당장 가서 사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그럽니다. 그리고 꼭 여기서 사고 싶습니다."


백화점에 갈때마다 미안하고, 그녀 앞에 항상 불리하고. 떠날 땐 잊어달라는 편지를 남기고 떠나고, 그녀의 프로포즈를 듣고도 대답도 못하던 남자가. 


매번 잊어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떠나는 주제에

차마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증표를 남길 수는 없었다.


그녀에게 흔적을 남기고 그녀를 구속하고 싶은 욕심을 낼, 그런 용기를 냈어요. 


"두번째로 밝게 빛나는 별은."

시진의 눈이 별처럼 빛났다.

"따다가 내 주머니에 넣어뒀죠."

"돌아가서 줄 거니까, 받을 준비 해요."


항상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느라 다가가지 못하던 사람이, 그녀의 죽음을 겪고 나서야 다가가 그녀를 완전히 잡을 결심을 한거죠.


그들은 이미 만났고, 사랑했고, 사랑하고, 서로를 흔적 없이 지워내기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별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가.


그런 유시진의 쉽지 않게 선 결심을 본 순간 아 이건 전작까지 아우르는 엔딩이 되겠구나...이보다 나은 엔딩은 없겠구나, 설득당해서.

내 변태적이지만 간절했던 욕심을 버리기로 했어요. 그게 시강의 사랑에 대한 예의인 거 같아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사랑하고 사랑 받는 연인들이 반짝였다.
영원을 약속하듯이.


시진: 말이 구구절절 긴데, 결론은 총 맞은 건 통편집 당했고, 애니띵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란 겁니다.


모연: 11번 부둣가에서 별을 따던 시강이 엔딩 맞습니다. 총맞는 엔딩 포기하고나서 새로 힘들이고 공들여서 찐 진엔딩 맞습니다.


작감: 그리고 내 변태적 욕망은 어바웃 애니띵 4편으로 풀었습니다. 미방영분은 미방영분으로만 즐겨주세요. 근데 저것도 나름의 맛이 있지 않아요? 그동안 있었던 일 싹 한번 돌아봐주고 성장하고 극복한 모습 보여주다가 타앙!...


시진, 모연: 변태새꺄!!


모연: 아 근데 나 누가 쏜 거에요? 쓰러지느라 못봤네.


시진: (이를 빠드득 갈며) 누구긴 누구야 내장을 파먹다말고 전시해 대머리독수리가 쪼아먹게 해도 시원찮을 잭이라는 육시럴 잡놈이지.


작감: 왜 굳이 잭의 시체를 못 찾았다는 소릴 했겠어요...한문장 한문장 쓰는 게 힘든데...그거 포착하고 떨던 포롤들도 있더라.


시진: 하여튼 잭 그 새끼는 내가 정확히 총 17발 쏴서 벌집으로 만들어서 바다에 던졌다가 다시 건져서 숨 끊어진 거 확인하고 다시 던져놨어요. 아, 물론 미방분에서.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일입니다.


모연: 근데 작감놈은 나 진짜 죽이려고 했어요? 난 왜 항상 내 생사를 궁금해해야해?


작감: 그건 묵비권 행사! 어차피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신경쓰지 말아요!

여튼 이번편은 해명(?)편이니 (비교적) 짧고 급하게 쪄온거고. 이정도면 거의 상플이 아니라 리뷰글에 더 가깝네요. 나 상플 말머리 달아도 되는 거 맞아?


모연: 근데 아직 애니띵 코멘터리 할거 좀 남았죠? 최고 회차 순위 발표하다가 말았으니까. 


시진: 사실 이제와서 코멘터리 하기도 좀 김 새지 않나? 시리즈들 의미랑 엔딩까지 싹 다 주절주절 풀었는데, 뭐 할 게 남았어요?


작감: 그러게요. 후회 막급. 엄청 길어지더라도 1위까지 발표 하고 나서 미방영분을 풀걸 그랬나.


모연: 이미 이렇게 된 거 하던 건 마무리 해야하니까. 최고 회차 3위 2위만 하고 1위는 안하는 건 웃기잖아요.


작감: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입맛다시며) 생각해보니 좀 아쉽네. 악몽의 끝이 완결편인데 댓글수 명예의 전당에 못올라갔어요. 악몽의 끝 오리지널 버전으로 올렸으면 백플 넘겼을 거 같은데.


시진, 모연: 야!!!


작감: 어바웃 애니띵 에필로그를 통해서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은 대충 다 한 거 같지만. 벌려놓은 판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다음에 또 올게요. 


모연: 그렇게 할 게 없을 거 같으면 미방영분 또 갖고 오던가요.


작감: 쪄 놓은 게 없는데?


시진: 언제는 쪄 놓은 거 있었나. 매번 새로 쪄 오는 거면서.


작감: 진짜로 쪄 와? 내가 뭘 쪄올 줄 알고.


시진: ...찌지 맙시다.


작감: 어바웃 애니띵 6회에서 뵙겠습니다. 




원연재글 링크: https://gall.dcinside.com/kbssun/12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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