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13일 대운동회 때 나올 히나른 기반의 오이히나 샘플입니다.

* M22부스에 위탁 예정입니다.(달향기님&데굴떡님 부스)

* 선입금 및 통판 신청은 12/31까지 받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인포를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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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던 히나타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일상이 지겨워지기 시작한 탓이었다. 이 잔잔한 연못에 돌멩이를 던지는 이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럴 사람이 없었다. 하긴 이렇게 집에만 있어서는 풀릴 일도 안 풀릴 게 분명했다.

‘밖에 나가볼까…….’

방학기간 동안 집에만 있었더니 좀이 쑤실 지경이었다. 집에 얌전히 있으라던 누구의 말 때문에 묶여있는 자신이 안쓰러웠다. 이 때 필요한 건 탈출 아닐까.

“……탈출.”

작게 읊조리던 히나타의 얼굴에 흥미 가득한 표정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즉흥적이지만 세세한 계획을 세우려던 그때였다.

“머리 굴러가는 소리 여기까지 다 들린다.”

언제 들어온 것인지, 히나타의 이마를 매끈한 검지로 꾹 밀던 마츠카와가 혀를 찼다. 예상하지 못한 이의 등장에 화들짝 놀란 히나타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다 오른쪽 눈을 찡긋하며 고개를 내젓는 마츠카와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 마츠카와상, 학교 마쳤어요?”

“그래.”

“학교에서 바로 온 거예요?”

“보면 모르겠냐.”

시답잖은 질문을 받아주던 마츠카와가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걸 기억해냈다. 알면서도 질리지 않는지 시답잖은 질문을 던지는 히나타와 일관성 있게 대답해주는 마츠카와였다.

방긋방긋. 환하게도 웃는 히나타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현관을 힐끔 쳐다봤다. 그런 마츠카와의 시선을 따라가던 히나타가 농담하듯 말을 툭 내뱉었다.

“왜요? 사람이라도 숨겨놨어요?”

“귀신같네.”

“어, 진짜?”

“그리고 숨기긴 누가 숨겨. 오냐오냐 해주니까 정도가 없지.”

화가 났나 싶을 정도로 딱딱한 말이었지만,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는 그였다.

“네가 마음에 들어할 것 같아서 데려오긴 했는데, 괴롭히지 마. 절친이니까.”

“누가 보면 내가 엄청 괴롭히는 줄 알겠어요. 서운하게.”

“맞잖냐. 너 하나마키도……됐다. 기다려봐.”

말을 마친 마츠카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신의 친구를 데려왔다고 말만 하려 했건만, 벌써 5분 가량이 지난 것을 눈치 챘다. 손님을 밖에 계속 세워두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 학교만 마치면 쏜살같이 사라지는 마츠카와에게 계속해서 투덜거리던 그였다. 대체 어디를 그렇게 다급히 가느냐고. 두 달 동안 집요하게 물었던 탓에 이제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히나타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었으니 데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조금만 기다려.”

“네!”

“내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알아요. 무슨 이야긴지.‘

그럼 됐고. 심호흡을 한 마츠카와가 현관문을 향해 걸으면서 긴가민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자신이 잘하는 행동이 맞을까. 여전히 알 수가 없는 지금이었다.

 

* * *

 

오이카와는 지금 이 상황이 신기했다. 자신을 앞에 두고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당돌한 꼬맹이가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조금만 위협하면 눈물을 흘릴 것처럼 생겼지만, 실제는 아니었다.

“오이카와상은 좋아하는 게 뭐예요?‘

초면에 이런 질문은 잘 안하지 않나. 마츠카와는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인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이 급하기라도 한 건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 히나타의 표정 가득 서운함이 들어찼다. 자신을 앞에 두고 다른 생각을 하다니.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이었다. 이럴수록 오기가 생기는 건 지금 이 상황이 스포츠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고개를 내저은 히나타가 표정을 가다듬으며 오이카와의 이름을 불렀다.

“아, 미안. 그나저나 그건 왜?”

“그냥 알고 싶어서요. 초면인데 이런 거 물어서 좀 그래요?”

빨리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건데…….

금세 주눅이 들어버리는 히나타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오이카와가 고개를 세차게 내저었다. 이게 뭐라고. 가르쳐주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뭐, 특별히 가르쳐 줄게. 특별히 알려주는 거야. 솜사탕.”

“……네?”

이것 봐. 이런 반응이 나올 줄 알았다. 하긴 다 큰 남자 입에서 솜사탕이라는 달콤한 단어가 나올 거라 생각이나 했을까. 아니나 다를까 히나타의 반응은 꽤 봐줄만 했다.

“엑, 안 어울려!”

“뭐라고 했어, 지금? 내가 얼마나 고민하면서 말했는지 치비쨩은 생각해봤어?”

조금 전까지 퉁명스럽지만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던 오이카와는 존재하지 않았다. 선심 써서 말해줬건만 제 마음이 짓밟힌 기분이 들었다. 심술 가득한 표정으로 마츠카와나 찾아 나서려던 찰나였다.

일어나려는 오이카와의 팔을 덥석 붙든 히나타가 미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사과하기 시작했다. 무릎이라도 꿇을 것처럼 사과하는 탓에 오히려 민망한 입장이 되어버린 오이카와가 쭈뼛거리며 히나타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여기서 꽁해 있으면 죄라도 짓는 기분이 들 것이 분명했다.

“그럼 용서해주시는 거죠?”

“그렇다니까. 이 오이카와상이 귀엽게 봐줄게.”

“좋아요! 오이카와상이 제일 최고예요!”

“맑다”라고 칭하고 싶을 정도로 히나타의 반응은 순수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물론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 그건 이렇게 사소한 상황에서도 일어난다고 믿는 주의였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말이죠.”

역시나 생각한 그대로였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뜸을 들이는 히나타를 빤히 쳐다보던 그때 히나타가 입을 열었다.

“저랑 같이 있을래요? 솜사탕 잔뜩 줄게요.”

예상하지도 못한 한 마디에 머릿속이 백짓장처럼 하얘지는 것을 느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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