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같이 일하는 직원의 결혼식에 다녀왔어.

호나미, 기모노 준비해줘서 고마워.]


부모님 지인분의 결혼식에 따라간 적은 있었어도 내 지인의 결혼식에 가는 건 처음이었다.

이거 말고도 내년 초에 하는 청첩장도 벌써 2개나 받았으니, 슬슬 결혼할 나이라는 거겠지.


「그럼 지금부터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축복받아 마땅한 두 분의 입장을 커다란 박수로 환영해주세요.」


커다란 식장이 박수 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했을 때, 뒤의 문이 열리며 기분 좋은 표정의 신랑이 등장해 친구들에게 인사하며 가장 앞으로 향한다.

그리고 잠시 뒤, 다시 한번 문이 열리며 이번엔 아름다운 드레스 차림의 신부가 아버지 손을 잡고 나와 주변에 시선을 주며 앞으로 향한다.


아, 눈 마주쳤다.


둘은 우리 라이브 하우스에서 일을 하다 만난 사이이기 때문에 나는 고민을 하다 함께 온 점장과 함께 사람이 조금 더 적어 보이는 신부 측에 앉았기 때문에 눈이 마주친 걸지도 모른다.

살짝 눈을 휘며 인사했기 때문에 가볍게 손을 흔들어 대답했다.


"결혼식은 언제봐도 마음이 울려. 감동한 걸까."


"점장, 아직 입장밖에 하지 않았어요."


나는 벌써부터 코끝이 찡해 보이는 점장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그치만 점장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혼이라...


"히노모리 씨는 만나는 사람 없나?"


"네?"


"아니 그냥 궁금해서. 아, 요즘엔 이런 거 물어봐도 꼰대 같아 보이나?"


점장의 자학에 피식 웃음이 났다.


"하긴, 최고의 프로를 노리고 있는 입장에서 이 젊은 나이에 연애를 하는 건 아깝겠지. 지금 친구들이랑 쉐어 하우스 한다고 했던가?"


"네? 아, 네."


정확히는 동거 쪽이겠지만, 뭐 같이 산다는 것만 보면 쉐어 하우스도 비슷한가.


"4명 중 한 명이라도 연애를 시작해버리면 곤란할 텐데 힘든 결정을 내렸군."


"아마 점장이 생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뭐, 초등학생 때부터 소꿉친구라고 했으니 그만큼 믿음이 굳센 건 알겠지만, "아, 축가한다는 것 같은데요?" 벌써? 요즘 결혼식은 참으로 빠르게 진행되는구먼."


점장의 주위를 축가로 끌고 나 역시 축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우리들의 관계는 언니나 츠카사 씨 같은 친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비밀로 해두었다.

동성인건 둘째치고 4명이 사귄다니... 아마 말해봤자 이해받지 못할 거다.

그렇기에 이런,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우리들의 사랑을 축복해주세요 같은 행사는... 솔직히 말해서 조금 힘들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이치카도 호나미도, 사키도 다 알고 있는 일이겠지만.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주례 선생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식장이 박수로 가득 찼다.


정식으로 부부라, 그런 건 누가 정하는 걸까.


그런 꼬인 생각을 하면서 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후~ 좋은 결혼식이었어. 히노모리 씨, 이 뒤에 뒤풀이 갈 거지?"


"아, 저는 빠져야 할 것 같아요."


"뭐? 엄청 좋은 이자카야를 잡아뒀다는 것 같은데."


"죄송해요. 그치만 지금은 집에 가고 싶어서요. 점장이 다른 분들한테도 좀 전해주세요, 그럼."


나는 점장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했다.

손목에 찬 시계를 보니 시간은 아직 5시도 채 되지 않았으니 이대로 집에 가면 아마 모두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지금은 호나미가 만들어준 저녁밥이 먹고 싶었고, 그 어떤 얼굴보다도 지금은 사키의 얼굴이 보고 싶었고,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지금은 이치카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택시!"


3명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그 누구도 정식으로 부부라는 것을 선언해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 가족들이고 나만의, 반려들이다.


뭐라도 좋아, 아주 조그만 것이라도 좋으니 우리들의 관계를 묶어둘 무언가를 갖고 싶어.


나는 애써 호나미가 잘 정리해준 머리를 양손으로 헝클이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아..."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서둘러 품속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내 나의 가장 큰 조력자이자 영원히 내 편일 거라 자부하는 사람에게 연락했다.


"여보세요, 언니? 갑자기 미안한데 혹시 다음 달에 나 좀 도와줄 수 있을까?"




[결혼식, 멋지더라.

우리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2022년 11월 8일 47일째, 히노모리 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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