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다음날 아침, 연회장에 들어선 해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손을 크게 흔드는 샤를루스를 가볍게 무시하며 곧장 덤블도어 교수를 찾았다. 에크로멘토스를 어떻게 했는지도 물어봐야 했고, 해그리드에게 어떤 징계를 내릴지에 대해서도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디저트로 나온 레몬 셔벗을 들고 있던 덤블도어가 해리를 보고 자리를 권했다. 해리가 덤블도어의 옆에 있는 의자를 빼내면서,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빠르게 훑었다. 주위 사람들과 그들이 앉은 테이블과는 제법 거리가 있었다.

“그건 어떻게 되었나요?”

“발견했지만, 처리는 아직이네.”

덤블도어는 해리와 리들이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거미를 찾아냈다고 했다. 자신의 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벽장을 열자 아라고그는 다리를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그럼 아직 놓아주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해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린 시절 마주했던 거미는 해리가 해그리드와 관계된 사람일지라도 그를 공격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덤블도어는 거미에게 속박 마법만 걸어두었다고 했다. 해리는 해그리드가 그에게 한 부탁을 떠올렸다. 뻣뻣하게 굳은 거미를 그에게 보여줘도 괜찮을까. 잠시 망설이던 해리가 입을 열었다.


“교수님…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지. 다만 조건이 있네.”


덤블도어는 의아한 표정인 해리에게 어떤 일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의 말을 전해 들은 해리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싶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연회장에 들어선 리들은 습관적으로 교수석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포터 교수가 있었다. 덤블도어와 함께였다. 리들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이상하지.


머글 사회에 살고 있던 리들을 호그와트로 초대한 사람은 덤블도어 교수였다. 고아원의 아이들은 자신들과 다른 리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리들은 그들과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 같았지만, 무엇이 다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몇몇은 자신들보다 작은 체구의 리들에게 두려움을 느낀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그들 나름대로의 복수를 했다. 고아원의 아이들은 리들의 물건들을 망가뜨려 놓거나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는 울음을 터뜨리거나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법이 없었다. 서늘한 눈동자가 아이들을 비추었고, 고아원에는 기묘한 일들이 일어났다.


아이들이 이유 없이 리들을 무서워하자 코올 부인은 그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리들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매일 아침 리들은 잠자리를 정리하고, 소매가 닳았지만 깨끗이 세탁된 옷을 챙겨 입었다. 저녁이 될 때까지 그 옷에 얼룩이 생기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아이답지 않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문제 될 만한 점이 없었다.


그렇지만 코올 부인은 눈칫밥을 먹고 자라 예민한 아이들의 감을 무시하지 않았고, 리들을 봐줄 상담사를 찾기 시작했다. 교구의 목사, 대학 교수, 다른 고아원의 원장, 그리고 정신과 의사까지 여러 명이 코올 고아원에 들락거렸다. 어른들이 있는 동안 리들은 신비한 힘을 사용하지 못했다. 고아원 아이들은 더 이상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 빌리 스텁스가 선두로 나섰다. ‘야, 별종.’ 리들이 기묘한 재주를 부리지 않는다면 그가 리들을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다. ‘어딜 가는 거야?’ 어깨를 툭툭 건드리는 손에 점차 힘이 실렸다. 주춤주춤 뒤로 밀리는 몸에 짜증이 일었다. ‘또 숲 속에 가 있으려고? 아예 들어오지 않는 건 어때?’ 낮게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빌리 스텁스를 따라온 아이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리들이 밀리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 우리와 다른 네가 나쁜 거야. 그런 너를 내치는 건 당연해. 그렇게 말하는 듯한 얼굴들을 찬찬히 살피며 리들은 때를 기다렸다.


코올 부인은 새로운 상담사를 찾는데 필사적이었다. 아이들이 여전히 리들을 경계했다. 전쟁의 여파로 나라의 경제가 좋지 않았다.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고아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수가 현저히 줄었다. 만약 아이들 사이에 불화가 지속되어 안 좋은 소문이라도 퍼진다면, 그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의 발길마저 끊길지도 모른다.


상담사들을 만나는 건 성가신 일이었다. 리들은 코올 부인이 언제쯤 쓸데없는 노력을 그만둘지 재보며 가면을 썼지만, 상담사라는 사람들은 마치 리들의 가면 뒤에 숨긴 감정을 알고 있다는 듯 굴었다. 최근에 온 의사는 사탕 따위를 건네며 힘든 일이 있으면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뭐든 이야기해보라고 말했다. 리들은 그 남자를 창밖으로 내던지는 상상을 했다. 빌리 스텁스가 리들에게 시비를 걸은 건 그날 오후의 일이었다. 겹겹이 쌓인 불쾌한 감정이 리들의 생각을 극단으로 기울게 했다.


다음날 아침, 빌리 스텁스가 기르던 토끼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토끼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토끼를 발견한 아이는 비명을 질렀다. 빌리는 천장에 토끼를 황망한 눈으로 올려다보았고, 그의 뒤로 다가온 리들이 낮게 속삭였다.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리들은 토끼를 올려다보았다. 그날은 코올 부인이 자리를 비운 날이었다. 빌리는 주먹을 꽉 움켜쥐고 리들을 노려보았다. 리들의 검은 눈이 다시 그에게 향했다. 창백하게 질려있는 주제에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는 눈빛이 가상했다. 그때 빌리의 몸이 천천히 떠올랐다. 아이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두려움에 일그러진 표정을 감상하던 리들은 다시 한번 말했다. ‘조심해야지.’ 빌리의 몸이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쿵, 소리와 함께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겁만 줄 속셈이었기 때문에 크게 다친 곳은 없을 터였다. ‘시끄러워.’ 그 말에 아이들을 빠르게 흩어졌다. 철컥, 방문을 잠그는 쇳소리가 들렸다. 리들은 서재로 가서 책을 한 권 꺼내 들었다. 해가 질 때까지 그를 방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평화였다.


*

알버스 덤블도어가 코올 고아원을 방문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점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는 예언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고 있었다. 금지된 숲에 사는 그의 친구는 헛된 망상과 예언을 구분할 수 있는 존재였고, 그는 덤블도어에게 겨울이 되기 전에 이곳을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건넸다.


코올 부인과 짧은 면담 중, 레질리먼시로 리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녀 기억에서 덤블도어는 톰 리들이라는 소년을 호그와트로 인도하는 일기 결코 쉽지 않을 것을 예감했다. 코올 부인은 덤블도어를 소년의 방으로 안내했다. 그녀는 열 살이 되는 소년을 대하는 것 치고는 긴장한 표정으로 문을 두드렸다.


'리들. 널 찾아온 손님이 있단다.'


조용히 문이 열렸다. 검은 눈이 부인을 올려다보자 부인은 덤블도어에게 짧게 인사를 건넸다.

'이쪽은 덤블도어 씨란다.' 그녀는 리들에게 덤블도어를 간단히 소개하고 자리를 떠났다. "톰 리들?" 덤블도어가 물었다. 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덤블도어를 문가에 세워둔 채, 방안으로 휙 들어갔다. 리들은 창틀에 비스듬히 앉았다. 어두운 방안과 달리 창문 밖 파란 하늘은 다른 세상 같았다. 이렇게 맑은 날씨에는 기분이 좋아질 법도 한데, 리들의 표정은 가라앉아 있었다. 덤블도어가 방안에 들어서자 리들이 '문을 닫아요.'라고 말했다. '구경거리가 되는 건 질색이니까.'시선은 여전히 창밖을 향한 채였다.


덤블도어가 방문을 닫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리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는 체구에 비해 조금 커 보이는 셔츠와 검은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고아원에 머무는 아이 치고는 단정한 차림이었다. 다른 사람이 입던 옷을 물려받은 것일 텐데 팔목 부분을 두어 번 접어 올려 닳은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의 옷차림으로 미루어 볼 때 코올 부인의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고, 표정이 없는 영리한 소년의 센스인 것 같다. 관찰하는 시선을 느꼈는지 리들이 고개를 돌렸다.

'난 당신이 왜 왔는지 알아요. 당신은 정신병원에서 온 거죠? 저를 감시하라 던가요?'

'아니. 나는 교사란다. 호그와트에서 왔지.'

'호그와트. 못 들어본 이름인데. 근처에 있는 병원은 아니군요.'

리들이 덤블도어를 의심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호그와트는 병원이 아니란다. 그곳은 학교야.'

덤블도어가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톰, 너는 이곳 사람들과 달리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어. 그렇지 않니?'

그러나 그 말이 리들의 무언가를 건드렸는지 덤블도어를 바라보는 리들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저는 미치지 않았어요.'

덤블도어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건넸다.

'호그와트는 마법사를 위한 학교야. 나는 너를 그곳에 데려가려고 한단다.'

'마법?' 리들이 눈이 살짝 커졌다. 덤블도어가 이 방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보는 아이다운 표정이었다. 그러나 리들이 다시 표정을 굳히며 덤블도어를 쳐다보았다.

'이 주위에 호그와트라는 이름의 학교는 없어요. 영국 전역을 뒤져봐도 마찬가지이겠죠.'

그런 곳이 있다면 자신이 모를 리 없다는 확신에 찬 말투였다. 덤블도어는 리들과 비슷한 사람을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뛰어난 재능.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틀릴 리 없다는 오만함.

'그건 호그와트가 머글, 그러니까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로부터 숨겨져 있기 때문이야.'

'난 당신의 말을 안 믿어요.'

덤블도어가 한숨을 내쉬었다. 창밖은 여전히 밝은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의 방안과 대비되는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덤블도어는 심적으로 지치는 이 대화를 서둘러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경계가 강한 소년이지만 아직 마법을 배우지 못한 풋내기였다. 불신을 보이는 이유만 알아내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한 덤블도어가 양복 안 옷깃을 매만지며 시선을 옮겨 리들의 눈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정말 그곳의 교사라면... 마법사라면.'

리들이 눈을 깜박였다. 덤블도어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리들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이토록 적의가 느껴지는데도 리들의 머릿속에는 짙은 안개 같은 것이 가득 차 다른 사람의 접근을 방해했다. 이 방에 들어온 머글 의사들이 리들의 생각을 짐작할 수 없었던 것도 이해가 갔다. 덤블도어가 판단하건대 리들의 생각을 가리는 안개는-

'증명해봐요.'

마법의 흔적. 덤블도어가 양복 안쪽에서 지팡이를 꺼냈다. 세기의 천재라고 불리는 그의 실력을 뛰어넘는 기억 마법. 도대체 누가 이 소년에게?

덤블도어가 방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낡은 옷장과 침대. 거울과 서랍장조차 없는 이 방에서 증거가 될만한 것은 없었다. 덤블도어가 지팡이를 가볍게 휘둘렀다. 문 옆에 서있던 낡은 옷장이 불길에 타올랐다. 창가에 비스듬히 앉아있던 리들이 벌떡 일어섰다. 덤블도어는 그가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 이 방에서 개인 소지품을 보관할 만한 곳은 저곳 밖에 없으니까. 그러나 리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일은 없었다.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마저 물을 뿐이었다.

'저는 뱀과 대화할 수 있어요. 이것도 마법사에겐 흔한 일인가요?'

덤블도어는 여전히 리들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다만 그는 짙은 안갯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소년에게 걸린 마법은 적어도 어둠의 마법이 아니었다.

'그건 드문 일이란다.'

어둠의 마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 마법을 시전 한 사람은 상당한 실력을 지닌 마법사였다. 이 소년에게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강력한 암시 필요했던 것일까. 덤블도어는 잠시 망설이다가 손을 들린 지팡이를 양복 안쪽 주머니에 꽂아 넣었다. 굳게 닫혀있던 방문을 열자,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가끔 그런 마법사가 있기도 하지.'

그 말에 리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그러나 그 말을 오래전부터 기다렸다는 듯. 그러나 방을 나서는 덤블도어는 그 표정을 보지 못했다.


“뭘 보고 있는 거야, 리들?”

리들의 눈이 그를 향하자 포크를 쥔 아브락시스의 손이 작게 떨렸다. 아브락시스는 눈치가 빨랐다. 아니, 감이 좋다고 해야 하나. 온실 속 화초. 도련님으로 자라서인지 머리가 좋은 것 치고는 충분히 비열하지 못했고, 은근히 겁이 많았다. 그래도 아브락시스는 리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존재였다.


“무언가 이상한 점 없어?” 리들이 시험 삼아 물었다.

리들의 물음에 아브락사스가 고개를 움직여 연회장 내를 찬찬히 살폈다. 그리핀도르 테이블 쪽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고, 후플플프 학생들은 무엇이 우스운지 낄낄대며 웃고 있었다. 레번클로 여학생들은 무언가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지, 두꺼운 책을 테이블에 쾅 내려놓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교수석을 보자 덤블도어 교수가 포터 교수에게 레몬 셔벗을 권하고 있었다. 아브락사스는 눈이 가늘어졌다. 그의 시선이 더 왼쪽으로 향했다. 슬러그혼 교수는 디펫 교장에게 침을 튀기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틀림없이 쓸데없는 자랑이겠지.

“글쎄... 평소랑 똑같은데?”

아브락사스의 대답에 리들이 오리온을 바라보았다. 오리온은 아브락사스처럼 연회장을 꼼꼼히 살필 생각이 전혀 없는지 심드렁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그러는데?”
“아무것도.”

식사를 마친 리들은 예언자 일보를 펼쳤다. 리들의 눈이 기계적으로 검은 글자를 훑었다.

전공과목이 같은 것도 아니고, 연령대가 비슷한 것도 아니다. 한쪽은 실용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옷차림이고, 한쪽은 정식 마법사 로브를 걸치고 있다. 여러모로 안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이상하잖아.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자신 뿐일까.

기억하면 안 돼, 톰. 그렇지 않으면,

포터 교수는 그리핀도르 테이블을 바라보고 있었다. 찾고 있던 누군가를 발견했는지 그의 표정이 한껏 밝아졌다. 심장이 싸늘하게 내려앉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신문을 움켜쥐자, 아브락사스가 리들을 의문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너와 난 다신 만날 수 없을 거야.

서늘한 체온이 리들의 손에 닿았다. 죽음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자신을 맞이하러 온 것일까. 방금 전까지 자신을 지배한 분노와 좌절감, 굴욕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얀 손이 자신을 끌어당겼다. 제정신이리면 창살에 몸을 부딪치기 전에 그 손을 뿌리쳐야 했지만, 그러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리들이 조용히 신문을 한 장 넘겼다. 무감각한 표정으로 검은 글씨를 훑는다. 아브락사스의 시선이 다시 그의 디저트로 돌아갔다.

당신이 틀렸어.

나는 당신을 기억해.

지난 몇 년 동안 둘의 관계에는 진전이 없었다. 리들이 한 걸음 다가서면 상대는 두 걸음 물러선다.

리들의 시선이 연회장 한쪽으로 향했다. 양갈래로 머리를 묶은 여학생이 벌떡 일어나서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기민한 그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표정을 꾸미고 스르르 접근해야 한다. 그가 자신을 모른 척하고 싶다면 그래도 상관없다. 아직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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