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 진짜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 아이를 보며 그 아이의 하나 뿐인 사형-청문은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당연하지. 만약 청명이가 착한 일 많이 하면 선조들께서 청명이에게 선물을 주실거야."


추운 겨울의 어느 날, 청문과 청명이 당과를 먹으며 나눈 대화였다.

이후 선물이라는 말에 잔뜩 신이 난 청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마 착한 일을 하러 간 것이리라.

청문은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요즘 들어 장난끼가 날로날로 늘고 있는 청명을 진정시키기 위해 장문인과 장로들, 그리고 청명의 하나뿐인 사형 청문이 모여 궁리해낸 방법,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선물을 받는다'는 나름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선물을 주기로 한 12월의 스무닷새 날 전까지 청명은 사숙들에게 반항을 하거나 때리지도, 사제들을 괴롭히지도 않았다.

차가 너무 뜨겁다는 장문인의 말에 눈 깜짝할 사이에 얼음 빙고로 달려가 얼음을 훔쳐, 아니 꺼내와 장문인의 차에 넣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스무닷새날 아침, 청명은 자신의 머리맡에 놓여있는 선물들을 보고 화산 전체를 마구마구 돌아다니며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그 선물을 주는 사람이 선조들이 아닌 사형과 장로님들, 장문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계속 선물을 받고 싶어 아무것도 모르는 척 딱 잡아떼었었지....'


수련을 하던 중 문득 어릴 적 생각이 난 청명은 피식 웃으며 동작을 마무리했다.


"왜요 사형,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어요?"

"그러게. 갑자기 그렇게 웃으니 뭔가 사악한 일이라도 꾸민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는구나."


고작 한 번 웃은 것 뿐인데 그걸 붙잡고 늘어지는 자신의 사형제들을 보며 청명-화산검협은 입꼬리를 씩 말아올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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