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안녕하신가영 / 네가 좋아 





존나 떨리던 손잡기 타임도 끝나고 마지막 ost가 흐르며 상영관에 하나둘 불이 다시 켜졌음. 그런데 왠 낯익은 목소리들이 영화가 노래만 좋네 어쩌네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게 보임. 




헐 저거 뭐야..

- 헉 매니저님 저거 대휘랑 진영이... 


- 헐. 쟤네가 여기 왜있어. 


- 그러게요;; 




혹시라도 들킬까 둘은 뒷문으로 나가자고 합의를 봤음.


조심조심 들어왔던 입구로 다시 나가서 이정도면 갔겠지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띵 하고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대휘와 진영. 






어 안녕하세요!

- 어? 박매니저님!!? 





아니 이게 누구야~

- 와 대박 매니저님.. 형섭이형도 같이 있네요?





아.. 안녕..

- 어 아... 안녕 진영아





아 좆됐네..

- 니네가 여긴 왠일이냐?





- 아 대휘가 이거 보자고 졸라가지구~ 박매님이랑 형도 너의 이름은 보신거에요?




- 으..으응.. 어떻게 여기서 만나네;;




완전 반가워!

- 잘됐당!! 같이다녀요~~ 





난 아닌데.

- 아니 난 그러고 싶은 맘 없는데.





- 이잉..왜요오ㅠㅠ 




출근때 봐~

- 됐구 우린 여기서 내린다? 안녕~




진짜 가시는거야??

- 어? 어..?? 매니저님!




진짜 가시네..

- 아.. 안녕히 가세요..




지레 찔려서 허둥대는 윙섭이었지만 대휘와 진영은 그냥 형들끼리 영화보러왔구나 하고 생각하는 듯 했음. 대휘는 퍽 반가운듯 같이 다닐 것을 제안했지만 지훈은 생각보다 냉정하게 대휘의 말을 끊었음. 토끼눈이 된 형섭이 왜그러냐며 지훈을 쳐다봤지만 지훈은 웃으며 3층에서 형섭의 손을 잡아 끌고 내렸음.  당황한 진영과 대휘를 두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음. 






- 같이 다녀두 되는데..





- 쟤네랑 같이있으면 돈뜯기고 피곤해.






- 그래두.. 착한 애들이잖아요.. 재밌구..





- 내가 왜 그렇게 한지 아직도 모르는 거야 모르는 척 하는거야?






또 뭔데요..

- 무..뭘 모르는척 해요!




너랑만 있고 싶어

- 전 둘만 있고 싶거든요~ 밥 뭐먹을래?





부끄럽게 진짜..

- ..아아아 몰라요오~~ 매니저님 뭐 드시고 싶으신데요?





나 딱히 없는데.. 한참동안 고민하던 지훈의 입꼬리가 올라갔음. 나.. 베토디 먹고싶어! 네? 맥날 베토디요? 응. 맨날 빅불고기 크리스피 이딴 롯리음식들에 질려서. 매니저님도 참..ㅋㅋㅋ  뜬금없이 맥날 햄버거 타령을 하는 지훈덕분에 형섭도 오랜만에 다른 햄버거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둘은 맥도날드로 향했음.



- 매니저님은 베토디 맞으시죠?


- 응 너는?


- 전 상스치요. 저희 베토디랑 상스치 세트로 하나씩 주세요. 


- 나 먼저가서 자리 맡아 놓을게.


- 네




세트 두 개를 받아들고 자리로 향하던 형섭이 지훈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음. 패딩을 벗자 드러난 지훈의 옷이 매우 맥도날드와 잘어울렸기 때문임.




- 매니저님 그러고 계시니까 롯리보다는  맥날 매니저 같아요.





- ㅋㅋㅋ뭐야~





설마..

- 여기 오려고 맞춰입고 오신 거에요?




그런건 아닌데..

- 아니.. 그냥 입고왔어.






풉

- 매니저님 취향도 참...ㅋㅋㅋㅋ




웃어?

- 내 취향이 뭐.




아닙니다.

- ..흠흠.. 먹어요 우리 이제. 이거 매니저님 꺼.






오랜만에 보는 지훈의 정색에 형섭이 꼬리를 내리고 음식을 내밀었음. 둘은 사이좋게 버거 하나씩 집어들고 햄버거 포장을 벗겼음.





- 여기는 햄버거를 이렇게 싸네. 


- 그러게요. 아무리 생각해도 맥날이 롯리보다 훨씬 나은거같아요.


- 당연하지. 롯리는 모든 패스트푸드점중에서 젤 구려.


- ..매니저님 롯리 직원이면서 그렇게 말해도 돼요?


- 사실인데 뭘. 아 롯리만 있는거 몇개 있네. 


- 뭔데요? 양념감자?


- 응 양념감자랑 치즈스틱. 나머지는 다 구려.


- ㅋㅋㅋ 그건맞아요. 



한창 그렇게 본인들의 회사 뒷담을 까며(...) 맥날 음식을 조지던 중 지훈이 정말 기분 좋다는 얼굴로 말했음. 





좋아~

- 아.. 좋다.





응?

- 뭐가요?





쉬잖아

- 일 안하는것도 좋고~ 롯리버거말고 맥날버거 먹는것도 좋고~ 





맞아요

- 저도요~ 내가 만든게 아니라 남이 만든거 먹는 것도 좋고~ 





너랑 있어서..

- 그리고 너랑.. 





- 저 뭐요?





좋아

- 아니야. 너가 사줘서 더 맛있다고.






지훈이 웃으며 햄버거를 앙 물었음. 덩달아 형섭도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남은 햄버거를 우물거리고 먹었음. 대휘랑 진영이 만난건 좀 많이 놀랐어요 그러게 걔넨 왜 여기왔지? 이대휘가 빼달라고 해서 빼줬는데 배진영이랑 놀려고 한건 줄은 몰랐네 설마 여기서도 마주치는건 아니겠죠? 에이 설마~ 하고 지훈이 고개를 돌리는데 진짜로 대휘랑 진영이 맥도날드 매장안으로 들어오는게 보였음. 다 먹었어? 으음? 네. 그럼 빨리 나가자 아 이거 치우고.. 됐어 우리매장에서도 놓고 가면 메이트들이 치우잖아 여기서도 그럴거야 영문을 모르는 형섭만 지훈에게 손목이 붙잡혀 나왔음. 





- 아 이것도 좋네요.





손잡아서?

- 뭐가?





그것도 없는건 아니구..

- 먹은거 제가 안치워도 되는거요. 원래 손님이 남기신거 제가 치우는데.. 





- ㅋㅋ 지금은 너가 손님으로 오니까 좋지~






- 네~ 완전~




매일 이렇게 너랑..

- 매일 매일 이랬으면 좋겠다.





매니저님이랑..

- 저두요~








그냥 같이 있으니까 허파에 바람이 들어서 아무것도 아닌 것에 웃음이 나는 건데도 둘은 좋다고 룰루랄라 손을 잡고 남은 휴일을 즐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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