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방이 많아
너를 제일 끝에 두고 문을 잠갔다.
내가 숨을 곳이 없어
너를 나에게서 제일 먼 곳으로 보냈다.

네가 있는 방 앞을 서성거리기만 했다.
걸음을 멈춰 설 때면
너는 슬픔을 가지고서 방 안에
비를 내리게 했다.

어느새 빗물은 문틈 사이로 새어 나왔다.

이제는 손잡이가 헐어
바람이 불면 부는 데로 문이
열렸다.
닫혔다.
를 반복했다.
열린 문틈 사이로
소년의 그림자가 보인다.

어린 나를 가둔 탓일까
지금의 나보다 커진 그림자와
젖은 너의 발등은
나로 인한 부작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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