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랑해!"


"나도 사랑해요 형"








떠올려줘                        ::::::관린x지훈







#8. 우리 둘, 이제는



w.윙럽








관린이에게 안겨 내 안에 있는 눈물 콧물을 모조리 빼내고 있는 중이다. 히끅 히끅, 해괴 한 소리와 함께.. 관린이는 이런 내가 뭐가 좋다고 낮게 웃으며 울지 마라 내 등을 토닥여주는 걸까.. 관린..너 혹시 그거야...천사? 고향이 대만 아니고 저기 하늘인거야..? 날개는 등 뒤 어디쯤 있는 거고..?



“고마워요 형”



이라 말하며 관린이가 붙은 몸을 떼어 내 얼굴을 보려 한다. 위기다. 아무리 내 얼굴이 세계를 통일 시킬 수 있을 얼굴(관린 피셜)이라지만 지금은 안 될 것 같다. 내가 지금 내 모습을 보진 않았지만 이건 세계 통일각 얼굴 주인의 감으로 알겠다. 지금은 안 될 것 같아. 응 아니야.



“흐극..! 아..나 흐끅 잠시ㅁ”




아아 안 돼- 관린이에게 이런 눈물 콧물이 범벅한 모습을 보이면 안 돼 박지훈..! 관린이의 환상을 지켜줘...! 통일 직전의 이 세계를 지켜줘...! 콩깍지는 영원해야해..

나는 최소 콧물이라도 닦으려 손을 들고 얼굴을 가리려했다. 그런데 그 때 관린이에게 내 두 손을 잡혀버렸다. 안 돼 내 콧물.......이렇게 세계 통일은 물 건너 갔고...






쪽-



“.......”

“너무 예뻐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순간 내 입술에 닿은 촉촉하고 말랑한 무언가가..




“형은 정말 우는 것도 예쁘네요.”




관린이 입술이야...?




“으븝...!므므..므웁..@#$#@%%%$#!@!@#”




나는 위대한 한글로도 남길 수 없을 괴상한 말을 뱉으며 허둥지둥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가린 김에 눈물도 닦고 콧물도 닦고 잔뜩 빨개진 볼도 매만지고.


.................


아니 미치ㄴ...! 관린아!!!! 나 너무 부끄러웎!!!!!

생각 할수록 부끄러워서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발을 동동 굴렀다. 어떡해! 어떡해! 내 몸부림에 관린이가 낮게 웃었다. 어.. 볼에 보조개 피어 있겠지.. 막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나 보고 있겠지.. 완전 잘생겼겠지...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대... 관린이 얼굴을 보고 싶은데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사과마냥 익어버렸을 내 얼굴 때문에.......이 놈의 홍조....마음을 숨길 수가 없잖어!




“얼른 들어가요 형, 우리 집에”




관린이는 내 팔뚝 쪽을 잡아끌며 말했다. 그래 손은 잡지 말아줘.. 이 얼굴 들키면 나 진짜 인생 최고의 부끄러움에 그만 펑 터져버릴 것 같단 말이야.


나는 얼굴을 가린 채 관린이가 이끄는 대로 대문을 지나고, 마당을 가로질러 이내 현관문 앞에 다다랐고 관린이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관린이네 집에 들어섰다.







*







“너무 잘생겼다”

“.......”


“여기 눈도 이쁘고, 코도 너무 예쁘고, 입술은 말할 것도 없고”

“.......”


“눈 꼬리가 어쩜 이렇게 생겼어요, 형? 그림으로 그려도 이렇겐 못 그리겠어요. 쌍커풀은 나랑 닮았다 너무 예뻐. 형은 눈을 밑으로 내리 깔 때 보이는 애교살이 너무 귀여워요, 예뻐. 코는 또 왜 이렇게 높아? 만지면 베이겠어요. 나 이런 콧대 처음 봐-”




네 코를 보면 될 것 같아 관린아.......거울을 좀 봐 이 나 못지않게 잘생긴 녀석아. 얼굴로 세계 평화 유지 할 것 같으니까 유엔이나 가입하든지...


관린이는 나를 제 침대에 앉혀 놓고 맞은편에 의자를 놓고 앉아 코앞에서 내 얼굴을 붙잡고 저런 말들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하고 있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은 나와는 다르게 뻔뻔(?)한 라이관린씨는 참 한결같다. 한국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입술은,”




입술????? 뭐 뽀뽀???? 여기서요????????? 침대 위에서요?????????? 지금요????????????-관린 아무 말도 안함-



“입술은..”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잘게 깜빡이며 이리저리 굴렸다. 눈 감아야 하나? 언제가 타이밍일까? 아까 뽀뽀 했으니까 이번엔 키스 각인가? 키스는 어떻게 하는 거지? 아놔 연습 좀 해 놓을 걸. 아니 키스는 너무 이른가? 아유 이르긴 뭐가 일러 관린이 대만에서 왔는데(?).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타이밍을 찾다 지금이다 싶어 눈을 꼭 감았다. 그래 키스는 타이밍이지.



“푸흡”



...? 아 지금이 아닌가? 하하...?



“눈은 왜 감아요, 형”

“....어?”


“계속 그러면 나 참을 수 없어요, 진짜로”

“아아..”




굳이 굳이 참을..필요가 있을까 관린아?.. 아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우린 미성년자잖아! 박지훈 진정해, 심호흡 심호흡...워워... 하 참 박지훈 방금 위험했다ㅋ




“뭐, 뭐가! 애교..애교살 보라고 그른건데 왜! 뭐! 나 애교살 이쁘다매!”

“푸흐-”




나는 다시 벌겋게 달아오른 볼따구를 하고 관린이에게 썽을 냈다. 아휴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딱 그 짝이네 아주.


관린이는 성내는 나를 보고 미소를 짓더니 다시금 그 숨 쉬는듯한 웃음을 작게 뱉었다. 그리곤 그 큰 양 손으로 내 머리를 붙잡고 제 쪽으로 살짝 당기더니 앞머리로 덮여있는 내 이마에 살짝,



쪽,




“오늘은 참을게요, 오늘까지만”

“...어어”



뽀뽀를.......



아니 내가 못 참겠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관린?







*





즐거운 등굣길. 하 참 언제부터 등굣길이 즐거웠다고. 아니 오늘따라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네? 막 걸음이 가벼워서 막 날아갈 것 같고 막 그러네? 아유 이 집 담벼락에 언제 이렇게 예쁜 꽃이 피었지? 나는 담벼락에 핀 세상 아름다운 꽃을 매만졌다. 어쩜, 빛이 난다 빛이 나. 그러자 옆에서 야옹 울음소리를 내며 고양이가 나온다. 아이구 귀여운 고양아 안녕. 오늘 날씨 너무 좋지 않니? 올해 들어 최고의 날씨다, 그치? 나는 귀여운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고양이가 눈을 감고 머리를 들이민다. 나는 그런 냥이가 귀여워 사진이라도 찍을 요령으로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아 귀여워~”

“안 돼요”


“응?”



내가 꺼낸 휴대폰을 슬쩍 가져가며 관린이 말했다.



“형 휴대폰엔 내 사진만 있어야 돼요”

“...에?”



몸 쪽으로 꽉 차게 들어오는 직구에 나는 또 잠시 할 말을 잃었고...



“나한테만 귀엽다고 해야 돼요”



투 스트라이크.



“난 세상에서 형이 제일 귀엽고 예쁘고 멋있으니까 형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대로 삼진 아웃..ㅎ



언제부터 등굣길이 즐거웠냐고? 관린이의 손을 꼭 잡고 가는 길이면 그게 지옥으로 가는 길일지언정 즐거울 것이다...


나는 관린이의 손을 꼬옥 잡고 날아갈 듯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비록 사진은 못 찍었지만 고양이는 귀엽고, 꽃은 예쁘고, 날씨는 좋고, 어디선가 달콤한 선율의 노래가 흘러나올 것만 같고. 옆을 슬쩍 올려다 본 관린이는 여전히 잘 생겼고- 붙잡은 손은 따뜻하고 컸다. 내가 히히- 하고 웃자 손을 더 꼭 잡아오는 관린이. 나를 내려 보는 것 같지만 부끄러워서 얼굴을 못 들겠다. 흥, 내 예쁜 애교살이나 보라지!







*







"아 눈꼴 시려 몬보겠다"

"관린,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거야 알지? 내가 준 정보가 아니였다면은~"

"아 시끄러어~"

“헤헤”





아유! 관린이랑 둘이서만 있어도 아까운 이 시간에 이것들이랑 같이 있어야 하다니..


귀한 점심시간에 관린이랑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학교 데이트라도 하려 했건만 박우진 배진영들이 어떻게 알고 와가지곤 여기 우리 사이에 껴있다. 것도 참 쓸 데 없는 말들을 하면서 말이다. 특히 배진영.




“관린아 둘이 이렇게 잘 된 거 축하하는 기념으로~ 우리 모두가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오락기를 하나 사자! 다 같이 즐기는 거야!”




특히 배진영...그 입 다물라...넌 좀 빠우져...




“아 근데 관린씨 어제,”




배진영 입을 막느라 진영이 목에 헤드록을 걸고 짤짤 흔들고 있는데 우진이가 말을 꺼냈다. 근데 그 호칭은 언제 고칠 거...? 듣는 내가 불편하다 야.




“어제 학교 왜 안 나온 거야....요?”




그래 이거 내가 물어 볼라 그랬는데, 처음 해보는 연애의 달콤함에 젖어 잊어버리고 아직까지도 물어보지 못했다. 그래 우진아 아주 예쓰 굿이다 그래. 그 존댓말만 좀 안하면 예스예쓰굿굿일텐데!




“그래애! 어제 왜 안 나왔어 학교오오!!!”

“아악 아프다고옥!”




나는 진영이의 목을 놓지 않은 채로 흥분해 관린이에게 삿대질까지 해가며 물었다. 그러자 관린이가 약간 난감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헤헤 웃는다. 잘생긴 얼굴로 웃으면 다야? 아주 혼나야지 돼 아주. 나는 진영의 목을 놓고 허리춤에 양 손을 올리고 관린이 앞에 섰다. 그리고 눈에 잔뜩 힘을 주고 관린이를 노려(?)봤다. 내가 들었을 때 타당한 이유가 아니라면 아주 크게 혼날 것이다, 이관린.




“아 저 아버지가 왔어요 대만에서”

“웅?”




아버지?




“응 아버지 공항 마중가고 밥 좀 먹고 호텔에까지 데려다 주느라”

“아, 웅 글쿠나...”



아 인정각. 가족 일이라면 너무나 타당한 이유가 된다. 잔뜩 화낼 준비를 했던 나는 머쓱해져 괜히 옆머리를 긁으며 쭈뼛쭈뼛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배진영이가 캴캴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나를 때린다. 아프다아..



“어제 형 아버지 만날 뻔했는데”

“오에?”


“아버지 우리 집 간다는 걸 내가 형 볼라고 호텔가라고 했거든요 안 그랬음 우리 집 가는 건데 집 앞에서 우는 형 만날 뻔했네요.”

“...어어?”

“헐 뭐야 박지훈 어제 울었나? 이야~ 관린씨가 천하의 박지후니를 울리네~”

“캴ㄹㅋ캌캬캬컄ㅋㅋ아나앜ㅋㅋㅋㅋ”




관린아 조용.....제발.......


박우진 배진영 닥쳐 쫌 제발...........









*





“근데 나 좀 서운 했어요”

“응? 왜 뭐가 어떻게(?) 무슨 일이야”



그 아름다웠던 등굣길 보다 오조오억배 정도 더 즐겁고 아름다운 하굣길에 관린이가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아니 우리 관린이 이렇게 서운하게 하는 사람 누구야? 나쁜 사람 아주 혼쭐을 내줘야지.




“어제 어떻게 전화 한 통도 없고 문자도 없고”

“아...아?”




나구나 그 나쁜 싸람.





“그 전날엔 내 전화도 다 무시하고.. 학교에서 몇 번 봤는데 형이 나 피하는 것 같아서 그냥 모른 척 했는데,”

“......”


“친구라는 그 사람이랑 같이 어깨동무하고 가는데 그건 참을 수가 없었어서”

“......아아...”




박지훈이 잘못했네.


그래도 내 변명은 좀 들어줘, 해명 할 기회를 줘.




“아니이..전화는 네가 안받을까봐 무서워서...못한거구우...그래서 집 앞까지 찾아 갔잖아 내가!”

“..그랬죠.”


“그리고 그거 피한 거는 그거는”

“네”


“...............”

“피한 거는?”


“어..어그.......”

“피한 거는?”





내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네 관린아. 그 와중에 입이 하나라서 하나만 다물면 돼서 다행이네 ㅎ


나의 계속되는 어그 팔이에도 관린이는 대답을 기다리는 듯 했다. 진짜 이유가 궁금한가보다. 그땐 내 감정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랬어 관린아, 미안해. 그니까 들으려고 하지 말아주라! 지금은 전혀 아니니까 걍 넘어가주라! 이 위기를 넘겨야겠어. 그러려면 방법이 하나 있지.!




“그니까 우리 오늘부터 1일 인고징?”

“...예?”




반전의 매력남 박지훈의 애교 필살기 나가신다 이거야. 내 애교 폭격으로 관린이 네가 지금 여기 어떻게 왜 서있나 싶을 정도로 정신을 빼놓게 될 것이다. 그니까 그만 물어봐.




“우웅~? 우리 오눌부터 애인 인고지이이~?”

“.......”




뭐지 안 먹히나. 실패인가. 오늘이 바로 19년 경력의 애교 장인 박지훈의 애교 폭격 첫 실패의 날인가. 이럴 리가 없는데 조큼 당황스럽군요, 관린.





“응? 으응?? 관닌~?”

“.......”





이런 여전한 무반응... 너 낯설다 관린아. 나에게 이러지 않았잖아 왜 그래? 나한테 왜 그래?


후 하지만 애교머신에게 포기란 없지. 계속 이렇게 나오는 이상 어쩔 수 없군. 연하남 심장 후드려패는 애교 핵미사일 나간다 이거야. 최고의 퍼포먼스. 최고의 애교.




“히힛 따랑해!”

“......”


“따랑해 관린아! 우리 오늘부터 1일! 오늘부터 너 내 애인!”




나는 하트를 표현할 수 있는 온갖 손동작과 왼쪽 오른쪽 윙크와 어깨의 들썩임 등을 이용해 애교 핵미사일을 날렸다. 아우 하고 나니 죽을 맛이다. 본 사람은 없겠지... 하하 그래 천하의 이관린도 이 정도면 정신 못 차리겠지? 이거 보고 심장 멀쩡하면 사람 아니다. 로봇 아니면 외계인이다에 한표.




“나도 사랑해요.”

“...어?”




그런데 내가 예상한 반응과는 조금 다르게 진지한 얼굴로 관린이가 말했다. 진지하고 단호한 얼굴로 사랑한다 고백하는 건 뭐야,, 관린의 눈빛엔 흔들림이 없었다. 나를 올곧이 내려보는 저 눈빛에 심쿵...




“너무 좋아 형.”

“......”




그리고 나를 폭 안아준다. 관린이의 품은 너무나 따뜻해. 나는 관린의 허리 춤에 팔을 감쌌다. 그리고 팔에 살짝 힘을 주자 나를 더 꼬옥 안아주는 관린.


어쩐지 정신을 못 차리는 건 내 쪽인 것 같은데?


관린아 나도 니가 너무 좋아....흐흑.....







*





“그래서 언제 결혼 하냐는 데요?”

“........어?”





관린아 무슨 말이야. 이게 무슨 일이야...?


어머니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죠?








판윙 행복해라!!!! 연애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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