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피님의 그림을 바탕으로 끄적여보았어요 ㅎㅎ! (어김없이 돌아온 학원물 조각글 !

귀염귀염한 학원물 카디 짱짱이에요 도피님ㅠ❤️ 




나는 그저 마카롱 사려고 나왔을 뿐인데

w. 앳



아슬아슬 세이프!! 헉헉..


“야 김종인 너 오늘도 지각이냐.”

“경수가 목 빠지게 기다렸잖냐, 우리 경수가.”

“아, 너넨 조용히 해. 종인아 왔어?”

“휴우.. 지각 아니거든! 딱 맞춰서 왔잖아. 경수야 오래 기다렸지..”


야 그리고 누구 맘대로 우리 경수가 뭐야, 내 남친이거든! 담임 오기 전에 교실 뒷문을 살살 닫은 종인이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경수에게 다가갔다. 미안해 오늘은 같이 학교 오려고 했는데.. 친구들에게 말하는 얼굴과 경수에게 말하는 얼굴이 완전 딴판이다. 두 눈이 초롱초롱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 음 그것보단 곰돌이 같다.


“..괜찮아 뭐. 안 늦은 게 어디야.”


손을 잡고 종인을 다독이던 경수는 할 말이 있는지 입술을 달싹이더니 이내 입을 다물었다. 삐졌다, 백퍼. 112퍼 삐진거다 이건. 책상에 앉은 친구들이 입모양으로 그런다. ‘너 뒤졌다 김종인.’


“내일 우리 학교 끝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너 가고 싶은 데 있잖아 거기.”


종인이 경수의 볼을 살살 어루만지며 얘길하는데 으으- 담임 오거든? 너네 자리로 돌아가! 저어기 뒤에서 보다 못한 반장이 소리친다. 


“응, 좋아.”

“내일 아침 너네 집 앞에서 보자. 이번엔 안 늦을 게.”

“일찍 일어나기나 해 바보야.”


자신의 볼 위에 있던 종인의 손을 장난스레 앙 문 경수가 귀엽게 입꼬리를 올리곤 종인을 올려다 봤다. 자리로 가자. 금세 무표정으로 돌아온 경수가 종인의 엉덩이를 살짜쿵 토닥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내가 앉아있을 걸..”


이상한 포인트에서 아쉬워하는 종인이었다. 


“김종인 인스타 또 도경수로 도배되겠구만.”

“너무 달아서 보는 내가 돌아버릴 지경이야.”

“나도 그래, 어휴.”


데이트만 했다하면 —사실 평상시에도— 경수의 얼굴과 모습으로 가득 한 종인의 인스타는 친구들 사이에서 꽤 유명했다. 이거 완전 도경수 계정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하곤 하지만 종인의 인스타는 진지하게 경수 사진밖에 없었다. 자기 자신이어도 이렇게까지 자기 얼굴만 올리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우리의 사랑꾼 김종인이 요로코롬 계정을 자신의 남친으로 도배했다면, 그걸 매일 보고 한 번 밖에 안 찍힐 하트를 계속 눌러대는 사랑꾼의 머리 위에 있는 도경수도 있었다. 아무 것도 없는 경수의 계정엔 오직 종인만이 팔로우 되어있었고 당연히 보는 게시물도 자신의 얼굴이 떡하니 박힌 종인이 찍은 사진들 뿐이었다. 두 사람의 앙큼한 사랑꾼 ‘짓’들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넘쳐서 오래 전부터 학교 유명 커플인 건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둘 사이 가장 큰, 유일한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바로 종인이 대-단한 잠꾸러기라는 점이었다. 매일 모닝콜하는 것도 잠시, 경수는 그냥 종인의 수면 패턴을 바꾸는 걸 포기했다. 포기하면 편해. 딱히 종인을 바꿀 생각도 없긴 했으나 가끔 학교에 지각할 만큼 늦게 오거나, 오전에 만나는 데이트에 늦을 때면 그건 조금 화가 났다. 수업 시작 전에 같이 꽁냥대고 싶기도 하고, 헐레벌떡 와선 미안하다 사과하는 종인을 그만보고 싶기도 했다. 뭐, 그렇다고 큰 불만까진 아니니까.. 그냥 입술만 삐죽대고 마는 것이다. 그래도 어떡하겠어, 종인이는 이렇게 잘생겼구 귀엽구 완벽한데. 





* *







“으헉…!!”


경수가 그렇게 생각하든 말든 오늘도 핸드폰 알람을 제대로 못 들은 종인은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와씨- 미친거야? 가족들 다 나 깨우지도 않고 나간 거냐고. 최고 기록 달성이다 진짜 나. 엉엉 X됐다.. 어떡해… 머리에 까치집이 부스스 지어진 종인이 부은 눈을 벅벅 비비곤 정신줄을 잡았다. 


“…어떡해…… 난 죽었따…”


책상에 놓여있던 핸드폰을 가져와 메시지를 확인해보니 경수에게 문자도, 톡도, 전화도, 아무 연락이 없다. 등교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경수에게서 연락이 안 왔다는 건… 으헝.. 나 어떡해.


“아니야, 이렇게 있으면 안 돼.”


종인은 경수에게 어떤 것이든 뭐라도 만회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일단은 씻고 집을 나서는 거야. 그리고 마카롱 가게에 가서 경수가 좋아하는 맛으로 골라서 사오자. 사와서 학교에 가자!


“아자-!”


가라는 학교는 안 가고 뭐 그리 대단한 결심을 하셨는지 종인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리고 삼십 분 뒤,





“…………???”


종인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나는 그저 마카롱 사려고 집 밖에 나왔을 뿐인데,


……


사람들이 너무.. 수상하게도.. 나를 계속 쳐다본다.


“…”


꿀꺽, 처음엔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싶었는데 아무리봐도 그건 아니다. 종인이 긴장한 듯 침을 크게도 삼켰다. 와.. 엄청 쳐다본다. 뚫어지게 바라본다 날… 심지어 핸드폰으로 날 찍고 있어… 이거 뭐지… 무슨 티비 프로그램인가.. 실험하는 건가… 나 지금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 거죠……


“…저, 저기요..”

“..으악!!! 누, 구.. 누구세요!!!”

“맞네!! 종인 오빠 맞죠?! 카이 맞죠?!!”

“야, 맞아!! 종인 오빠야.”

“헐 카이다!!”

“네?!!! 예?!!!!”


가까이 다가온 사람들이 이름을 묻는데 맞다고 끄덕이기엔 이상한 이름으로도 나를 부른다. 저 그런 사람 아니라고요! 저기요 동네사람들!!! 왜 점점 사람이 몰리는 건데!! 나 카인지 뭔지 그런 거 아니라구요!! 사진 그만 찍어요.. 엉엉.. 싸인을 왜 나한테 해달라 해요…! 경수야 나 살려줘어-!!!





“…므, 어?!!”


한참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장소가 바뀌었다. 생전 처음 와 본 공연장이다. 커도 엄청 크다. 여기 그 야구하는 곳 아닌가, 여기서 콘서트도 하는 구나. 근데 잠깐, 콘..서트?!



“아까 노래 부를 때, 너무 잘 부르시는 거 아니에요?”


종인은 누가 말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눈 앞에 경수를 보자 그런 말이 자동으로 나왔다. 어느 순간 자신은 손엔 마이크가 들려있었고, 같은 팀으로 보이는 멤버들이 있고, 제 눈 앞 바로 옆에 경수가 저를 보고 서있다. 종인이 생각한 얘기를 그대로 내뱉자마자 경수가 무대 위에 홀로 서서 노래부르던 장면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그걸 떠올리자마자 황홀한 기분을 느꼈다. 알 수 없는 뜨거운 감각이 목 끝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아니, 뭐… 하하.”


경수는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자신을 보며 웃는다. 예쁘게 눈이 접혀선 방긋 웃는데 그게 또 한 번 더 반할 것 같은 거다. 아니, 다시 반했다 경수에게.


그래, 이건 사랑이다. 매일 경수에게 느꼈던 그것, 우리가 하고 있는 거.


“울 뻔 했어, 진짜로!”


종인은 감정이 격해져서 경수에게 고백의 말들을 서슴없이 털어놓는다. 무대 위에서의 경수는 학교에서의 모습보다 어쩐지 더 성숙하고 조금은 더 쑥스러워 한다. 종인에겐 그게 너무 빤히 보여서 뭐든 좋았다. 이런 모습의 경수가 새롭고 사랑스럽다.


“제 개인기는 이제 개인적으로.. 소중한 지인의 결혼식 축가로.. 제가 불렀었는데.. 이걸 제가 영어 버전을 평소에 진짜 좋아하는 곡이기도 했고, 영어 버전 가사도 너무 좋아서 이걸 불러야겠다, 했는데 거기서만 부르기엔 너무.. 당연히 공연장에서 이걸 들려드려야 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하게됐습니다.”


경수가 이 노래를 부른 이유를 설명하자 종인은 왠지 모를 감동을 느꼈다. 우리 경수 마음씨도 따듯하지.. 너무 예쁘잖아!! 우리는 정말 아이돌이 되어서도 연애하고 있구나, 너랑 나는. 달려가서 이마, 정수리에 막 뽀뽀하고 싶어!


“……!!”

“헉!!!”


종인은 생각을 마치자마자 멘트가 끝난 경수에게 다가가 정수리에 쪽- 하고 입술을 찍었다. 넌 머리도 밀었는데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도경수. 뽀뽀를 끝내고 경수를 보니 엄청나게 당황한 그가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얼굴, 귀, 모든 피부가 다 빨갛다. 그래서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입을 뻥긋하는데, 어..? 어어?? 멀어진… 멀어진다!!!!






“으… 어… 아……”


..뭐지… 


종인은 이제 방금 전까지 무대 위 멋지게 세팅된 아이돌 카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눈을 떠보니 익숙한 그의 방이었고, 침대였고, 침을 질질 흘린 베개 위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고등학생 김종인으로 돌아와있었다.


“..꿈이었구나.”


흠흠.. 잠긴 목소리에 종인은 아주 단 꿈을 꿨는지 입가에 미소가 그득하다. 헤.. 나랑 경수랑 엄청 유명한 아이돌이었어.. 거기서도 우린 알콩달콩 사귀고 있었다구.. 겁나 멋있었다구.. 천생연분이라구우- 입가엔 침자국이 그대로 허옇게 떡진 채 종인이 실실거리며 웃는다.




-어라? 일찍 일어났네. 잘 잤어, 종인아?

“응응. 완전 잘 잤어. 경수 너는?”

-잘 잤지 그럼. 

“양치하는 중이구나?”

-우웅.


우물우물 경수가 양치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종인은 알겠다 하고 카톡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나 근데 오늘 엄청 좋은 꿈 꿨어-

-뭔데?

내가 꿈에서 아이돌이 됐는데 글쎄 무대에서 너 정수리에 뽀뽀했어. 그때 기분 날아가는 줄 아라따!-

-그랬어? ㅎㅎ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옷매무새를 매만지고 있던 경수가 종인의 카톡을 보곤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귀여운 종인이가 핸드폰을 붙잡고 제게 메시지를 다다다 남기고 있는 걸 상상하며.




“경수야!”

“……”

“……헙,”


준비를 끝낸 경수가 종인을 만나기 위해 나서며 무심코 집 현관문을 연다. 문 앞엔 그렇게 기다리던 종인이 서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팔을 벌려 제 이름을 부르는 종인의 품을 말없이 보던 경수는 문을 닫고 종인에게 와락 가 안긴다.


“오늘은 일찍 왔네.”

“우웅. 문 열자마자 나 본 기분이 어때?”

“좋아. 많이.”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틈이 안 보이게 꽈악 껴안은 둘은 여름이 훌쩍 다가왔는데도 덥지도 않은지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 


“근데 꿈에서,”

“응.”

“거기서 넌 빡빡이어도 귀엽더라. 머리가 동글동글 진짜 앙앙 깨물고 쉬지않고 뽀뽀해주고 싶었어.”


여유있게 나란히 손을 잡고 걷던 종인은 경수의 어깨에 제 오른팔을 둘러 살포시 안았다. 얼굴에 웃음기를 띠고 제게 사랑의 언어를 퐁퐁 전하는 종인때문에 경수의 귀가 새빨개진다. 


“얼른 학교나 가자.”


그리곤 모른 척 고개를 돌리다가 슬쩍 왼팔을 들어 종인의 허리를 감싼다.


“정수리에 뽀뽀해도 돼?”

“아니.”

“응. 밥은?”


종인은 경수의 대답을 제대로 들은걸까.


“배고파..”

“샌드위치 먹으러 가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댔으니 뭐. 


경수가 보이지도 않는 먼 산을 보는 듯 하다가 입을 연다.


“밥 먹고 해도 돼. 그거.”



쪼옥-!






도피님의 그림 너무너무 귀엽지 않나요ㅠㅠㅠㅠㅠ 한 컷 한 컷 꽁냥대는 종경이들이 진짜 마음을 사르르 녹여요ㅠㅠㅠㅠ

도피님 그림보구서 넘넘 좋아하다가 다음 편을 그려주셔서 냉큼 글로 쪄와봤습니당ㅎㅎ(약속지킨 저 헤헿) 리얼물 부분의 대사들은 영상에서 보고 썼답니다 ㅋㅋㅋ 거기선 '달려가서 정수리에 뽀뽀하려고 했어!' 라고 했지만 도피님의 그림을 보고 진짜 뽀뽀하는 장면으로 바꿨구요 히히,, 다시 영상을 보는데도 아주 흐뭇해서 좋아죽겠더라고요 크크크 학원물이나 조각글 오랜만인데 재밌게 읽으셨길 바라요🥰🥰


In Heartfelt Happiness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