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 배경입니다.

※ 캐릭터들이 마족과 천사로 등장합니다.




천사에게는 비밀이 있다

오이카와 토오루 x 히나타 쇼요




“히나타 군의 구역이야. 다친 인간들을 발견하면 너의 능력으로 치료를 해 주면 돼. 여기, 지도.”



야치에게서 지도가 그려진 작은 종이를 받든 히나타는 그것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수호천사가 되기 위해 견습천사가 된 후 처음으로 내려진 임무. 손에 힘이 들어가자 지도의 끝자락이 구겨졌다. 화들짝 놀란 히나타는 손으로 구겨진 부분을 쫙쫙 펴고는 힘차게 날개를 펼쳤다.

제 몸 하나 겨우 지탱하는 작고 하얀 날개가 펄럭였다.



“다녀올게!”

“조심히 다녀 와! 마족을 만나게 되면 무작정 도망치고!!”



저를 향해 손을 흔드는 야치에게 인사를 한 히나타는 날갯짓을 했다. 아득한 하늘에서 내려와 지도에 동그라미가 그려진 곳을 향한 히나타는 발아래를 꼼꼼히 살폈다.

천족과 마족의 전쟁이 휴전을 내린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인간계에는 아직까지 그 여파가 많이 남아있었다. 그 피해를 입어 혹시라도 다친 인간들이 있을까 천계는 치유 능력이 있는 천사들을 내려 보냈다. 지금의 히나타도 그들 중 하나였다.



“이 구역에는 다친 사람이 없는 걸까. 사람은커녕 동물들도 안 보이네.”



아니면 아직 실력이 미흡한 자신을 생물체가 살지 않은 곳으로 보낸 것일까? 일리가 있다. 히나타는 치유 능력이 있다고는 하나 그 힘이 몹시 미흡했고, 그 때문에 같은 종족들 사이에서도 배척당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이번 첫 임무에서 내 능력을 사용해서 인간을 치료하면 수호천사로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는 거겠지!”



히나타의 눈동자에 절망이 내려앉은 적은 없었다. 그는 밝은 눈동자에 힘을 줘 다시 한번 발아래를 살폈다.

순간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 속에는 미약하게나마 피 냄새가 났고, 그것을 알아차린 히나타의 온 몸이 살짝 굳었다.



“다친 인간이 있어!”



히나타는 바람을 타고 날아 온 피 냄새를 쫓았다. 날개를 쭉 뻗어 하강한 그는 어느 커다란 나무에 기대어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자신의 눈동자만큼이나 밝은 갈색머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정신을 잃은 것인지 남자의 큰 키가 바닥에 늘어졌다. 히나타는 날개를 접어 남자의 곁에 발을 디뎠다.



“어. 그, 그러니까…. 치, 치료를…!”



동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많은 인간들을 치료해주리라 다짐했건만. 막상 일이 눈앞에 닥치니 히나타는 우왕좌왕하며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는 자잘한 생채기가 있었고, 옆구리에는 짙은 피가 묻어있었다. 언뜻 함몰되어 보이는 것이 생각보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 같다.

남자의 곁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은 히나타는 그의 안색을 살폈다.

색- 색-. 호흡은 내뱉고 있지만 꺼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 숨소리는 얕았다. 히나타는 입을 꾹 다물고는 피가 흐르는 남자의 옆구리를 향해 두 손을 뻗었다.



“집중하자. 학교에서 배운 대로 하면 돼.”



심호흡을 하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힌 히나타는 치유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 주문을 외웠다. 몇 번이고 그리고 또 그렸던 주문의 수식. 곧이어 히나타의 손바닥에서 빛이 새어나왔다. 그의 마음씨만큼이나 따뜻하고 상냥한 빛이었다.

남자의 옆구리에서 흐르던 피가 서서히 멎어갔다. 얼굴에 난 생채기도 스르르 가라앉았다. 호흡 역시 안정적으로 돌아왔다.



“후우. 첫 임무 완료!”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닦던 히나타는 뒤늦게 남자의 옷차림을 발견했다. 짙은 남색에 금색의 수가 놓인 제복이었다. 제복은 여기저기 찢어졌지만 그럼에도 척 보기에 값비싼 원단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높은 계급의 인간인가?”



히나타는 손끝으로 제복을 쓸었다. 그의 손 끝에 차마 지워지지 못 한 남자의 피가 묻어나왔다. 히나타는 그것을 코로 가져갔다. 절로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비릿한 냄새가 코로 스며들어왔다.



“윽.”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무언가가 올라오게 만드는 불쾌한 냄새. 히나타는 그나마 남자의 깨끗한 옷자락 부분에 슥슥 손을 닦아냈다.



“인간과 천족은 참으로 다르구나.”



히나타는 천족들의 피를 떠올렸다. 붉은 피를 흘리는 인간과는 다르게 천족의 피는 하늘을 닮은 푸른색이었다. 그들의 피 냄새는 꽃향기와 같아서 한창 전쟁이 일어나 천족들의 시체가 쌓인 곳에는 그 향기가 가득했다. 무수히 쌓인 시체들 사이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가 어찌나 강한지, 천족들의 향기에 면역력이 약한 마족들은 그것에 취해 이성을 잃기도 했었다.

한참 천족이 갖고 있는 특별한 피에 대해 생각하던 히나타의 생각이 점점 더 깊은 곳으로 흘러갔다.



“그러고 보니… 학교에서 배웠을 때, 마족 역시 인간과 같은 붉은 피라고 했었는데.”



견습천사 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떠올랐다. 인간들을 치유하기 위해 인간계로 내려갔을 때, 무턱대고 치료를 해 주지 말라고. 마족들의 피와 향기는 인간의 것과 흡사해서 자칫 잘못 하다가는 마족을 치료하는 일이 생긴다고 했었다.



‘선생님. 그러면 마족과 인간은 어떻게 구분을 해야 하죠?’



누군가가 손을 번쩍 들고 질문을 했다. 그런 학생을 향해 선생님은 질문 하나 잘 던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구분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바로 그들의 손톱을 보면 되죠. 마족은 싸울 때 마법이나 무기보다는 탁월한 신체로 싸우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손톱은 살생을 위해 단단하고 기이할 정도로 길죠. 인간의 손톱과는 전혀 다릅니다.’



히나타는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려 남자의 손을 바라보았다. 귓가 너머로 들리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멀어져갔다.



‘그러니까 다친 누군가를 발견해도 무작정 치료 해주지 말고, 손톱부터 확인하세요.’



남자의 손은 히나타의 손보다 훨씬 컸고 손가락은 굵고 길었다. 느리게 움직이던 눈동자가 남자의 손톱에 닿았다.

선생님의 설명처럼 남자의 손톱이 기이할 정도로 길고 또 단단해보였다.



“헉!”



크게 숨을 들이켠 히나타는 남자의 손톱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무릎걸음으로 물러났다. 히나타의 작은 날개가 펼쳐졌다. 그리고 몸을 바람에 싣고 날기 전, 히나타는 남자의 얼굴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곧게 닫혀 있어야 할 남자가 어느새 눈을 뜬 채 히나타를 응시하고 있었다. 남자의 갈색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자 히나타는 재빨리 날개를 퍼덕였다. 그러나 작은 몸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기도 전에, 남자의 손이 재빠르게 먹이를 낚아채듯 히나타를 붙잡았다.

그의 커다란 손은 단숨에 가느다란 목을 잡았고, 히나타는 속수무책으로 붙잡히고야 말았다.


쿵-!


히나타의 몸이 남자의 손짓 하나에 땅으로 추락했다. 날개를 잘못 부딪쳤는지 날개 죽지가 뻐근하다. 그러나 입밖으로 고통을 호소하기도 전에 목을 짓누르는 날카로운 손톱에 히나타는 숨소리조차 내뱉지 못하고 입만 벙긋거렸다.

남자의 위협적인 손톱은 금방이라도 히나타의 목을 뚫을 듯 했으나 남자는 개의치 않은 표정으로 겁에 질린 히나타를 내려다 볼 뿐이다. 온 몸이 오싹해질 정도로 무심하고도 차가운 눈동자로 한참동안 히나타를 내려다보던 남자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웃어도 여전히 어딘가 무서운 남자다.



“이런. 살다 살다 천족의 꼬맹이에게 도움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크흑.”

“이렇게나 작고 여린 꼬맹이가 왜 인간계까지 내려왔을까? 보아하니, 넌 전투병도 아닌 것 같은데.”



남자의 눈동자가 제 아래에 깔려 버둥거리는 히나타의 몸을 슥 훑었다. 그가 힘겹게 숨을 내뱉는 히나타의 얼굴로 시선을 올린다. 애티가 난 얼굴은 겁에 질려 있었고, 밝은 눈동자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공포에 덜덜 떨던 히나타의 손이 제 목을 쥔 남자의 손을 붙잡았다. 애처롭게 제 손을 붙잡은 히나타의 작은 두 손을 바라보던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살기 위해 제 손을 밀어내거나 생채기를 내도 모자랄 판에 히나타는 그저 붙잡을 뿐, 상처를 낼 생각은 없는 듯했다. 남자의 눈동자에 호기심이 돌았다. 히나타의 목을 쥔 남자의 손에 힘이 풀렸다.



“꼬맹이. 너….”



남자가 히나타를 향해 말을 내뱉기도 전. 제 목숨을 위협하던 남자의 손에 힘이 풀리자 히나타는 그만 끼룩- 기절을 하고야 말았다.

 



* * *

 



히나타는 잠결에 지금 불어오는 바람이 좋다고 생각했다. 바람은 따스했고, 그것이 제 머리카락을 살랑살랑 건드리는 것이 좋았다.


…그런데 나 왜 자고 있었지? 분명, 야치 씨에게 지도를 받고 인간계로 내려와….


어둠으로 가득했던 히나타의 머릿속으로 남자의 갈색 눈동자가 튀어나왔다. 기절하기 전에 마족에게 위협을 당했던 것을 떠올린 히나타는 두 눈을 부릅떴다.

어떤 세상이 눈앞에 펼쳐져있을까. 긴장감으로 가득한 히나타의 시선에 커다란 손이 자리 잡았다. 히나타의 얼굴 위로 바삐 움직이던 그 손은 바람에 흐트러진 그의 앞머리를 정돈해주었다. 눈동자를 굴려 제 앞머리를 정돈해주는 손을 따라가던 히나타는 그 손에서 저를 위협하던 손톱을 발견했다.



“흐악!!”



괴상한 소리를 낸 히나타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마족의 다리를 베고 누워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히나타가 몸을 일으키며 마족의 손이 갈 곳을 잃어 허공을 배회했다.

아까의 차갑고 무심한 눈동자는 어디 갔는지. 어린아이처럼 저를 멀뚱히 바라보는 마족의 눈동자와 마주하던 히나타는 재빨리 몸을 물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에게 쉽게 붙잡히고야 말았다.

아까와 다른 점은 히나타의 몸이 마족에게 끌려가 그의 무릎에 앉게 되었다는 것 정도.



“사, 살려주세요!!!”



졸지에 마족의 품에 안기게 된 히나타는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마족은 인간은 물론이고 천족 등 모든 종족들을 잡아먹는 다고.

히나타의 비명에 마족이 눈썹을 찡그렸다.



“살려줬잖아?”



마족이 히나타가 기절하기 전에 살려준 사실을 찍어주었다. 히나타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 그건 감사하지만…. 보, 보내주세요….”

“괜히 보내줬다가 대천사들을 끌고 오면?”

“안 그럴게요! 마족 님을 만난 거 비밀로 할게요! 기억에서 지울게요!!”



두 손을 싹싹 비비며 빌자 마족의 표정이 안 좋게 변했다. 어딘가 언짢아 보이기도 했다.



“꼬맹이. 이름이 뭐지?”

“쇼, 쇼요! 히나타 쇼요입니다!”



히나타는 마족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곧장 답했다. 마족이 또 다시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이번에는 눈가까지 살짝 접히는 것이, 히나타는 순간 그의 미소에 홀려 입을 다물지 못 했다.



“흐음. 그래? 꼬맹이한테 내 이름도 알려줘야겠지?”

“네? 아, 아니. 안 그러셔도….”

“오이카와 토오루. 그게 내 이름이야.”

“네에. 그, 그러시군요.”



이름을 듣고 자신이 무슨 반응을 내보이길 바랐던 것일까? 마족, 오이카와의 눈이 가느다랗게 변했다. 히나타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



“머, 멋있는 이름이에요! 오이카와 님! 마, 마족들은 다 그렇게 멋있는 이름을 갖고 있는 건가요?”



이게 아닌가? 오이카와의 표정이 풀어지지 않는다.



“꼬맹이.”

“네!”

“너….”

“네!”

“…… 아니다.”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달싹이던 오이카와는 입을 다물었다. 그의 눈동자가 생각에 잠기자 히나타는 무사히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시무시한 마족을 앞에 두고 울지 않는 자신이 대견스러울 정도다.

생각에서 벗어난 듯 그의 시선이 히나타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리고 순식간의 일이었다. 히나타의 멱살을 잡은 오이카와는 그를 제 쪽으로 당겼다. 히나타의 몸이 좀 더 그와 가까워졌고, 너무 가깝다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 입술이 닿았다.

놀라 숨을 들이키자 그 틈을 놓지 않고 오이카와의 혀가 들어왔다. 머리가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 히나타의 온 몸이 굳었다.

몸처럼 굳은 제 혀를 유린하는 오이카와 때문에 히나타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이 서로를 통해 흘러들어 섞였고, 저를 압박하는 질척거림에 히나타는 오이카와의 옷자락을 꼭 쥐었다.

제 속으로 자꾸만 파고드는 오이카와를 밀어내지도 못하고 버겁게 그를 받아내던 히나타는 이대로라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죽을까 걱정이 들었다. 숨이 점점 가빠져오고 진짜로 숨 넘어 가겠구나 정신이 슬슬 멀어질 때 즈음, 오이카와가 얼굴을 물렸다.

멀어지는 그를 보며 히나타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나 목을 타고 넘어간 것에 이상한 무언가가 섞여있다.

히나타는 제 목을 감싸며 오이카와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것인지 자신의 것인지 모를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보고는 얼굴을 획 돌린다.



“바, 방금 그건…!”



오이카와의 손이 다시 히나타에게로 뻗어왔다. 그는 히나타의 턱을 가볍게 잡고는 저와 눈을 마주할 수 있도록 고개를 제 쪽으로 돌렸다.



“네가 쓸데없는 짓을 하지 못 하게 마법을 걸었어. 걱정 마.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니니까. 단, 네가 천족 누구든 그들의 앞에서 ‘마족’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으면….”



히나타의 턱을 잡지 않은 자유로운 반대쪽 손이 히나타의 명치를 쓸어내렸다.



“방금 전, 목을 타고 넘어간 그게 네 몸 속에서 펑- 하고 터질 거야.”



펑- 소리를 낼 때에 명치 부근을 꾹 누르자 히나타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그는 그런 히나타를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짓고는 손을 물렸다.



“자. 이제 가 봐.”



기껏 몸까지 일으켜 세워줬는데 이 작은 천사는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명치 부근을 꾹꾹 누르는 폼이 그의 말이 신경 쓰여 쉽게 떠나지 못하는 듯했다. 오이카와는 속으로 웃음을 흘렸다. 사실 그가 건 마법은 오늘 자정이 지나면 저절로 소멸되는 일회성이었다. 그런데 그의 눈앞에 있는 히나타는 그 사실을 모르는 듯 안색이 여전히 창백하다.

사실을 말해줄까? 그는 잠시 고민에 휩싸였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히나타가 그 사실을 알고 자정이 넘자마자 대천사들에게 모든 사실을 폭로하면 어쩐단 말인가. 지금 그는 마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그의 존재는 천족들에게 제거 1위 대상이 아니던가.



“안 갈 거야? 안 갈 거면 널 잡아먹고.”



혓바닥으로 입술을 쓸며 슬슬 손을 뻗자 히나타가 제 몸 만큼이나 작은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죄송합니다아아아!!!!”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오이카와에게서 멀어진 히나타는 그와의 만남을 가슴에 평생 묻고 살아가리라 다짐했다.

제게서 멀어지는 히나타의 뒷모습을 보던 오이카와는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별 볼 거 없는 작은 천사의 태양과도 같은 눈동자가 자꾸만 아른거린다.

오이카와는 손끝으로 제 입술을 쓸었다. 입술에 묻어있던 히나타의 타액이 달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의 착각인 것일까.

스스로를 향해 자조적인 미소를 지은 오이카와는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동자가 살생을 갈망하는 마족의 그것으로 물들었다.



“자, 그럼. 쥐새끼처럼 숨어있는 천족들 사냥이나 해 볼까.”



그는 사냥에 목말랐다. 그러나 아마 그 자신도 모를 것이다.

저를 구해준 작은 천사는 살생의 목록에서 이미 지워버렸다는 사실을.

그리고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작은 몸에게 속절없이 빠져들게 될 것을.






지금 적고 있는 신들의향연을 언젠가 완결내면..

오이히나 이 설정으로 좀더 길게 적을.. 예정입니다

저는 마족이라는 설정을... 좋아하거든요ㅠ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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