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피터팬 

W. Jina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주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만 같은 기분. 아니, 사실은 아직 깨어난 게 아닌 건지도 모르겠다. 힘겹게 눈을 뜬 태형은 낯선 천장의 벽지 무늬를 가물가물 올려다보았다. 꿈일까. 여기가 어디지. 내가 어제, 어떻게 집에 와서 어떻게 잠들었더라. 자꾸만 감기려는 눈커풀을 들어올렸다. 잔재하는 열감 탓인지. 기억을 더듬는 일이 힘겨웠다. 눈 앞의 풍경을 해석하는 일 또한. 

내 것이 아니었다. 흐릿한 시야 속엔 익숙한 색채가 없었다. 이불도, 커튼도, 베개도, 책상도, 은은히 잔존하는 겨울 냄새까지도. 그들 사이 유일한 내 것이라고는, 하나 둘 떠오르는, 드문드문 끊어진 기억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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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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