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늦은 새벽에 빛이 돌아 창가에 내려앉더라

앉은뱅이 아가씨는 귀또리 우는소리에 잠을 설치다가

부서지는 풀잎 소리에 임자 돌아오셨나 귀를 쫑긋대며

나를 홀려 잡아먹으려는 여우이걸랑 재롱이나 보여주고

바람에 떨어진 그림자라면 더 들어오지 말고 그대로 서 있으시게

혹여 나의 임이라면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눈을 보여 주시오

하고 중얼거린다.

다음날 해가 밝으니 앉은뱅이 아가씨는 온데간데없고

창호지는 갈기갈기 찢어져 바닥에 알 수 없는 짐승 발자국만 무수히 남아있더라.

1:11에서 1:12분으로

호차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