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내내 당신을 생각했어요. 당신이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은데, 부담이 될까, 괜히 당신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는 것이 아닐까, 손을 들었다가도 다시 내리게 됩니다. 깊이 침잠해 있는 당신을 건져 올리고 싶은데, 괜한 참견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저리 가라고 하진 않을까 -당신이 그러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런 주저가 제자리를 맴돌게 해요.


차단과 단절을 이불처럼 덮어쓰고 영영 피하지 말아줘요. 잠깐만이라면 기다릴 수 있는데, 이렇게 말하면 질척이는 전 애인 같나요?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은데, 역시 말해야겠어요. 샌드위치가 든 바구니를 들고 벤치 앞에서 기다릴테니까, 내키면 와줘요. 우리는 항상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옆에 와서 앉아요. 그러면 우리도 아무렇지도 않게 씩 웃으며 당신과 함께 놀 거에요. 같이 글을 쓰고, 게임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어요. 노래도 부르고, 음... 또 뭘 할까요? 뭐든 좋으니까, 같이 함께라면 뭐든 재밌을텐데. 당신이 돌아오길 설레며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역시 같이 하고 싶은데.


뽀송뽀송하게 만들어 버리고 싶어요. 촉촉하게 만들어 버리고 싶어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목소리를 가두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눈을 가리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당신이 서 있는 곳에서 보이는 세계가 궁금해요. 당신이 궁금해요. 당신의 손을 잡고 재촉하면 당신은, 싫어할까요?


꼭 껴안아 버려도 괜찮을까요? 초면인데 실례합니다. 왜, 껴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호르몬이 나온다잖아요, 옥시토신이었나? 몸과 건강에 좋은 포옹 한사발 어떠십니까, 네, 이거 아니라고요? 죄송합니다... 사실은 그냥 제가 포옹을 좋아합니다. 안아주세요! 당당하게 외쳐본다! 외국식 인사라고 생각하고 허그미! 이런 농담을 눈을 마주 보고 하고 싶어요. 나와 당신, 당신과 우리가 있는 이곳에서 말이에요. 

그럼, 벤치에서 기다릴게요, 

안녕.

 

굿모닝 굿나잇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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