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이크 커피란 어떤 커피일까요? 단지 컵노트에 차(주로 홍차) 뉘앙스가 있다고 티라이크 커피인 것은 아니고, ‘차’처럼 부드러운 질감과 가벼운 바디/농도를 가진 커피를 차 같은(tea like) 커피라고 부릅니다.(여담이지만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티라이크 커피를 선보이는 곳은 인천 송도커피입니다.)

하지만 가볍고 부드러운 것과 밋밋한 것은 구분해야 하건만, 밋밋한 커피를 티라이크 커피라고 부르는 일은 예전에도 지금도 끊이지가 않습니다.(개인적으로 이런 밋밋한 커피를 ‘물 같은 커피’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커피에서 홍차 뉘앙스가 느껴진다는 이유만으로 (바디나 질감은 전혀 티라이크하지 않지만) 차 같은 커피라고 부르는 경우는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느낌이지만, 그래도 요즘에도 종종 보이곤 합니다.(컵노트에 tea like가 써있는 경우는, 그저 단순하게 차 맛이 난다는 것이고, 바디나 질감이 tea like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래서 브루브로스의 에티오피아 시다마 샨타와니 워시드 말입니다만, 로스터리에서 제공하는 노트는 감귤계 산미, 파인애플, 얼그레이, 월계수, 클린입니다. 마셔보면 일단 얼그레이 같은 홍차 풍미가 또렷하게 느껴지는데, 거기에 과일즙을 몇 방울 넣은 듯한 맛이 납니다. 허브 향도 살짝 느껴지구요. 하지만 캐러멜 같은 단맛과 두툼한 바디에 약간의 초콜렛티한 뉘앙스도 가지고 있어, 홍차 뉘앙스가 또렷하게 느껴짐에도 티라이크 커피라기 보다는 커피라이크 커피(커피 같은 커피)라고라고 불러야 적당할 커피입니다.(커피라이크 커피는 티라이크 커피에 대한 일종의 반대말로 제가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이 커피는 좀 더 밝게 볶으면 좀 더 티라이크한 느낌의 커피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밝은 산미와 우아한 뉘앙스는 꼭 커피를 티라이크하게 만들어야만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클린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티라이크 커피는 농도가 연한 만큼 커피를 클린하게 표현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강하고 또렷한 뉘앙스를 가지면서도 커피는 얼마든지 클린해질 수 있습니다.

커피의 세계는 넓고 다양하며,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가공법, 다양한 로스팅 스타일의 맛있는 커피가 수없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커피에 정답은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양한 정답이 있기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티오피아 시다마 샨타와니 워시드에 대해 브루브로스가 선보이는 정답은 충분히 경험해 보아도 좋을 맛있는 정답입니다.

(샨타와니는 한국에서는 보통 산타와니라고 쓰는데, 영어 스펠링은 shantawene와 shatawane가 혼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에티오피아 현지 발음은 ‘샨타베네’에 가까운 것 같네요.)

(시다마는 예전에 시다모라고 부르던 지역명입니다. 어째서 이렇게 이름을 바꿔 부르게 되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읽어보세요.)

그런데 이 커피가 재미있는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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