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과 재환이 네버엔딩 꽁냥의 진수를 보여주는 동안에 민현팀(민현, 우진, 영민, 대휘)은 우진이를 주인으로 모시는 여우불 무리 덕분에 편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뉴도(入道)라 불리는 대머리 스님 모습을 한 요괴부터 시작해서 지푸라기로 만든 도롱이를 입고 식칼을 들고 설치는 일본 도깨비 요괴인 나마하게(なまはげ), 출산중에 아기가 죽어서 그 억울함에 아기를 찾아 이승을 헤매이는 요괴인지 귀신인지 불분명한 우부메(産女), 하반신이 없는 가엾은 소녀의 모습을 했고 평소에는 팔꿈치로 기어다니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돌변해서 숨겨져 있던 낫으로 상대의 다리를 잘라서 먹어치우는 소름 돋는 귀신인 테케테케(テケテケ) 등이 끝도 없이 아이들의 앞을 막았지만 그 때마다 누가 나설 필요도 없이 여우불이 길을 뚫었다.

그렇게 충성스러운 여우불의 길 안내를 따라가다 보니  길이 높낮이가 일정치 않은 구간이 나왔다. 그 구간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며 걷다 보니 코를 찌르는 하수구 냄새가 풍겨왔다.

"으악!" 민감한 대휘가 코를 막고 질색을 했다.

깔끔한 걸 중시하는 민현이도 인상을 찌푸렸다.

"길이 여기 밖에 없나? 왜 하필 이런 드러운 데를..." 대휘의 푸념에 민현이 동의의 눈빛을 보냈다.

우진이나 영민도 입 밖으로 불만을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후각이 마비될 것 같은 느낌에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그렇게 숨을 참아가며 여우불을 따라가고 있는데 맨 앞에 있던 여우불 하나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우진이도 영민의 손을 놓고 여우불이 사라진 방향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 영문을 모르겠는 민현, 영민, 대휘가 서로를 쳐다봤지만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결국 다 우진이 사라진 방향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우진이 뛰어간 건 희미하게나마 영력을 감지했기 때문이었다. 우진이한테 전해지는 기감의 파동이 워낙 미약해서 그게 누구이건 간에 왠지 지금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이어서 우진은 더 속도를 냈다.

우진은 영력의 크기로 봤을 때 요괴한테 영력을 봉인당한 지훈이라고 확신했지만 실제로 우진이 발견한 것은 홀로 기절한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성우였다.

뒤에서 달려오면서 쓰러진 성우를 본 민현이 습관적으로 재환을 향해 지시했다.

"재환아, 회복술!"

대휘가 응답했다. "재환이형 여기 없어요." 다니엘이랑 만담중이십니다.

아차 싶은 민현이 헐떡이는 숨을 참으며 잽싸게 공간을 가르고 치유향상(治癒向上) 시약을 꺼내서 성우에게 먹였다.  

이런 땅 속이면 수풀의 힘을 빌리는 재환의 회복술이나 기본 회복술인 활력, 혹은 민현의 회복시약인 치유향상 보다는 땅의 정기를 빌리는 다니엘의 곤지정기가 더 큰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일단은 이거라도 성우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우선적으로 지훈이 해독 주문을 외워주고 가서 독소는 빠진 듯이 보였지만 여전히 출혈도 심했고 이무기 요괴에 씹힌 어깨는 뼈가 보일 정도로 헤져있었다. 기절한 상태에서도 고통에 신음하던 성우가 민현이 시약을 먹이자 훨씬 편안한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민현은 빙결(氷結) 시약과 치유향상(治癒向上) 시약을 손에 들고 어느 쪽을 사용할지 고민했다. 전자를 사용하면 성우는 겨울잠에 빠지게 될테고, 후자를 더 사용하면 회복되어 다시 합류한다는 걸 전제로 하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지훈의 힘이 약해져서 한 명의 힘이 아쉬운 이 때에 무리하게 성우를 회복시켜서 다시 투입시킬지 아니면 안전하게 동면시켜서 나중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 할지. 민현의 고민이 깊어졌다. 그 때 성우를 둘러싼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보던 여우불 하나가 본래의 붉은 여우의 모습으로 돌아가더니 성우의 상처 부위에 눈물을 흘려보냈다. 여우의 눈물이 닿자 이무기에게 물어뜯긴 상처가 아물어가기 시작했다.

놀란 우진이 감사를 표했다. "오, 야 너네들 좀 하는데? 아리가또!"

그 모습을 본 민현이 빙결 시약을 치워버리고 치유향상 시약을 더 성우의 입에 흘려넣었다.

여러 치료술에 힘 입은 성우가 곧 깨어났다.

그렇게 민현팀에 성우가 합류했다.








관린이를 구하러 물 속으로 뛰어든 지훈은 급류에 휘말려서 한참을 떠내려갔다. 계속 숨을 못 쉬어서 기절하기 직전에 가까스로 물 위로 입을 내밀고 공기를 들이키며 헉헉대는 지훈의 눈에 떠내려가는 관린이 보였다. 지훈이 앞뒤 잴 거 없이 다시 크게 숨을 들이키고 잠수했다.

관린이 흘러가는 쪽에는 큰 소용돌이가 있었다. 기둥에 시야가 가려서 소용돌이를 못 본 지훈은 관린이 옆에 가서야 소용돌이의 존재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관린의 몸을 안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지훈이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서 정신을 잃었다. 지훈은 정신을 잃는 순간까지도 다니엘을 두고 이렇게 끝날 수는 없다는 생각만 했다. 오래 지난 것 같아도 이어진 게 작중에서는 바로 어제에요...












다니엘의 우려와는 달리 진영의 손은 멀쩡했고 - 그야 3이 정답이니까 ㅋㅋ - 정확한 조약돌 개수에 반응한 석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면서 열리기 시작했다.

석문 뒤로 또 길이 쭉 펼쳐져 있었다.

다니엘이 고개를 빼꼼 밀어넣어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하더니 외쳤다.

"좋았어! 얼른 가보자."

"이거 술술 잘 풀리는데?"

"응.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진영이가 천재여서 다행이었어. 내내 같이 살면서도 진영이가 천재인지는 정말 몰랐다니까?" 다니엘이 두 눈 가득 존경을 담아 진영을 쳐다봤다. 민현이 외의 존재에게는 처음 쏘는 눈빛이었다.

"그러게. 너 공부 잘하는구나? 아무튼 얼른 가서 갑옷 되찾고 지성이랬나? 그 형도 돌아오게 해야지!"

"고고씽!"

다른데서 아이들이 어떤 고생을 겪는지 전혀 모르는 다니엘과 재환은 여전히 하이텐션이었고 해맑았다.

졸지에 천재가 된 진영은 저런 인간들을 데리고 살기를 택한 지훈과 민현이 안 됐다는 생각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니엘 일행은 지하에 오래 있어서 이미 감각을 많이 잃은 상태라 알아채기 쉽지 않았지만 석문 뒤에 있는 길은 미세하게 경사가 있었다. 그렇게 다니엘 일행은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에 계속해서 조금씩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으악 6회 단콘이라니!

녤른! 특히 윙녤에 환장하고 워너원 고루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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