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의 대화에서 얻어낸 것은 다음과 같았다 - '에이른' 은 시베리아 급으로 매우 춥다는 것과 그곳에 탈론의 옛 기지가 비밀스럽게 숨어있었다는것. 

-그렇다면 이번 임무는 탈론에 관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크겠어. 아니 확실하겠지. 

 맥크리가 말을 마치고 시가를 꺼내 만지작거리자 한조가 그것을 홱 뺏어들곤 부스러뜨렸다. 한조는 맥크리가 성급히 남은 부스러기를 손에 주워담는것을 한심하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어쩌면... 탈론의 옛기지에 오버워치에 큰 이익이 될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지도. 

-그걸 우리 손에 넣어 이곳으로 다시 귀환한다면 굉장히 멋지겠는데! 우린 영웅 중의 영웅이 되는거라구!

 레나가 즐거움에 가득 찬 목소리로 거들었다. 과연 정말 옛기지에 탈론에 관한 쓸만한 정보가 있다면 오버워치는 큰 나침반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시간이 되었으니 더 자세한 이야기는 회의실로 내려가 진행하도록 하죠. 일단 비상용 힐팩 가져왔으니 따로 챙겨두도록 하세요. 

 메르시가 어느샌가 힐팩꾸러미를 들고 뒤에서 나타났다. 그녀의 옆에는 안절부절 못하는 개구리가 하나 있었는데-

-루시우, 다음부터는 인기가요 50곡이 담긴 cd같은걸 사재기하지 마세요. 게다가 그것들을 오버워치 물품 창고에 숨겨둘 생각은 더더욱 자제하도록 하고요. 

 그녀의 말에 모두들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루시우가 들고있는 저 거대한 종이박스 안이 그 cd로 가득 차있다는 거다. 루시우는 안걸릴 수 있었는데 운이 안따라줬다며 툴툴거렸다. 


*


 회의실 문을 열자 가득쌓인 서류들과 그것들 사이에서 서로 열정적으로 논의중인 아나와 잭, 그리고 윈스턴이 있었다. 그들은 요새 오버워치 신규 요원 영입문제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었지만 이번 임무의 브리핑을 위해 시간을 낸 듯 했다. 메르시는 회의실까지 요원들을 안내해준 후 이쯤에서 겐지의 낡은 부품을 새로 교체해주러 가야겠다며 모두와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떴고 한조는 그녀가 떠난 쪽을 향해 공손히 예를 표했다.

 이들 넷-한조, 맥크리, 트레이서, 루시우-이 이번 임무 수행요원으로 선정된 이유는 단순했다. 우선 한조와 맥크리는 그간의 정찰임무에서 보여준 파트너십이 뛰어났기 때문이고, 레나는 이번 임무에 필수적인 비행선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루시우는 혹시모를 극한 기상상태에 놓였을때의 요원들 컨디션 및 체력관리를 해주기 위해.

 아나가 또 덧붙이기를, 그간 비행선을 이용한 임무는 몇 없었기 때문에 레나 혼자 어느정도 감당이 됐지만 앞으론 이런식의 임무가 늘어날 것이고 이 점을 고려하여 새로운 요원들은 비행성 조종이 가능한 자들로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제시가 필요할때마다 일반인 조종자를 고용하는 건 어떠냐 묻자 아나는 특유의 매력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일반인은 위급상황에서 대처능력이 떨어져 힘들다고 했다. 제시는 그녀의 말에 수긍했다. 

 정찰의 주요내용은 혹시나 남아있을 탈론의 잔당무리들 숙청-윈스턴에 따르면 그곳은 버려진지 꽤 된 곳이기 때문에 남은 무리들이 존재할 확률은 3%정도- 그리고 옛 기지 내부에 혹시나 있을 통신기의 탈론 고유 식별 코드를 가져오는 것. -윈스턴이 말하길 저번 임무에서 발견했던 탈론 정보송신기와 같은 모델을 쓸 것이라 추정하여 이 임무의 난이도는 땅콩 버터잼 안의 땅콩조각 찾기만큼 쉬울 거라고-

 임무는 오늘 오후 3시에 시작된다고 했다. 에이른의 자세한 위치가 담긴 화면이 스크린에 나왔다. 솔져는 (화면보다 자세한) 에이른에서의 탈론 옛 기지 위치와 송신기가 있을 예상 장소들이 표시된, 그러니까 오늘을 위해 특별제작된 지도를 레나에게 따로 건네주었다. 임무 예상 소요시간은 최대 2시간이었고 해지기 전에 여유롭게 끝낼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만약의 상황을 위해 비행선의 비행 루트를 안내할 드론도 다수 보유중이라 했다.


*


 임무를 맡은 요원들은 40분 가량의 가상전투훈련을 마친후-탈론 무리를 마주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판단되어 매우 약식화되고 형식적인 전투훈련이 진행되었다- 남은 잠깐의 시간동안 각자의 장비와 무기들을 재정비할 시간을 가졌다. 하루종일 마땅한 휴식시간-한조에게 집적거릴 시간- 을 못가지던 제시는 이때다 싶어 한조에게 몸을 바싹 붙여 귓가에 은밀하게 속삭였다.

 -자기, 나 담배핀지 너무 오래돼서 힘든거 있지. 이럴때 자기가 나한테 키스해준다면 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한조는 갑자기 접근해오는 맥크리에 표정을 살짝 구기곤 주머니에서 일전에 맥에게서 뺏어냈던 시가를 입에 밀어넣어버리고 휴게실을 빠져나갔다. 맥크리는 입에 한조가 아닌 시가가 들어오자 잠시 멍해지더니 울상이 되어 한조 뒤를 쫓아 달려갔다. 

 






m3r6e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